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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망가! 그리고 고양이!

지오 디 오리진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강철신검
작품등록일 :
2020.12.18 21:47
최근연재일 :
2023.04.25 21:13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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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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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8
글자수 :
83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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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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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지오 디 오리진 -72화-

DUMMY

조직폭력배는 사회에 하등 쓸모없는 쓰레기다.

생산성 제로, 갈취와 협박이 일상인 양아치놈들은 재활용도 어렵다. 필요악? 좆같은 논리다. 남에게 해만 끼치는 기생충이 어떻게 필요악인가. 조폭을 필요로 하는 놈도 똑같은 쓰레기. 그러니까 G는 쓰레기다. ㅎ.


-ㅎ.

-?

-한글 ㅎ는 영문 G와 같지.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라 하지 않았나요? J.

-...최치수의 마지막은 어땠어?

-비참했습니다.


최치수는 아들에게 죽었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의 현장은 비정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더 비참한 건 아내조차 남편을 버렸다는 사실이다.


-알아버렸군.

-네.


부와 권력을 거머쥔 남자들이 하나같이 주체 못 하는 것이 바로 좆대가리였고 최치수도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범오가 김정기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이유도 최치수의 아랫도리 사정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어떻게 잘 묻은 것 같던데 결국은 걸렸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는 분노했다.


-니가 부추긴 거야?

-최치수의 조직을 움직이는데 꼭 최치수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곧 죽을 늙은이보다 젊은이를 통제하는 게 쉽습니다.


합리적이지만 왜 당하는지도 모르는 상대에겐 끔찍했다.


-뭘 하려고?

-알지 않습니까.

-흠.


주인공의 뒷구멍을 핥다 보니 지오도 어느새 아주 조금쯤은 부와 권력을 갖게 됐다. 그리고 돈이 있는 곳에는 항상 트러블이 발생한다.

한유현이 당한 일도 모르고 지나가면 상관없지만 해결할 마음을 먹는 순간 복잡해진다. 한희주나 이명준은 어떤가? 인연이 많아질수록 사건은 끊임없이 지오를 찾아올 것이다.


-세상이 법대로만 돌아갈 리 없다는 걸 당신도 잘 알지 않습니까.

-난 핑계고 갖고 놀기 편한 장난감이 필요한 거겠지.

-맨파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온갖 술수와 기만, 거짓으로 가득한 공작이 G의 특기.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서.

인간을 공부한 G는 인간사회의 밝음보다 어둠에 더 집중했다. 비밀을 겹겹이 쌓아 올려 나를 보호하고자 했다. 보호받아야 할 어린애가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든든하기도 했다.


-엄마나 아빠로 불러줄까? G.

-...

-허니?

-닥쳐!


반말쯤은 대범하게 넘어가자.

난 관대하니까.

밉살맞은 영감이지만 최치수는 그래도 말이 통하는 늙은이였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헤으응!

부산에 도착했다. 환상은 이전의 방문으로 깨졌다. GTA 붓산은 없었다. 하긴 나쁘지 않은 치안이 자랑인 한국이니 도심에서 은행강도와 총질하거나 연쇄살인범이 활개 치는 등 돌발 이벤트가 일어날 확률은 극히 낮다.

역을 나와 택시를 탔다.

이번 부산행은 수행원을 물린 채 움직이는 중이다. 말이 비서지 그냥 감시자다. 그렇다고 미행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어디야?

-국정원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따라다닌 거 같은데... 다가오진 않네?

-전엔 주인공 때문이고 이젠 어엿한 양키니까요. 포섭은 물 건너갔다고 판단했겠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주인공의 진짜 힘을 엿봤으니 청와대가 정보국을 들볶고 있을 겁니다.

-지금 대통령이...

-김규현입니다.


한중겸은 결국 청와대에 입성하지 못했다.

