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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iel 님의 서재입니다.

최후의 사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카뮤엘
작품등록일 :
2020.06.24 23:55
최근연재일 :
2020.11.07 23:5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8,907
추천수 :
221
글자수 :
166,365

작성
20.06.30 10:17
조회
1,146
추천
21
글자
10쪽

프롤로그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종교, 사건, 역사, 물건, 인물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그러니, 신이시여.”

그곳에 계신다면. 또 저희를 지켜보고 계신다면.

제발.

“저희를, 구원하소서...”

제발.

“당신 자비를...”


투둑-


※ ※ ※



최후의 사제, 회귀하다

-프롤로그



※ ※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요.〉



투두둑- 투둑


금방이라도 그 눈물을 쏟아낼 듯한 어둑어둑한 하늘에서부터 차가운 빗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땅의 가운데에

“이자가 마지막 신부(神父)인가?”

“그럴걸? 하하, 결국, 우리가 이겼네.”

“이제... 끝... 드디어... 다시 잘 수...”

“빨리 죽이자꾸나. 사흘이나 걸리다니... 그래도 이제는 비로소 끝이 나겠구나.”

“쯧쯧, 불쌍하기도 하지. 그러니 빨리 배교(背敎)하였으면 이런 일도 없지 않았겠니? 어때, 이제라도 신을 버릴래?”

“끌끌, 마침 배가 좀 고파졌는데 잘 됐군요.”

“어머나, 가지고 싶어라. 후후, 너희 얘 나한테 팔면 안 되겠냐?”


일곱 명의 사람이. 아니, 사람의 모습을 한 악마들이.

아아-

‘신이시여’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순서대로 분노, 오만, 나태, 질투, 색욕, 탐식, 탐욕이란 7개의 원죄로 대표되는 저 지옥의 7대 악마.

또 다른 이름으로는.


“쯧, 저 위의 가증스러운 왕을 죽이는 데는 하루면 되었는데, 이딴 신부를 사로잡는 데에는 사흘이나 걸리다니.”


7인의...


“끌끌, 그때는 우리도 모든 힘을 다 쓰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그때 입은 상처를 전부 회복하지도 못했고요.”

“...동...의.”


...신살자(神殺者)들.


그리고 그들의 주위에 둘러싸인 나는


아아, 신이시여.

‘이제는 정녕 끝이옵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체념한 듯, 이제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부디,

신이시여.

‘부디 저희를 버리지 마옵소서.’


동시에 그 신부가 앉은 자리의 주위로 빛나는 문장이 떠오르더니.


「내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울 터인즉 -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소리와 함께.


- 지옥의 군세도 그곳을 어찌하지 못하리다.」


「성역(聖域) 선포」


화아악-!

마치 잉크를 떨어뜨리듯, 허공에 퍼져나가는 성스러운 광휘와 함께 성역이 선포되었다.


그러나.

“하하, 마지막 발악인가?”

저 악마의 비웃음처럼 마지막으로 펼쳐진 성역은 그리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다.


“-「페트라 petra」... 커헙!” 그 어떤 마(魔)라도 막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찬란한 빛은 이미 퇴색되어 버린 지 오래였기에.


따라서.

쩌어엉-!! 쨍그랑!

악마의 간단한 내려침 한 번에 무참히 깨져나갈 뿐이었다.


“흐흐, 이제는 방법이 없을 거야.”

그리고 그중 한 명이 이미 녹초 상태가 된 남자에게 다가가

“아주 모독적으로 죽여주지.”

눈알을 희번득 거리며 머리채를 잡고 질질 어딘가로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반항하던 남자는 그 모습을 그저

“...”

아무 말 없이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라면 이 ‘성역’이라는 기적을 과연 펼칠 수 있는지조차 의심이 갈 정도로 남자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였기에.


‘...신이시여.’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다가올 제 죽음을 실감하며 천천히 악마의 손에 이끌릴 따름이었다.


이윽고.

“자, 어때? 우리가 널 위해 준비한 마지막 십자가야!”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소개하는 그곳.


“...죽음은... 화형”

자신이 비로소 죽을 자리에 다다랐다.


척 보아하니 그곳에는 사람을 능히 매달 수 있는 커다란 역십자가 온갖 모독적인 저주를 가득 품은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카앙-!

따앙-!

너무도 커다란, 흉측하게 생긴 대못에 의해 남자는 그곳에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남자는.

“자, 어서 불붙이고 끝내자!”

“...드디어 그 길었던 전쟁이 끝나는가.”

“...귀찮... 어서 자고 싶...”

눈앞에서 자기 자신을 죽인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아,’

신이시여.

‘부디 저희를.’

구원하소서.


구원이라는 희망의 노래를 멈추지 않는 한편


‘그래도... 아직은.’

적어도 아직은.


[구원의 기적]

[너희는 내 몸을 먹어라. 이는...]

[설명 : ...하여... 하는 것.... 그러니...]

이제는 대체 어디서 흘러나온 것인지 구분도 안 되는 피로 인하여 뿌옇게 번진 시야 사이로 유난히 밝게 보이는 ‘희생’과 ‘구원’이라는 문자를 보며 이대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란 그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윽고


화르륵-!


“크아악!”


이 세상의 마지막 신부를 죽이는.

