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망가! 그리고 고양이!

지오 디 오리진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강철신검
작품등록일 :
2020.12.18 21:47
최근연재일 :
2023.04.25 21:13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561,431
추천수 :
18,147
글자수 :
839,717

작성
22.06.02 06:50
조회
4,441
추천
207
글자
12쪽

지오 디 오리진 -59화-

DUMMY

“What?”


엘레나는 CIA로부터 아주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지오에게 정체를 들켰지만 어쨌든 아직 Undercover로 활동 중인데 갑자기 위장을 해제하란다. 이게 무슨? 더구나 오브라이언 부인과 그녀의 아들을 픽업하려고 호텔에 도착한 콘보이는 프랑스 국가헌병대의 억지로 로비에 발이 묶였다.

엘레나는 일반회선을 보안망으로 전환했다.


“엘레나 화이트, FQA1798D.”

“...확인. 에이전트 화이트. 현재 대기 중인 보안통신이 있습니다.”

“연결해줘.”


삐삐- 거리는 신호가 끝나자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로드맨, 스탠바이.”

“오랜만이네. 체이스.”

“엘렌.”

“무슨 일이야?”

“국가전략자산을 회수하란 명령이야. 지금 확인해.”


엘레나는 막 전송된 정보를 훑었다.


“데이비드 워터스톤?”

“신기술을 빼돌리려고 파리로 향했어. 확인된 위치는... 지금 니가 있는 호텔이야.”

“이걸 왜 사전에 막지 못했어?”


국가전략자산으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기술의 개발진이라면 당연히 삼엄한 감시를 받는다. 애초에 본토를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데이비드 워터스톤이 파리로 넘어온 자체가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다.


“그건 나도 모르겠고... 우린 그를 회수할 거야.”

“생사불문?”

“Yes.”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다는 말은 반역자로 결론 났다는 뜻이다.


“바게트한테 통보했어?”

“Nope.”

“Fuck! 감시팀은? 사전작업 담당자가 누군데?”

“리콘은 없어. 엘렌. 긴급작전이야.”

“미친!”


정찰도 없이 작전을 결행한다고? 파리가 익숙한 지형이라지만 무계획적인 돌입은 작전 실패 확률을 높였다. 작전이 실패한 순간 상부는 우리를 부정할 것이다.

비밀작전이 다 그렇지만 이번엔 정말 큰일 난다. 왜냐면 수도 파리를 탈탈 털린 프랑스의 분노는 아무리 낯짝 두꺼운 미국이라도 감당하기 어렵다.


‘좆될 거 같은데...’


평시平時 비밀작전도 아니고 파리는 지금 난장판이다. 곳곳에 배치된 군경이 눈을 부라리는데 비밀이 제대로 지켜질 리 만무했다.

엘레나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조직의 명령을 우선할까 아니면 지오의 지시를 따를까? 예전이라면 고민할 것 없이 직속상관의 명령을 우선했겠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냥... 솔직해지자.’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엘레나는 경호팀이 구축한 보안망의 개별통신을 열었다.


“보스.”

“말해.”

“CIA에서 블랙옵스를 실행 중입니다.”

“데이비드 워터스톤?”


하! 역시 그는 알고 있었다.


“위에서 위장 해제를 요구합니다.”

“대기.”


1분쯤 지났을까.


“다 픽업했으면 드뷔시 저택으로 이동해.”

“괜찮을까요?”

“위에서 뭐라든 좆까. 아니면 내게 직접 연락하든가.”

“땡큐. 보스.”

******




“일라이자. 뒤지고 싶어?”

“...”


다짜고짜 전화한 지오의 폭언에 일라이자는 말문이 막혔다.


“느그들 헛짓거리에 날 엮으려고 하지 마. 이 좆같은 씹새들아. 한 번만 더 뒤통수를 치려고 지랄염병하면 대갈통에 총알 박혀. 알간?”

“...”


뚝!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누군데?”

“제이.”

“왜?”

“내 대갈통에 총알 박는다는데?”

“뭐?”