딸을 지키려고 많은 적을 만들었으니 다음 대선을 기대하는 것도 힘들다. 한중겸을 지원해야 할 주인공과 딸의 인연은 아예 없던 일이 돼버렸으니 미래는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그러고 보니 부회장은?

-너무 관심 없는 거 아닙니까?

-봐줘라. 애 키우는 게 장난이 아니다. 너.


기저귀 갈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육아에 하등 쓸모없는 윗것들이 치고받고 싸우든 말든 알게 뭔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조금도 관심 없다. 알고 싶은 건 결과뿐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금융그룹 부회장에서 물러났습니다.

-순순히?

-중국 쪽에서 자금과 힘을 끌어오려다 걸렸죠. 원로와 이사회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인 오장군을 팽했습니다.

-좆됐네.


오장군뿐만 아니라 그 아들놈들도 좆됐다. 오천명 명예회장이 영면했으니 주인공의 발걸음은 더욱더 거침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일은 적당히 끝내고 빨리 도망쳐야겠다.


-도착했습니다.


멀티플렉스 입구에서 익숙한 얼굴과 만났다.


“누나?”

“응?”


지오를 보고 깜짝 놀랐던 안현진은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부산은 어쩐 일이야?”

“오라고 전화하드만.”

“소희가?”

“어.”


둘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

PnC 대표라는 거물의 등장에 제작사와 대행사의 마케팅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지오는 귀찮은 사람들은 안현진에게 맡기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안기방패?는 매우 훌륭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무대인사가 한창이다. 워낙 화려한 출연진이다 보니 팬덤의 화력도 장난 아니었는데 행사 정보를 미리 안 팬들의 예매전쟁은 당연했고 심지어는 암표가 나돌았다.

사회자의 유려한 진행으로 행사장은 웃음꽃이 만발했다.

윤소희와 한초롱이 보인다.

어, 한초롱도 있었네? 그녀는 내 아내의 친구였다. 이은미나 김주희 같은 중·고딩동창은 아니고 비즈니스로 시작해 친해진 경우다.

뭐라고 했더라? 섹시 카리스마?

끼리끼리 모인다고 한초롱 몸매도 장난 없었다. ㅓㅜㅑ! 저걸 한복으로 둘둘 싸맸다니 비단낭비다. 나는 겨울보다 여름이 좋다. 무조건 여름이 최고다.

무대인사가 끝나고 배우들이 퇴장하자 그도 따라 움직였다. 스태프 출입증을 목에 거니 막는 이는 없었다. 전화할까 했지만 윤소희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여.”

“왔어?”

“초롱 누님도 오랜만입니다.”

“어서 와. 제부.”


한초롱은 손 흔들며 지오를 반겼다.


“인사만 드리고 옮길 거야. 잠깐 기다려.”

“인사? 누구?”

“선배님들.”

“겸손한 모습 보기 좋아.”


동생바보에 가끔 정신 빠진 짓을 해서 오해하지만 윤소희의 인성은 멀쩡했다. 아니, 톱스타치고는 예의 발랐다.


“현진 누나도 왔더라.”

“밖에 있어?”

“어. 관계자랑 미팅 중.”

“아아, 가기 싫어.”

“어디서 앙탈이야. 되바라진 년이라고 욕먹고 싶어? 얼른 일어나. 갔다 올게.”

“예스 맴.”


윤소희가 가기 싫어 반항하는 한초롱을 끌고 대기실을 나서자 짐 정리하는 윤소희팀 막내들만 남았다. 지오는 소파에 앉아 탁자에 널브러진 잡지를 들췄다.

영화관이니 영화 관련 잡지만 한가득.

표지모델은 대부분 대고려 주연이거나 감독이다. 가끔 특집기사로 할리우드를 다루며 윤소희를 전면에 내세운 잡지도 있었다.


-특급감시대상 윤소희에게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121건의 협박성 메시지와 889건의 스토킹 게시물을 제외하면 실제 범죄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동행자 한초롱에겐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도용된 인감으로 말미암은 계약 문젭니다.