동시에 길고 길었던 천년 전쟁이 결국은 악마의 승리로 끝났음을 알리는.


“크아아악!!”

화형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어머, 아프겠다. 어때, 지금이라도 배교하지 않을래? 물론 어차피 죽겠지만.”

“흐음... 아까워, 아까워. 왜 저런 인재를 진작 발견하지 못했을까... 물론 죽어가는 지금에야 후회할 게 못 되지만.”

“드디어...드디어...”

악마들이 마치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 마냥, 승리를 자축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악마들이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하는 더없이 절묘한 그 순간.


“잠깐. 지금 무슨 소리...”

“허헙!”


이변이 일어났다.


화아악-!!

갑자기 엄청난 밝기의, 더없이 하얀 순백의 빛이 이 언덕의 곳곳을 가로지르더니.


화아악-!!

세상의 모든 것을 그 흰빛으로 물들이겠다는 듯 그 크기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키워나갔다.


“이건...”

“...구원의 기적입니다. 그것도 희생의 힘이 실렸군요. 끌끌, 이러면 현재 저희가 가진 인과율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뭐? 야, 우리 이러다 죄다...”

잘해야 인간계에서의 죽음, 심하면 족히 몇만 년은 저 지옥의 밑바닥에서 잠들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것이 이미 다 이긴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만큼 충격적인 요소는 아니다.

실제로 이 신부만 죽으면 모든 날개 달린 것들이 빛으로 화하고 가증스러운 왕까지 영원한 안식을 맞이한 지금, 남아있는 신의 잔당이라고는 진짜 별 볼 일 없는 인간들 뿐이니까.


그러나 내심 다 이겼다고 자신한 것에 대뜸 인간계에서의 죽음, 혹은 봉마라는 찬물을 끼얹은 이 상황이 어지간히 분노했는지 순식간에 신부에게 달려들었다.


“근데 어떻게 저 몸 상태로, 그것도 이미 마(魔)의 성역이 되어버린 땅에서...”

“닥치고... 빨리... 죽이면... 되잖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악마들의 머리를 간지럽혔지만.


“...일단 죽여!”


지금은 저 역겨운 희생을 막고 어떻게든 저 신부의 죽음을 모독해야 했다.


동시에 끝없는 어둠이, 하나의 대검이, 끔찍한 저주들이 쇄도하였으나.


“이미 늦었다.”

그 모든 것을 그저 관망만 하고 있던 한 악마의 외침에 의해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마치 찬란하게 빛나는 광휘와 그에 따른 침묵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듯.


“그게 무슨 소리...읍!! 읍!!”

“...잠시 조용하시죠.”

동시에 모든 파리의 왕이란 이명을 가지고 있는, 노신사의 모습을 갖춘 한 악마가 입을 열려는 악마의 입을 막았다.


“흐음... 인간이여.”

이내 그 조용히 자신들의 패착을 선언한 악마가 이미 불타서 신체의 반 이상이 사라진, 그러나 분명히 아직은 살아있음이 확실한 신부에게 다가가 물었다.


“...다만 1년이다. 아무리 늦어도 1년 안에 우리는 다시 인간계에 강림할 것이며, 그때에는 비로소 모두가 죽을 것이다.”

그래도 정녕.

“...후회하지 않는가?”


이 광경을 보며 정작 제일 당황하고 분노해야 할, 신까지 사라진 이 세계에서 이제는 유일하게 신이라 칭할 수 있는 악마, 분노하는 자, 사탄이.


‘... 후회 좋아하시네. 니들이 이렇게 만들었으면서. 엿이나 까 잡숴, 이 씨발 개 같은 악마 새끼들아.’

그 순간 지옥의 겁화에 휩싸인 채로 미소 지으며 속삭이듯 내뱉는 그 망상의 절규가 악마들의 심상에 울려 퍼졌고.


마치 크나큰 충격이라도 받은 듯 벙쩌있는 악마들 사이로.


“푸하하하, 그래, 그래.”

참 재미있어.

뭐가 그리 웃긴지, 사탄의 웃음소리가 이제는 찬란한 광휘밖에 보이지 않은 그 공간을 메아리쳤다.


“...혹시나 다음 기회가 있다면... 그때에는 부디 잘 선택하기를 바라도록 하지.”

의미심장한 뒷말과 함께.


그리고.

그날.


투둑- 투두둑-

쏴아아--


하늘이 슬피 울며 그 눈물로 대지를 적시던 그 날.


“안 돼!!”

“...다음 기회를...”

“쯧, 이러면 손해가...”


“...원하시는 대로 되었습니까...”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더없이 찬란한 하늘의 빛이 악마들을 그 단말마와 함께 집어삼켰고.


아아,

‘신이시여.’


오늘, 제 살과 피를 받치오니.

‘제발...’


부디 저희를

‘구원하소서.’


제발, 이것이.

저의 희생이.

‘의미 없는 죽음이 되지 않게 하소서’


화르륵-!


더없이 거센 불길이 신부를,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사제를 집어삼켰다.



-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아아

‘신이시여.’


나의

‘아버지시여.’


그리고...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여러분!
너무나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항상 더 재미있고 새로운 글로 인사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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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 큐큨
    작성일
    20.06.30 22:56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23 카뮤엘
    작성일
    20.07.03 00:04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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