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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판타지 세계의 사이코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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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작품등록일 :
2015.05.11 13:32
최근연재일 :
2015.06.24 00:0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949
추천수 :
104
글자수 :
169,264

작성
15.05.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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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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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흡혈족 (6)

DUMMY

흡혈족 (6)


제단에 가까이 갈 수록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어떻게 쉐딩거 사람들은 제단 옆에서도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수 있을까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상을 찌푸릴텐데.


"찔러버릴까."


인이 물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이들에게도 벌을 줘야겠지만... 아직 이들에게서 듣고 싶은게 있었습니다.


저는 외알 안경을 쓰고 있는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이유를 들려줘야 겠어요. 왜 이렇게 사람들을 슬프게 만들었는지 알려주세요."

"흐흐흑 흐흐흑..."


웃는지 우는지 헷갈리는 기묘한 웃음소리였습니다. 방금, 인의 강함을 보고도 웃음이 나오는 걸까요.


"빨리 말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않으면? 흐흐흑! 흐흐흐흐흑!"


그 남자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어댔습니다. 기분 나쁘고 섬뜩한 웃음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거냐. 흐흐흑... 이미 숙청은 충분히 끝났다. 의식을 막으러 온거라면 늦었다는 이야기다!"

"의식... 이라고요?"

"역시 네년은 그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군. 흐흐흑..."


갑자기 의식이라뇨... 혼란스러웠습니다. 쉐딩거가 흡혈족들을 잡아들인 이유는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던 걸까요. 뭘 위한 의식을...?


'이들은... 숭배자다.'


머릿속에 꽃잎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꽃잎님!"

"뭔가 아는거라도 있는거냐."


인이 묻자 꽃잎님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하를 흐르고 있는 저 강에서 강렬한 그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의식은 그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것이겠지.'

"그?"


제 물음에 인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쏘아보내며 말했습니다.


"'그'와 '숭배자'. 자렉스의 비밀 통로에서 나눴던 그 이야기야."


아, 까먹고 있었습니다. 빌룬 도시가 숭배자의 도시가 되었다고... 파멸...? 뭐 그런 이야기였는데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의 힘은 이 세상과는 전혀 반대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지. 만약 그가 권능을 행사할 수 있을정도로 의식이 진행된다면 세상은 필히 파멸로 치닫을 것이다.'

"... ..."


그럼 지금, 쉐딩거 사람들이... 세상을 파멸시키기 위해서 흡혈족들을 잡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인가요.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파멸 된다면 인간인 그들도 살아갈 곳을 잃을텐데...


'마데하솔님이 나에게 빌룬 도시를 먼저 보여준 이유는 바로 이것이였군. 쉐딩거 또한 그의 숭배자들이다.'

"갑자기 스케일이 커지잖아."


인이 투덜댔습니다.


'아니, 아직 커지지 않았다. 그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자연 재해, 대규모 전염병, 전쟁등... 생명이 죽어나가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의식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이 세상은 평화롭다.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는 것이다.'


꽃잎님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녀여. 이것 또한 신탁의 모험. 마데하솔님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야 하지만 모험의 주인공은 바로 너. 이건 너의 이야기다. 그러니 너의 선택이 모든걸 뒤바꿀 수 있다.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숭배자... 그의 힘... 의식... 흡혈족들의 죽음... 흡혈족을 지켜주려 했던 인간들의 슬픔... 그리고 가슴속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긴 바토리.


이미 오래전에 결심했습니다. 쉐딩거가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더라도 저는 인정하지 않을거라고. 그리고 그게 파멸로 이끄는 일이라면... 두말 할것도 없습니다.


저는 외알 안경 남자를 바라보며 소리쳤습니다.


"당신들은 최악이예요. 이런 슬프기만한 일은... 전부 뒤엎어 버리겠어요!"

"흐흐흐흑. 말했지 않은가. 테라손 도시의 의식은 이미 끝났다. 이건 단지 우리의 신앙심을 한걸음 더 정진하기 위한 일이다."


저 남자가 너무 미웠습니다. 아직도 초점이 풀린 눈을 한채 죽기 위한 줄을 서있는 흡혈족들의 모습에 제 분노는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녀들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몸의 군데군데 불로 지진 자국들, 윤기를 잃고 걸레처럼 헝클어져 있는 머리칼, 더러워진 피부, 모든걸 잃어버린 눈빛. 이들을 이렇게 괴롭혀야할 이유가... 신앙심을 정진하기 위해서라고요...?


