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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70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7.12.16 20:00
조회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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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여름방학 -첫데이트-

DUMMY

이틀이 지난 후.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리기 위해 수영을 일찍 갔다 왔다.

평소엔 챙기지 않던 왁스도 가져가서 발랐다.

옷도 좀 덥지만 카라티에 흰옷을 받쳐 입었다.

허벅지는 안 시원한 청반바지에 산뜻해 보이는 단화를 신고 버스정류장에서 시계를 보고 있었다.


그래, 여름 패션의 완성은 시계라고 했던가.

친구한테 빌린 30만원짜리 시계가 유난히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나 안 오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초침이 넘어갈 때마다 1씩 증가하는 듯 했다.

문자는 그렇게 받았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심장이 뛸 때마다 혈액을 통해 온몸에 공급되는 듯 했다.

긴장감과 불안감 그리고 기대감으로 인해 몸에 호르몬 불균형이 오는 느낌이다.

마징가 제트의 아수라백작이나 타이의 대모험의 프레이저드처럼 몸의 반반이 따로 놀고 있는 느낌.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랄까? 아니, 이건 아닌가?

아무튼 그러한 감정은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그녀를 보고서야 해소되고 다시 맑은 혈액이 몸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전처럼 신호를 기다리며 내 쪽을 본 듯 했으나 못 본 척하며 신호를 기다렸다.

신호가 바뀌고 그녀는 정류장에 서 있는 나를 보며 왠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어떠한 감정이 얼굴에 들어나려 하는 걸 감추는 듯 한 표정이었다.

그녀를 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왔어요?”


“네 안녕하세요...”


여전히 어색하게 인사하는 그녀였지만 이번엔 나까지 어색해 하지는 않았다.


“왜 이렇게 늦게 와요? 혹시 딴 데로 새려고 했던 거 아니에요?”


그녀는 대답대신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넘겼다.


“근데 뭐하시는데 맨날 이 시간에 와요?”


“아니.. 뭐... 그런 게 있어요.”


“아휴 뭐 그렇게 비밀이 많아요?”


“그냥 나중에 말해 드릴게요.”


“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서니 그녀의 얼굴표정이 좋아 보였다.

같이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도중에 이런저런 말을 붙이려 노력했다.

처음엔 단답형으로 돌아왔으나 점점 말수가 늘기 시작했다.

말이 안 끊긴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번같이 숨 막힐 듯 한 침묵은 없었다.

시내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리니 온풍기라도 틀은 듯 뜨거운 바람이 확 느껴졌다.

버스 안에서 밖을 내다보면 데이트하기 좋은 날씨지만 내려 보면 좀만 걸어도 땀이 날 정도로 최악의 날씨였다.

하지만 데이트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같이 영화보고 시원한 냉면도 먹고 카페에 들어가서 이야기 하면서 상투적인 코스를 밞았다.

데이트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게 이런저런 말을 했다.

살면서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이토록 일부러 말을 많이 한 적은 없었다.

솔직히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다.

다만 내가 던진 농담에 그녀가 웃어주면 그 농담만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래도 난생 처음 하는 데이트지만 남들만큼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오늘은 이름 말해줄 수 있어요?”


그녀는 말없이 살짝 미소 지었다.


“와 정말 비밀 많으시다. 혹시 국정원 다니세요?”


“그냥 나중에 말해주고 싶어요.


“나중에 언제요?”


“음... 그냥 때 되면?


“알았어요. 말해주고 싶을 때 말해줘요.”


그녀가 왜 이름을 말 안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름이 굉장히 촌스럽기라도 한 걸까?

이름을 말할 때 까지 계속 물어보고 싶었지만 왠지 쿨한 척 하고 싶었다.


그녀와의 첫 데이트,


아니 내 인생의 첫 데이트를 마치고 그녀를 바래다주려고 했으나 한사코 거절을 하는 바람에 결국 정류장까지만 바래다주고 헤어졌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잠들기 전까지 그녀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10대 청소년의 청춘드라마가 시작되려 하였다.

다음날 아침 눈이 뜨자마자 그녀에게 잘 잤냐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로 잘 자고 있는지 답장이 늦었다.

열시가 지나고 열한시가 지나 오후가 다 되도록 답장은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수영 가는 길에 그녀에게 문자 한 통을 더 넣었다.


“오늘도 거기서 볼 수 있어요?”


시간이 되어 수영을 마치고 핸드폰을 보니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통화음만 계속 될 뿐 받지는 않았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정류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찜찜하면서도 재촉되었다.


그리고 그날 해가 저물고 어두워질 때까지 그곳에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작가의말

뭔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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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9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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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가을 -개강- 18.02.20 85 0 11쪽
30 또 다시 여름 -나들이- 18.02.19 8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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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외전 -형민이야기(2)- 18.02.17 74 0 11쪽
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1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8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5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3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2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6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10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9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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