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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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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넘기
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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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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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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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4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174화





가짜의 목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가짜의 마지막 데이터마저 천마에게 넘어왔다.

이런 데이터의 전달은, 만겁돌파의 망토가 가진 고유의 능력에 더해 세계수의 도움이 더해졌고, 본디 천마와 가짜가 동일한 데이터에서 출발한 존재들이라서 가능한 현상이었다.

가짜를 통해 천마에게로 넘어온 원본 데이터는 태초의 씨앗으로 인해 변질되고, 조각나 있었던 천마의 데이터를 복구시켜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태초의 씨앗이 미친 영향은 유지한 채, 손실되었던 데이터들만 복구되고, 그 사이에서 예기치 못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강해져버린 것이었다.


천마는 온 몸으로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느꼈다.

세상을 단숨에 부숴 버릴것만 같은 강함과 천년이고 만년이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활력, 그리고 한층 더 민감해지고 섬세해진 기감.

모든 것들이 이전보다 강해졌고, 민활해졌고, 섬세해졌다.

이전에는 1의 천마기로 1의 위력을 냈다면, 이제는 1의 천마기로 능히 3 이상의 위력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 크게 흡족해진 천마가 광소를 내질렀다.

“크하하하, 이제야 완전한 본좌가 되었구나.”

“그만하면 신들과 싸워볼 만하겠어.”

염마를 간단히 물리친 세계가 다가오며 천마의 상태를 품평했다.

하지만 그 말도 천마는 못마땅했다.

“싸워볼 만하다니? 싸움이란 건 비슷한 실력을 가진 자들 사이에나 쓰는 말이 아닌가. 하하”

“그들은 정말 강해.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들 정도니까.”

“그건 나도 할 수 있을거 같은데?”

너 쯤이야 나도 꼼짝 못하게 할 수 있겠다는 천마의 말에 세계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마를 쳐다보며 세계가 으르렁거렸다.

“이미 한번 당해봤으면서.”

“그때야 내 형편이 좀 안 좋았을 때고.”

세계가 지난 번 둘 사이의 대결에서 자신이 우위를 점했던 것을 언급하자, 안 그래도 그것이 계속 마음속에 앙금처럼 남아있던 천마가 크게 투쟁심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세계도 경각심을 키우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역시 예상대로군. 이번만 꺾어버리면 우리의 계획은 완벽해지는 거야.’

천마의 행동은 딱 세계가 예상하고 있던 그대로였다.

처음에 천마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울 때부터 천마의 안하무인하고 호전적인 성격은 계산에 들어 있었던 것이었다.

호전적이며 단순무식하기 짝이 없는 힘만 센 강자.

이런 자들은 그들이 자신해 마지않는 무력으로 박살을 내 주고 나면 그 이후로는 다루기가 쉽기 마련이었다.

실제로 첫 만남에서 힘으로 찍어 누르고 나니 순순히 계획에 따라오지 않았던가.

이제 천마가 스스로 완벽해졌다고 여기고 있을 때, 여기서 한 번만 더 꺾어준다면 앞으로의 계획에서 더 이상 천마가 꼬장을 피우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천마가 한손을 까딱거렸다.

“본좌가 기분이 썩 좋으니, 먼저 재롱 피울 기회를 주마.”

“사양하지 않겠어.”

어차피 이런 천마의 도발도 세계의 계산에는 다 들어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애초에 이 세계 그 자체나 다름없는 세계수이다 보니, 그의 계산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드물었다.


지난 충돌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모습이 슉,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천마의 머리 위에 나타난 세계.

아무 소리도, 예고도 없이 세계의 강력한 발꿈치 공격이 천마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예전의 천마 같았으면 겨우 팔이나 들어 막았을 공격!

턱,

강대한 힘이 실린 공격이 무색하게도 천마는 아이의 발목을 움켜잡았다.

내려찍는 공격을 정면에서 막아낸 것도 아니고, 지나간 다음에 측면에서 붙잡았는데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이것은 어린 아이와 어른처럼 절대적인 힘의 차이가 있지 않고서야 벌어질 수 없는 광경!

깜짝 놀란 세계가 다른 발로 천마의 손을 걷어차려는 순간, 그보다 천마의 팔이 먼저 휘둘러졌다.