마데하솔님이 진노하실 일입니다. 저 또한 매우 화가 납니다.


"우리는 이 스프를 계속해서 지하수로 흘려 보내고 있지. 우리의 신앙심을 그분께서 알아주길 바라면서 말이야!"


그는 가마솥을 가리키며 자랑스레 소리쳤습니다. 그는 제단 옆에 자리하고 있던 레버를 잡아 당겼습니다.


끼리리리릭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가마솥을 지탱하던 한쪽 쇠사슬이 감겨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가마솥이 기울었고, 지하수 위로 내용물이 쏟아졌습니다.


촤아아악


지하수는 시뻘건 피의 탕이 되어 흘러갑니다.


"... ..."


방금, 저걸 스프라고 했나요... 저걸... 어떻게... 스프라고 부를 수 있는건가요. 너무합니다... 심해요...


"신앙심이라는 놈은 고통도 없애주나?"


그때, 인이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습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에게 몇마디 던졌습니다.


"이야기는 끝난거지. 쟤들좀 찔러야겠어. 짜증나."


그 말을 들은건지, 외알 안경의 남자는 미친듯이 웃어댔습니다.


"흐흐흐흐흑! 지금 늑대들을 물리쳤다고 기고만장 하고 있는거냐! 저녀석들은 돈으로 긁어모은 양아치 집단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말로 날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다니. 그분께서도 박장대소하겠다!"


그는 씨익 웃으며 외알 안경에 손을 얹었습니다.


"이것은 그분의 흔적이 깃든 물건. 네놈의 손에 쥐고 있는 단검과 동류다."

"뭐야. 그 안경으로 때리면 나도 널 사랑하게 되는거냐."

"웃기지도 않는군. 흐흐흐흑."


번쩍!


외알 안경에서 새하얀 광선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건 인의 뺨을 살짝 스쳐지나갔습니다. 광선은 인의 뒤에 있던 바위에 적중했습니다.


화악!


그 바위는 흰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빛이 사라졌을땐, 바위도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흐흐흐흑. 어떠냐. 이것에 맞으면 너흰 소멸한다. 무섭지? 도망가고 싶지? 흐흐흐흑! 그런 생각은 접어라. 곧 바로 죽여줄 테니. 단! 질리아!"


외알 안경 남자가 소리치자 뒤에서 묵묵히 서있던 2명의 남자가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하나는 화승총의 모양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하나는...


후두둑


"아...?"

"무슨...!"

"흐아악..."


제가 그 무기가 무엇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그들의 무기는 잘린 손가락들과 함께 땅에 떨어졌습니다. 아, 마지막 사람의 무기는 석궁이였군요.


"물었잖아. 신앙심이 고통도 없애주냐고."

"내 손가락이...! 손가락이!!!"


외알 안경의 남자가 손가락을 잃고 공황 상태에 빠졌을때, 인이 그의 머리칼을 잡아 올리며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어? 아프냐고. 말좀 해봐!"


푹!


인의 단검이 외알 안경을 뚫고 그의 얼굴을 내리찍었습니다. 으... 잔인해요.


"아... 아파!!!"

"그럼, 이 가마솥에 들어간 사람들도 많이 아팠을거 아니냐. 그런데 왜 그걸 몰라주는거지?"


푹!


인은 그의 눈을 한번 더 찔렀습니다.


"으아아악!! 도와줘!"


그의 외침에 양 옆에 있던 질리아와 단이 손가락이 잘린 손으로 공격을 했습니다.


"너흰 찌그러져 있어!"


촤악!


길게 내밀어 그은 횡베기. 인은 그들의 가슴을 완벽하게 베어냈습니다. 둘은 휘청거리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인은 다시 외알 안경 남자의 멱살을 쥐고 소리쳤습니다.


"또 씹냐. 왜 몰라주는 거냐고 물었잖아!"


푹!


"크아아... 아아... 악..."


인은 찔렀던 곳만 집중적으로 계속 찔러댔습니다. 이윽고, 눈이 완전히 다져진 외알 안경의 남자는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하아... 하아... 아... 사랑... 합니다..."

