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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꼬마 대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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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20.11.29 20:45
최근연재일 :
2021.12.26 20:11
연재수 :
254 회
조회수 :
136,888
추천수 :
1,107
글자수 :
907,495

작성
20.11.29 20:46
조회
5,233
추천
41
글자
8쪽

사슴사냥

DUMMY

"젠장...... 여기도 허탕이군. 막내! 그쪽은 어때?!"


세상이 모두 새하얀 눈에 뒤덮인 영하의 계절.


변경의 수비대로 보이는 세 사람이 눈밭을 헤치며 먹을것을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수확의 계절 가을이 지나고 찾아온 혹한의 계절 겨울.


가을에 쌓아두었던 보존식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세 사람은 이전에 설치해 두었던 덫에 무언가가 걸려있기를 바라며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과는 모두 허탕.


추운 겨울날. 발바닥에 땀이 찰 정도로 돌아다니며 확인한 거라고는 설치한 모습 그대로 남아있던 덫들 뿐이었고, 그나마 무언가가 걸려있던 한 곳은 이미 맹수들의 식사거리가 된 이후의 앙상한 시체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곳은 막내가 향한 장소 뿐.


그 덫에도 무언가 걸려있지 않다면 세 사람은 고생한 보람도 없이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야 했다.


"어?! 대장님! 여기 대박입니다 대박! 얼른 오십쇼!"


"!"


"대장! 가시죠!"


막내의 기쁨에 찬 목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재빨리 내달려 마지막 덫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곳에는 덫에 다리가 걸려 버둥거리고 있는 한 마리의 사슴이 보였다.


"이거 걸린지 얼마 안된거 같슴다! 진짜 대박임다!"


아침 일찍 막사에서 나와 반나절동안 추위에 떨며 돌아다녔지만, 아무 수확도 없어 힘이 쫙 빠져있던 막내는 마지막 덫에 걸린 사슴을 보며 입이 귀에 걸려 있었고.


사슴이 덫에 걸려있는걸 확인한 대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웃고만 있는 막내를 가볍게 쥐어 박고는 곧바로 사슴의 앞으로 다가가 무기를 꺼내들고 단번에 사슴의 급소를 노렸다.


"꾸엌!"


단번에 급소를 관통당한 사슴은 짧고 굵은 비명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고, 대장이 단번에 사슴을 찔러 죽이는 것을 본 막내는 조금 놀란 모양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옆에 있던 선배에게 물었다.


"와... 저 큰게 저렇게...... 한 방에 죽는 거였습니까?"


"뭐 임마. 전쟁나면 너나 나나 저렇게 훅 가는거야. 그러니까 살아 있을때 고기 한점이라도 더 먹어놔.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이라도 좋은거니까."


"둘이 거기서 뭐하나. 집에 안 가고 싶나?"


사슴을 처리한 대장은 두 사람이 뒤에서 잡담을 하자 목소리를 깔며 물었고, 뒤에 있던 두 사람은 황급히 다가와 사슴을 막사까지 끌고 갈 준비를 시작했다.


가져온 커다란 천을 바닥에 깐 다음, 축 늘어진 고깃덩이를 천 위로 옮기고, 천을 양 쪽에서 잡아 끌 수 있도록 했다.


바닥이 눈에 덮여 있었던데다, 덫을 설치해둔 장소가 막사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만 해도 끌고 가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가자."


"예 대장님. 자. 하나 둘 하면 힘 줘! 하나 둘!"


"끄아!"


"이 새끼 이거 아침 안 먹었어? 힘을 줘 힘을! 이래 가지고 언제 들어갈래?"


"빡 주고 있슴다!"


말만 들으면 막내의 힘이 부족해 사슴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것 같았지만, 어찌되었건 커다란 사슴은 조금씩 계속 움직이고 있었고, 그걸 본 대장은 피식 웃고는 두 사람보다 몇 걸음 앞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커다란 사슴을 끌던 두 병사는 체력이 많이 소모된 듯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그걸 본 대장은 가만히 둘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말했다.


"좀 쉬어라. 내가 끌지."


"예! 감사함다!"


워낙 지쳐있던 두 사람은 한 번 튕길 생각도 안하고 곧바로 자리를 비키며 땅바닥에 주저 앉았고, 대장은 두 사람이 힘을 합해야 겨우 끌 수 있던 사슴을 혼자 힘으로 쭉쭉 끌고 나갔다.


과연 부대를 이끄는 대장이라 할만한 힘이었다.


"와... 볼 때마다 느끼는건데 대장님은 진짜. 남자 같슴다. 완전 상남자 아닙니까?"


