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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판타지 세계의 사이코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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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작품등록일 :
2015.05.11 13:32
최근연재일 :
2015.06.24 00:0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951
추천수 :
104
글자수 :
169,264

작성
15.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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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흡혈족 (2)

DUMMY

흡혈족 (2)


"이쪽이야."


바텐더씨는 자신을 '자렉스'라고 소개했습니다. 인이 쉐딩거의 늑대들을 전부 제압하자 도시에 관한 모든걸 가르쳐 준다면서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자렉스씨에겐 인의 힘이 필요한듯 싶습니다.


우리는 자렉스씨의 뒤를 따라 지하 창고의 길을 쭉 걸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술통들과 와인병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었는데 길을 가면 갈수록 그 갯수는 적어졌습니다. 우리는 자렉스씨가 들고 있는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 계속 걸었습니다.


자렉스씨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한 눈치입니다.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라는 것부터, 흡혈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달면 삼키고 쓰면 죽여버린다'인 테라손 도시까지.


술집에서 늑대들에게 포위당했을때 깨달았습니다. 인의 말대로 섣불리 움직이는건 정말로 개죽음 밖에 더 될게 없습니다. 적은 우리를 잘 알고 있지만 저희는 적을 잘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렉스씨를 만난건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인은 탐탁치 못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자렉스. 흡혈족과 어지러운 숲의 대장. 그리고 테라손 도시에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거지?"

"이야기가 길어질텐데. 아지트에 도착하면 천천히 하도록 하지."

"우린 그럴 시간이 없어."


맞습니다. 드렌 마을에서 쉐딩거의 일원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은 이미 도착했을 겁니다. 그들을 막기 위해서는... 자백을 해야합니다. 쉐딩거의 늑대들에게 개죽음을 당하지 않고 도시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으며 수탈의 정당성을 빼앗을 방법... 그게 필요했습니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이 도시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 알았다. 말해주지."


자렉스씨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오래전, 테라손 도시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흡혈족과 인간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소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도시였지. 그런데 어느날 쉐딩거 녀석들이 강력한 세력을 이끌고 이 도시에 정착했어. 비극은 그 뒤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해."

"비극이요?"

"어. 비극이다. 쉐딩거는 인간과 흡혈족 사이를 강제적으로 갈라 놓았어. 그리고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흡혈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무차별적인 사냥이 시작되었지. 그건 매우 끔찍했다고해. 낮이고 밤이고 거리에는 피가 흘러 넘쳤고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했지. 그러자 흡혈족과 결혼했던 인간들은 아내를 살리려 안간힘을 썻고, 흡혈족의 피가 섞인 아이들을 몰래 도시 밖으로 탈출시키려 했지. 하지만 전부 허사였어. 쉐딩거의 늑대들은 마치 짐승처럼 흡혈족들을 사냥했다. 그 결과 흡혈족의 반절은 죽고, 반절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지."

"쉐딩거 나빠!"


바토리가 소리를 빽! 하고 질렀습니다. 응응... 그렇죠. 쉐딩거는 나쁩니다. 그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사람들에게 불행을 만들어 낸다면... 결코 옳지 못합니다.


인이 턱을 매만지며 물었습니다.


"쉐딩거는 어째서 흡혈족을 노린거지?"

"...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도록 하지."

"뭐야. 지금 말해줘."


자렉스씨는 바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지금은 말할 수 없어."

"...쳇."

"그래서, 감옥에 갇힌 흡혈족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후후...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전부 구해줬지."


자렉스씨에게 물었지만 대답을 해준건 대장님이었습니다.


"맞아. 훗날,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있었다. 이 꼬맹이의 조상님... 바로 그가 쉐딩거에 맞서서 패각 가면을 쓰고 나타난 전설의 용사님이다."

"짱 멋져!"

"멋져~! 멋져~!"


대장님이 항상 입에 달고 다녔던,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라는 단어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단 혼자서 쉐딩거의 늑대들을 돌파하고 흡혈족들을 풀어주는데 성공했다고 해. 그리고 어지러운 숲속, 우뚝 솟아있는 거탑에 흡혈족들을 숨겨주었지. 혹여나 소문이 퍼져서 쉐딩거의 늑대들이 다시 처들어올까 걱정한 그분은, 인간들이 일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환각 식물들을 심어 두었어."


전에, 흡혈족을 탑에 몰아 넣었던 인간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격리가 아닌 보호였습니다. 어쩔 수 없었겠지요.


"역시 어지러운 숲의 대장님은 최고야~!"


바토리가 환하게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아... 머릿속에 불길한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어지러운 숲의 대장님들께선 3대... 아니, 4대에 걸쳐 흡혈족분들을 훌륭하게 지켜내셨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탑에 갔을땐 바토리만 남아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일'이라는 명목으로 테라손 도시에 갔다고 했었죠.


"... ..."


테라손 도시는 쉐딩거가 지배하는 도시입니다. 술집에서 봤듯이 늑대들은 아직도 건재하고요. 바토리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강제적으로 끌려간게 분명합니다.


자렉스씨는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게 흡혈족과 어지러운 숲의 대장. 그리고 테라손의 오래 되고도 아직까지 끊어지지 않은 관계. 이 두 아이가 테라손에 있어서... 아니, 쉐딩거에 있어서 가장 쓴 존재라는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군."


