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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56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8.0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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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또 다시 여름-회식-

DUMMY

20대의 첫 여름의 첫 바다에서의 첫 헌팅은 그렇게 끝이 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하면서 내내 생각했다.다시 잘해보자고.

그녀가 밀어내면 밀어낸 만큼 다시 다가가면 된다. 어차피 지금 이 여자 말고 하룻밤의 욕정으로라도 다른 여자로 채울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녀가 만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건 아직 마음을 얻지 못 해서지 않을까.6.25때도 아이는 태어난다고, 어떤 상황이 있어도 마음이 있다면 같이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같이 이겨낼 자신이 있다. 언제까지고 곁에 있으면 마음을 열지 않을까.


간만에 출근하니 사장님은 없고 그녀와 윤미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그녀와는 여전히 어색했다. 서로 이렇다 할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이럴 때 정신없이 바쁘면 좋으련만 가게도 한산하다. 평소 같으면 장난이라도 쳤을 텐데 아직은 서먹했다. 윤미가 쉬는 동안 뭐했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친구들이랑 놀러갔다고만 답했다. 윤미도 딱히 궁금해서 물어본건 아닌지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다시 뭔가 어색한 기운이 감돈다.

분위기가 이러자 다시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한테 평소처럼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손가락으로 볼을 찔렀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하다. 아 그냥 관둘걸 그랬나? 저런 반응이 돌아오니 처음 여기 와서 그녀를 봤을 때가 생각났다. 목뒤까지 굳어오는 느낌. 민망해서 어딘가 숨고싶었는데 마침 사장님이들어오셨다.


"어휴 더워 요새 날씨가 미쳤나."


"사장님 오셨어요?"


사장님 손에 뭔가 들린걸 보고 윤미가 말했다.


"앗 사장님 그거 뭐에요?"


딱 봐도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에서 사온 것이다.

내심 우리먹으라고 사온게 아닐까 기대했지만 차마 못 물어보던걸 윤미가 물어본다.


"더워서 나 혼자 먹으려고 사왔다 왜?"


괜히 줄거면서 장난치시는게 뭔가 성격좋은 동네 아저씨같은 느낌이다.


"아 사장님 가게에도 아이스크림 있는데 뭣하러 그런거 사오셨어요."


"아니 내가 먹고싶어서 내돈으로 샀는데 뭘 그래?"


"요새 가게 매상도 좋지 않은데 쓸데없는데 돈을 써요."


"아니 가게 아이스크림은 너무 많이 먹어서 질린데두?"


"맨날 대출금 때문에 사모님이랑 다투시면서 그런데 돈 쓰시면 어떡해요. 사모님한테 다 이를거에요."


"거 치사하게. 마누라 보다 더 바가지 긁네. 에씨 야 너네 먹어 나 기분나빠서 안 먹는다."


"아싸 감사합니다."하고 윤미가 냉큼받아온다.


보통 알바생이라면 윤미같은 반응이 정상이지만 가게에서 오래 일한만큼 사장님을 남 같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근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 막상 윤미가 아이스크림을 오픈하자 다 같이 모여 오순도순 아이스크림을 퍼먹는다.


어휴 귀여워 죽겠네.


잘 먹는 그녀 모습을 보고 왠지 장난이 치고 싶었다.


"사장님. 매니져님 드시는거 보니까 당분간 대출금 갚기 힘드시겠는데요?"


"그러니까. 막상 지가 젤 잘 먹으면서."


그녀는 민망했는지 말을 더듬는다.


"아...아니... 그렇다고 이걸 물릴 수 없으니까...."


"뭐 그렇다고 말까지 더듬어요. 당황하신거 같은데??"


"너가 요새 안 맞으니까 근질근질하지!!"


그녀가 덤벼드니 숟가락을 든채로 멀리 도망갔다. 그녀는 더이상 쫓아오지 않고 오면 죽는다는 말만 했다. 어색함이 끝나고 그 전처럼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나니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정신없는 시간.

