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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망가! 그리고 고양이!

지오 디 오리진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강철신검
작품등록일 :
2020.12.18 21:47
최근연재일 :
2023.04.25 21:13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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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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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9,717

작성
22.06.0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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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지오 디 오리진 -66화-

DUMMY

일라이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하버드 동문회에 나갔다. 하버드 동문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각계각층에서 활약했다. 부국장쯤 되면 신분을 감출 수 없다. 왜냐면 정치력이 없으면 올라가기 힘든 자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화이트 요원으로서 CIA의 평판과 명성을 신경 썼다.


“일라이자.“

“프랭크?“


멋들어진 턱시도를 차려입은 덩치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였다.


“웬일이야? 파티는 싫어했잖아?”

“앞으로는 꼬박꼬박 참석하려고.”

“프랭크 윌리스가?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실적만으로 올라가는 건 한계가 있더군.”

“왜 마음이 변했는데? 볼드윈 땜에?”

“그 아부쟁이가 차관보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일라이자가 아는 프랭크는 아부나 아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묘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것만은 아닐 텐데... 물 먹었다며?”

“거기까지 소문이 돌아?”

“미스터 오는 우리도 주목하는 인물이거든. 솔직히 우리가 독점하고픈 친구야.”

“...”

“그러니까 배제하지 말고 도움을 구했어야지. 경솔했어. 프랭크.”


프랭크, 아니 FBI 특수요원 프랭크 윌리스는 할리우드 거장의 아들 실종사건을 맡아 호기롭게 달려들었다 대차게 말아먹었다. 대런 도너의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된 건 천우신조였다.

문제는 협상이든 구출이든 진행하려면 마약조직과 접선해야 했고 여기서 기관끼리의 이해관계가 심하게 충돌했다. 국무부, FBI, CIA는 말할 것도 없고 카르텔이 얽힌 만큼 DEA도 한발 걸쳤으며 ‘작전’이 거론되자 펜타곤도 스리슬쩍 가담했다.

특수요원의 위세가 아무리 대단해도 저들 역시 한가락 하는 엘리트였다. 정치싸움으로 가면 간판이 없는 프랭크가 절대적으로 불리했고 결과도 그랬다.

난장판이 된 사이에 코쉬 인더스트리얼이 대런 도너를 구출해버리자 닭 쫓던 개 꼴이다.


“어떻게 다시 비벼볼까 싶었는데 벌써 출국해버렸어.”

“니가 찾아올 줄 알았을 거야. 너무 귀찮게 하진 마. 무서운 친구니까.”

“네가 관리해?”

“그는 샘 밑에서 일해. 백그라운드 체크는 했을 거 아니야?”

“알아.”

“알면 됐어. 그보다 디씨로 돌아온다며?”

“국장이 새 전담팀을 만든다고 그러네.”


막판에 물먹긴 했지만 대런 도너가 실종인지 납치인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프랭크의 공적이 사라지진 않았다. FBI 국장은 그런 그의 능력과 열정을 높이 샀고 새로운 부서를 신설해 부서장을 맡겼다.

FBI 실종수사대

납치는 본래 FBI 전담부서가 있고 실종의 경우는 로컬 폴리스와 보안관에게 관할권이 있었다.


“실종수사대라... 빤히 보이는데?”

“청소부는 사양하고 싶지만 우리 국장 임기는 아직 한참 남았어. 디씨의 오물이란 오물은 다 치워야 할 판이야.”

“너희 국장은 야망이 너무 큰 거.”

“법무부 장관 자릴 노린다는 소문이 있긴 해.”

“결국은 돈 있는 놈들 뒤치다꺼리나 시키겠네.”


한해 해외에서 납치 및 실종되는 미국인은 수백 명이 넘는다. 그 수백 명 중에 대런 도너만 특별히 관심이 높았던 이유는 할리우드 거장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시민권을 가졌어도 영향력 있는 인사는 특별대우를 받을 수밖에.

좆같아도 그게 현실이다.

현 FBI 국장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원래 FBI 국장 자체가 정치적인 자리였다. 저 멀리 비서가 손짓하자 그녀는 양해를 구했다.


“왜?”

“스틱스가 실패했습니다.”

“Fuc... 이동한다.”


작별인사도 없이 주차장으로 나왔다. 준비된 차량에 오르자 폰을 들었다.


“칼슨.”

“레인, 얘기는 들었어?”

“실패라며?”

“포트사이드에서 기습했다 역습당했어. 여섯이 죽고 둘만 살았지.”


수에즈 운하의 지중해 관문인 포트사이드에서 변절자 닉 홀츠를 포착한 CIA 암살팀은 곧장 기습을 시도했지만 역습당했다.


“닉이 메시지를 남겼어.”

