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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판타지 세계의 사이코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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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작품등록일 :
2015.05.11 13:32
최근연재일 :
2015.06.24 00:0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988
추천수 :
104
글자수 :
169,264

작성
15.05.11 13:44
조회
370
추천
4
글자
11쪽

이건 사기라고!

DUMMY

이건 사기라고!


나는 마을의 정문을 지나, 적당한 장소를 살펴보았다. 사냥의 초반은 아주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내가 이곳에 왔다는 공포를 심어주고, 사냥감들이 희망을 잃게 만들려면 이러한 정성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모두가 죽음에 체념하고, 스스로 죽기를 기다릴때의 그 표정을 볼 수 있다. 하아... 빨리 찾아야 한다.


"저기가 좋겠군."


마을의 중심부, 뾰족하게 지어진 성당의 꼭대기가 눈에 띄었다. 그 위에 사람을 꽂아두면 좋을것 같다. 그렇게 결심하자 몸이 계속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얼른 하고 싶어서 미쳐버릴것 같았다.


"!"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걸 막을 수 없다. 아니, 막을 필요가 왜 있겠나. 성당의 꼭대기에 어울릴만한 여자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참 행운아다. 마을 사람 가운데, 내 나이프에 가장 먼저 썰리는 영광은 쉽게 맛볼수 있는게 아니니까.


꿀꺽


군침을 삼켰다. 그녀를 찌르고 생명을 끊어버렸을때 느껴질 쾌감이 떠오른다. 그것은 호흡을 거칠게 만들어 놓았다. 아아...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을 흘리고 있는건가. 뭐, 괜찮다. 내가 개라면 저 여자는 뼈다귀 이하의 미물이니까. 저 여자는 날 위한 도구일 뿐이니까!


그녀가 내 주변에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끼릭


가슴 주머니에 꽂아 두었던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하아... 하아..."


나이프를 들자 곧 바로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청순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여자였다. 등까지 내려오는 핑크빛 생머리와, 똘망똘망한 눈. 올망졸망한 코와 입. 아아... 내 스타일이다. 저 하얀 원피스 위에 나이프만 꽂으면 완벽할것 같다.


그녀는 날 발견했는지 두 눈이 커다래졌다. 아~ 아름답다. 빨리 그녀를 성당의 꼭대기에 꽂아줘야 한다. 그럼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같이 느낄 수 있을테지. 아, 그러기전에 조금 놀아보고 싶다. 희망을 잃어가는 그녀의 얼굴을 충분히 감상하고, 사지를 잘라낸 뒤에 꽂아 두어도 괜찮을것 같다.


푸욱!


"아아아..."


나이프는 그녀의 뱃속에 깊숙히 파고들었다. 그녀는 작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 좋다. 비명까지는 지르지 않았지만, 내 스타일이니 용서하도록 해야겠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건 나에겐 기쁨이며, 그녀에겐 영광일 것이다. 그녀의 눈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 울어라. 울어라!! 울어라!!! 나에게 우는 얼굴을 보여줘라!


"... ..."

"... ..."


그녀는 멀뚱한 눈으로 날 올려다 보았다. 약간 젖은 눈망울이 뭔가를 말하고 있었지만 난 알 수 없었다. 도대체가 어떤 눈빛으로 날 올려다 보는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경멸? 아니다. 분노? 아닐것이다. 머리가 아파왔다. 감동인가? 그녀는 내게 살해당한다는 것에 감동하고 있는 것인가. 왠지 아닐것 같다.


뭔가가 이상했다. 나이프를 찔러 넣은지 30초가 넘어가고 있었다.


"아... 아파요."

"!"


그녀의 복부에선 피가 흐르지 않고 있었다!


그때였다.


"컥!"


복부가 시렸다. 뱃속을 헤집고 다니는 차가운 물체가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고통이었다. 이쪽 세계에서 내 피부는 강철보다도 단단해서 왠만한 검이나 총탄, 화살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완벽한 피부를 뚫어 놓다니... 피가 와이셔츠에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저기요! 피... 피가! 피가 흘러요!"

"... ..."


여자는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나이프에 찔린건 니쪽이라고 멍청한 여자야! 젠장... 이 핑크색 여자를 제외하면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이 여자... 무슨짓을 한거지...!


까득


이를 갈았다. 화날때마다 나오는 나쁜 습관이었다. 그렇다. 나는 화가난다. 고작 도구따위에게 걱정 받는것도 그렇고, 이 몸의 귀중한 피가 흐르는것도 그랬다. 얼굴의 주름이란 주름은 전부 접힐정도로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벌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피를 흘리지 않았고 나는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


빨리... 빨리. 이 불쾌감에서 벗어나려면 살인을 해야 했다. 평범한 인간을 압도하는 우월감, 내 지배하에 생명을 다룰 수 있다는 안정감. 생명이 끊어질때 느껴지는 강한 자극. 그것들이 내 쾌감이 된다. 내 직관적인 쾌락 시스템에 복잡한 감정 따위는 필요 없다. 불쾌하면 살인을 하면 되는것이다.


그리고 난 지금 엄청 불쾌하다.


"짜증나!"


슉!


나는 나이프를 뽑아들고 그녀의 복부를 향해 다시 한번 내질렀다.


푹!


"아얏! 아파!"


찡그려지는 그녀의 표정. 아직 부족하다. 그걸로는 부족하다. 내 불쾌감을 전부 날리려면 좀 더 자극적인게 필요하다. 머릿속에 나이프로 난도질당해 구멍난 이 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 하아... 성당 위에 꽂아둘 사람은 따로 구해야 겠다.


난 지금 매우 불쾌하니까!


푹! 푹! 푹! 푹! 푹!