그래도 일하는 분위기가 어느정도 돌아간 것 같아서 마감 때쯤 돼서 그녀한테 은근슬쩍 한번 물어봤다.


“누님 간만에 연습이나 하시죠?”


“피곤해서 그냥 쉬려고.”


낮의 분위기때문에 혹시나 기대 했는데 역시나 아직도 의식하고 있었다. 다 같이 있는 분위기를 해치기 싫어서 어느정도 맞춰준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둘 사이가 이럴 순 없었다.분명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이런저런 핑계로 둘만의 시간은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개강을 하고 난 다시 학교로 가고 그녀는 여기서 알바를 하면서 난 그저 한때 같이 일했던 알바생 쯤으로 돼버리는 게 아닐까?

여기서 포기하면 정말 그냥 스치는 사람이 될 뿐이다. 그녀가 어색해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나까지 어색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했다.


“아 누나 그렇게 연습해서 언제 바리스타 되요? 연습 좀 하고 가요~”


“피곤해...”


더 말해봤자 먹힐 거 같지 않았다.결국 그냥 문 닫고 가게를 빠져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전 같았으면 이런저런 얘기를 했을 텐데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만 흘렀다. 아무 일도 없었던 척 다가가려 했는데 정말 아무 일도 안 돼버리게 생겼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그냥 좀 더 대놓고 들이대는 게 좋지 않을까?

그동안 남들 눈치 보느라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으나 지금 이 시점에서는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더 잘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그녀한테 다가가 박카스를 하나 건넸다.


“이거 오다가 누나 생각나서 사왔어요.”


“응?”


“누나 어제 피곤하다하셨죠? 오늘은 좀 어때요?”


“아니...뭐... 그냥 그런데...”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아.. 이런 거 안 줘도 되는데....”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사장님이 불쑥 나타나셨다.


“고거 뭐냐?”


“아 깜짝이야”


“박카스네. 난 안줘?”


“아 죄송해요... 하나밖에 없는데...”


어떻게든 그녀한테 저 박카스를 먹이고 싶었지만 눈치 없는 사장의 등장으로 다 깨져버렸다. 거기다 그녀는 내가 준걸 아무렇지도 않게 사장님께 권하고 있다.


“아 이거 사장님 드세요.”


“먹어도 되니?”


“전 괜찮아요.”


“고맙다. 오늘따라 기운이 딸렸는데.”


“아. 그거 오정이가 드리는 거 에요.”


“그래? 오정아 왜 나는 안 주고 새롬이만 주니? 나 삐질까?”


“아 그게 아니라 새롬누나가 피곤하대서...”


“이놈아 나도 피곤한데 왜 내껀 안 가져왔어? 너 나 싫어하냐?”


“아뇨. 싫어하다뇨... 그 반대죠.”


“그럼 뭐지? 너 새롬이 좋아하냐?”


“뭐 그런 셈이죠.”


“뭐야 이놈. 새롬이한테 빚진 거 있냐?”


“아뇨 정말 좋아서 그런 건데. 헤헤”


슬쩍 그녀를 쳐다보니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숙이고 애꿎은 접시만 닦고 있었다.


“어라 새롬이 반응이 왜이래? 맨날 티격태격하더니... 너네 둘이 사귀냐?”


“아뇨 그런 거 절대 아니거든요.”


질색을 하고 부인하는 그녀의 반응이 약간 서운했지만 분위기가 이상해질 거 같아서 그냥 웃어넘겼다.

그 후로도 가끔씩 무언가를 사와서 그녀에게 주곤 했는데 사장님은 계속 이를 가지고 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극구 부인하였지만 나는 별다른 반응은 안 보이고 그냥 웃기만 하였다. 다른 알바생들도 재밌었는지 정말 사귀는 거 아니냐, 새롬이 주려고 일부러 자기네 것도 사온 거 아니냐면서 놀리기 바빴다. 그때마다 그녀는 그런 거 아니라며 화를 내기도 하고 일부러 내가 준거 안 먹기도 하고 그랬지만 그냥 웃으면서 안 먹은 걸 내가 먹고 그랬다.