-도용된 거면 무효잖아?

-클라이언트는 이미 계약금을 지급했으니 소송으로 번지면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이 갑니다.


한초롱도 톱스타로 오랫동안 활동했으니 돈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더구나 매니저 문제면 회사 책임이니 배우 본인이 위약금을 물 이유도 없었다.


-회사는?

-인감 절도에 연루된 매니저를 고발했고 민사는 따로 준비 중입니다.

-그것 때문에 날 불렀나?

-99.9%


뛰어난 변호사를 소개해달라는 걸까.


-해결책은?

-한초롱 입장으론 없었던 일로 무마하는 게 최선이지만 대행사는 이미 거액의 계약금을 선지급했고 태국에서 진행될 행사 역시 취소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뭣보다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누린 한초롱의 평판에 나쁩니다.


한국인은 동남아시아를 한국보다 낙후됐다고 인식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잘난 양놈들에겐 둘 다 똑같은 아시안일 뿐.


-자기들을 무시했다고 기분 나빠하겠지.


클라이언트 입장으론 사기꾼과 한초롱은 똑같은 한국인이었다.


-그래도 한초롱 클라스가 있지. 그깟 위약금 따위는 본인이 내고 말 불같은 성격이잖아?

-한초롱의 현재 자산 상태는... 주의등급입니다.

-엥?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에 7할 이상 묶였습니다. 그리고 현금자산을 굴리던 가족이 사기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는 중입니다. 억대 사기를 당했습니다.

-가족이 웬수야. 가족이 웬수.


누가 돈 좀 벌었다고 소문이 나면 사돈의 팔촌이 몰려와 좋은 투자처를 소개하지 못해 안달했다.


‘좋은 거 있으면 니들이나 해. 니들이나.’


섹시 카리스마 여전사도 가족한테는 무른가보다. 나야 뭐... 내 돈이 아니니까 아까운 줄 몰랐지만 카메라 앞에서 피땀 눈물 흘리며 힘겹게 벌었는데 그걸 일가친척놈들이 홀랑 까먹으면 속에서 천불이 날 것이다.

이건 예수님 부처님도 못 참는다.


‘요걸 어떻게 거절해야 잘 거절했다고 칭찬받을까.’


아내의 절친이지만 딱히 친분이 돈독한 건 아니다.

오가다 얼굴을 아는 정도? 이은미와는 다르다. 그녀와 나는 한초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친분의 역사가 있었다.


-삐!

-?

-폭력이 동반된 사고 발생확률 99.9%! 카운트!


머여! 돌발 이벤트여?

******




“니가 옆에서 잘 좀 찔러봐.”

“그냥 부탁하면 되잖아?”

“...어려워.”

“어렵다고?”

“넌... 제부가 뭐 하는 사람인 줄 알아?”

“성조 임원이잖아. 그리고 선아 언니 남편? 선오 아빠?”

“하.”


한초롱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생각이 없는 거야?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야?”

“?”

“...모르는구나. 이게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네.”


배우 선배들 대기실 앞에 이르자 한초롱은 작게 속삭였다.


“이따 얘기하자.”


한초롱은 미소를 머금으며 대기실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송준 선배님! 어머! 여기 다 계셨네!”


가기 싫다고 얼굴 찌푸릴 땐 언제고 손바닥을 살살 비비는 언니를 보며 윤소희는 속으로 혀를 찼다.


‘구미호여! 구미호!’


저 치마를 벗기면 감춘 꼬리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소희야! 뭐해? 인사해야지.”

“어이구! 우리 흘리웃 스타가 오셨구먼!”

“흘리웃이 뭐야? 싸구려처럼. 할리우드. 할리웃.”

“지랄 똥 싸고 있네.”


나이 지긋한 배우들의 격의 없는 농담에 소희는 배시시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우리 소희는 인사성도 밝아. 착해. 아까도 인사하고 끝났다고 인사하고 누구랑은 달라. 아주 달라.”

