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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76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8.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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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DUMMY

다음 날 카페에 가니 여느 날처럼 그녀는 메뉴를 만들고 있었다. 사장님께 인사를 건네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니 그녀는 눈짓만 살짝 주고 입을 꾹 다물고 미소를 참는 표정으로 메뉴를 계속 만들었다. 카페에서는 절대 티내지 않기로 했는데 입꼬리는 올라가있다. 그 모습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가 누가 볼까 얼른 탕비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티 안내기로 했는데 슬쩍슬쩍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웃음 짓고 있었다. 그동안 손님이 올 때마다 억지 미소를 지었는데 오늘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목소리도 약간 들떠서 사장님이 좋은 일 있냐고 물어 아무것도 아니라며 감정을 추스렀다. 기쁨을 감춘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몸은 땅에 붙어있지만 마음의 물리학적 제약은 없다.


마감 후 사장님께 레슨 받았는데 귀에 잘 안 들어온다.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만 기다려진다. 나도 모르게 뒷정리가 빨라진다.

레슨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걷다가 카페에서 어느 정도 떨어졌다 싶어 주의를 한 번 살핀 다음에 조심스레 손을 잡았다. 그녀도 손을 잡자 주의를 한번 살핀다.


“너 티 안 내기로 해놓고 하루 종일 그렇게 들떠있으면 어떡하냐?”


“제가 뭘요?”


“너 오늘 내내 웃고 있었잖아. 멍청아.”


“그거 그런거 아니거든요. 서비스업 하는 사람이 웃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웃기네. 맨날 인상 잔뜩 쓰고 있으면서.”


“제가 언제요? 그러는 자기도 웃어놓고선.”


“야 나야 말로 영업용 미소지.”


“누가 영업용 미소를 그렇게 이쁘게 지어요?”


“뭐래 멍청이가.”


둘이 손잡고 걸으면서 별 얘기 안 해도 좋았다. 마냥 행복했다.


우리가 사귀는 것은 주변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다. 일단 카페는 그녀의 직장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남들 모르게 눈빛만 주고받았다. 카페에는 그녀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다. 아니, 주변에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의 절친한 친구 한 명뿐이라고 한다. 그 외 사람들에게 주희의 존재는 그녀의 언니가 맡긴 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주희를 낳을 당시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던 언니 부부가 결혼도 하기 전에 출생신고를 그쪽으로 해버린 것이다. 이 나라에서 미혼모라는 신분으로 살아가기엔 주변의 시선이 너무 벅차기에 그녀의 언니와 어머니가 해둔 조치다. 하지만 사정상 언니 부부와 같이 살고 있지는 않다. 그녀는 비록 법적으론 그렇게 되어있어도 맞벌이하는 언니에게 모든 걸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 실질적인 양육만큼은 본인이 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그녀다운 선택이다.


나 역시 그녀의 존재자체는 감추려 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어디에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특히, 서로의 집안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 딱히 숨기려한 게 아니라 만약 둘 사이가 지치게 되면 그 어떤 연인들처럼 어떠한 제약 없이 떠나갈 수 있도록 서로에게 해둔 배려였다. 그럴 일 없다며 손사래 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미혼모라는 사실만 숨기면 아무 상관없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잘못될 경우 모든 게 그녀에게 상처로 돌아갈 것 같아서 그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우리의 만남은 은밀하게 이루어졌다. 우리를 아는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마치 연예인 커플을 방불케 하는 데이트를 해왔다. 주로 마감 끝난 카페 안이나 그 주변을 다녔으며, 집에서 의심할까봐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들어가려 했다. 그녀도 나도 영화보는 것을 좋아했기에 일 끝나고 심야영화를 보고 집에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낮에는 만나기 힘들었다. 물론 주변에 들키지 않으려 한 것도 있지만 그녀가 여가시간엔 주희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남들과 같은 연애는 꿈도 못 꿨지만 이정도만으로도 그 어떤 연애보다 달콤하고 꿈만 같았다. 첫눈에 반한 이상형이란 연애한다는 것은 마치 티비 속에서나 보던 연예인과 만나는 기분이었다. 물론 현실적인 면에서 이상적인 것만 있진 않지만 하루하루가 큰 행복이었다.


생각해보면 사랑이와도 그 전 여자 친구랑 만날 때도 이렇게 하루하루가 설렜던 적은 없던 것 같다. 물론 그 애들한테 고백할 때나 연애초기 때 떨리기도 했고 만나는게 좋기도 했다. 하지만 느낌이 약간 달랐다. 그때가 긴장이라면 이번은 설렘이다. 그 애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그동안 이러한 설렘이 없었기에 그 애들과의 인연이 짧았던 게 아닐까.