쾅!!

천마의 팔에 휘둘러진 세계의 몸뚱아리가 굉음과 함께 통째로 땅바닥에 처박혔다.

그리고 한 번 더, 쾅!!

또 쾅!!

“...으어..”

단 세 번의 휘두름 만에 아이의 목에서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나오자, 그제야 천마는 발목을 놓아주었다.

그러자 언제 아팠냐는 듯 잽싸게 날듯이 뒤로 물러서는 세계.

천마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태연히 세계를 바라보았다.

‘아니, 어찌 이런 일이!!’

세계는 갑자기 변해버린 천마의 강함에 놀라는 한편, 방금 벌어진 상황에 아찔함을 느꼈다.

천마가 발목을 놓아주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세계는 정신을 잃을 때까지 땅바닥에 패대기쳐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세계가 겨우 입을 열었다.

“..선공을 하라면서 겨우 한 수 양보냐? 적어도 세 수는 양보해야지.”

“뭐?”

“그런 말도 모르느냐, 선배 된 도리로 삼 초식을 양보하겠다, 그런 말 있잖아.”

세계는 아는 게 많았다.

그리고 그 아는 지식으로 기껏 한다는 게 되도 안한 투정.

하지만 그런 투정에 무식한 천마는 그저 콧방귀로 응수했다.

“킁, 웃기고 있군. 늙어빠진 주제에.”

천마의 지식에 의하면 세계수는 설정 상 수만 년을 살아온 존재였다.

그러니 천마더러 선배니 뭐니 하며 어린 아이인척 하는 세계의 꼴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어떠냐, 더 해 볼거냐, 애늙은이?”

말해놓고 천마는 스스로 흡족해했다.

늙어빠진 주제에 아이 흉내를 내는 놈에게 ‘애늙은이’만큼 어울리는 표현도 없지.

“아니, 더 안 해도 돼.”

단 한 차례의 격돌로 세계는 계산을 끝냈다.

완전해진 천마는 그의 예상치보다 월등히 강했고, 세계수의 계산력을 동원해 수십 차례의 전투를 빠르게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자신이 천마를 이길 확률은 채 10프로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다툼은 무의미했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그의 격만 떨어질 상황.

“우리가 힘을 제대로 쓴다면 능히 당신을 이길 수 있겠지만, 이번엔 참아주겠어.”

이대로 열세인 채로 마무리되어선 향후 천마를 컨트롤하기가 곤란하다는 미래 예측 판단에, 세계는 이 말로 이번 상황을 종결지으려 했다.

하지만 천마는 생각이 달랐다.

“제대로 쓴다면? 제대로 써보지 그래. 그래야 본좌도 힘 좀 써보지 않겠느냐?”

“아냐, 오늘은 충분해.”

“아니다. 본좌가 아직 기분이 더 풀린 거 같구나. 다시 덤벼 보거라. 이번엔 너의 그 가당찮은 요구도 들어주도록 하마. 뭐, 세 번을 양보하라고 했던가?”

“아냐, 우리가 힘을 다 풀어버리면 세상이 위험해져.”

“이깟 세상, 위험해져 봐야 얼마나 한다고. 그러지 말고 그냥 덤비래도. 아니면 내가 갈까?”

세계는 이 정도로 상황을 마무리 하고 싶었는데, 천마의 호전성이 계산치를 뛰어넘었다.

게다가 그가 이렇게나 강해진 것도 계산 밖이었다.

세계의 머릿속이 새롭게 수정된 변수를 가지고 다시 계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곧 해답이 나왔다.

지금처럼 받아치는 식으로는 끝내 파탄에 이를 뿐이었다. 대응 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곧 세계가 정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천마, 우린 당신이 원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야. 우리는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하면서도 세계는 구차함을 느꼈다.

언제는 한 수 보여주려고 으름장을 놓았다가, 이제 와서 같은 편이니 싸우지 말자는 꼴이라니.

만약, 세계가 인간이었더라면 쪽팔려서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면에서 아직 인간 수준의 각성을 이루지 못한 것이 그에겐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세계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천마는 입맛을 다시며 자세를 풀었다.

“그래, 앞으로는 그렇게 본좌에게 부탁을 하라고. 부탁이라면야 나도 가능하면 들어주려고 하니까, 애늙은이 말대로 우리는 협력 관계 아닌가.”