“누구요? 누가 우리 선배님 심기를 건드렸을까?”


선배의 비꼬는 듯한 뉘앙스를 한초롱은 얼른 받아먹었다.


“거 있잖아. 반짝 뜬 애.”

“반짝 뜬 애요?”

“예진 아씨.”

“아, 고예진이요?”

“기자놈들이 갤 예진 아씨! 예진 아씨! 하고 엄청 빨드만.”


대고려가 스타로 만든 신인은 꽤 많지만 그중에서도 고예진은 특출났다. 왜냐면 고예진의 삼촌이 그 유명한 스튜디오 화랑의 대표 박기영이니까. 한때는 강솔미디어, 스튜디오 일연과 함께 3대 제작사로 불렸지만 강승언의 헛발질로 강솔미디어가 몰락하고 경일그룹에서 나와 홀로 선 스튜디오 일연이 흔들리자 단연 톱으로 올라섰다.


“걔 화랑 박 대표 조카래.”

“루머가... 있죠.”

“루머는 무슨! 저번에 보니 박 대표랑 대놓고 만나더구먼.”

“영화가 잘됐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감독 속 좀 썩었겠어.”

“정 감독이 걔가 박 대표 조카란 걸 몰랐을 거 같아? 다 알면서 뽑은 거야. 이제야 하는 얘기지만 한성 시네마도 감독한테 뭐라고 한 거 같더라고.”

“한성이요? 아, 박 사장이랑 박 대표랑 친척이죠?”

“맞아.”


한성 시네마 박광철, 스튜디오 화랑 박기영은 사촌지간이다. 두 회사의 모태가 되는 기업이 바로 한성그룹이다. 재벌로 불리기엔 작지만 순위를 매기면 대한민국 재계 서열 100위에서 왔다 갔다 했다.

장미소 여사의 하나신투 혹은 하나투신을 굳이 순위를 매기면 대략 180위쯤 된다.


“어린 게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웠는지 촬영 막바지쯤엔 자기 분량 늘려달라고 감독한테 떼쓰더라. 야.”

“정말요?”

“그렇다니까. 너랑 소희 빠지니까 귀신같이 태도를 바꾸더라고. 니들 무서운 건 아나 봐.”


윤소희와 한초롱의 이력은 대한민국 여배우 역사를 다시 쓸 만큼 화려하고 찬란했다. 특히 10년 전 칸을 정복했던 한초롱은 건방진 신인에겐 가차 없기로 유명한 똥군기반장이고 인성 그른 연놈에게 가차 없는 건 강선아도 똑같다.


“하루는 아예 지 입맛대로 대사를 고치더라니까? 이 선배랑 상의도 없이 장면을 바꿔버리더라고. 안 그래요? 형님.”

“됐어. 어린애가 의욕이 넘쳤나보지.”

“하! 진짜 화도 안 나요? 그 개무시를 당했는데?”

“너나 나나 언제 갈지 모르는데 조용히 살다가 가자. 우리도 이제 안 젊어. 이 친구야.”

“면목동 불주먹이 다 죽었네. 죽었어. 우리 형님.”

“불주먹은 무슨 물주먹이지. 초롱아. 너도 신경 쓰지 마. 앞으로 오래 부대껴야 할 텐데 박 사장이나 박 대표랑 틀어져서 좋을 거 하나 없어.”


신인에겐 애드리브가 허용되지 않는다. 아니, 하더라도 최소한 상대역에게 애드리브를 할 거라는 신호를 주거나 상의하는 것이 예의였다. 중견도 아니고 원로배우와 연기하면서 애드리브 한다? 현장에서 죽빵을 맞아도 변명할 말이 없다.


“미친년이네. 이거.”

“초롱아. 그냥 넘겨.”

