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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판타지 세계의 사이코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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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작품등록일 :
2015.05.11 13:32
최근연재일 :
2015.06.24 00:08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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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55
추천수 :
104
글자수 :
169,264

작성
15.05.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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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어지러운 숲의 대장 (2)

DUMMY

어지러운 숲의 대장 (2)


드렌 마을이 위험에 빠졌습니다. 이게 전부 쉐딩거 사람을 죽여버린 인 때문입니다만... 지금의 그는 사뭇 달라진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뺨을 후갈긴다던가 매몰차게 차가운 말을 하는건 더이상 못할것 같습니다.


인은 아직도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직언을 해댑니다. 마음이 고장난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리고 지금은 인의 힘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강한지는 잘 모르겠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한명이라도 더 있다는게 중요합니다.


뗏목은 구불구불 이어진 강을 따라 계속 나아갔습니다. 강변에 우거졌던 정글림이 차츰 줄어들고 강폭이 넓어졌습니다. 그러자 뗏목의 속도도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곧 평지가 나타난다는 증거겠지요. 아마도 어지러운 숲을 거의 다 빠져나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커다란 조개 껍데기를 쓰고 있는 피레엔 대장님께서 무언가 발견한듯 흠칫 놀라며 소리쳤습니다.


"쉐딩거 가문이 있는 테라손 도시로 곧장 향하려면 여기서 내려야해!"

"네...?!"

"이대로 계속 빌룬 도시쪽으로 향하면 테라손 도시와는 점점 떨어지는 거야! 어지러운 숲을 관통해서 북동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자세히 알고 있는데. 꼬맹이."


인이 피식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런걸 어떻게 알고 있어."

"그... 그거야 당연히!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니까...!"

"아아~ 아직도 대장 타령이냐. 웃기지도 않는군."

"이이... 부하는 잠자코 듣기나 해!"

"부하? 어이쿠 그러셔요 대장?"


인은 아니나 다를까 대장님께 시비를 걸었습니다. 자기보다 어린 꼬마를 상대로 진지하게 싸우려 하니... 마치 애같습니다. 저는 그대로 냅뒀다간 대장님이 울것 같아서 일단은 말렸습니다.


"인, 그만해."

"쳇."


확실히 전보다는 훨씬 더 말을 잘 듣네요. 다행입니다.


저는 강변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대장님. 꼭 여기서 내려야 하는건가요? 그건... 힘들겠는데요."


갑자기 내려야 한다니요. 노로 사용할 물건도 없는터라 강변에 뗏목을 대는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도 내려야 한다! 드렌 마을이 위험한 이상 빌룬 도시를 거쳐서 갈 시간은 없어! 어지러운 숲을 돌파해서 곧 바로 테라손으로 향해야해!"


그러자 인이 도끼눈을 뜨며 대꾸했습니다.


"방금 드렌 마을이라고 하지 않았냐. 왜 니가 그 마을을 걱정하는건데. 어지러운 숲의 대장님께서. 아앙?"

"드렌 마을은...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 보호해 주기로 되어 있다!"

"하, 누가 그런걸 정했는데?"

"그건..."

"인, 그만해. 곤란해 하시잖아."


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툭 내뱉었습니다.


"리아. 너도 알잖아. 이 놈은..."

"어지러운 숲의 대장님이시지."


저는 눈을 찡긋하며 신호를 보냈습니다. 아~ 물론 저도 이 꼬마 아이가 누군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몇년을 같은 마을에서 지냈는데 조개 껍데기 하나로 얼굴을 가린다고 해서 몰라보지는 않습니다.


인은 곧 뭣씹은 표정이 된 채로 '쳇'하며 고개를 돌렸습니다.


피레엔이라는 가명도 그렇고 조잡한 조개 가면도 그렇고 갑작스레 어지러운 숲의 대장이니 뭐니 하며 거짓말을 하는것도 그렇고. 완전 어린애 수준입니다. 우리 마을에 그런 개구장이는 피렌밖에 없습니다.


무슨 이유로 이런 꼴을 하고 다니는것인지 몰라도 지금은 대장님으로써 받아주어야 겠지요. 어린 아이가 쉐딩거에 직접 처들어가겠다는 결심 하나로 뗏목에 숨은거니까요. 참... 대견합니다.


"대장님. 어쨋든 지금은 뗏목을 멈출수가..."

"으으...!"

"대장이라면서 뭔가 기지좀 발휘해봐."


