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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iel 님의 서재입니다.

최후의 사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카뮤엘
작품등록일 :
2020.06.24 23:55
최근연재일 :
2020.11.07 23:5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8,926
추천수 :
221
글자수 :
166,365

작성
20.07.0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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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
추천
19
글자
11쪽

1화 - 회귀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종교, 사건, 역사, 물건, 인물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1화 – 회귀


“...부제님...”


안 일어나시는데?

좀 더 세게 흔들어봐.

알았어!


‘여기는 어디...’


“...부제님! 일어나세요!”


‘...분명 이 목소리는...’


“아, 부제님! 기도드리러 가실 시간이에요! 빨리 일어나세요!”

“맞아요, 부제님! 이러면 저희도 부제님도 신부님들께 혼나요!”


“허업!”


“아, 일어나셨다!”

“부제님, 정신이 들어요?”


“너희는...”

분명 그때 죽었을...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없이.


“야, 시간 다 됐어!”

“뭐? 헉! 부제님 빨리 가요!”


두 신학생의 손에 이끌려 한참을 달려야 했다.


※ ※ ※


결국 우리는 제시간에 들어가지 못하고 늦어서 다른 신학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아니지! 지금은 이딴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분명 나는.

‘그때 죽었는데...’


분명히 기억한다.

바로 눈앞에서 무어라 중얼거리는 악마 놈들에게 속으로 욕을 한 다음 그 업화에...


활활...


타올라서...


온몸이 천천히 재로...


“...허억!”

젠장, 너무 깊게 생각하니까 다시금 온몸이 불에 지지는 것 마냥 아파왔다.


“젠장, 환상통 한 번 끔찍하네.”

원래부터 이렇게 죽을 줄 알긴 했지만...


사실 나의 죽음은 사흘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기 전부터 각오한 부분이었다.


아니, 오히려 전부터 바라고 있었던 일이였다.


이미 반의반도 안 남은 인류에다, 그마저도 99% 정도는 악마에게 세뇌되었고, 유일한 희망이었던 저항군까지 대패해버린 마당에 내가 그곳에서 그 일곱 놈을 모조리 저지한다고 해봐야 이미 인류에게 남은 길은 악마들의 노예가 되거나, 완전히 멸종되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까.


그리고 반쯤은...

‘...쉬고... 싶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었기에, 차라리 편히 쉴 수 있는 완벽한 죽음이 오히려 더 간절했다.


그렇기에 나의 ‘희생’으로 인한 죽음 정도야, 아니,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소멸’까지도 각오하고, 도리어 어느 정도는 바라고 있었다.


‘그래, 내 목숨으로 그 7개새...를 봉인한다면, 그걸로 충분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리고 이것으로 이제 영원히 쉴 수 있겠다며 한 희생인데...


분명 그랬을진대.


“뭐? 2025년?”


“네. 근데 지금 이런 건 왜 물으세요?”


“진짜 2025년? 그... 혹시 뭐, 4를 2로 잘못 말했거나 그런 건 아니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은 2025년이라까요!”

“2025년 9월 30일! ... 그래서 방금 103위의 순교자를 위한 기도문 바치고 왔잖아요.”


“...그랬니?”


“아니, 왜 그러세요. 사람 무섭게. 혹시 뭐 악몽이라도 꾸셨어요?”

“아! 설마... 야, 저 지금 막 죽었다가 깨어난 것 같은 초췌한 안색을 봐봐, 뭐겠어?”


뜨끔.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괜히 찔리는데...’


“뭔데?”

“딱 보니까 졸업 논문 때문에 힘들어서 그러시는 거잖아! 그러니까 얼른 쉬시게 자리 비켜드리자.”

“아! 그런가? 그럼 부제님, 저희는 이만 들어가 볼게요. 푹 쉬세요!”


“어... 어? 아! 그래...”


... 과거로 돌아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대체 이걸 누가 예상해!’


솔직히 상상도 못 한 일이다.


2025년 12월 25일.

모두가 행복해야 될 그 날, 28만 8천 명의 사람들이 실종되고 갑작스레 초능력, 마법, 무공 등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능(異能)을 쓰는 사람들이 나타나도.


2035년. 이 세상에 강림한 악마들과 천사들의 싸움으로 거의 모든 나라가 패망의 길을 걷고 지구가 개판이 되어갈 때도.


2040년. 내가 역십자가에 못 박혀 지옥의 업화에 활활 타올라 죽을 때까지도.


‘누가 회귀를 상상이나 하겠냐고!’


솔직히 아직도 꿈에 갇혀 있는 기분이다.

‘아니면 악마의 간악한 술수거나...’


하지만 이 현실이 사실이라는 증명이 두 가지나 있었다.

그렇다. 무려 두 가지나!


첫 번째는 조금 전 기도를 마치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평소에 하던 대로 자연스레 성호를 그었는데.


파아앗-!!

“허헙!”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신성력으로 인한 ‘빛’이 흘러나왔다는 것.

악마의 환상이거나 내가 꿈에 갇혀 있는 것이라면 온전하게 발현될 수 없는 신성력이 발현되었다는 것.


이것으로 나는 이것이 절대 환상 같은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분명 지금이 2025년이라면...’

나는 앞으로 3달 뒤에나 최초로 사용하는 자가 등장할 ‘이능’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것 때문에.

“뭐야? 누가 기도하는데 플레쉬를 켜?”

“아악! 눈부셔!”

다른 신학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열심히 실수라고 둘러대었지만.


무엇보다 두 번째 이유.


‘혹시 이것도 되려나...?’


후에 ‘대실종’에 이은 ‘귀환’ 이후 합쳐지는 정교회, 가톨릭, 성공회 등, 유일하신 분을 믿는 연합 교회, 총칭 ‘대교회’에서도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었던 ‘이능’.