“아니요. 선배님. 예의 없는 것들에겐 예의를 가르쳐야죠.”

“야야! 쟤 말려라! 실장아! 쟤 잡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가는 한초롱의 돌발행동에 원로배우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리고 순식간에 건너편 대기실이 소란스러워졌고 강렬한 짝! 소리가 울렸다.

Oh my god!

한초롱과의 친분은 관계없이 순간 모두 그녀의 앞날을 걱정했다.


“시발년이 어디서 눈을 치켜뜨고 선배를 노려봐?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연장자를 대우할 줄 몰라. 야! 넌 할아버지뻘한테 갑질하라고 배웠냐?”


귀싸대기를 맞은 고예진은 마치 을룡타를 처맞고 엎드린 누구처럼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핏덩이도 안 되는 년이 선배 알길 개똥으로 알아? 너 어디 가서 배우라고 지껄이지 마. 격 떨어지니까. 어디서 까고 지랄이야! 기레기놈들이 물고 빤다고 니가 스타 된 줄 알아?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정신 빠진 년아!”

“초롱아! 그만해!”

“뭘 그만해? 퉤!”


한초롱은 침까지 뱉었다.

와우! 한쪽에서 그걸 지켜보던 지오는 손뼉을 치려다 급히 거뒀다. 손뼉 쳤다간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폭력이라길래 우리 쪽이 맞는 건지 알았더니 반대였다.

초롱좌!

존나 화끈한 누나다.


“한초롱이... 너 미쳤어?”


풍채 좋은 남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초롱을 손가락질했다.


“박 대표님 집구석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애가 싸가지가 없어도 너무 없잖아.”

“야! 한초롱이! 너 죽고 싶어 환장했어?”


스튜디오 화랑의 대표 박기영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심력을 소모했다. 미래의 톱스타가 될 제 조카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왜 이렇게 됐지? 갑자기 쳐들어온 괴한의 귀싸대기에 조카가 비명 지르며 널브러질 때까지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는 게 더 화가 났다.

박기영은 한초롱과 악연이 있다.

남자와 여자의 악연.

돈 있는 남자는 비밀스러운 만남을 요구했으나 예쁜 여자는 단호히 거부했다. 한초롱의 대고려 출연을 방해했지만 고분고분 따르던 감독도 그것만큼은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부렸다.


“뭐해! 저년 끌어내!”


박기영의 삿대질에 비서인지 깡패인지 모를 덩치들이 한초롱에게 다가갔지만 그녀는 어디 붙어보자는 듯 파이팅 자세를 취했다.

섹시 카리스마 여전사!

여전사란 칭호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한낱 액션 연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한초롱은 오랫동안 여러 무술을 배웠다.

짝짝짝-

일촉즉발의 상황에 울린 박수에 덩치와 맞대결을 눈앞에 둔 한초롱도, 유명 여배우를 제압하려던 덩치들도 모두 움직임을 멈췄다.

둘 사이를 파고드는 한 인형이 있었다.


“브라보! 브라보! 언빌리버블! 판타스틱! 지니어스!”


지오는 벙찐 일행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현실감이 없었다.


“연기가 어땠습니까? 정말 실감 나지 않았나요? 열연을 펼친 한초롱 배우와 고예진 배우 그리고 우리 스튜디오 화랑 대표님을 위해 뜨거운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

사람들은 뭐에 홀린 손뼉을 쳤다. 연기라고? 연기겠지.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깜짝 이벤튼가요? 연기 좋았어요. 박 대표. 드디어 배우로 출사하는 겁니까? 하하.”

“하하. 아닙니다.”

“난 진짠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와!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제작자가 만드는 거야. 차기작도 기대할게요.”

“하하. 감사합니다.”


거물 투자자 하나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박기영은 본능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얼떨떨하기는 그도 마찬가지지만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쓴 듯 이성이 돌아왔다.

맞다. 여기는 보는 눈이 너무 많다.