인이 자꾸 대장님의 마음을 건드네요. 제가 도대체 몇번이나 말했을까요. 저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인 그만 하라고. 그렇게 잘났으면 니가 한번 해 보던가."

"알았어 리아."


어... 어라? 이 상황은 뭐죠. 왜 갑자기 이 남자가 미소를 띄우며 그윽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걸까요... 아니 그보다 지금 제 말에 수긍한건가요!


"이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


그는 손바닥을 툭툭 털며 일어섰습니다.


"뭐... 뭐?"


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 그의 얼굴을 똑바로 처다본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희귀하다고 여겨지는 흑발을 단정하게 잘라내어 깔끔해 보였고 눈 웃음이 매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뚜렷한 콧대와 갸름한 턱선... 전형적인 미남형 얼굴이었습니다. 아... 잘생겼어요.


아니 아니...!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저는 고개를 세게 저으며 머릿속에 떠올렸던 생각들을 전부 날려버렸습니다. 잊으면 안됩니다. 이 사람은 흉악한 살인마이자 미치광이란걸.


"이게 좋겠군."


인은 대장님이 숨어있었던 천에 다가가 쭈그려 앉고는 가슴 주머니에서 접이식 나이프를 꺼내들었습니다.


사아악 사아악


천을 아주 기다랗게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손놀림이 매우 능숙하고 빨랐습니다. 불과 몇초도 지나지 않은것 같은데 이미 그의 손에는 기다란 천조각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새끼꼬듯 천조각들을 엮어내자 훌륭한 밧줄이 만들어졌습니다. 와... 대단해요... 그런데 밧줄로 어떻게 하려는 걸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가 뗏목의 통나무 사이사이에 밧줄을 묶어두는게 아닙니까.


"뭐하는거야...?"

"잠자코 보고 있으라고."


단단하게 묶어낸뒤 반대편 밧줄을 붙든 그는 천천히 무릎을 굽혔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펴내면서 뗏목을 강하게 찼습니다.


"흡!"


탓!


"꺄아악~!"

"으아아! 리아 누나 살려줘~!"


덕분에 뗏목이 심하게 출렁거렸습니다. 이대로 강에 빠져 익사하는게 아닐까 무서웠습니다. 어. 근데 방금전 대장님께서 리아 누나라고 하지 않았나요. 아... 못들은척 해야겠습니다.


뗏목이 침몰할 위기에 놓였을때 제 머리 위로 한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였는데 이건...


"아..."


날고... 있었다라고 해야하나요. 뗏목을 걷어찬 인은 하늘 위로 솟구쳐서 진짜로 나는것처럼 보였습니다. 한손에 밧줄을 꽉 쥐고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건너편 강변에 착지했습니다.


족히 20M는 넘는 강폭을 사뿐히 뛰어버린 겁니다!!!


"으아아아... 저 형 도대체 정체가 뭐야..."


피렌... 아니, 대장님께서 중얼거렸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복부가 11번이나 뚫리고도 금방 회복하는걸 본 뒤로는 보통 사람은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인은 멀리서 소리쳤습니다.


"거기 둘! 꽉 잡아!"

"아아아?"


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발을 땅에 세게 박아 넣더니 밧줄을 당겼습니다. 밧줄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뗏목은 낚시할때 잡힌 물고기가 튀어오르는것 처럼 물방울들을 튀기며 솟구쳤습니다.


"꺄아아악~!"

"떼... 뗏목이...! 으아아아!"


스륵


"!"


너무 갑작스런 움직임 때문에 제 귓바퀴 위에 앉아(?)계셨던 꽃잎님이 바람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꽃잎님!"

'괜찮다 소녀여. 당황하지 말거라. 나는 마데하솔님의 축복을 받은 꽃잎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신탁의 주인공인 너에게 반드시 돌아가게 된다. 비록 스스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바람의 정령들이 반드시 너에게 데려다 줄 것이다.'

"그래도!"


꽃잎님은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너와 잠시 떨어지는것 또한 마데하솔님의 의지. 분명히 무언가를 보여주시려하는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자 꾸나 소...'


너무 멀리 떨어진 탓일까요. 더이상 꽃잎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큰일입니다. 마데하솔님의 축복을 잃어버리다니...! 어디선가 잘 말려져서 꽃잎차라던지 또는 염색약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


꽃잎님을 걱정할 때가 아니었습니다. 하늘로 솟구친 저는 곧장 땅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습니다. 강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감사... 가 아니라! 이러다가 엄청 아픈 꼴을 당할게 분명합니다. 인 덕분에 죽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아픈건 싫습니다!


