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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꼬마 대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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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20.11.29 20:45
최근연재일 :
2021.12.26 20:11
연재수 :
254 회
조회수 :
136,969
추천수 :
1,107
글자수 :
907,495

작성
21.01.04 21:24
조회
779
추천
7
글자
8쪽

만나고 싶어요

DUMMY

로니가 에이벨과 만나고 있던 시각.


사르페이아 공주의 초대를 받아 왕궁으로 향한 카리야는 왕궁의 2응접실에서 공주와 단둘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카리야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공주님. 이전에 뵈었을 때보다 얼굴이 많이 좋아지신 것 같습니다."


카리야는 사르페이아가 제물로 바쳐지기로 결정된 후.


식사도 거의 하지 않으며 폐인처럼 지내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의 모습을 반가워했다.


"네. 감사해요. 다시 식사를 하고, 잠을 푹 잘 수 있게 되니 그런것 같아요."


"이제 공주님 대신 바쳐질 새로운 제물이 생겼으니, 마음 푹 놓으시고 예전처럼 생활하시면 됩니다."


카리야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자, 사르페이아는 얼굴빛이 살짝 어두워지며 입을 열었다.


"저... 그 제물이라는 분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 모양이군요?"


"네. 제물로 결정되었을 때. 제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왜 하필 내가 제물이 되어야 했는지 세상을 원망하고. 저주하면서 점점 침식되어가던 스스로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요."


사르페이아는 세상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이야기했고, 그런 그녀의 심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는 듯.


카리야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셨군요."


"제가 그런 고통을 겪었던만큼. 새로 제물이 되어버린 그 분도. 저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지 않겠어요?"


"후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그 사람은 지금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자신이 하고 싶던 일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그게... 정말인가요? 혹시 그 사람. 아직 자기가 제물이 되는 운명인지 모르고 있는 건가요?"


사르페이아는 제물이 되기로 했다는 사람이 건강하게 잘먹고 잘지내고 있다는 말을 듣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며 물었다.


"아니오.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데려오면서 이미 이야기를 다 했거든요."


"세상에. 그럼. 자기가 얼마 후에 죽을 운명인줄 알면서도... 그렇게 태연하게 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네. 와서 보시면 아마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후후후."


카리야는 학교에서 놀랄만큼 잘 지내고 있는 로니를 떠올리며 그렇게 웃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던 사르페이아는.


점점 자신 대신 제물이 될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사실. 바쁘신 카리야님을 이렇게 모신 것은, 그 제물이 될 사람을 제가 만나보고 싶어서에요. 카리야님께서 지금 그 사람을 관리하고 있다고 들어서요."


"후후. 관리자라면 관리자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그 사람이 도망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감시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긴 하니까요."


"네. 그래서 부탁을 드리려고 해요. 꼭 그 사람을 만나 보고 싶어요."


"글쎄요. 만나지 않으시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어째서죠?"


사르페이아는 카리야가 자신의 부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유를 물었고. 카리야는 그런 공주를 보며 되물었다.


"그럼. 공주님께선 왜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시는거죠? 그를 구해주려고? 아니면 그가 불쌍해서?"


"......"


"그는 공주님 대신. 제물이 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그 사람 덕분에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면 그런 본적도 없는 사람따위는 내버려두고, 그저 원래의 삶을 살아가시면 그만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


"그를 본다고 해도 공주님께서 그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그가 원래 제물이 되었어야 할 사람인 공주님을 알게 된다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그 땐 정말로. 공주님이 그랬던 것처럼 절망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


"그런데도.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으십니까?"


카리야는 그 쯤 했으면 사르페이아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물었지만, 사르페이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 그래도 만나보고 싶습니다."


"후후후후. 꼭 그러셔야겠습니까?"


"네. 제 결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꼭 그 분과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우후후훗. 공주님께서도 꽤나 사악하신 면이 있군요. 놀랐습니다."


