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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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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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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161,902

작성
18.0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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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여름-바다(2)-

DUMMY

다음날은 셋 다 처음부터 전투모드에 임한다. 물놀이는 어제 즐길 만큼 즐겼다. 이제는 최초의 목적으로 돌아가 돌격하기로 한다. 해변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우리를 비장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제 막 스무 살이다. 스무 살의 패기를 보여줄 것이라 다짐한다.

일단 석재가 시범을 보인다. 생각보다 단순했다. 몇 명이서 왔어요, 일행있으세요, 저녁에 뭐하세요, 이따 같이 노실래요. 번호 좀 주실래요 등등을 늘어놓다보면 어제처럼 번호 몇 개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몇 번을 지켜보고 직접 시도해보기로 했지만 저런 멘트를 늘어놓아봤자 효과는 미비했다. 뭔가 부족해보였다. 색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았다. 그래서 어제 갖고 놀던 돌고래를 데리고 왔다. 그리곤 여자들끼리 있는 곳에 가서 물어본다.


“저기요, 이거 한 번 타보실래요?”


그래서 졸지에 돌고래 튜브 파는 사람이 되어 여기저기서 안 산다며 거절당했다. 돌고래 파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거절당했다. 그러다 한 무리가 관심을 보이며 타보겠다고 한다.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스물다섯이랬다. 우리가 스무 살이라니까 놀라며 그렇게 안 보인다며 안녕히 가시란다. 이 바닥에서 남자 나이 스무 살은 환영받지 못 한다.


결국 다시 바다에 가서 혼자 돌고래를 즐겼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낮부터 고전했다. 석재도 백록이도 나도 번호 하나 따오지 못 했다. 이대로는 어제와 같이 되어 우리끼리 티비나 보며 맥주나 마실 것 같았다. 다시 해가 저물어가자 우리의 여름도 점차 어두워졌다.


저녁을 먹으며 차라리 이 돈으로 나이트에서 룸 잡고 놀걸 그랬다며 후회를 한다. 그러면 적어도 여자들이랑 겸상은 할 수 있으니까. 밤이 되어 나가기는 하지만 왠지 어제와 같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몇 군데 찔러보지만 좀처럼 들어가질 않는다. 각개전투가 되어 흩어졌지만 소득은 없었다. 어제처럼 퇴짜의 연속.


누가 노력해서 안 되는건 없다고 했던가. 여기 노력하는데 안 되는 사람들 투성인데.


다시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서성이는데 백록이도 돌아왔다. 역시 소득이 없어 보였다. 석재를 기다리다가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통화중이다. 이 새끼는 뭐 하는 것도 없이 통화 짓만 한다고 궁시렁 댄다. 하루 만에 석재님은 이 새끼로 바뀌었다. 둘이 암울한 이 밤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논하다 석재가 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어쩐지 석재 얼굴에 화색이 돌아 보였다.


“야야 빨리 준비해.”


“뭘 준비해?”


“어제 걔네들한테 연락 왔어.”


이 새끼가 다시 석재님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석재말로는 하도 안 되서 혹시나 해서 연락해봤는데 어제 자기네들끼리 술 먹고 일찍 자서 못 나왔다고 오늘 같이 놀자고 했다고 한다.거짓말일 가능성이 다분해 보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밤이 어두운줄 알았는데 달빛이 비추고 있었다.


우리는 숙소로 가서 세팅을 하고 석재는 그분들을 모셔오기로 한다.자리를 깔면서 얼굴에 웃음꽃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일 밥값과 기름값을 뺀 나머지 모두 쏟아부었다.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석재가 여자들과 함께 들어왔다. 자리에 일어서서 인사를 건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 표정관리 하기가 힘들었다. 숫자도 딱 맞아 세 명이었는데 셋 다 괜찮았다.


그 중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긴 머리에 새초롬한 표정이 매력적이었다. 짧은 치마 밑으로 다리도 매끈하게 잘 빠졌었다. 눈치를 보니 석재도 그 얘를 맘에 들어 하는 거 같았다. 백록이는 이쁜 애보다는 자기한테 넘어올 거 같은 여자를 선호한다.그래서 젤 만만해보였는지 단발머리에 약간 통통한 애를 자꾸 쳐다본다. 또 한명은 약간 스모키한 눈 화장에 파마머리를 올려 묶어 세 보이는 느낌을 주었다. 검은색 원피스보다는 못 하지만 괜찮은 편이었다.


처음 자리에 앉자마자 어색한 기운이 감돌기도 전에 석재가 입을 털기 시작한다.간단하게 소개도 하고 인사도 나누게 하면서 자리를 주도한다.어색해질 기운이 보이면 바로 술 한잔씩 나누면서 분위기가 쳐지지 않게 잘 조율한다.거의 술자리에 마에스트로다.


술을 한잔씩 기울이며 서로 눈치를 보다 간단한 게임으로 시작해서 시답잖은 농담들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그리고 어느 정도 올라오자 석재가 왕게임을 제시한다. 상대편들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성인들의 밤이 시작됐다.


사실 석재는 모르겠지만 나나 백록이는 왕게임이 처음인데 상대들은 처음이 아닌 것 같아서 아닌척 하고 있었다.그냥 눈치껏 분위기에 맞추면 되는 것 같았다.처음으로 내가 왕이 됐다. 1번 3번을 불렀는데 스모키와 석재가 걸렸다. 이거다 싶어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둘이 밀어버리기로 했다. 처음부터 뽀뽀를 시켰는데 그 다음차례에도 내가 왕이 돼서 번호를 불렀는데 똑같이 걸려서 둘이 키스를 시켜버렸다. 석재는 내 의도를 눈치 챘는지 한번 슬쩍 노려보더니 받아들이는 듯 했다.