턱!


갑자기 등과 무릎에 단단한 지지대가 파고들어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 주었습니다. 그 지지대는... 손이었습니다. 인이 떨어지던 저를 잡아준 것입니다.


그는 또 한번 은근한 눈빛을 쏘아보내며 말했습니다.


"리아. 꽉 잡으라고 했잖아."

"...!"


그런데...! 고... 고고고... 공주님 안기?!




그는 저를 안고서 강변에 무사히 착지했습니다. 저는 서둘러 그의 손에서 벗어나 거리를 벌렸습니다. 하아... 하아... 가슴이 두근거릴뻔 했습니다. 아아~ 위험했습니다만 훌륭하게 버텨냈습니다. 이런걸로 살인마에게 호감이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암암. 물론이죠.


"으아아아아~!"


철퍽!


아... 맞다. 저 말고도 떨어지던 사람이 있었죠...!


"대... 대장님!"


대장님은 강변에 꼬꾸라진채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 죽은 걸까요.


"끄으으으..."


대장님의 곁에서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살아 있었네요. 휴우... 다행입니다.


"야, 일어나. 니 말대로 뗏목에서 내렸잖아."

"끄으으... 저...저... 정말이네..."


대장님은 아직 많이 아파보이는데도 비적비적 일어났습니다.


"그럼 이제... 저길 올라가야... 해."

"어? 어디를 올라가?"


대장님의 떨리는 손가락은 병풍처럼 어지러운 숲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절벽을 가리켰습니다. 높이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

"뭐?! 저길 어떻게 올라가란 말이지?"


이건 인에게도 조금 힘든 일인가 봅니다.


"테라손 도시는 고지대에 위치해있어... 평지로 이루어진 빌룬 도시와는 정 반대지... 끄으으... 저길 올라가야해."

"하아... 이 꼬맹이가 미치게 만드는군."


인의 말에 살짝 공감했습니다. 저 거대한 절벽을 오를 수 있다 하더라도 오르려면 2~3일은 족히 걸릴겁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지체된다면 쉐딩거의 수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아, 꽃잎님은 지금 출장중이시죠... 이런... 정말로 망했습니다.


그때 대장님이 고통에 찌든 미소를 띄우며 말했습니다.


"히... 히힛... 내가... 아무런 방법도 없이... 이곳으로 오자고 했을것 같아...?"

"무슨 방법이 있는 거예요? 대장님?"

"물론이지...! 어지러운 숲의 대장 무시하지 말라고! 커허억..."


계속 괜찮은척을 하고 있는데... 조금 안쓰럽습니다. 그냥 조금 누워서 쉬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워서 말해도 되니까요.


"이곳이... 왜 어지러운 숲이라고... 불리는줄 알아?"

"아, 알아요."


드렌 마을과 인접해 있는 터라 소문은 익히 들어왔습니다. 이곳, 어지러운 숲은 다른 숲과는 다르게 한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환각을 일으키는 식물이 집중해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죠. 왠만한 내성 없이는 곧바로 환각에 빠져 어질거리다가 결국엔 길을 잃고 헤매다가 아사하고 만다는 무시무시한 숲입니다.


"끄으으으... 아니야... 난 잘 알아... 이곳은...환각 식물들도 많지만... '그녀들'이 있어서... 어지러운 숲이라고 불리는... 거지..."


그녀들... 이라고요? 대장님은 나무꾼이니까 숲에 대해 잘 알고 있긴 할테지만... 이건 처음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비밀로 해뒀던 걸까요.


"그녀들의 힘을 빌리면... 충분히 절벽을 오를... 수 있어... 빨리 그녀들을... 찾아야 해... 쿨럭! 쿨럭!"

"어... 어라...?"


갑자기 눈 앞이 흐릿해져서 대장님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에 먼지라도 들어간 모양입니다. 저는 손등으로 눈을 비볐습니다. 하지만 시야는 계속 흐려질 뿐이었습니다.


털썩


아...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머리가 팽팽 돌았고 온 몸이 무기력하네요. 아, 생각해보니... 이곳은 이미 어지러운 숲이었습니다...


"리아아아~ 누나아아아~"

"리아아아아아~ 왜~ 그래애애애~"


저를 부르는 외침들이 길게 늘어지는것처럼 들려옵니다. 아... 죽을것 같아요.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잠시 눈좀... 붙여야... 겠습니다...


작가의말

떠오릅니다. 돋아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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