여배우와 난투를 벌였다간 내일 뉴스 사회면에 나올지도 모른다. 응징을 해도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 하는 것이 현명했다. 너무 화가 나서 뒤집힌 눈알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예진아. 아주 훌륭했다.”

“네, 네. 삼촌. 아니, 대표님.”


얼얼한 뺨을 잡고 일어난 고예진은 삼촌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연기다. 아니, 꼭 연기여야만 했다.


“우리 한초롱 배우도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지오의 등장에 한초롱은 눈치껏 협력했다.


“우리 스튜디오 화랑의 차기작도 이런 명배우들과 함께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대고려에 버금가는 혹은 뛰어넘는 명작이 또다시 세상에 등장할 테니까요.”

“오오!”


박기영이 사탕발림으로 투자자들을 구워삶아 밖으로 내보낸 순간 은은한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지오를 노려봤다.


“넌 누구지?”

“반말은 하지 마시고.”

“뭐?”

“좋게 끝내려니까 정신을 못 차리네.”


전투가속!


-엑셀러레이터!


훅훅!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퍽퍽!

덩치 일곱이 나동그라지는데 서너 호흡도 길었다.

때마침 윤소희의 경호팀이 들어와 출입구를 봉쇄했다.


“내가 누구냐고?”


너무 놀란 박기영은 뒷걸음치다 벽에 등이 닿았다. 그는 생일에 아내가 선물한 명품 명함지갑을 자랑하듯 꺼냈다.

에르메스!

나 이런 사람이야!

휙! 명함을 꺼내 던지자 나풀나풀 날아가 박기영 발치에 떨어졌다.

성조 기획조정본부 오지오

이름을 확인한 박기영은 흠칫했다.


“아무리 성조라도 이건 너무한 처사 아니오!”

“그래서 경찰에 신고라도 하게?”

“못할 것도 없지!”

“맞을 짓을 했더만.”

“무슨!”


반발하려는 박기영을 무시한 채 고예진을 바라봤다.


“아가씨. 삼촌이 언제까지 지켜줄 거라고 믿어?”

“...”

“순진한 척하지 말고. 감독이랑 잤지?”


!!!

이게 만화였다면 사람들 머리 위에 엄청난 숫자의 느낌표가 떴을 것이다.


“뭐 자기 몸뚱이 자기가 굴리는 거니까 알 바는 아니고. 근데 세상이 알면 아가씨는 삶이 아주 재미없어질 거야.”

“증거 없이 모함하지 마시오!”

“증거? 하하.”


박기영의 외침에 지오는 폰을 꺼내 뭔가 하는 척했다.


“메일 확인해봐.”

“...”


상대방의 진지함에 쫀 박기영은 폰을 꺼내 부랴부랴 메일을 확인하곤 얼굴을 쓸어내렸다.


“정해운... 이 개새끼가!”

“삼촌 난.”

“닥쳐!”


조카의 뺨이 붓지 않았다면 박기영은 귀싸대기를 한껏 올려붙였을지도 모르겠다. 가족이 웬수다. 웬수.


“좋아. 신고하지 않겠어. 원본을 줘.”

“나중에 말 바꾸면 곤란해. 박 대표.”

“공증이라도 받을까?”

“좋은 생각인데?”


지오의 손짓에 윤소희 경호원 한 명이 다가왔다.


“성북동 부속실에 연락해서 변호사 보내라고 해.”

“알겠습니다. 고문님.”


그는 베스타 글로벌의 특별고문이기도 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G에게 상황을 시뮬레이션시켰다.


-박기영은 보복할 겁니다.

-...

-그는 에고가 매우 강한 예술가이자 타고난 승부삽니다. 이런 유형의 인간은 무모하고 저돌적이죠.


한초롱만 사고 쳤으면 지오는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윤소희가 관련된 이상 이 추문은 밖으로 퍼져선 안 된다.


-죽일까?

