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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72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7.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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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DUMMY

그날 이후 그녀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동안에 알게 모르게 존재하던 벽이 사라졌다고 할까?

나 스스로 그녀에게 다가가는 부담감을 떨친 느낌이었다.

카페에서 그녀에게 말거는 게 조심스럽고 주변 시선도 의식됐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를 보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했다.

카페 사람끼리 대화를 나눌 때 자연스럽게 낄 수 있었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애초에 생각한 대로 조바심 낼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오래 전에 만난 적이 있지만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한 번에 타오르는 불같은 것보다 조금씩 깊어지는 물같이, 조금 씩 조금 씩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적셔 가면 되는 것이다.


이젠 하루 하루 말을 몇마디 했니 마니 그런건 따지지 않기로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이 말해야지 저 말해야지 생각하는 것도 그만뒀다.

그냥 말할게 있으면 말하는 거고 없으면 마는거다.

그러는게 오히려 더 좋은 효과가 있었다.

그녀도 불편해하는 기색이 없어졌고 2주정도 지나니 이제는 서로 틱틱 거리며 싸우기도 했다.

주로 내가 시비를 걸곤 했는데 거기에 재미붙이다보니 틈만 나면 서로를 골릴 궁리했다.

뭔가 좋아하는 여자애를 괴롭히는 남자애의 심정이랄까?

그런 우리가 친해보였는지 사장님은 톰과 제리 같다고 했다.

새롬 누나가 누가 톰이냐고 묻기에 당연히 심술 맞게 생긴 매니져님 아닌가요 라고 했더니 뒈지게 맞고 싶냐며 덤벼들어 도망쳤다.

그 모습을 보고 사장님은 새롬이가 톰이 맞는 것 같다며 껄껄 웃으셨다.


그녀가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렇다. 그런 건 어떻게 물어볼까 고민하지 않아도 같이 지내다보면 알게 되는 것이었다.

하루는 지권이 형이 카페가 한가하자 컴퓨터로 싸이월드에 접속하면서 나한테 싸이하냐고 묻고선 일촌을 맺자고 했다.

그래서 그녀와도 일촌이 되고 싶어서 싸이를 하냐고 물어봤더니 안 한다고 했다.

요즘 시대에 싸이 안 하는 사람도 있냐고 디스 했더니 지권이 형이 싸이에 같이 사진 찍어 올릴 남친이 없어서 저런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지권이형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단지 친한 카페식구였다.

가끔은 지권이 형의 자연스런 스킨십에 경계도 하긴 했으나 그건 그 사람 특유의 행동이었다.

다른 사람한테도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걸로 봐서는 생긴 대로 바람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

가끔 카페에 아는 사람이 찾아오는 거 보면 죄다 여자였다.

게다가 이쁜 여자들. 그런 친구들이 올 때마다 주문을 받는다고 가서 몇 분을 같이 웃고 떠들다 오곤 했다.


한 번은 나한테 여자 친구가 없냐면서 아는 사람 소개 시켜줄까 하고 물었다.

초반에 오해가 있었는데 이 형은 진짜 좋은 형이었다.

살짝 그녀의 눈치를 살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스무디를 만들고 있었다.

이 사람 주변인을 대충 봤을 때 분명 이쁠 거 같지만 뒤에서 스무디를 만들고 있는 저 여자가 누구보다 이뻤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너무 관심이 없으니 한 번 반응 좀 볼겸 해서 말이라도 받는다고 해볼까 했는데 그건 할 짓이 아닌 것 같아서 관뒀다.


카페에 적응하며 친해지는 건 좋았는데 한편으로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남자라기보다 그냥 친한 동생쯤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다.

그래서 둘만 있는 시간엔 진지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둘이 집에 가는 길에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더니 돌아오는 것은 ‘뭘 꼴아보냐’는 말이었다.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뭔가 마음이 찜찜했다.

편한 사이와 친한 사이는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우리 둘이 친해지니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 그녀가 좀 까칠하긴 해도 처음 들어오는 알바생들한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건 처음이라 의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그냥 인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다며 화를 돋워 그쪽 인상도 좋은 편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실실 웃으면서 남들 안 볼 때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그렇게 인상 안 좋은 사람 번호는 왜 물어봤냐’고 물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번호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생각해보니 아직 그녀의 번호를 몰랐다.

그동안 맨날 일하러 나오면 볼 수 있어서 거기에 대해 걱정을 안 했었다.

하지만 카페에서 보는 사람 그 이상의 관계를 원해기에 그 날 집에 가면서 그녀에게 물어봤다.


“누나, 근데요 번호는 왜 안 알려줘요?”


“번호? 그건 알아서 뭐하게?”


“알아서 뭐하다니요. 같이 일하는 사이에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볼 수도 있고 갑자기 못 나가게 되면 미리 말도 해야 되고 그러지 않나요?”


“아니 물어볼게 있으면 카페에서 물어보면 되고 못 나가게 되면 사장님한테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핑계대고 물어본 건데 그걸 저렇게 꼭 집어낸다.


“뭐 알려주면 어디가 덧나요? 아 됐어요. 저도 안 궁.”