칼슨의 멍청한 표정을 보던 일라이자는 피식거렸다.


“엘렌은 빼.”

“그럼 현장 책임자가 없어.”


엄밀히 따지면 전술팀은 CIA 요원이 아니다. 그들은 군에서 선발된 뛰어난 병기일지언정 책임지는 위치에 있진 않았다.


“가까운 지부에서 차출해.”

“후우! 오케이.”


칼슨은 두 손 들었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급조한 작전이지만 CIA는 본래 임기응변의 달인이었다.


“프랑스에 통보해.”

“...바게트놈들이 우릴 갈아 마시려고 들 거야.”


지오의 경호팀을 이용하려다 퇴짜를 맞았으니 백업이 필요해졌다. 분노한 프렌치의 개소릴 들어야겠지만 작전이 실패하는 것보단 낫다. 바쁘게 움직인 칼슨이 어떻게든 프랑스의 협조를 끌어낸 순간 로드맨팀도 호텔로 진입했다.

그런데 웬걸? 워터스톤이 있어야 할 호텔 스위트룸은 텅 비었다. 호텔의 협조를 받아 CCTV를 확인했지만 목표가 움직인 영상은 기록되지 않았다.


“젠장! 완전 물 먹었네! 이미 튀었어!”


이래서 사전작업을 위한 감시팀과 정찰대가 필요했다. 일라이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작전국으로 향했다.


“일라이자?”

“유럽 CI 전부 가동해줘.”

“왜?”


CIA 작전국 부국장 앤드류 캠벨은 일라이자가 내려놓은 파일철을 들췄다.


“데이비드 워터스톤...”

“닉이 싼 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앤드류. 농담이 아니라 너랑 나랑 손잡고 국장이랑 청문회에 불려갈지도 몰라.”

“...”

“더 늦기 전에 끝내야 해.”


앤드류 캠벨은 두통이 오는지 엄지로 관자놀이를 누르다 인터폰을 들었다.


“나야. 해리. 오퍼레이션 스틱스, 시작해.”

******




“수고했어. 엘렌.”


지오는 드뷔시 저택 입구에서 콘보이를 마중했다.

본관은 여전히 오브라이언의 손님들과 소식을 접하고 대피한 지인으로 넘쳤다. 별관 응접실에 모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일행은 케이트의 등장에 호들갑을 떨었다.

먼저 도착한 제니퍼는 링거를 맞고 잠든 상태다.


“케이트!”

“에이프릴!”


강봄이 놀라 달려왔다. 이제야 안심하는 표정이다. 여자애들이 얼싸안고 해후를 나누는 동안 헬리콥터로 날아온 드뷔시와 만났다.


“계엄령이 떨어졌을 텐데... 용케 헬기를 띄웠네?”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지.”


비상사태를 선언한 파리 상공은 당연히 엄격히 통제 중이었다. 프랑스에서 드뷔시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시랄까?


“공작은 뭐랍니까?”

“난처해졌어.”


그럴 거다. 명분이야 어쨌든 이번 테러의 원인제공을 한 셈이니까. 프랑스 정부에서 원인분석에 들어가면 반돌프 공작의 입장은 난감해질 것이다.

그러니까 국제분쟁에는 함부로 끼어드는 게 아니다.

어둠의 중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반돌프와 발두르 산업은 프랑스에 많이 양보해야 할 것이다. 물론 드뷔시도 일말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었다.


-진실은 다르지만...

-CIA에서 오퍼레이션 스틱스를 발동했습니다.


오퍼레이션 스틱스는 CIA의 변절자 암살프로그램이다. 대단하신 미국중앙정보국에도 배신자는 꾸준히 생겼다. 왜냐면 빛과 어둠이 부딪치는 모순을 견디지 못한 요원은 흑화?할 확률이 높았다.


-닉 홀츠 42세, 중동 섹션 책임요원입니다.

-왜 흑화한 거야?

-아들이 살해당했습니다.


닉 홀츠의 아들 데미안 홀츠는 아버지가 중동에서 작전 중일 때 캔자스의 어느 이름 모를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남편과 이혼한 아내는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왔습니다.