비극... 이네요. 오랜 시간동안 인간들과 흡혈족들이 눈물을 흘렸음에 틀림없습니다.


'소녀여, 좀더 조사해볼 필요가 있겠다.'

"어맛!"


저는 갑작스레 튀어나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만...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차차 깨닫게 되었습니다.


뭐죠...?! 꽃잎님이 제 귀에 앉아 계셨습니다.


"꽃잎님. 어느 틈에...?"

"그 목소리좀 들리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군."

"응? 언니, 오빠~ 뭐해?"


바토리가 걸음을 멈추고 인과 저를 불렀습니다. 저는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자렉스씨랑 먼저 가고 있어~ 인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잠깐만."

"우웅...? 뭔데 뭔데~!"


이크, 바토리가 이쪽으로 마구 뛰어오네요.


"바토리! 그럴땐 냅두는거야."

"대장~ 무슨 말이야?"

"후후후..."


대장님은 의미모를 미소와 함께 검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습니다.


"어린애는 몰라도 되는거야. 빨리 이리와."

"피이... 알았어..."


바토리는 다시 자렉스씨 옆으로 뛰어갔습니다. 대장님... 무슨 오해를 하고 계신듯 싶은데... 뭐, 그러려니 해야겠습니다. 이 애들이 이러는거 한두번인가요.


"꽃잎님. 방금은 무슨 말씀이신지...?"

'마데하솔님께서 나를 빌룬 도시로 이끄셨다. 내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던 것이지. 내가 도착했을때 빌룬은 이미 숭배자의 도시가 되어 있었다. 그 도시에 사는 모두가 '그'를 섬기고 있었다. '그'와 이 세계는 본질적으로 반대되는 존재. 그들을 막지 않으면 세상은 필시 파멸로 밀려나겠지. 흠... 빌룬 도시의 일도, 이번 일도 마데하솔님이 내리신 신탁의 모험중 하나일지도 모르니 자렉스라는 자가 말했던 그 사건에 대해 좀 더 조사를 해야한다.'


그...? 숭배자...? 이해할 수 없네요. 저는 한번 더 물었습니다.


"'그'와 '숭배자'가... 뭘 뜻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번 일에 관련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소녀여. 미안하지만 나도 모른다. 마데하솔님께서 어딘가로 이끄는 듯한 느낌이 나지만... 정확하게 찝어서 말해 줄 수는 없군.'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꽃잎님이 빌룬 도시에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다녀온것도 이해가 안가는데, '그의 힘'이며, '숭배자'며... 지금은 쉐딩거와 드렌 마을, 바토리와 대장님에 대한 일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렉스씨에게 들은 이야기도 정리가 안되었으니까요.


'소녀여. 내가 무언가 느끼면, 다시 말을 걸겠다.'

"...네."


진이 빠지는군요.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드렌 마을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그리 간단하게 풀리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바토리는 흡혈족들이 끌려 왔다는걸 아직까진 눈치채지 못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알아차리는건 시간 문제겠죠. 이 도시에 흡혈족이 잡혀있는걸 알게 되면 반드시 구하러 갈 겁니다. 대장님도 쉐딩거를 부수겠다고 했지만 아마도... 아버지를 구하러 온걸겁니다.


제가 자백을 해버리면 이 아이들을 지탱해줄 사람이 사라집니다. 그럼 이 아이들의 소원들도 전부 사라지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렌 마을을 냅둘 수는 없습니다...


하아아...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한술 더 떠서, 꽃잎님이 말씀하신 '그'와 '숭배자'가 자꾸만 머릿속을 흐트려 놓습니다.


"하아..."


무의식적으로 나온 한숨에 인이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한숨 쉬는거냐?"

"응..."

"니가?"

"왜...? 내가 어때서..."


인은 팔짱을 끼고는 탐탁치 않은 눈빛으로 절 처다봤습니다.


"아냐. 왜 한숨을 쉬는데."

"그야... 막막해서. 인, 너도 알잖아. 바토리는 흡혈족을, 대장님은 자기 아버지를 구해달라고 할거야. 하아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수탈을 막으려면 자백을 해야하고... 그러면 아이들을 돌봐줄 수 없게 돼."

"하, 이거 한방 먹었군."

"응?"


무슨 말을 하는걸까요. 그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어지러운 숲의 대장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정답은 이미 저 꼬맹이가 오래전에 말했잖아."

"무슨...?"

"쉐딩거를 부수면 돼."


...우리는 고작 4명입니다. 쉐딩거 가문은 주위 마을 7개를 지배하며 흡혈족마저 간단하게 사냥하는 강력한 정예 조직, 늑대또한 거느리고 있습니다. 일반 병사야 말할것도 없이 많겠죠.


인은 똑똑합니다. 불가능 하다는걸 모르지는 않을텐데...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덕분에 제 한숨은 더 길어졌습니다.


"하아아아..."

"왜 한숨을 쉬는거야."


그는 또 물었습니다. 저는 또 대답했습니다.


"말했잖아. 막막해서..."


그러자 그는 또 정답을 내주었습니다.


"흥, 쉐딩거를 부수면 된다니까."

"... ..."


... ... 뭐죠 이 남자... 정말로... 진심인 건가요.


작가의말

기도합니다.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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