"개소리! 꺼져!"


퍽!


인은 그 남자를 발로 차서 지하수쪽으로 떨어트렸습니다. 그리고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가슴이 찢긴채 굴러다니는 단과 질리아를 노려 보았습니다.


눈이 지치네요. 더이상 잔혹한 것은 그만 보고 싶습니다. 이쪽은 인에게 맡겨 두도록 해야겠습니다.


흡혈족 분들은 쉐딩거 사람들이 전부 쓰러졌음에도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가혹한 행위를 당하면 아직까지도 벌벌 떨고 있는 걸까요. 너무나도 가엽습니다.


인이 쉐딩거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동안, 저는 살아남은 흡혈족 분들을 추스려야겠습니다.






자렉스씨의 아지트 안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흡혈족들로 가득찼습니다. 지옥에서 구출한 흡혈족의 숫자를 세어보니, 정확히 73명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달전 잡혀온 탑의 흡혈족들이 대부분이었고 오래전 잡혀갔던 자렉스씨의 아내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들은 자유를 되찾았지만 아직까지도 망설이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아직, 쉐딩거는 건제합니다. 우리가 부순것은 지하에 있는 의식장 하나입니다. 쉐딩거라는 거대한 조직에 비하면 별것 아닌 타격이지요. 그래서 자렉스씨의 술집 밖엔 아직도 늑대들이 어슬렁거리며 도시 주민들을 겁주고 다닙니다.


"같이 싸워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자렉스씨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습니다.


"아니예요. 바토리를 지켜주신것 만으로도 충분한걸요."


자렉스씨라고 싸우지 않은건 아닙니다. 인과의 전투로 계단 최상층까지 도망친 늑대들이 자렉스씨와 바토리를 노렸고, 오랬동안 교전을 벌였던 것입니다. 때문에 자렉스씨의 온 몸은 상처투성이였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아내분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분은... 죄송해요."

"아니, 사과하지마."

"... ..."


자렉스씨는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리아. 인. 난 너희들이 너무 고맙다. 내 아내는 이곳에서 잠들때쯤, 항상 주문을 외듯 기도했어. 그녀는 언젠간 옛날처럼 흡혈족들과 인간들이 서로 어울리며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었지."

"... ..."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내가 잡혀가고 그녀의 꿈을 포기했어. 그런 날은 오지 않을거라고 내 멋대로 결론을 지은거야. 하지만... 너희들이 다시 날 깨워주었다."


그는 바토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바토리를 지킬때, 수많은 늑대들을 상대로 버틸 수 있었던건 포기하지 않게 도와준 너희들 덕분이다."

"그런건가요..."


저는 아직도 씁쓸했습니다. 그렇게 구출하길 바랬던 아내분을 잃었으니...


"그래서 나는 아내의 꿈을 다시 이어갈 생각이야. 이제 더이상 포기하지 않는다. 흡혈족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때까지 난 그녀들을 지키고, 쉐딩거를 무찌를 거다."


자렉스씨는 역시 어른입니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외면한다는게 아닙니다. 그 슬픔을 짊어지고 아내가 원했던 세상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 어른이란... 강합니다.


하지만 바토리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기절하고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슴이이 많이 아플겁니다. 어린 나이로 이겨낼 수 있을지... 너무 걱정이 되네요.


"뭔가 허전하지 않아?"


인이 갑자기 말을 꺼냈습니다.


"뭐가?"

"음... 허전한데."


주위는 흡혈족으로 가득했습니다. 북적북적한 아지트 안에서 뭐가 허전하다는 걸까요.


"기분탓이겠지."

"아냐. 확실히 누가 한명 없는것 같아."


저는 별것 아니겠지, 하고 탁자에 엎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조금 지친것 같네요...


"... ..."


탁자 위에는 칼로 파낸듯한 까슬까슬한 흠집이 나있었습니다. 아, 이건 제가 대장님께 남겨 드렸던 메세지네요...


아, 대장님...?


저는 깜짝 놀라 침대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역시, 자렉스씨가 눕혀놓은 바토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인이 뭔가 알아냈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아, 그 꼬맹이가 없군."


작가의말

믿습니다. 기대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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