“뭐라고?”

“Shall we?”

“...미친놈.”


끝장을 보자는 메시지.

물론 암살팀을 보냈으니 이미 돌이킬 수 없다.


“해리는 뭐래?”

“당분간 북아프리카와 중동 휴민트는 재편성한대.”

“그래도 추적을 멈출 순 없잖아?”

“국무부에서 항의해왔어. 이집트를 다시 전쟁터로 만들 거냐고.”

“Fuck!”


닉 홀츠는 본래 중동 책임요원이었으니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하다 유출될 확률이 높다. 이 보안위협을 해결하지 않고는 휴민트는 가동하기 어렵다.


“이러면 시간을 너무 주는데... 가용할 백업은 없어? 외부계약자도 상관없어. 일단 현상금이라도 걸어.”

“다크웹은 안 돼. 스털링 스캔들을 잊은 거야?”

“Fuck!”


일라이자의 말투는 갈수록 거칠어졌다. 닉 홀츠는 CIA에겐 너무나 강력한 폭탄이었다. 한 섹션을 책임지는 요원의 권한은 거대했고 마음먹고 기밀을 유출하면 미국의 안보를 도미노처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코쉬에 도움을 요청해.”

“믿을맨은 이미 계약했지. 차라리 제이한테 넌지시 물어보는 건 어때? 지금 모로코에 있더만.”

“모로코? 거긴 왜?”

“본국에서 의뢰를 받은 거 같던데. 성조 도련님 한 명이 실종됐어.”

“흠.”

“알아볼까?”


FBI가 나대는 바람에 심기가 불편할 텐데... 고심에 잠겼던 일라이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혀를 찼다.


“쯧! 일단 내가 말해볼 테니 작전국이랑 상의해.”

“얍.”

******




“제압하세요.”


모로코에 도착한 지오는 시간을 질질 끌 맘이 없었다.

김지석의 위치는 진즉 확인했고 코쉬의 베테랑 용병들은 별다른 지시가 필요 없는 전문가였다. 카사블랑카 교외의 어느 허름한 모텔을 습격한 지 5분 사이에 결판이 났다.

모텔 밖에서 예비대랑 농담을 주고받다 끝났다는 신호에 맞춰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미 매수했고 모텔 사장은 부서진 집기에 대한 거금의 배상금을 지급하자 희희낙락했다.


“어때요?”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겠지만 겉으로 보기엔 큰 이상은 없습니다.”


김지석을 진찰한 의무병의 소견에 고개를 끄덕이자 지미 에반스는 구석에 구겨지다시피 억류된 납치범들을 가리켰다.


“저들은 어쩔까요?”

“흠. 일단 대기.”


머리에 씌워진 검은 천 때문에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흐트러진 차림새는 제법 험하게 다뤄진 것 같다. 안쪽 방으로 들어가자 수액을 맞고 있는 김지석이 보였다.

두려움에 떨던 눈동자는 같은 인종을 확인하자 조금은 안정을 찾았다.


“김지석 씨?”

“네, 넵.”

“성조에서 나왔습니다.”

“아. 아, 아흐흑.”


참았던 눈물이 쏟아진다.

아무리 좋은 향락을 제공해도 자유를 박탈당한 공포는 쉽게 극복할 수 없다. 다 큰 남자가 흘리는 눈물은 왠지 짠했다. 한참을 흐느끼던 김지석이 진정한 후에야 대화를 이어갔다.


“진정이 좀 됐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죠.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오늘 쉬고 내일 병원에서 검사받은 뒤 이상이 없으면 전용기를 타고 한국으로 넘어갈 겁니다.”

“바로 가면 안 되나요?”

“이미 실종신고가 된 상태라 말을 맞춰야 합니다.”


김지석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외교부와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에 공문이 내려왔으니 서로 말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적으라고 자리를 비켜준 지오는 폰을 꺼냈다.


“나래 씨?”

“말씀하시죠. 이사님.”

“김지석은 건강합니다.”

“네?”

“찾았다고요. 김지석.”

“...”


폰 너머로 우당탕탕! 하는 소음이 들린 것 같다.


“정말입니까?”

“화상으로 바꾸죠.”


화상통화로 바꿔 김지석의 모습을 잠깐 비췄다. 초췌하지만 큰 부상은 없다.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찾으신 거죠?”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보고서를 확인하세요. 일단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이랑 말을 맞출 필요가 있어요.”

“외교부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언제 들어오실 거죠?”

“지석 씨는 병원 검사를 받고 이상 없으면 귀국할 겁니다.”

“일정을 공유해주십시오.”

“시간 단위로 알려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여사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돌려주세요.”


삐삐! 거리는 신호 끝에 전미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이사.”

