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 제 2옥, 리비딘 Libidine (1)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종교, 사건, 역사, 물건, 인물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31화 – 제 2옥, 리비딘 libidine (1)
“이봐, 정신 못 차리는 신부님.”
“...”
“하아, 이거야 원, 말이 안 통하네.”
“...”
“이럴 거면 이 새끼 말고 다른 새끼를 구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야, 이 새끼들아! 정말 이게 최선이었냐고!”
“젠장, 대장. 이게 최선이었다니까. 이미 우리가 도착했을 때 연합교회니, 인류 구원의 성지니 방주니 뭐니, 그냥 부서진 잔해랑 피떡들, 그리고 기분 나쁜 새끼들의 재밖에 없었다고!”
“이것들이! 니들이 그러고도 인류연합을 이끄는 새끼들이라 할 수 있냐, 개새끼들아! 저 교회는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었단 말이야!! 니들도 알 거 아니야! 저 악마 새끼들에게는 우리의 이능이...”
“... 압니다, 위원장님.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최선입니다. 대장도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맞소. 저 새끼, 맨날 쌀쌀하게 굴더니만 그래도 맞는 말은 하는구만. 무튼, 대장. 결론은 우리도 알고 있소. 우리가 아무리 날고뛰는 이능이니, 마법이니, 초능력이니, 무공이니 등등을 부려봐도 저 악마 새끼들에게는 그렇게까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이지. 그래서 대장의 남편도...”
“...그만! 듣기 싫어.”
......
“...다들 나가 봐.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
-알겠습니다. 알겠소. 알았어.
이윽고, 모두가 방에서 나갔고, 이 공간 안에는 나와 저들에게는 대장, 밖에서는...
“후우... 내가 너무 추태를 부렸군요. 사죄드립니다, 신부님.”
연합교회와 쌍벽을 이뤘‘던’, 그러나 이제는 거의 유일한 인류의 보루가 된 자칭 또는 타칭 초인들의 연합의 수장인.
“우선... 제 소개를 간략하게 하자면 저는...”
“...이브 Eve.”
...이브.
그래, 분명 연합교회에서 파문당할 때 그렇게 불렸었지.
“...아 그 이름은...기억...하시는군요.”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들도 없는 줄 알았는데.
날 파문한 그 교회의 높다는 새끼는 빼고.
그러고는 이어진 작은 침묵.
“잠깐, 그렇다는 것은, 신부님은, 아니, 너는...”
그러나 그 침묵을 깬 것은 내가 먼저였으니.
“...그래, 맞습니다.”
제가.
“당신의 파문을 결정한 그 교회의 높은 분입니다.”
그리고 방안에는 다시 깊은 침묵이 맴돌았다...
※ ※ ※
“...아.”
...흠, 꿈이었나.
“으... 그래도 꿈을 꿀 거면 좀 좋은 추억을 꾸지 왜 하필이면...”
저딴 개 같은 꿈을 꿔서는...
아, 근데 나한테는 생각해보니 딱히 행복했던 기억이 없는 것 같기도...
그러나 내 생각은 중간에 나의 내면으로 살포시 파묻힐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나쁜 꿈 꿨어?”]
눈앞에 보이는, 얼떨결에 얻은 동행하는 분의 메시지 때문이다.
[■■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아니면 혹시 그것이 자신이 알면 안 되는지를 묻습니다.]
“흠... 그게... 딱히 네가 알면 안 되는 것은 아닌데...”
...근데 말하는 것은 조금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저 후로 오해를 푼답시고 대판 싸웠는데...
‘당연히 나는 개 털렸지. 아니, 애당초 환자한테 진심으로 죽이려고 싸우자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진짜, 빈말이 아니라 악마랑 싸워서 죽는 게 아니라 이러다 맞아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체감할 만큼 개 처맞았다.
‘...물론 그 이후 웬만큼 신성력도 회복하고 몸도 회복한 이후로는 아예 내가 지는 경우가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안 좋은 기억은 안 좋은 기억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흑역사는 나만이 가지고 있기로 하고 슬쩍 질문을 넘기려는데...
[■■이 혹시... 그렇고 그런 거냐고 물어봅니다.]
[■■은 그것마저도 이해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네?”
아니, 지금 무슨 이상한 이해를 하신 거 같은데...
“당연히 아닙니...아니, 아니야.”
아니 내가 무슨 맞으면서 느끼는 그런 인간도 아니고... 아니, 애당초 나는 신부였는데 신부한테 그런걸...
‘...흠,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로도 그런 놈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시끼는 대체 어떻게 성직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는 놈들은 많았으니까.
그래서 나중에 가서는 아예 결혼을 허락하기도 했고...
‘음...? 뭐지. 왜 마치 내가 변명하는 기분이...’
아, 근데 높임말 쓰다가 갑자기 말투 바꾸려니까 이상하기도 하고...
[■■이 자신한테는 솔직해져도 된다고 말합니다.]
흠... 그냥 이참에 모조리 반말을 쓰는 연습을 해볼까? 애당초 반말, 높임말 이런 경계는 외국에서는 거의 안 통하기도 했으니까 딱히 상관은 없을 거 같은데...
[■■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묻습니다.]
...확실히 최근 들어서 조금 충격적인 사건을 많이 겪다 보니 정신 상태가 많이 이상해지긴 한거 같다.
[■■이 왜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느냐고...]
‘흠... 그래도, 뭐. 이 정도 정신 상태는 괜찮지 않을까?’
[■■이...]
[■■이...]
[■...]
[...]
[■■이 이런 당신은 당신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아.”
대체 나 다운 내가 뭐길래...
근데 이런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꽤 적응이 금방 되는 것 보면 아무래도 나도 뭔가 관련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라고 생각하자.
[■■이 그래도 다행이라고 하며 뒷말을 삼킵니다.]
“...그래도 잠깐만 조용히 해주면 안 될까ㅇ...아니, 안 될까?”
[■■이 이렇게 말을 거는 건 다 당신이 원한 일이 아니었는지 묻습니다.]
...내가 원한 일이라...
그래, 맞다.
사실 내가 자주 좀 말을 걸어달라고 부탁하기는 했다.
왜냐하면 내가...가, 아니라 우리가 가는 곳이 그만큼 확실하게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혹은 아예 미치지 못한다면 꽤나 고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로.
‘제 2옥, 리비딘 Libidine.’
색욕에 빠진 망령들이 간다는 지옥으로, 그 이름처럼 상당히... 좀 위험하다.
‘물론 그걸 천국이라 즐기는 놈이 없잖아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이 지금 나를 놔두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습니다.]
[■■이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때처럼 칼에 찔리고 불로 지져지고 싶은지 묻습니다.]
그래도 조금 많이.. 위험하다. 아니, 정확히는 지옥 자체가 아니라 조금 다른 요소 때문에 위험할 거 같았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든지 말이지.’
아무튼, 그러므로 나는 저... 이제는 가상투사기능의 유지조차 유지할 힘이 없어 잠시 잠들어야 한다는 ‘그녀’에게 자주 메시지를 걸어 나의 정신을 일깨워 주기를 요구했다.
‘...근데 왜 벌써부터 뭔가 잘못된 거 같냐...’
“하아...”
그렇게 한숨을 쉬며, 나는 제 2옥, 리비딘의 입구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다시 새로운 글로 인사 드립니다!그럼 내일 하루도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저는 내일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