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부족한 글솜씨다 보니 우리 활에 대한 표현이 부족한 것 같아 이렇게 참고글을 남깁니다.
본 소설의 주인공인 라이센이 쓰는 활은 조선활, 즉 국궁(國弓)입니다. 3편의 무기고 앞에서 '나무 막대기가 C자형으로 동그랗게 말린 모양'은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입니다.
활이라고 말하기에는 모양이 많이 이상하지요? 이것은 사실 활의 시위(줄)을 연결하기 전의 모습입니다. 위 사진처럼 시위를 얹기 전의 활을 '부린 활'이라고 부릅니다. C자형은 커녕 거의 원형 혹은 하트모양으로 크게 휘어져 있음을 알 수 있십니다. 처음보는 사람은 저게 활이라고?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유목민들의 활이나 터키의 각궁도 한국의 국궁과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지만, 저만큼 크게 휘어진 것은 조선활이 유일합니다.
여기에 시위(줄)을 연결하면 아래와 같은 모양이 됩니다.
시위를 얹으면 위와 같은 모양으로 변합니다. 보시다시피 처음 사진의 모습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휘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각도가 똑같은 사진을 찾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이렇게 시위를 얹은 활을 '얹은 활'이라고 부릅니다. C자형의 부린활에서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구부러져 거의 3자형태의 모습을 띤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렇게 해도 부러지지 않습니다. 물론 보통의 나무만 가지고는 저렇게 만들 수 없습니다. 물소뿔(혹은 황소뿔), 소심줄, 어교, 대나무, 뽕나무 등 7가지 이상의 주재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저렇게 탄력있는 활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조선활은 크기가 매우 작아 휴대가 간편하지만 그와 달리 막강한 위력을 내는 것은 위와 같은 구조적 특징에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참조해 보세요.
사진의 A가 부린 활의 상태, B가 얹은 활, C가 만작(시위를 끝까지 당김)상태의 활입니다. 물체는 언제나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활을 쏘는 순간 활은 C의 모양에서 B로, B에서 C로 순간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강한 탄성과 위력을 내는 것이죠. 국궁(조선활)이 특히 긴 사정거리와 강력한 위력을 내는 것은 위와 같은 구조적 비밀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목궁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복잡한 제작프로세스를 거쳐 제작해야 합니다.
오늘날 국궁장의 기본 사거리는 145m정도 인데, 각국의 전통의 활들 중 145m의 표적을 온전히 맞출 수 있는 활은 없다고 합니다.
오늘 이 이야기 뿐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국궁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네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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