천마는 말하면서 내심 미소를 지었다.

천마로선 이번 충돌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애시당초 이번 충돌은 세계는 모르겠지만, 천마가 마음을 먹고 벌인 일이었다.

지난 첫 충돌 이후, 힘의 저울이 살짝 세계 쪽으로 기울었고, 그 때문인지 지난 며칠간 조금씩 끌려 다니는 듯한 기분을 받았던 천마였다.

그래서 가짜와의 전투를 통해 힘을 되찾으면 가장 먼저 세계와 다시 붙고, 그 결과로 우위 내지는 적어도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야 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전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세계가 발을 빼버린 건 좀 의외의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천마가 원하던 그림이 그려진 셈이었다.


천마와 세계의 충돌이 마무리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슬기 등이 다가왔다.

슬기가 이상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근데 여기에 가짜 천마도 있고, 염마도 있었는데, 천마군들은 다들 어디있는 거죠?”

“일부는 성 안에 있다가 뒈졌고, 대부분은 성채 북쪽에 진을 치고 있다.”

천마가 슬기의 기대대로 주변 상황을 보고했다.

“북쪽에 왜?”

“더 북쪽에 요괴들, 아니 사람들이 있다. 삼천...이십구명이구나.”

단번에 수천에 이르는 사람 수를 세어버리는 천마의 능력은 여전했다.

천마의 말을 들은 광개토가 곧 새벽에 봤던 뉴스를 떠올렸다.

“아, 시온 연합군인 모양입니다. 그들이 천마군과 대치하고 있군요.”

광개토가 아는 체를 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염마를 도모할거라고 하던데, 아! 아마도 여기에 천마가 있는 걸 알고서, 내일이면 천마가 딴 곳으로 이동할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크크, 이제 천마고 염마고 다 죽었다는 걸 알면..”

그때 천마가 돌연 입을 열었다.

“천마는 죽지 않았다.”

“네?”

“본좌가 이제 천마다.”

천마의 말에 다들 피식 웃었다.

누가 그걸 몰라? 하는 분위기였다.

“뭔 소리야, 아저씨는 원래 천마였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새삼 천마라는..거야?”

“그래, 새삼스럽지만, 내가 천마다.”

“뭔 소리야, 그럼 아저씨가 천마지, 누가 아니래?”

“설마..?”

천마와 슬기의 대답이 이어지는 가운데 뭔가를 알아챈 듯 광개토의 눈이 커졌고, 마침내 천마가 담담하게 선언했다.

“그래, 이제 내가 이 세상의 유일한 천마다. 천마군의 수장이자, 천마교의 교주, 마신, 마왕. 그게 바로 나다.”

천마의 대답에 뜨악한 표정으로 슬기가 물었다.

“왜? 아니 언제부터?”

“방금 가짜 놈을 죽였을 때부터.”

“아니,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내가 천마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존재니까.”

그리고 옆에서 세계가 부연 설명을 했다.

“세계는 항상 스스로 옳은 길을 찾아. 천마가 없어지면 천마군도 없는데, 수천수만의 천마군이 없어지기보다는 단 한 명만 천마가 되면 되니까. 단순하게 수학적 비교를 해봐도 수천 개를 수정하기보단, 단 한 개만 수정하는 게 훨씬 편하니까, 그게 더 쉬운 길이니까.”

“니가 그렇게 한 거야?”

슬기의 시선이 세계를 향하자 세계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누구의 의지로 된 게 아냐, 당연히 나의 의지도 아니지. 이건 그저 자연의 섭리, 마땅히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거야.”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세계가 한 일이 아니라는 점은 맞았지만, 그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되어야만 했다.


마신만이 신을 대적할 수 있었다.


그때 천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변한 것은 없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며, 나는 여전히 내가 가야할 길을 갈 뿐이니라.”

“그럼 천마군은? 아저씨 제자라는 그 이상한 놈들은? 걔네들은 다 어쩔 건데.”

“적당히 부려먹어야지.”

“부려먹는다고? 역시 그걸로 세계 정복이라도 할 속셈이야?”

“아니, 신들을 불러내는데 써야지.”

이미 천마로서의 기억과 경험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까닭에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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