-오늘 노출된 만남은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단시간에 해결해야 한다면 인간한계를 넘는 압도적 폭력으로 제압하십시오. 그러므로 전투보조 및 신체제어프로그램 활성화를 제안합니다. 승인하시겠습니까?

-승인.

-플러그 앤 플레이 레디!

-다이브.

-다이브!


인비저블비전이 가동하자 지오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탁자에 올린 채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


“억울해? 박 대표.”

“...”

“세상 돌아가는 게 다 그래.”

“오 회장님은 공명정대한 분이라고 들었는데... 그 아랫사람은 아니군.”

“구름 위에 사는 분들은 원래 밑바닥과 진창엔 관심 없거든. 그리고 당신은 억울할 자격이 없어. 박 대표. 당신이야말로 소시민의 등골을 빨아먹은 악당이잖아. 아니라고 하지 마. 난 당신 생각보다 당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까.”

“...”

“불손한 눈빛인데? 아주 거슬리는 눈깔이야.”


한초롱이 박기영을 극혐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다. 이 작자는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타인을 내려보는, 자기는 남과는 다른 우월한 인종임을 진심으로 믿는 부류다.


“박 대표 당신 같은 관상이 통수를 잘 치지. 반골의 상.”

“...”

“내 얘기를 하나 해줄게.”


지오는 명함지갑을 다시 꺼냈다. 첫 번째 명함은 방금 꺼냈던 성조 기획조정본부 명함이니 넘어가자. 두 번째 명함은 그룹 부속실 즉 성북동을 따르는 내명부 비슷한 곳이다.


“세상에는 많은 미스터리가 있어. 현실이 영화보다 더한 판타스틱한 신비로 가득하거든. 예를 들면 아틀란티스 대륙? 아틀란티스 대륙은 실존할까?”


박기영은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나도 내가 내뱉은 개소리를 이해 못 하겠으니까. 뭐지? 허허실실 전략인가.

G는 인간행동을 연구해 다양한 협박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건 박기영의 성향을 분석하고 맞춘 협박모드다.


“빅풋? 뱀파이어? 웨어울프? 그런 것이 과연 있을까?”


신비가 없는 세상으로 세팅했지만 그건 모를 일이다.


“나에 대한 소문을 들어봤을 거야. 박 대표.”


유명인이라고 포장하고 싶진 않지만 지오가 한국에 있을 때 나름 악명에 가까운 명성을 하나씩 쌓아갔다.


“물론 남의 회사에 쳐들어가서 대표 멱살을 잡은 적은 없어. 깡패새끼도 아니고 내가 대낮에 그러는 사람은 아니야. 그렇다고 전부 부정할 순 없지만 꽤 많은 소문이 왜곡되고 날조됐지. 사실 남이 알아봐야 좋을 게 하나 없는 일이거든.”


지오는 두 번째 명함을 꺼냈다.


“하지만, 박 대표에겐 조금 알려줄게. 당신은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통수를 칠지 말지 고민할 테니까.”


핑!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손을 떠난 명함이 총알처럼 날아가 벽에 박혔다.

주륵-

볼이 따끔한 박기영은 벽에 박힌 명함을 곁눈질하곤 얼어붙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핏방울이 턱에 맺히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뭐, 뭐야?’


명함이 날아와 벽에 박혔다? 뭐지? 특수효과인가.


“내 일은 매뉴얼 같은 건 없어. 왜냐면 핵심은 간단하거든.”


세 번째 명함은 베스타 글로벌VG의 특별고문이었다.

한국인이었을 때 예비군 훈련을 빼준 아주 고마운 명함.


“문제를 해결하는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뭔 줄 알아?”


핑! 튕겨진 명함은 이번엔 귓불의 스치고 벽에 박혔다.

종이가 벽에 박혔다! 종이가 벽에 박혔다니까? 한초롱이 고예진의 귀싸대기를 날린 것도 이해불가지만 이건 상식을 벗어난 현상이다.

