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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78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7.12.15 20:00
조회
150
추천
1
글자
7쪽

여름방학 -재도전-

DUMMY

어찌된 일일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아니지. 이건 분명 나를 피하는 것이다.

문자도 몇 번 보냈지만 문자는 전파를 잘못 탔는지 산으로 가버린 것 같았다.

이제 어떡하면 좋은가.

이놈의 낯가림.

이렇게 무시당하는데 구걸하듯 계속 문자 보내는 것도 자존심 상했다.

그래. 내 주제에 무슨 여자 친구냐. 다 관두자. 관둬.

그렇게 마음먹고 다음날 수영이 끝나고 그녀를 기다리는 대신 석재와 현관이랑 시내에 나가서 놀기로 했다.

플스방에 가서 위닝을 하는데 왜 이리 집중이 안 되는지 계속 지기만 했다.

게임에 자꾸 지니 애들이 실력이 쓰레기라며 놀려대는 대도 약 오르기 보다는 그것마저 집중이 안됐다.

반응이 밋밋하니 애들도 놀리는 게 재미없는지 더 이상 놀리지도 않는다.

게임이 끝나고 그냥가긴 아쉬워 노래방으로 갔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왜 이별노래에 소울이 담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난 이별한 것도 아닌데.

쓸데없는 자존심에 다 관두자라고 했지만 관두질 못 하겠다.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 했는데.

이런 느낌 처음이었는데. 첫눈에 반했었는데...


노래를 실컷 부르고 나니 그래도 심적으로 한결 가벼워졌다.

해가 기울어가고 있어 슬슬 배고플 시간이었다.

근처에 값싼 돈까스 집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가고 있었다.

시내 중앙에서 빠져나와 차도로 나왔다.

차도 옆 인도로 걷고 있는데 맞은편 길에서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달라붙는 스키니진에 프린팅된 흰 티셔츠를 입고 작은 크로스백을 맨 여성이 지나가는데 왠지 그녀 같았다.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지만 미련이 남았는지 비슷한 사람을 봐도 그녀로 보이는 건가.


아니 유심히 봐도 그녀 같았다.


이게 뭔 장난 같은 경우인지 때 마침 그녀가 지나가고 있었다.


“야. 왜 안와?”


“아 잠깐만. 너네 먼저 가 있어 나 잠깐 어디 좀 갔다 올게.”“뭐야 언제 오는데.”


“금방 갈게. 내 것도 시켜놔.”


그녀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 멈추질 않아 도로는 건널 수가 없었다. 같은 방향으로 계속 따라가다 횡단보도가 나왔다.

그녀는 횡단보도를 지나 계속 가고 있었다.

신호가 바뀔 동안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계속 지켜보다 신호가 바뀌는 순간 전속력으로 뛰어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말했다.


“뭐... 뭐에요?


“저... 그...”


말을 해야 되는데 숨이 차올라 말이 잘 안 나왔다.

그녀는 눈이 동그래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을 깊게 쉬었다 내쉬고는 그녀에게 말을 했다.


“저기... 그렇게 재미없는 남자 아니에요. 낯을 가려서 그렇지 그리 무뚝뚝하지 않아요.”


“네? 갑자기 무슨...?”


그녀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줘요. 저 아직 제 모습을 못 보여드렸어요. 나 사실 되게 재밌는데...”


숨을 헥헥거리며 간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뭐에요. 정말. 대뜸 길가다가 잡아놓고.”


“친구들 만나고 있었는데 길가다 그쪽이 보여서요. 어제는 왜 버스정류장에 안 나오셨어요?”


“어제는 쉬는 날이라.... 혹시 거기서 기다리셨어요?”


“네. 계속 기다렸어요. 문자도 안 받으시구... 아직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해봤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정확히 안 보이지만 웃는듯했다.

그리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핸드폰 고장 났었어요. 안 그래도 이것 때문에 나왔거든요.”


“아... 고장....”


순간 마음이 놓였다. 난 아직 까인 게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몸속 깊은 곳에서 다시 자신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내일 뭐해요? 저랑 만나요.”


“네? 갑자기...”


“내일 그 시간에 정류장에서 기다릴 테니까 딴 데로 새지 말고 와요. 올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그러곤 돌아서서 걸어갔다.

몇 발자국 안 가서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내가 손을 흔들자 그녀도 얼떨결에 같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 돌아서서 돈가스 집으로 향하는데 발걸음이 가벼웠다.

평소보다 보폭이 10cm는 늘어난 기분이다.


그런데 문득 생각난 게 이렇게 대뜸 오는 거보다 그녀가 가는 길을 같이 가며 이야기하는 게 더 좋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입이 찢어져서 돈가스 집으로 가니 친구들이 어디 갔다 오기에 입이 찢어지냐고 물었다.

그냥 아는 사람 만나고 왔다고 대충 둘러댔다.

데이트 약속에 마음이 들떠있었지만 사실 그녀가 내일 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내내 마음속에 자리 잡던 미련은 떨친 기분이다.

살아오면서 데이트 신청 한 번 한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그것도 남자답게 던지고 오니까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다.

이 박력에 상대방도 차마 거절할 수 없을 것 같다.


존나 카리스마 있었어


만약 내일 그녀가 안 온다면 실망은 크겠지만 후회는 없을 것 같았다.

난 나대로 최선을 다한 거니까.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던 중 문자가 한통 왔다.


“저기... 아까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을 못 드렸는데요... 내일은 제가 일이 있는데...”

역시 거절당한건가?


“그럼 언제 시간 되시는데요?”


“글쎄요... 아무튼 내일은 좀 곤란해요...”


“그럼 내일 모레 뵙죠^^”


이렇게 문자를 보내고 나니 가슴이 허했다.

눈치 없는 척 밀어붙이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거절당한 거 같았다.

아까 샘솟던 자신감은 몸속 깊은 곳으로 다시 기어들어가고 문자가 올 때까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사실 후회는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미련은 남을 것 같다.

아니 뭘해도 후회가 남을거 같다.

그녀같은 느낌은 겪어본 적 없었기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난문자를 다시 보기도 하고 문자 보낸 시간과 현재시간을 비교하며 초조해지기도하고 혹시 문자가 안 갔을 수도 있으니까 다시 보내볼까 생각도 하다가 결국 15분이 지나서 안 되겠다 싶어 그냥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가 윈도우를 시작하며 나타나는 검은 화면 속에 내 얼굴이 보였다.

이렇게 생겨서 그녀가 거절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못나보였다.

다시 화면이 밝아지고 컴퓨터를 하려는 순간 문자가 한통 왔다.

다 집어치우고 얼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핸드폰을 누르고 액정이 켜지는 시간인 0.5초정도가 너무 길었다.

액정이 켜지고 문자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네 알겠어요.”


아마 지금 내 표정을 누군가가 본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땄냐고 물어볼 것이다.

아니 내게 있어선 올림픽 금메달만큼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혼자 방에서 핸드폰을 손에 꽉 쥐고 세레머니를 했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작가의말

이번엔 잘 좀 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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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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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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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9 0 5쪽
»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1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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