무거운 사슴을 끌기 위해 한참 용을 쓰다가 찬 눈바닥 위에 주저앉아 숨을 돌리던 막내는, 두 사람이 용을 써서 겨우 끌던 사슴을, 대장이 별 힘 들이지 않고 끌고 가는것을 보자 감탄하며 말했다.


"너 임마. 그런 얘기 대장 근처에서 하지마라. 대장이 그런거 신경 안 쓰시는 거 같아도 은근히 마음이 여린 분이야."


선배는 막내가 대장을 상남자네 뭐네 하고 부르자, 그런 소리 함부로 하지 말라며 주의를 주었고.


막내는 그런 선배의 충고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슴다. 앞으로는 안 하겠슴다."


"자. 가자. 이러다 대장님 놓치겠다."


잠시 앉아 숨을 돌리던 두 사람은 어느새 저만큼 혼자서 앞서가고 있는 대장을 보며 황급히 일어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세 사람이 사슴을 끌고 부대 막사가 보이는 곳까지 다다랐을 때.


문득 사슴이 담겨있는 자루를 쳐다보던 막내는 자루가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헛?! 뭐야?!"


"뭐가 뭐야? 왜 그래?"


막내가 갑자기 놀라며 소리를 지르자 두 사람은 막내를 보며 물었고, 막내는 자루를 가리키며 말했다.


"바... 방금! 자루가 꿈틀꿈틀하고 움직였슴다!"


"뭐? 이제 와서? 얌마. 죽은 직후도 아니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 이제와서 그랬다고? 니가 배가 고파서 헛것을 본 거겠지."


"아닙니다! 진짜임다! 자루가 막 꿈틀꿈틀하고!"


하지만 막내가 오두방정을 떤 것에 비해 자루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고, 두 사람은 막내가 집중력이 떨어져셔 헛것을 봤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알았다 알았어. 가서 니 몫으로 고기 한 점 더 줄테니까 힘내라."


"아니! 진짠데!"


분명히 자루가 움직이는걸 보고 말했다가 무안을 당한 막내는 억울함을 담아 소리쳤지만, 두 사람은 피식 웃을 뿐.


더 이상 막내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아. 진짜 움직였는데. 어떻게 된 거지?"


막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슴이 담긴 자루를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자루가 다시 움직이는 일은 없었고, 세 사람은 드디어 다른 부대원들이 기다리는 막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대장님!"


"음. 시킨것들은 다 마무리 되었나?"


"걱정마십쇼! 말씀하신건 책임지고 깔끔하게 다 처리해 두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사냥 성공하신겁니까? 자루가 아주 묵직합니다?"


"허탕일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큰 녀석을 하나 건졌다. 해체해서 간만에 신선한 고기를 먹을거니까 해체조 지원받도록. 나머지는 요리조로 간다."


"옙! 알겠슴다!"


대장의 명령에 따라 막사에 있던 병사들은 사슴을 해체하고 그에 관한 작업 및 뒷정리를 할 해체조, 그리고 해체된 고기를 가지고 요리를 할 요리조로 나뉘어 움직였다.


"자! 도구도 다 준비됐고 그럼 고기가 얼마나 나올지 한 번 볼까?"


부대 내에서 가장 해체작업을 잘 하는 부대장이 사슴을 확인하기 위해 자루를 펼친 직후.


사슴 해체작업을 위해 작업장에 모여있던 병사들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이게 뭐야?!"


자루안에 들어있던 것은 세 사람이 잡았던 사슴이 아닌 피투성이가 된 어린아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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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유언과 유품 21.12.07 262 3 7쪽
245 로이나스와 로니 21.12.05 280 3 8쪽
244 은퇴 21.12.04 276 3 8쪽
243 항복 21.12.01 282 3 8쪽
242 세계정복? 21.11.29 281 3 7쪽
241 아린의 특기 21.11.27 274 3 7쪽
240 마법의 관 21.11.25 266 3 7쪽
239 아린과 가짜 로니 21.11.22 271 3 7쪽
238 힘의 차이 21.11.20 271 3 7쪽
237 가면남의 본체 21.11.18 271 3 7쪽
236 가면남의 궁전 21.11.16 271 2 7쪽
235 호위 인형 21.11.15 282 3 7쪽
234 박수 21.11.13 278 3 7쪽
233 아린과 세라 21.11.10 268 3 7쪽
232 주방탈출 21.11.08 264 3 7쪽
231 해적과 아가씨 21.11.06 266 3 8쪽
230 조리장의 약점? 21.11.03 272 3 7쪽
229 로니의 힌트? 21.11.01 268 3 7쪽
228 식재료와 요리사들 21.10.30 274 3 8쪽
227 마왕과 카리야 21.10.28 351 3 8쪽
226 누구일까? 21.10.26 288 3 8쪽
225 신선한 재료 21.10.24 267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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