빠른 속도로 그녀의 복부를 난도질했다. 죽어! 빨리 죽으라고!


푹! 푹! 푹! 푹!


그녀는 부들부들거리기 시작했다. 하, 드디어 죽는건가! 죽어! 죽어!!!


"아, 아프다고요!"


퍽!


"...아?"


방금, 무엇이 일어난 것일까. 뒷통수가 얼얼했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 여자가... 나를... 때렸다? 그것도 내 머리를...?!


까드득


이를 갈았다. 나는 그녀를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마치 사죄라도 하는것 같았다. 순간, 머리가 터질듯한 격한 불쾌감이 치밀었다. 나는 미친듯이 소리쳤다.


"죽어!!!"

"싫어요!!!"


그런데 그녀는 내 올라간 목소리톤에 맞춰 똑같이 소리를 지르는게 아닌가. 괘... 괘씸하다!


그녀의 복부에는 뭔가 수상한 장치가 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분명히 원피스의 허리 부분이 개틀링건이라도 맞은양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찔렀다. 그러나 찢긴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복부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새하얀 목을 노려보았다. 배를 찌르는것으로 죽지 않는다면 목을 두동강 낼 뿐이었다. 그럼 그녀가 죽는다. 그리고 난 이 불쾌감으로 부터서 해방 될 수 있다.


"죽어!!!"


목을 절단할 생각으로 나이프를 내질렀다.


"아..."


하지만 그녀의 목 근처까지 간 나이프는 우뚝 멈춰섰다.


툭 투둑 투두둑 툭


뭔가가 복부에서 흐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아...?"


아까전에 생긴 상처말고도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와이셔츠는 이미 피에 물들어 온통 붉은색이 되었고 흘러 넘치는 피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이건..."


복부에 뚫린 11개의 상처. 기묘하게도 그녀를 찔렀던 횟수와 같았다.


"뭐야... 도대체...!"


머리가 어지러워서 더이상 생각할 힘이 없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피를 너무 많이 흘려버린 탓이다. 손가락 끝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온 몸의 근육에 힘이 풀리고 있었다. 나이프는 금속음을 내며 바닥에 떨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끄으으..."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 세계의 최강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이딴 시골 촌녀한테 당하다니...!


"피를 너무 많이 흘리잖아요! 괜찮아요?!"


괜찮긴...


"저기요...! 눈을 떠봐요!"


그녀는 나의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뭘 그렇게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거냐. 난 널 죽이려 했단 말이다. 이 멍청한 여자야. 아아... 의식이 흐려지고 있다. 나는... 이대로 죽는건가... 싫다... 아직... 더 죽이고... 싶은... 데...






"...!"


벌떡


나는 두 눈이 떠지기가 무섭게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살펴보았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복부에 생긴 11개의 상처와 출혈은 분명히 중상. 그대로 냅뒀더라면 반드시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치켜뜬 두 눈에 여러가지 것들이 비춰졌다. 나무로 이루어진 방안, 가지런히 놓인 흰 침대들,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 청결함, 창가쪽에 놓인 꽃다발, 그리고... 복부에 감긴 붕대까지. 결정적으로, 코끝을 간지럽히는 상쾌하면서도 불안한 약품 냄새. 이곳은... 병원인가? 누가 나를 병원에?


"어, 일어나셨네요."

"... ..."


나는 소리나는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눈에 거슬리는 핑크빛 머리칼이 있었다. 그녀는 일어선채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짜증난다. 불쾌하다!


까득


죽이고 싶다. 빨리 죽이고 싶다!


"죽는줄 알았다니까요.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예요. 의사 선생님이 왠만큼 튼튼한 몸이 아니면 죽었을거라고 그러더라고요..."


스윽


나는 그녀가 수다를 떨고 있을때를 틈타 가슴 주머니에 손을 얹었다. 아직 있었다. 어떤 호구가 나이프를 넣어준건지 몰라도, 이건 나에게 아주 잘 된 일이었다. 이 거슬리는 여자를 죽일 수 있을테니까.


끼릭


나이프의 날을 꺼낼때 작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알아챌테지만 이 둔감한 여자는 그런 감각도 없는듯 싶었다.


"...그래서요~ 이제 우리는 여행을 떠나야 해요. 아, 그리고 이제부터 살인 금지예요. 그리고... 아무나 찌르지도 말고요. 알았어요?"

"... ..."


개소리다.


"저도 모험은 처음이지만 너무 걱정마세요. 우리에겐 마데하솔님의 축복이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나에게 신비로운 꽃잎을 내밀어 보여줬다. 나는 그녀의 말을 반도 듣지 않았다. 완벽한 살인 계획을 세워야 했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 침대에 앉아있는 상태. 나이프가 닿을 만한 사정거리는 그녀의 팔목 정도였다. 그녀의 오른 손목을 1회 찌르고, 고통에 휘청거릴때 틈을 파고들어 덮친뒤, 목을 그어버리면 끝. 좋다.


"...?"


순진무구한 그녀의 표정. 그게 죽음으로 일그러질걸 생각하니 흥분되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죽어!"

"...!"


나이프를 쥔 오른손이 그녀의 팔목을 향해 쇄도했다.


푹!


"아..."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덮칠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획대로다!


그런데 그녀가 계획 외의 말을 꺼냈다.


"아... 찌르지..."

"...?"


갑자기 내 오른 손목에서 뜨끈한것이 느껴졌다. 피부가 쩍!하고 갈라지더니 피를 왈칵 쏟아내는 게 아닌가!


"찌르지 말라고 했잖아요!"


퍽!


"악!"


그녀의 오른손이 머리를 세게 강타했다. 분명히 나이프를 찔러 넣었을텐데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도대체 이 여자... 정체가 뭐야?!


작가의말

사랑합니다.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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