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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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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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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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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7.10.31 11:07
조회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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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동료

DUMMY

"심벌? 자신들을 나타내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건가? 왜 그런 귀찮은 짓을 히는 거지?"

"알려진··· 바로는··· 단원들 간의 협동심과··· 동질감···, 그리고 소속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도구라 알려져 있··· 다···. 하지만··· 달리 감시··· 역을 하는··· 물건이기도 하지······. 어떤··· 능력자를 이용해 만··· 들었는지는··· 몰··· 라도···, 그곳을 운··· 좋게 가지고 있··· 음으로써··· 단군에게 구출을··· 받은 이가··· 한··· 두 명··· 이··· 아니··· 다······."

"위치 추적기··· 같은 역할도 한다···, 이거군."

한서준이 거듭 철 변형체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아무런 특징도 없는 철제 원반에 불과했지만, 몬스터 최성민의 말이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 맞다면, 이건 가지고 있는 게 더 나았다. 대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생겨난 셈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한서준이 다시 한번 철 변형체, 사물이 전혀 비춰지지 않는 더러운 철 구성품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꼼꼼히 훑어보았다.

"이런 걸 모두가 가지고 다닌다라······. 어지간히도 사람을 잃기 싫은가 보군."

하지만 역시 아무리 살펴봐도 둥그렇고 녹슬어 있기만 할 따름이었다. 도저히 특별한 곳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귀중한 전력인···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 겠지······. 능력자··· 라는 건··· 헌터들··· 에 비하면··· 그 수가··· 많은··· 것도 아니니까······."

몬스터 최성민의 말에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녹슨 철 변형체, 그러니까 천부삼인天符三印 중 거울에 해당하는 녹슨 물건을 주섬주섬 안주머니 안에 넣어 둔 한서준이 재차 leviathan의 입안을 살펴보았다.

제 주인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젖을 대신한 것처럼 보이는 빛나는 구슬은 여전히 고장난 형광등처럼, 정신없이 깜빡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언뜻언뜻 비춰지는 leviathan의 입안에는 더 이상 특이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꼭 혓바닥같이 생긴 분홍빛의 카펫 비스무리한 두툼하고 잔털 가득한 살덩어리가 입 아래의, 빛이 머물지 않는 장소 너머에까지 쭉 이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 외의 이물질은 너저분하게 깔린 정체불명의 고깃조각들이 전부였다.

마치 끝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파묻힌 자신을 인지하고 들여다 본 방문객을 초대하는 것처럼, 싸늘하게 식은 분홍빛 혓바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런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하는 괴상한 살덩어리였다.

허나 아무렇지도 않게 이러한 살덩어리와, 그 너머의 어둠을 빤히 바라보던 한서준이 마침내 입을 열고 말했다.

"다른 것들은 없군. ···먹히진 않았다는 소린가?"

그러자 leviathan의 왼쪽 몸뚱아리에 나붙은 신체 부위, 흔히들 지느러미라 부르는 부위를 유심히 살펴보다, 이윽고 손을 뻗어 쫙 펼쳐진 채 굳어 버린 지느러미 뼈들 중 손가락으로 따지자면 약지에 해당하는 뼈 사이에 낀 이상한 모양의 고리 하나를 빼어 든 몬스터 최성민이,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스그극. 스그극.

그리고 무슨 혹같이 생긴 작은 원형의 방울들이 고리의 바깥쪽 선을 빙 두르며, 일정 간격으로 총 8개나 튀어나와 있는 방사형의 변형체를 익숙하게 두어 차례 흔들어 보인 그는, 잔뜩 녹이 슨 구슬이 힘겹게 굴러다니는 것 같은 둔탁한 소음을 퍼뜨리는 고리를 한서준에게 내보였다.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먹히긴··· 한 것 같··· 군······. 아마··· leviathan의 주변을··· 살펴보면··· 나머지 검이··· 나올지도 모른··· 다···. 아니면··· 이미 뱃속에··· 들어 있거나······."

"능력자··· 라는 인간들도 죽기는 죽나 보군. ···듣기로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란 느낌이었는데."

그것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한서준이 툭 말을 뱉어 내었다.

몬스터 최성민이 손에 쥔 괴이한 철 고리, 이른 바 천부삼인天符三印 중 하나인 팔두령八頭鈴을 돌연 우득! 종이 구기듯 구겨 버렸다.

그런 뒤 꼭 가래가 끓는 것 같은 거친 코웃음을 토해 내며, 불과 1초 만에 형편없이 우그러진 쇳덩이를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입을 열었다.

"···인간은··· 결국 인간이지···. 나나··· 너도··· 마찬가지다······. 모습이야··· 이렇지만······,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죽기 마련이지······. 인간이니까···, 예외는 없다···. ···얼른 가도록 하지······."