또한 나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심지어 그 일곱 악마의 공세를 미약하지만, 사흘 동안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가장 큰 요소.


“상태...창?”


파앗!


[이름 : ■ ■ ■]


[세례명 : A!@%@#!] [존!@$재값이 말!@$%@@%!%!#!]


[칭호 : 최후의 사제, 유일하신 분의 사도, 돌아온 어린양, 구원의 대리자, 만인의 희망...]

[일부 칭호가 잠겨있습니다!]


[능력]

+[기도]

+[기적]

+[희생]

.

.

.

+[아!#!!$#$%의 지!!$ㅎ!$%%!@] [현재 표기할 수 없는 능력입니다!]


[상태]

- 현재 ■■■■■ 강을 거슬렀습니다!

- 99번째 !%%#%%%^@의 !@%@%입니다!

- 잊혀진 @%$!@$이 존재!%@%#

- 100번째 ■■■■ ■■입니다!


.

.

.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군데군데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고 수많은 부분이 마치 오류라도 난 듯 노이즈가 낀 듯 부서져 있었지만.

“...되네?”


후에 여러 ‘사제’들이 이르기를 가장 지혜로운 대왕의 이름을 따, ‘솔로몬의 축복’, 혹은 ‘그분’의 지혜를 받았다고 하여 ‘지혜의 축복’.

그러나 나는 그런 거창한 이명보다는 간단하게 ‘상태창’이라 부르는 이능.


그것의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근데 아직 대격변도 일어나기 전인데... 대체 왜?’

물론 아직 끝나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바로 ‘상태’의 하단에 보이는 이 문구.


- 현재 ■■■■■ 강을 거슬렀습니다!


정황상.

‘분명 내가 회귀한 거를 말하는 거겠지. 대체 강은 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고...’


이 ‘상태’란에 ‘악마의 저주에 걸렸습니다.’, ‘환술에 걸렸습니다.’와 같은 설명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진짜 돌아오기는 했나 보네.’

이게 단순한 꿈이나 환술 따위가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인 나는.


“아니 대체 왜?”

‘대체 왜 나일까’라는 질문에 휩싸였다.


‘나 말고 희생하신 교황님이나, 추기경님이나 더 좋은 사람이 많았을 텐데...’

만약 단순히 가장 마지막에 남은 사제가 회귀하는 구조였던 것일까?

아니면... 혹시...


그리고 의문은 또 있었다.

‘분명 상태창에 노이즈가 있었기는 했는데... 저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아니, 그리고 왜 내 이름에 모자이크 처리가... 잠깐만 내 이름이...’

...뭐였지?


그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설마.

‘막 회귀하는 대가로 이름을 잊어먹는 그런...’

그런 상황은.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아니, 아니어야 했다.


‘아니 나는 그냥 편하게 쉬고 싶었다고요!’

회귀 따위를 바란 게 아니라!


‘대체, 신이시여.’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를 이렇게... 굴리십니까!’


으으...

‘신이시여.’

대체 왜...!


그러기를 한참.


“후우우...”

‘아니지. 지금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드디어 제정신이 들었는지 이제야 정상적인 사고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일단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 해.’


일단 오는 12월 25일. 나는 ‘그곳’에 소환된다.

수많은 ‘사제’들이 헛된 죽음을 맞이하였던 그곳으로.


이는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일종의 운명.

‘어쩌면 내가 지금 여기서 사제로의 길을 포기해도 그곳에 소환되겠지.’


그렇다면 일단 힘을 길러야 한다.


최소한 소환되어서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그것’을 통과할 필요가 있으니까.


‘일단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단기간에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퍼뜩 시계를 찾았다.


오후 5시.

“... 일단 움직여야겠다.”


지금 당장.

안 그러면 시작부터 꼬일 수도 있기에 나는 재빨리 일어나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 잠깐만... 저녁 미사가...”


나에게 걸려 있던 한가지 문제가 생각났다.

‘지금은 밖에 나가면 안 되는데...’


바로 신학생도라면 지켜야 하는 규칙.

물론 어느 정도 활동하는 건 눈감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미사를 통째로 빠지게 되면 무조건 들키는 그 규칙이 아직은 나에게 적용중이기 때문이다.


“쯧... 이걸 어쩐다... 그냥 포기해야 하나...”


그러나 그러한 문제는 내 결단으로 해결되었다.

“...어쩔 수 없지.”


...신이시여.

‘저희에게’

망각의 축복을.

‘...당신 자비를 베푸소서.’


「망각의 기도」

다른 말로는 망각의 축복.

‘대격변’ 이후 2년만 지나도 그 효율이 너무도 떨어져서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적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일반인들에게만 쓰였던 축복이지만.


‘아직은 대격변 전이니까 충분히 먹히겠지.’


그리고 그 대상은...

‘이 신학교에 있는 모두.’


물론 아예 생각 없이 나의 존재를 지운 것은 아니다.

‘일단은 지금은 혼자 이동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어차피 이 축복은 후에 그냥 자연적으로 풀리기도 하니까 없으니까... 괜찮겠지.’

그리고

‘어차피’

가족도 없는 고아고.

‘...아직 이 시간대에는 소중한 사람도 없으니까.’


다 이런 생각이 있기에 할 수 있었던 결정이다.


물론 대체 왜 내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지, 혹시 다른 모든 사람도 내 이름을 잊은 것은 아닌지 진짜 너무도 궁금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했다.


그렇게 나는.

“...가자.”

이제는 나만이 기억하는 과거가 되어버린 2040년에서 회귀했고.


“성물 찾으러.”

회귀한 지 1일도 안 되었지만, 다시 혼자가 되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늦게 인사드리네요...ㅎㅎ

그럼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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