그 다음은 검은 원피스가 왕이 됐다. 2번 4번 러브샷을 시켰다. 그러자 단발머리와 백록이 러브샷을 하게 됐다. 이제 대충 짝은 지어졌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수위를 조절해가며 밀어붙여야 했다. 백록이 왕이 되자 석재와 스모키가 걸려 무릎위에 앉아서 러브샷을 시켰다. 백록이는 평소엔 멍청해 보이지만 술 마시면 눈치가 빨라지는 듯 했다.


자신의 짝과 걸리면 수위 높은 걸로 아니면 낮은 걸로 조절해가며 야릇해지는 이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겼다. 얼굴에 전화번호 누르기, 입안에 종이꺼내기, 가슴골에서 어름꺼내기 등등 솔직히 이제 막 성인이 된 스무살에겐 치사량의 문화충격이었다.하지만 이 분위기를 거스를 수가 없다.


점점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취기가 올라오자 스모키가 바람을 쐬고 온다고 나가자 석재도 같이 나갔다. 넷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물이 떨어졌다며 백록이와 단발머리도 나갔다. 이제는 나와 검은 원피스 둘만 이 공간에 남게 됐다.


다 나가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괜히 많이 마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검은 원피스도 자기도 약간 많이 마신 것 같다며 어깨에 기대왔다. 어색한 분위기가 야릇해졌다. 오늘 처음 만난 이 여자와 진도를 빼야할 순간이 온 것 같았다. 많이 취했냐며 얼굴을 톡톡 건드렸다. 으응~ 거리며 계속 내 어깨에 기대있었다.


어깨를 빼고 양손으로 얼굴을 잡았다.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그 상태로 살며시 얼굴을 가까이하자 눈을 감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입을 맞췄다가 떼곤 다시 붙였다. 그렇게 뗐다 붙였다를 반복하다 서로의 입안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손은 자연스럽게 허리로 그리고 등과 옆구리를 거쳐 가슴으로 갔다. 별 다른 저항이 없어 손은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며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브레지어 아래로 손이 들어갔다. 적당히 손안에 가득 차는 가슴을 살며시 보듬었다. 그러다 슬슬 반대쪽 손이 아래로 내려가 허벅지를 타고 치마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팬티 안쪽으로 손을 넣으려다 멈칫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문득 그녀가 떠올랐다.


이곳에 와서 애써 잊어보려고 떠오를 때마다 즐거운척하고 놀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대신 다른 여인으로 채우려는 순간 그 어떤 때보다 강하게 그녀가 떠올랐다.


손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감싸고 입을 땠다.

무언가 더 갈망하는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 인식되어 이 여자가 원하는 그 어떤 것도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었다. 주춤 물러서자 검은 원피스는 졸리다며 침대에 올라가 이불을 덮고 누웠다.

그 상태로 쫒아 들어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 내가 왜 이러나 생각했다. 지금까지 분위기에 맞춰서 잘 놀아놓고 이제 와서 이러고 있으니 저 여자한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마음이 안 따라간다.


다 잊고 새로운 사람 찾아 가려해도 마음은 그 자리에 놓여있다. 그렇게 정적인 상태로 한참이 지났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백록이와 단발머리 여자가 물을 사갖고 돌아왔다.


정말 물 사러 갔나보다.


돌아와서 검은 원피스가 자는걸 보더니 이제 들어가 봐야겠다며 단발머리가 깨워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석재한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둘이서 술자리를 치우고 잤다. 석재는 한참 뒤에 우리가 자고 있을 때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에 물어보니 처음엔 아닌 척 하더니 다른 모텔을 갔다 왔다고 털어놓았다.

백록이는 물 사러 가서 그냥 잠깐 바닷바람 쐬며 이야기만 하고 왔다고 해서 우리한테 병신소리를 들었다. 난 뭐했는지 묻기에 그냥 니들 나가니까 피곤하다며 잠 들어서 아무것도 못했다고 답해서 고자소리를 들었다. 욱해서 사실대로 말할까 하다가 사실대로 말해봤자 고자소리 듣는 건 마찬가지라서 관뒀다.


비록 시작이 삐끗 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휴가였다. 백록이는 석재를 부러운 새끼라며 말하지만 난 부럽지 않았다. 하룻밤의 쾌락은 몸의 욕구를 채울 수는 있으나 마음을 채울 수는 없었다.그 얘의 외형적인 모습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건 그저 욕구에 의한 것일 뿐이었다. 전 여자 친구와도 그렇게 쉽게 시작하여 쉽게 끝났었다.

물론 하루 밤을 지새우고 바이바이 해도 그렇게 만난 관계이기에 그 누구도 욕하지 않을 테지만 그 밤이 지나면 마음의 균열이 생길 것 같았다. 그녀와 사귀는 관계도 썸타는 관계도 아닌 혼자 좋아하다 차인 관계지만 죄책감이 들었다. 그런 감정을 느낄 의무도 없고 권리도 없지만 그냥 그런 감정이 들었다.


작가의말

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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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9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32 가을 -축제- 18.02.21 73 0 11쪽
31 가을 -개강- 18.02.20 85 0 11쪽
30 또 다시 여름 -나들이- 18.02.19 88 0 12쪽
29 또 다시 여름 -화해- 18.02.18 50 0 9쪽
28 외전 -형민이야기(2)- 18.02.17 74 0 11쪽
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1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8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5 0 13쪽
»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3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2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6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10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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