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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50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7.12.14 20:00
조회
190
추천
1
글자
7쪽

여름방학 -머저리-

DUMMY

지금 핸드폰엔 그녀의 연락처가 있고 난 언제든지 그녀와 연락을 할 수 있다.

비록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한 단계를 클리어 하고나니 앞으로 진행할 모든 일들이 잘 풀릴 기분이었다.


이제부터는 밀땅이 중요하다.


지금 바로 문자를 보낸다면 밀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아마 그녀는 오늘 하루 동안 왜 나한테서 문자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겠지?

일단은 꾹 꾹 참고 다음 날 아침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굿모닝^^“


그녀에게 답장이 왔다.


“누구세요?”


훗 누군지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하긴


“저 어제 번호 물어봤던.....^^”


“아... 안녕하세요?ㅎㅎ”


“일찍 일어나셨네요?ㅎㅎ”


“아 그쪽도 일찍 일어나셨네요?”“네ㅋㅋ 아침에 교회가려고 일찍 일어났어요.”


“교회 다니시는 구나 ㅎㅎ 근데 토요일 아침에도 교회에 가나요?”


“아 맞다 오늘 토요일이지ㅋㅋ”


“뭐에요ㅋㅋ 그러면 일요일인줄 알고 일찍 일어나신 거에요?”“아뇨 어차피 일찍 일어나야했어요.”


“왜요? 어디 갈 데 있으세요?”


“네ㅋㅋ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절에 가야 돼서요.ㅋㅋ”


“아 뭐에요ㅋㅋ 교회 다니시는 거 아니었어요?”


“제가 뭐든 잘 믿어서요ㅋㅋㅋ 라마단기간엔 금식도 해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에요 그게ㅋㅋ”


느낌이 좋다. 종교드립으로 뭔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이 기세로 몰아붙이자


“저기 이름 안 가르쳐 주실 거에요?ㅋㅋ”


“아 이름요... 나중에 알려 드릴게요^^”


여전히 안 알려주네. 뭔 비밀이 많은지... 흥 질 수 없지.


“제 이름은 안 궁금하세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저도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ㅎㅎ뭐에요 알려주실 것처럼 말하시더니 그럼 나중에 서로 통성명하죠 뭐ㅋㅋ”


그렇게 그녀와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근데 이상하게도 신상에 관한 정보를 물어보면 그녀는 대답을 안 해준다.

이름도 학교도.

사는 곳은... 그때 미행해서 대충은 알지만 정확히는 모르고,

매일 같은 시간에 타는 것을 보면 어디 다니는 것 같은데 그것도 말을 안 해주고..

아 나이는 말해줬구나. 왜 말을 안 해주지? 물어보면 나중에 말해준다는 말만 한다.

뭔가 비밀이라도 있나?

뭐 아무렴 어때 차차 알아 가면 되겠지.

주말동안 그녀와 계속은 아니지만 틈틈이 문자를 주고받았다.

대화내용을 보면 그녀도 싫지 않은 눈치다.

서로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문자로나마 조금 친해진 느낌이다.


이틀 후 월요일이 돼서 또 다시 수영을 하러 갔다.

그리고 오늘은 그전보다 일찍 수영장을 빠져나와 그녀가 타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뒤 그녀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고 건너편에서 그녀가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횡당보도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며 이쪽을 본 듯 했으나 이내 시선을 돌려버리곤 했다.

왠지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것 같아 귀여웠다.

신호가 바뀌고 이쪽으로 건너와서 나를 보고 약간 놀란 반응을 보였다.


“어? 왜 여기 계세요?”


“그쪽 오는 거 기다렸어요.”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제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요?”


“맨날 같은데서 타는데 왜 몰라요?”“아 그런가?”


버스가 도착하고 함께 탔다. 이번엔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처음부터 여기 앉네요?”


그녀의 농담에 약간 머쓱했다.


“아 그땐 초면... 아니 초면은 아니지만 말도 안 나눠본 때라...”


그녀는 내 반응에 또 다시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

뭔가 분위기가 좋았다. 이런 게 먹히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자만도 이때까지였다.

선천적으로 낯을 가리는데다가 여태껏 살면서 미팅도 소개팅도 안 해본 지라 처음 본 여자에게 어떤 식으로 말을 걸어야 하는지 몰랐다.

머릿속에서는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계속 생각하다보니 점차 말이 없었고 우리 사이엔 침묵만 흘렀다.

이런 상황이 그녀도 답답했는지 먼저 말을 붙이곤 하였으나 계속 단답형의 대꾸밖에 안 나왔다.

아니 완전 단답형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이야기를 길게 끌 소재거리는 만들지 못 하였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하는가?

어떤 말을 해야 분위기가 좋아진단 말인가?

내가 얼마나 유머러스한 남자인지 알려주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을 한단 말인가?

결국 그렇게 혼자 고민만하다 어이없이 내리는 역에 도착해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결정타로 그녀와 헤어지면서 그녀는 손을 흔드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꾸벅하고 헤어져버렸다.


아... 나는 진정 등신이란 말인가...


집에 도착해서 머리를 쥐어뜯고 뒹굴었다.

접시 물에 코 박고 싶단 말이 이런 심정에서 나온 것인가?

그날 밤 여러 가지 멘트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인터넷에 쳐보기도 하고 별짓을 다 하며 내일을 심기일전 했다.

그래 내일은 평소처럼만 주둥이를 놀려서 오늘의 등신짓을 만회하는 거야.

다음 날 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봤을 때는 어제와 다른 분위기였다. 어제처럼 날 봤을 때 웃는 표정도 없었다. 이때 어제의 일이 생각보다 점수를 크게 깎아 먹었음을 짐작했다. 그리고 상황은 어제와 반대로 돌아갔다. 내가 말을 붙이고 그녀가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식이었다.

아 이런 느낌이었나?

이렇게 말리기 시작하니 어제 준비했던 멘트 따위는 하나도 내뱉지 못 하고 다시 어색한 침묵 속에 잠겨버렸다.

그러다 버스는 내가 내려야 할 곳에 도착했고 내려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는데 그녀는 머리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뭐지?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가.

슬슬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답장이 없다.

계속 답장이 없다. 결국 하나를 더 보냈다.


“집에 잘 들어 가셨어요?”


째깍 째깍


시계바늘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핸드폰에서는 소리가 날 기미가 안 보인다.


띠리링~


문자 도착음에 얼른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음... 한도 1000만원까지 대출가능이라...

차라리 대출이라도 받아서 그녀의 마음을 사고 싶었다.

그리곤 다음날까지 핸드폰은 울리지 않았다.

다음날 다시 그 자리로 가서 그녀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어휴 문자하는 것 부터 글러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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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8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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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0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3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7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4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2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2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2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1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5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09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69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8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4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2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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