“안 궁금하면 왜 물어보니?” “뭐 대단한 번호라고 저런데? 뭐 아직도 사실 국정원 직원인데 몰래 위장하고 있는 중이라 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 그런 컨셉이에요?”


“또 뭐라는 거야?”


“됐어요. 안 궁금하니까 갈 길 가세요. 전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잠입수사의 대가님.”


“자꾸 까불어?”


“헹!”


승질을 냈지만 아쉬운 쪽은 이쪽이다.

그쪽에서 안 알려주면 전략을 짜는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거다.

사실 그녀뿐만 아니라 카페 식구 중 그 누구의 번호도 없었다.

심지어 사장님 번호도 없다.

전 여친이랑 헤어진 후로 워낙 핸드폰에 신경을 안 쓰고 살아서 인지 먼저 연락을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물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 번호를 물어보면서 같이 물어보면 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장님 번호는 물어보기 그래서 저번에 걸려왔던 전화기록을 찾아 저장했다.


다음 날 손님이 별로 없고 한가해진 틈을 노려 말을 꺼냈다.


“아 맞다. 윤미야. 나 니 번호 없는데 좀 알려줘.”


윤미는 아무 의심 없이 번호를 찍어줬고 그 다음에 그녀에게 물으려고 바라보니 이미 눈치 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매니져 누나. 누나도 번호 좀 알려주실래요?”


“아니.”


어찌나 단호하신지 이 상황에서 안 알려주면 이상하게 보이니 어쩔 수 없이 알려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단칼에 거절했다.


“네? 왜요?”


“글세 알려주고 싶지 않네.”


“아니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연락처는 알아야 되지 않나요?”


“네 그렇지 않아요.”


이쯤 되니 약이 바짝 올랐다.


“아 네 그러시구나. 사장님 우리 매니져 님이 이렇게 팀워크가 없네요.”


사장님은 껄껄 웃으며 알려주지 그러냐고 하니 그녀는 정 그러면 자신이 내 번호를 핸드폰에 등록해두겠다고 했다. 스팸번호로.


사장님과 윤미는 우리 둘을 재밌다고 하지만 약이 오를 대로 올랐다.

윤미한테 핸드폰을 달라고 하는데 그녀가 주면 죽인다고 협박하자 매니져 언니 무섭다며 못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물러서서 새로운 전략을 짜려는데 예상치 못 한 곳에서 기회가 왔다.

식사시간이 돼서 탕비실에서 교대로 식사를 했다.

그녀와 윤미가 먼저 먹고 나와 사장님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먼저 식사를 끝내고 나왔는데 사장님은 좀 전에 저녁 약속이 잡혔다고 자기 밥까지 먹으라고 했다.

안에 들어가니 윤미는 아직 식사 중이었고 나도 자리에 앉으려는데 밥상에 올려 진 그녀의 핸드폰이 눈에 띄었다.

좋은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윤미는 뭐하는 거냐고 말리려고 하지만 별거 아니라고 하며 거기에 내 핸드폰 번호를 적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멋쟁이 오정이^^’라고 번호를 저장했다.

드디어 그녀의 번호를 손에 넣었다.

윤미가 뭐 그리 집착 하냐고 물어 별거 아닌데 안 주니까 약 올라서 그렇다고 둘러댔다.

그리고 이번엔 전화를 걸어 핸드폰을 울리게 한 다음에 전화가 온다며 핸드폰을 그녀에게 갖다 주고 탕비실 문 앞에서 그녀를 지켜봤다.


그녀는 전화기에 뜨는 발신자를 보고 처음엔 벙 찐 표정으로 있더니 곧 이어 야! 하고 소리 지르며 달려 와서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문을 두드리며 나오면 죽여 버린다고 하는 걸 무시하고 밥을 먹으니 윤미는 언니 저러는 거 처음 본다며 재밌어했다.

윤미가 먼저 식사를 끝내고 나가도 되냐고 물어 나가라고 한 다음에 얼른 문을 다시 잠갔다.

식사가 다 끝나고 문을 열고 나가니 그녀가 노려보고 있었다.


“야 너 일루와.”


가까이 다가서니 그녀가 주먹을 쥐고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아 누나 잠시만요. 잠깐만 들어보세요.”


“뭐?”


“잠시만요.”


하고 그녀를 통과해서 카운터 밖으로 나간 다음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아 밖에 서 있다가 손님이 들어가자 같이 들어갔다.

손님 뒤로 따라 들어오는 나를 보고 검지손가락으로 오라고 까딱까딱했고 그걸 무시하고 바로 메뉴를 들고 손님한테 내줬다.

다시 카운터로 가니 그녀는 이를 악 물고 다시 손짓했다.


“너 일루와.”


“매니져님 손님 앞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 진짜...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쪽으로 와서 이거 받아가.”


뭔데요 하면서 카운터 안쪽으로 가니 ‘주먹 받아가’라며 ‘안 되긴 개뿔이나 안 되냐’면서 내 팔뚝을 쳐서 다시 주문받으러 간다고 하고 도망 나왔다.

윤미는 요새 알바가 너무 재밌어졌다고 웃었다.

그 말을 들으니 문득 여기서 일하는 게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말

와 싸이가 언제적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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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9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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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1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5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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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3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2 0 10쪽
»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9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6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10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9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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