-부친이랑 사이가 나빴나?

-부자 사이는 괜찮았습니다. 어쩌면 가끔 만나니 더 애틋한 감정이 드는지도 모르죠. 어쨌든 데미안 홀츠를 살해한 피의자로 기소된 이는 학교 동급생이었습니다. 브랜든 루크, 문제는 피의자의 집구석이 그 지역에서 힘 좀 쓰는 곳이었죠.

-유전무죄?

-더구나 형사미성년잡니다.


브랜든 루크는 여느 졸부의 흔해 빠진 망나니 자식이다. 가정교육을 인터넷으로 받은 그야말로 희대의 개쓰레기였다. 하지만, 형사미성년자란 마법의 단어는 미국에서도 잘 통했다.

졸지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

하지만, 정의는 아들을 위해 관철되지 못했다.


-닉 홀츠는 사법제도에 호소하기보단 값비싼 용병을 고용했습니다.

-CIA 요원이 킬러를 고용했다고?


용병과 킬러는 한 끗 차이다.


-브랜든 루크는 무죄로 풀려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행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로 결론 났지만 사고가 아니다. 이건 싸패AI가 아주 잘하는 작업이다.


-닉 홀츠는 미합중국이란 시스템에 환멸을 느꼈나봅니다.

-변절했군.

-이왕 변절할 거면 크게 한탕 하자는 속셈이었죠. 데이비드 워터스톤이 닉 홀츠의 레이더에 걸린 건 우연입니다.

-모사드는 왜 엮인 건데?

-이스라엘뿐만이 아닙니다. 어떤 신기술에 대한 소문이 암시장에 떠돌면 온갖 잡상인이 꼬이게 마련이죠.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도 심지어는 북한도 관심이 있습니다.


닉 홀츠는 CIA 요원의 직권으로 데이비드 워터스톤을 프랑스로 보내는 것에 성공했다. 호텔을 급습한 CIA 전술팀이 허탕을 친 것도 닉 홀츠의 공작이다.


-데이비드 워터스톤과 닉 홀츠는 현재 그리스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파리에서 기차를 타면 유럽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리스에서 배를 타고 이집트로 넘어갈 계획입니다.

-중동 쪽 책임요원이라 했으니...

-작정하고 숨으면 찾기 어려울 겁니다.


지오와 G의 대화는 찰나에 불과했다.

드뷔시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뗐다.


“그건 그렇고...”

“날 끌고 들어갈 생각은 마십시오. 쟝. 정보 출처는 밝힐 수 없습니다.”

“음.”

“우리 같은 사람에게 평판은 목숨만큼 소중하죠. 신뢰를 잃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다. 신뢰? 평판? 그딴 건 1도 필요 없지만 귀찮음을 예방하려면 입을 잘 털어야 했다.


-귀찮음이 싫었으면 애초에 인연을 맺지 말았어야죠. J.

-시끄러!


그걸 누가 모르나. 그래. 이건 선택적 귀차니즘이다.


-...내로남불

-인생이 원래 다 그래.


팔은 안으로 굽는다. 자기합리화의 극치. 하지만, 인간은 본래 자기중심적이다.

다음 날 집계된 사망자는 300명이 넘었다.

파리 전역에서 시작된 무차별 난사에 9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세계는 경악했다. SNS엔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글이 넘쳤다. 테러리스트를 비난하거나 추앙하는 말, 종교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말, 설왕설래하는 많은 말이 있었다.

지오 일행이 프랑스를 떠난 건 나흘 뒤였다.


-아! 떠나기 전에 그 씨방새들은 조지고 가야지.

-이민국에 신고해 다 추방했습니다.

-Good!


제니퍼를 팬 개새끼들에게 총알구멍을 내줄까 싶었지만 그보단 본국 송환이 더 지옥 같을 것이다.

아디오스! 유럽! 다시 보지 말자.