그녀를 알아갈수록 그만큼 사랑도 깊어져갔다. 그녀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여자였고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였다. 그녀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줬으며 어떤 것이 그녀의 성격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추었다. 다만 몇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을 형언하자면 그녀는 상당히 고집이 강하고 억척스러운 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한 번 아니라고 돌아서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린다. 그래서 예전에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나보다.


함께 지내는 시간은 많지만 연애하는 시간은 덧없이 짧았기 때문에 나중엔 카페에서 틈틈이 남몰래 연애를 했다. 카페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애정행각도 했다. 그녀는 보통 나보다 두 시간 정도 일찍 와서 오픈준비를 한다. 그래서 출근을 하면 항상 그녀는 있었다. 사장님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그녀를 제외한 나머지 알바생들은 같은 시간대에 온다.

사장님이 있을 때는 그냥 매니저와 직원이 된다. 대화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다. 사장님은 아닌 척 하면서 다 지켜보고 있는 스타일이라 언제 눈치챌지 모른다. 그래서 혹시나 남들 앞에서 말을 놓을까봐 가끔 반말을 약간 섞긴 하지만 둘이 있을 때도 말을 놓지 않았다.


가끔 사장님이 없고 윤미만 있을 때는 우리는 대담해진다. 대놓고 힘들지 않냐며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기도 하고 물건을 가지러 간다며 탕비실에 들어가서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녀를 불러내 문을 닫고 키스하기도 했다. 윤미는 우리의 이런 행동에 전혀 둔감해 보였다. 어깨를 주물러주면 그런가보다 하고 우리 둘만 탕비실 들어가도 그냥 물건 찾으러 갔나보다 한다.


가장 주의하는 사람은 지권이 형이다. 이 형은 특히 주의한다. 지권이 형은 눈치가 빨라 조금만 틈을 보이면 언제 파고들지 모른다. 한 번은 은근슬쩍 말을 놓은 적이 있는데 그 틈을 파고들어 '은근슬쩍 말을 놓는다며 언제 그렇게 친했졌냐'고 추궁했다. 그때 그녀가 못 들었던 척 '나한테 말 놓았냐'며 린치를 가하지 않았으면 틈을 내줄 뻔했다.

뿐만 아니라 사귀고 처음 지권이 형과 일할 때는 우리 둘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며 나한테 조용히 와선 '둘이 무슨 일 있었냐'고 추궁해서 당황했다. 그런 거 아니었다고 손사레 쳤는데도 못 믿는 것 같아 요즘 외롭다고 여자 소개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가끔 대타로 경식이랑 같이 일할 때도 있었는데 같이 일한적이 거의 없고 말도 많이 안 해봐서 성격을 잘 몰라서 그냥 평상시처럼 한다. 어차피 주로 바쁜 주말에 같이 일해 무슨 행동을 할 틈이 없었다.


마감이 끝나고 커피내리는 연습을 할 때도 최대한 자제를 하지만 가끔 너무 사랑스러워 껴안아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연애하는 시간도 부족하다보니 서로 싸울 일도 잘 없었다. 가끔 공적인 일로 누나가 나한테 나무라긴 하는데 서로 그런 것에 대해 나중에 얘기 꺼내거나 하진 않았다. 공과 사의 구분이라기보다 여자친구의 귀여운 잔소리정도로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스킨십이 잦아 들다보니 나도 모르게 점점 욕심이 났다.


둘 다 연애가 처음이 아니다보니 첫키스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딱히 조바심을 낸 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웠다. 사귄지 1주일 후 그녀를 데려다주는 길에 헤어지기 아쉬워 동네 공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 순간 말이 끊겼다. 손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 분위기가 묘하게 야릇했다. 사람도 없고 조명만 있는 게 키스하기에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살짝 입술에 뽀뽀를 했다. 이 정도는 자연스러웠다. 다음엔 더 진하게 뽀뽀를 했다. 그리고 입술을 떼며 그녀를 바라보니 아직 눈을 감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첫 키스를 나누었다. 잘 하고 뭐고를 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전 여친은 어땠는지 뭐 그런 건 생각도 안 났다. 그냥 이게 나의 첫 키스 같았다.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모든 게 새로웠다. 그녀와의 스킨쉽 자체가 좋았다.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했던 느낌이 채워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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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9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32 가을 -축제- 18.02.21 73 0 11쪽
31 가을 -개강- 18.02.20 85 0 11쪽
30 또 다시 여름 -나들이- 18.02.19 89 0 12쪽
29 또 다시 여름 -화해- 18.02.18 51 0 9쪽
28 외전 -형민이야기(2)- 18.02.17 74 0 11쪽
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1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5 0 15쪽
»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8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7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8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5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3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2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9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6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10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9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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