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 색이 그 색이 아닌데...? (2)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종교, 사건, 역사, 물건, 인물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42화 – 색이 그 색이 아닌데...? (2)
어느 붉은 빛이 감도는 산맥에.
“휴우...”
금발을 허리까지 내려뜨린 여인이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크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 심심하구나.”
앞으로 전쟁이 발발하려면 몇 달은 남았을 것이고...
“하아... 할 것이 없도다.”
사실 할 일은 많았다.
‘다만 많으면 무얼 하라고...’
어차피 자신이 없어도 다른 이들이 모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니, 솔직히 그들의 일을 도와주려고는 해보았다.
다만...
- “가브 언니? 혹시 내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을ㄲ...”
- “네, 그 일은 그렇게 처리하면 될 거에요. 그리고 그다음 일은... 아,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부탁하도록 할게요.”
- “하아... 이런 바쁠 때에 그분은 대체 어디로 사라지셔서... 으으... 지금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미카는 대체 어디서 뭘 하는... 아...? 사라?”
- “어... 많이 바빠 보이는데 다음에 다시 찾아올 게 언니...”
- “잠깐 사라! 할 말이 있으면 해도 되...”
깜박깜박
- “...는데 사라졌네...”
...
- “어... 미카?”
주르륵-
- “...형... 흐업-!”
스르릉-
- “누구ㄴ...? 사리엘?”
- “으아! 깜짝아! 뭐야? 넌 또 왜 갑자기 우는건데?”
그것도 칼까지 뽑아가면서.
... 하마터면 나도 공격할 뻔했네.
- “...알 것 없습니다.”
- “뭔데? 뭔데 그러는데? 아, 그러고 보니 너 지금 머리를 보니까 잠을 잤던 거 같고... 혹시 뭐 꿈이라도 꿨어?”
- “...제 스스로의 일입니다. 그러니 이만 당신이 관할하는 영역인 지옥으로...”
흠칫-
- “흠흠, 제가 조금 말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 “아니야아... 그냥 저 지옥으로 꺼질께...”
- “네? 아니 그것이...”
...아니라...
- “벌써 가버렸네...”
물론 그 이후로도 꽤 많은 가족들에게 방문하여 혹여라도 도와줄 것은 없나 물어봤으나 대부분이 거절, 혹은 조언이 다였다.
“하아... 그래, 내가 이해해야지.”
곧 전쟁이니까...
“아무리 천사라도 다들 예민해져 있는 거겠지...”
더군다나 지금은 ‘그분’의 실종이라는 악재가 겹친 상황이니까.
“후우... 그래도 영 심심하단 말이지.”
솔직히 자신이 맡은 일도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도리어 곧 내가 할 일은 진짜 소멸해버릴 만큼 많아...”
...질 것인데...
“으아아, 그래도 뭔가 이상해!”
심심해!
항상 하던 일을 갑자기 안 하니까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저 밑의, 바람이 난무하여 죄인들을 갈아버리는 지옥을 뒤로하며 자신의 뒤편에 놓인 ‘문’을 바라보았다.
“아니 근데 준비 기간에 대체 누가 여기로 오냐고...”
하다못해 악마라도 이곳을 발견하면 좀 재미있을련만.
“아, 그러면 곧바로 개전(開戰)인가...?”
그렇게 되면 일도 많아지겠네...?
‘...아니 근데 그정도로 많아지는 건 조금...’
아닌 것도 같은데...
“...흐아, 모르겠구나.”
어차피 이제 곧 전쟁이니.
“그냥 기다려 봐야 겠도다...”
※ ※ ※
루브룸(rubrum).
라틴어로 빨간색, 혹은 빨강 등을 나타내는 단어.
그리고...
‘이곳의 이름.’
정확한 명칭으로는 뭐, 희망의 도시인지 피난의 도시인지 뭐라고 앞의 수식어가 붙었던 것 같지만...
‘뭐, 이건 딱히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지옥에서 피난이나 희망의 도시가 다 무슨 소용인가.
‘진짜 그럴 거면 애초에 죄를 짓지 말고 저 위로 가든가 하지...’
그리고 저 밖은 어두컴컴해서 솔직히 색깔도 완전히 구분을 못 하겠는데 붉은색이 안 어울리게 뭔가.
“하아...”
‘...아무튼 조금 이상하긴 하단 말이지...’
...아무튼.
그런 루브룸의 내부에는 이미 어느 정도의 사람, 아니 정확히는 그런 사람이 죽어서 된 영혼들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대략 수백 명 정도로 보였던 그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규율이나 규칙을 만들어 살아가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애초에 그럴 거면 왜 죄를 지어서...’ 란 마음에 소리가 거세지기는 했지만...
‘뭐, 지금은 내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신세니까...’
그리고
“지옥에서도 마을을 이루어서 정착하는 거를 보면 참 대단하긴 하단 말이지...”
지옥에서도 이런 마을까지 이루어낸 그들의 업적에 어느 정도의 경의를 표하고 싶기도 하고.
물론 세 번째 강조하는 말이지만, 애초에 이들은 저 위, 제 1옥인 림보 Limbo와는 다르게 죄를 지은 죄인이라는 점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뭐. 아직까지는 제 2옥인 리비딘이니까...”
...그렇게까지 심한 악인은 없을 것이다.
‘혹은 있더라도 이미 속죄해서 올라온 자들이겠지.’
...그리고 이들은 이제부터 나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자들이기에, 사실상 내가 이것 가지고는 왈가왈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여튼.
“이미 같이 온 일행들은 구경하러 간 뒤니깐...”
그러면...
“후우... 찾아보자.”
... 나에게 길을 알려줄 사람들을.
혹은 없다면...
“...‘도움’을 받아야겠지.”
그렇게 나는 이 ‘마을’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흐응”
사아아악-
“재미있을 것 같단 말이지...”
나에게 따라붙는 한 여자와.
스윽-
“...”
그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는 한 남자의 시선을 전혀 모른 채로.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다시 새로운 글로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들 즐거운 연휴 보내셨나요? 하하, 벌써 그 길어 보였던 연휴가 끝나버렸네요...
무언가 참 아쉬운 느낌입니다...하하.
흠흠, 그럼 독자 여러분 모두 항상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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