테러 후폭풍으로 뒤숭숭한 유럽을 떠난 일행의 목적지는 북미가 아니라 한반도였다. 장미소는 북적이는 자택에 싱글벙글했다. 그런데 싱글벙글한 장모님과 달리 오랜만의 출근지옥을 뚫고 지오가 마주한 건 개판 5분 전이었다.


“설명해보세요.”

“럽아입니다.”


지오가 홍준영에게 맡긴 업무는 간단했다.

‘주인공과 히로인 후보를 주시할 것.’

물론 그녀들이 주인공놈과 짝짜꿍할 히로인 후보라고 알려주진 않았다. 그냥 감시리스트에 은근슬쩍 올려놨을 뿐. 그런데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아이자와 유이.’


일본인이 왜 한국에서 튀어나오는 건데!


“러, 럽? 뭐요?”

“럽아입니다. 이사님.”


그래. 일본은 옆 나라니까 아이자와 유이의 등장도 뭐 그렇다고 치자.


‘흑진주 케샤 이몰린.’


아프리카는 지구 반대편이잖아!

TV 화면을 보는 지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절대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주인공놈이 부러워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

뭐지? 설마 히로인 후보였던 한채원의 러브라인을 NT... 해버린 부작용인가?


“그러니까 우리 본부장님이 럽 뭐시기에 출연했다고요?”

“럽아, 러브러브 아일랜듭니다.”

“아니, 러브고 나발이고!”


재벌새끼가 소개팅 프로그램은 왜 나가냐고!

이 미친 주인공놈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오 디 오리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6 지오 디 오리진 -86화-(완) +29 23.04.25 3,727 195 17쪽
85 지오 디 오리진 -85화- +18 23.04.24 2,937 144 30쪽
84 지오 디 오리진 -84화- +17 23.04.18 3,048 161 38쪽
83 지오 디 오리진 -83화- +44 23.04.15 3,638 189 44쪽
82 지오 디 오리진 -82화- +63 22.08.22 5,583 216 37쪽
81 지오 디 오리진 -81화- +28 22.08.16 4,280 249 32쪽
80 지오 디 오리진 -80화- +19 22.08.09 4,443 210 34쪽
79 지오 디 오리진 -79화- +21 22.08.01 4,774 231 35쪽
78 지오 디 오리진 -78화- +27 22.07.25 4,696 231 31쪽
77 지오 디 오리진 -77화- +22 22.07.19 5,226 211 51쪽
76 지오 디 오리진 -76화- +27 22.07.12 5,020 237 32쪽
75 지오 디 오리진 -75화- +23 22.07.04 4,437 194 19쪽
74 지오 디 오리진 -74화- +13 22.06.28 4,389 190 16쪽
73 지오 디 오리진 -73화- +16 22.06.27 4,317 198 23쪽
72 지오 디 오리진 -72화- +20 22.06.23 4,535 227 27쪽
71 지오 디 오리진 -71화- +13 22.06.21 4,401 185 20쪽
70 지오 디 오리진 -70화- +22 22.06.16 4,471 202 14쪽
69 지오 디 오리진 -69화- +16 22.06.14 4,504 174 25쪽
68 지오 디 오리진 -68화- +19 22.06.11 4,597 186 18쪽
67 지오 디 오리진 -67화- +12 22.06.10 4,522 187 21쪽
66 지오 디 오리진 -66화- +13 22.06.09 4,375 195 11쪽
65 지오 디 오리진 -65화- +10 22.06.08 4,723 198 31쪽
64 지오 디 오리진 -64화- +13 22.06.07 4,697 183 29쪽
63 지오 디 오리진 -63화- +12 22.06.06 4,687 189 18쪽
62 지오 디 오리진 -62화- +15 22.06.05 4,757 198 24쪽
61 지오 디 오리진 -61화- +23 22.06.04 4,685 205 23쪽
60 지오 디 오리진 -60화- +17 22.06.03 4,731 196 27쪽
» 지오 디 오리진 -59화- +18 22.06.02 4,442 207 12쪽
58 지오 디 오리진 -58화- +23 22.06.01 4,436 184 15쪽
57 지오 디 오리진 -57화- +25 22.05.31 4,702 189 2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