그리곤 꽤나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겨 대는 말을 흘려낸 몬스터 최성민이, 이내 멈췄던 발을 움직였다.


leviathan의 사체를 지나고 약 5분.

시계가 없기에, 비록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었지만, 머릿속이 알려주는, 그러니까 leviathan을 지나 마침내 지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만나기까지의 경과 시간은 더도 덜도 말고 5분이었다.

몬스터 최성민이 말한 10분이 어쩌고하는 시간은 전혀 필요치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서준은 쉽게 지상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직각으로 세워진 사다리도 사다리였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마음대로 오르기 힘든 몸뚱아리와,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급작스레 떨어져 내리는 강렬한 햇빛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던 까닭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사다리는 질기게 달라붙어 올라가고, 어디까지나 햇빛은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었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그런 긴 시간의 소모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

쿠구구구!

leviathan을 죽인 장본인인지는 알 수 없는 괴이한 괴물체 하나가 저 멀리서, 여전히 끝은 보이지 않는 판자들을 하나둘씩 헤집어 놓으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던 탓이었다. 그러나 그건 여태껏 만난 수중형 몬스터가 아니었다.

엄연한 두 다리와 두 팔, 그리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주먹만 한 머리를 달고, 시시각각 빨강, 보라, 검정, 초록 순으로 변환되는 길쭉하고 얇은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무게는 겉보기완 달리 상당한 듯, 겅중겅중 내딛어지는 발걸음마다 판자들은 금방이라도 뒤집어질 것처럼 들썩들썩 요동을 쳤다.

꼭 사이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징검다리를 무리하게 건너는 사람같이, 몬스터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기괴했지만 점차적으로 다가오는 속도는 그 발폭에 걸맞게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를 자랑했다.

서둘러 사다리를 잡기 위해 손을 뻗던 한서준이 돌연 마비라도 된 양 우뚝 멈춰섰다.

한서준은 순간 속이 메스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워낙 다채롭게 변하는 몬스터를 너무 오랫동안 쳐다봐서 그런 건진 몰라도, 몬스터의 움직임 여기저기에서 왠지 모를 혐오감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계속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점점 속이 꼬여가며, 기분까지 더러워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젠 머리까지 쪼깨질 것처럼 아파왔다.

아무런 전조 현상도 없었건만, 또다시 한서준, 그 자신은 모르는 몸의 부작용이 새로이 발견됐다는 뜻이었다.

무호흡에 이어 왜인지 알 수 없는 원인 모를 통증. 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었다.

허나 한서준은 곧 자신의 생각이 애초부터 틀렸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느닷없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거대하고 시커먼 등에 하나 뿐인 시선이 쏠리자마자, 마치 거짓말처럼 내장을 뒤틀어 놓았던 모든 통증이, 나아가 절로 짜증을 부릴 것 같았던 모든 기분이, 다소 허무해질 정도로 삽시간에 녹아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던 탓이었다.

무슨 환상에라도 빠져 있던 것처럼,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와 동시에 몬스터 최성민이 말이 나직이 흘러나와 퍼져 나갔다.

"성가신··· 것이 있··· 었군···. 너는 일다··· 저놈을 무시··· 해라···. ···지금 상대해 봤자··· 피곤··· 하기만 할··· 테니까······."

도대체가 무슨 연유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진 모르지만, 어쨌든 이건 기회였다.

한서준은 몬스터 최성민의 말대로 사다리에 우선 멈췄던 손을 다시 뻗어 내었다. 방금 같은 메스꺼움은 다행히 들이닥치지 않았지만, 대신 내부의 통증을 견뎌내느라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 모양인지, 거리는 이미 많이 좁혀진 듯, 철퍽! 물 튀기는 소리가 약간 거슬릴 만큼 지척에서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번엔 그만큼의 시간을 한서준의 몸도 충분히 이용하고 있었다. 오직 왼팔에만 한계치 이상의 힘을 쏟아부으며, 느릿하게나마 한 칸씩 한 칸씩을 꾸준히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전부 같던 원형의 하늘에서 벗어나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무렵, 모난 점 하나 존재치 않는 순백의 세계와 거리낌 없이 마주한 한서준은, 갑자기 아래에서부터 들려오는, 허나 그렇게 길지 않았던 찌이익! 종이가 찢어지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대뜸 옆에서 솟아난 정체불명의 무언가에게 미리 풀어 놓았던 저격총의 총구를 즉시 들이밀었다.

"···환영 인사가··· 꽤 거칠군······."

그러자 정체불명의 무언가, 어느덧 전신에 피칠갑을 한 몬스터 최성민이 얼굴에 묻은 검붉은 피를 닦아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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