이런 모습이 계속되자 사귀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거라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둘 사이를 응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녀가 가끔은 사람들한테 정색하며 그만하라고 하기도 하고 나한테 왜 그러냐고 따진 적도 있어 수그러들긴 했지만 여전히 둘 사이의 무언가 있다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가 없을 때 윤미와 지권이형이 정말로 새롬이를 좋아하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사장님이 자꾸 놀리려고 하니까 받아주는 거라며 넘기려했지만 아닌 거 같다며 예전이랑 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자기네들이 밀어줄 테니 잘해보라 했다.정작 본인이 시큰둥한데 둘이 밀어줘봤자 뭐가 되겠나 싶어 그냥 웃어넘겼다.


주변에 이런 분위기에도 큰 진척은 없는 상황에서 사장님이 갑자기 카페 회식을 제안했다.

일찍 문 닫고 알바생들 다 같이 회식을 하자는 것이다. 다 모여 봤자 사장님, 나, 그녀, 윤미, 지권이형 이렇게 다섯 명이지만 다 같이 술을 한잔 하면서분위기를 몰아가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섯 명 외에 나랑 타임이 안 겹쳐서 오고 가면서만 봤던 경식이라는 얘가 있는데 걔는 참여 못 한다고 했다. 알바생들은 파트타임으로 돌아가기에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다보니 재밌을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이곳에 온지 1년이 되었지만 이런 회식자리는 처음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회식은 가게 앞쪽 건물에 위치한 삼겹살집에서 열렸다. 모두들 첫 회식에 들떠있었다. 처음에는 고기를 먹으며 나긋나긋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이 한두 잔씩 들어가기 시작했고 분위기는 달아올라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첫 인상 얘기, 처음 와서 실수한 얘기, 황당했던 손님 등등 썰을 풀어놓기 시작하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슬슬 다시 나와 그녀와의 관계를 묻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은 잠깐 그녀가 화장실 간 사이에 지권이 형이 나한테 살짝 ‘정말 새롬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이번에도 웃음으로 넘기려고 하자 이번에는 사장님이 관심을 보이더니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 과감하게 대쉬하라’고 하자 이번에는 윤미가 새롬언니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며 한 번 떠보자고 했다. 말을 하다보면 이미 내가 좋아한다는 건 기정사실이 되었다. 솔직히 이런 주변의 이런 반응을 노리고 그동안 티를 내왔으나 최근 들어 어쩌면 그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러지 마라고 말리려했다.

하지만 술도 한잔씩 들어간 시점이라 자기들만 믿으라며 오면 잠시 자리나 비켜보라고 부추겼다.말리려고 했지만 속으론 과연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가 오자마자 화장실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적당히 있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갔는데 분위기는 상당히 다운되어 있었다. 사람들 표정에서도 뭔가 좋은 내용이 오고간 거 같지는 않다. 사장님이 분위기를 바꿔보려 건배제의를 하여 분위기가 다른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무슨 얘기가 오고갔기에 이런 분위기가 연출됐었을까?

왠지 날 보는 표정들을 보니 알 듯 했다.

분명 또 그녀가 성질머리 낸 게 분명하다.


그 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른 얘기들을 했고 회식은 그럭저럭 괜찮은 분위기에서 끝났다. 그리고 2차를 가느니 마느니 실랑이를 벌이다 그냥 들어간다는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그냥 여기서 끝내자며 나 역시 보내려고 했다. 같은 방향이니 데려다 주라는 핑계를 대며 날 서포트 해줬지만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둘이 같은 방향이니 어쩔 수 없이 같이 가긴했지만 가는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평소 같으면 위압감에 나 또한 말없이 갔겠지만 술도 한 잔 들어갔겠다 다시 한 번 과감해지기로 했다.


작가의말

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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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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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2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1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5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09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69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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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4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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