“늦은 시간인데 안 주무십니까?”


모로코는 지금 아침이니 시차를 고려하면 한반도는 새벽이었다.


“늙으면 원래 밤잠이 없어. 그건 그렇고, 잘했어.”

“김지석 씨가 살아있으니 다행입니다.”

“위험했지?”

“이쪽 동네는 십중팔구는 목숨이 오락가락합니다.”

“다행이야. 하늘이 도왔어.”

“통화하시겠습니까?”

“나보다는 걔 아빠가 더 안달할 거야.”

“직원이 도착하면 화상통화를 준비하겠습니다.”

“잘했네. 잘했어.”


전미란은 정말 좋아했다. 피붙이가 살았다는 안심도 있겠지만 김지석은 김형철의 아들이고 오 부회장의 지지자인 찬조회 회장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통화는 다시 천나래로 돌아왔다.


“전세기를 수배해놨으니 타고 가신 전용기는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김지석 씨는 저희가 알아서 데려가겠습니다.”

“땡큐.”

“아마... 계속 사용하셔도 될 겁니다.”

“와우!”


전용기를 그냥 주겠다니? 전미란 여사의 배포도 주인공 못지않게 커다랗다.

제트기 겟또다제!


-남는 장산데?

-운영비까지 내줘야 남는 장사죠.

-내주겠지.


전용기 운영비를 내가 내면 파산이다.

창문을 열자 후덥지근한 사막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응?”


폰이 진동하자 발신자를 확인했다.

얼마 전 개년에서 쌍년으로 호감 UP된 일라이자다.


“하이. 일라이자.”

“기분 좋아 보이네? 마라케시지?”

“아름다운 곳이야. 나중에 아내랑 같이 와야겠어.”

“아내사랑은 여전하네.”

“그래서 뭔데?”

“위치를 알려줘. 사람을 보낼게.”

“왜?”

“유선으로 보낼 수 없는 정보거든.”

“보겠다고 결정하지 않았는데?”

“기관들의 관심을 돌려줄게.”

“흠. 오케이.”


40분 뒤에 지오를 찾아 모텔로 들어온 양복쟁이가 있었다.


“부팅 후 한 시간 후에 자동으로 파기됩니다.”


양복쟁이가 건넨 건 최신 아이패드였고 태블릿을 넘기곤 쿨하게 떠났다.


-닉 홀츠가 CIA의 추적을 회피했습니다.

-그 변절자?

-데이비드 워터스톤을 데리고 이집트 포트사이드에 향했고 CIA 암살팀이 기습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여섯이 죽고 둘은 중상, 사실상 팀 하나가 해체됐습니다.


일라이자의 전화는 금방 걸려왔다.


“확인했어?”

“조직의 치부를 외부인한테 밝혀도 돼?”

“당신을 믿으니까.”

“소름 돋는 말이네.”

“정확히는 당신을 믿는 샘을 믿거든.”


주인공이 내 신용을 보증하는 셈.


-샘이 보증하는 셈? 쿠쿡.

-...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렸다.


“닉 홀츠를 제거하라는 부탁은 아니지?”

“그런 과한 요구는 하지 않아. 위치만 찾아줘.”

“오래 걸릴 수도 있어.”

“상관없어. 루트는 다양한 게 좋으니까. 대가는... 돈은 필요 없겠고 시민권이야 곧 나오겠고... 따로 원하는 게 있어?”


지오는 검은 천을 뒤집어쓴 납치범들을 바라봤다.


“흠. 방금 하나 생겼어.”


빨갱이 잡는 건 역시 자본주의지.

되놈의 천적은 양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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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지오 디 오리진 -84화- +17 23.04.18 3,048 161 38쪽
83 지오 디 오리진 -83화- +44 23.04.15 3,637 189 44쪽
82 지오 디 오리진 -82화- +63 22.08.22 5,582 216 37쪽
81 지오 디 오리진 -81화- +28 22.08.16 4,279 249 32쪽
80 지오 디 오리진 -80화- +19 22.08.09 4,443 210 34쪽
79 지오 디 오리진 -79화- +21 22.08.01 4,774 231 35쪽
78 지오 디 오리진 -78화- +27 22.07.25 4,696 231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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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지오 디 오리진 -68화- +19 22.06.11 4,597 186 18쪽
67 지오 디 오리진 -67화- +12 22.06.10 4,522 187 21쪽
» 지오 디 오리진 -66화- +13 22.06.09 4,375 195 11쪽
65 지오 디 오리진 -65화- +10 22.06.08 4,723 198 31쪽
64 지오 디 오리진 -64화- +13 22.06.07 4,697 183 29쪽
63 지오 디 오리진 -63화- +12 22.06.06 4,687 18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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