"얼마든지 놀리셔도 좋으니 그를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굳은 표정으로 보아 사르페이아의 결심이 워낙 단단하다는 것을 느낀 카리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가 제물로 바쳐지기 전에 꼭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다만. 그 시기는 제가 정하겠습니다. 괜찮겠지요?"


"네. 다만 제물로 바쳐지는 날보다 조금 여유가 있는 날에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합니다."


"후후. 주문이 꽤 까다로우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카리야의 대답을 들은 사르페이아가 기뻐하던 것도 잠시. 사르페이아는 갑자기 머리가 아픈 모양인지 괴로운 표정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가.


곧 도끼눈을 뜨고 카리야를 노려 보았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넌...?"


카리야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존재가, 조금전까지 대화하던 사르페이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물었다.


"실망이네. 얼마나 지났다고 내 목소리도 잊어버린거야?"


"글쎄. 목소리가 갈라져서 알아듣지 못했다. 많이 피곤한 모양이군. 쉴 때는 좀 쉬어가면서 살아라. 몸 갈아가면서 남을 괴롭히지 말고."


카리야는 말을 걸어온 상대에게 강한 적개심을 보이며 그렇게 말했고.


사르페이아의 몸을 하고 있는 상대는 쿡쿡 웃고는 대꾸했다.


"괴롭혀? 남을 괴롭히고 있는건 너 아니야? 이미 저번에 많은 사람들을 고통속에 빠뜨려놓고, 여기에서도 또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지금이라도 그 애를 그냥 놔둬. 많은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포기하면 편하다. 그런말 안 들어 봤어?"


"내가 뭘 하든 그건 내 의지에 따른 것이다. 기회 한 번 주지않고 어린 아이의 목숨을 빼앗아 가려는 것이 너희가 말하는 정의인가?"


"웃겨. 니가 그 애의 목숨을 구해주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라는걸 내가 뻔히 아는데. 주둥이 놀리는건 여전하구나."


"그 아이를 구하는게 주된 목적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구하게 된다면 다를 것이 뭐가 있나."


"하여튼. 한 마디도 안지고 떠드려는건 여전하네. 뭐 좋아. 어차피 네가 이길 가능성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일테니. 어디 한 번 발버둥쳐봐. 구경해줄게."


사르페이아의 몸 안에 들어왔던 무언가는 그 말을 끝으로 빠져나갔고, 사르페이아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윽......"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아요. 잠깐 어지러웠던것 뿐이니까."


사르페이아는 조금 어지러웠던 것을 빼면 다행히 별 문제가 없어 보였고, 카리야는 그런 사르페이아와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면서도.


조금 전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상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뒤늦게 깨달아봤자 그 때는 이미 늦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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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오늘은 제가 쏠게요 21.01.07 730 7 9쪽
35 가상전투수업 - 2 21.01.06 729 6 8쪽
34 가상전투수업 - 1 21.01.05 773 6 10쪽
» 만나고 싶어요 21.01.04 780 7 8쪽
32 제 것이 되세요 21.01.03 791 6 9쪽
31 초대장 21.01.02 812 7 7쪽
30 맡겨 주십시오 21.01.01 848 8 9쪽
29 20.12.30 823 7 7쪽
28 징벌 20.12.29 862 8 8쪽
27 넌 내거야 20.12.28 873 7 8쪽
26 점심 시간 20.12.27 897 8 8쪽
25 고민해결 20.12.26 942 9 8쪽
24 게임 20.12.25 987 8 8쪽
23 할 수 있어요 20.12.23 1,015 8 8쪽
22 같이 공부해요 20.12.22 1,012 9 8쪽
21 즐겁게 놀아요 20.12.21 1,011 7 8쪽
20 대결 20.12.20 1,073 8 9쪽
19 즐거운 등교길 20.12.18 1,082 8 8쪽
18 선물과 저녁식사 20.12.17 1,100 9 8쪽
17 20.12.15 1,205 11 7쪽
16 입학시험 20.12.14 1,159 8 7쪽
15 학교 20.12.13 1,312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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