무슨 티타늄 명함이면 말도 안 한다. 종이다! 종이!


“협상 상대가 없어지는 거야. 상대가 없으면 협상할 이유도 없지.”


네 번째 명함을 꺼내다 아차차! 했다.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명함은 내 것이 아니라 드뷔시의 명함이다. 이건 쓰기 아깝지. 다른 명함이자 마지막 명함을 꺼냈다.

내 개인명함이다.

적이든 아군이든 아무나 받을 수 없는 명함이다. 같은 편에겐 보험이지만 적에겐 지울 수 없는 낙인 같은 거다.


“내 좆대로 하고 싶지만 우리는 문명인이잖아. 문명인은 문명인답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번거로워. 법과 제도, 전통과 사회적 관습 등을 존중하지만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결과가 썩 좋진 않아. 인간은 청개구리거든. 하지 말라는 짓은 꼭 하고야 마는... 멍청이?”


핑! 컁! 쇳소리와 함께 옷걸이가 싹둑 잘려 떨어졌다.

탱탱! 바닥을 구르는 동강 난 알루미늄합금이 굴러다녔다.

이상해! 이상하잖아? 이거! 나만 이상해? 박기영의 눈알이 굴러다니며 주변을 훑었다. 여기는 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카 고예진도 있고 덩치들도 있고 한초롱도 있고 윤소희도 있고 그녀의 경호원들도 있다.

그런데 모두 합죽이가 된 듯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세상엔 우린 알 수 없는, 인식하지 못하는 많은 신비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예를 들면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거야. 데이빗 커퍼필드 알지? 아주 유명한 마술사. 공중부양으로 막 그랜드 캐년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맞아. 제일 유명한 마술은 그거야. 그거.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한 거.”


유튜브가 없던 옛날 오직 텔레비전만 있었던 그때만 가능했었던 마법 같은 트릭이다. 지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날린 명함을 하나씩 회수했다.


“나는 확신해. 다른 건 몰라도 사라지게 하는 건 내가 커퍼필드보다 한 수 위야. 아니, 두 수 윈가? 어쨌든 잘하거든.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사라지게 할 수 있어.”


벽에서 명함을 뽑을 때마다 박기영은 움찔거렸다.

때마침 심부름 보낸 경호원이 변호사와 함께 돌아왔다.


“검토 끝냈어?”

“비밀엄수에 대한 특약을 걸었습니다. 이사님.”

“그럼 머릿수대로 돌려.”


여기 있는 모두가 서명해야 한다. 한초롱도 윤소희도 예외는 없다. 지오는 펜과 종이를 쥔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이곳에선 아무 일도 없었어. 만약 내 귀에 뭔가 들린다면 오늘 이 자리에 있던 여러분 중 한 명이 범인이지. 그리고 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 유명한 마술사보다 더 뛰어나고 환상적이지만 관객 하나 없는 은밀한 마술쇼를 벌일 거야. 아, 물론 그냥 입 닥치라고 강요하진 않아. 그건 양아치지.”


특약 위로금을 걸었다.

돈푼깨나 깨지겠지만 어차피 내 돈은 아니다.


“서명.”


누구와 달리 박기영의 서명은 지오가 직접 받았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서명했다. 박기영에게 바짝 다가선 지오는 그의 가슴 포켓에 벽에서 뽑아낸 명함을 한 장씩 눌러 넣어주며 속삭였다.


“난 당신이 통수 쳤으면 좋겠어. 어디 한 번 반골 기질을 발휘해봐. 열받잖아? 짜증 나잖아? 해버려.”


시발! 존나 오그라들어! G, 이 자식! 대체 무슨 영화를 본 거여? 전투보조 및 신체제어프로그램은 끝까지 간지와 가오에 집착했다.

박기영을 향해 손가락 총을 겨누며 윙크.

빵야!


-오우 쉣더뻑!


손발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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