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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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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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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628

작성
17.09.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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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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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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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동료

DUMMY

쿡.

그리고 마침내 다다른 지하수로의 벽면과 맞닿은 나무 판자의 끝모서리에서부터 다소 둔탁하지만 가벼운 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밀려드는 미약한 충격파에, 자신의 머리가 세운 계획이 꽤나 보기 좋게 성공했음을 깨달은 한서준이 이내 굽혔던 허리를 조심스레 펴는 사이, 어느새 아득히 멀어진 몬스터 최성민의 말소리가 회색빛을 띈 희끗희끗한 어둠 속에서 아스라이 번져 나왔다.

"··· 그··· 조건··· 은··· 너도··· 알고··· 이, 있··· 을··· 거라··· 새, 생··· 각··· 하는··· 마, 망··· 우··· 우, 원··· 겨··· 엉··· 같··· 은··· 확대··· 형··· 레, 엔··· 즈··· 의··· 유무··· 다···. 무, 물론··· 이건··· 단순··· 한··· 예측··· 이지···. 확정··· 을··· 지을··· 순··· 없··· 다···."

처음부터 끝까지 쓸데없는, 다시 말해, 정작 하고자 싶은 말은 따로 있다는 기색이 역력히 드러나 있는 잡담 비스무리한 몬스터 최성민의 말을 그저 가만히 듣고 있던 한서준이, 약간 쏘아붙이듯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그러면서 물고기형 몬스터가 전달해 준 엄청난 반동을 제어하느라 무리한 탓에 마치 끊어질 것 같은 알싸한 고통이 전해져 오는 왼팔을 역시 멀쩡하지 않은 오른팔을 이용해 주무르며, 물고기형 몬스터가 가라앉은 물속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내장이 뽑혀져 나간 게 확실히 치명적인 데미지로 적용된 것인지, 지하수로 특유의 새까맣고 짙은 빛을 있는 힘껏 흡수한 듯 보이는 물의 표면엔 반동에 의한 거친 파도만이 다소 넘실넘실 왼쪽으로, 다시 오른쪽으로 흔들거리며, 강하게 치대고 있었다.

나아가 언뜻언뜻 눈에 보이는 형체조차 바스러진 바깥 세계의 물품들이 그나마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 너머로 약 20cm 가량의 물속 상황을, 대략적으로나마 구분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지만, '어두컴컴하다.'란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이 있음에도 거진 완벽하다라 할 수 있는 윤곽선의 형태로 사물의 구분이 가능한 물 위와는 달리, 그 끝을 알 수 없는 물 밑의 검은 아가리 안엔 도대체 무엇이 유유자적 거닐고 있는지 그 어떤 것도 파악을 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아무리 저격총을 이용해 빤히 들여다본다 한들, Juggernaut 때와 마찬가지로 머리는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아니, 아예 스코프에 눈동자가 떡처럼 들러붙도록 들여다봐도, 쓸만한 결과는 '못' 내놓을 것이라는 게 좀 더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정보는커녕 애당초 물 안이 보이지를 않으니, 아무런 허점도, 앞으로 이어질 행동 패턴에 대한 자신의 최적화된 움직임도 아무 소용이, 아무 가치도 없던 Juggernaut를 처음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수로의 비밀을 관찰하는 행동만으로는 그 깊이와, 또 다른 무언가를 파악하고 계산하기 위한 머리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란 소리였음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물속의 상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 하더라도, 물고기형 몬스터가 다가오는 것을 아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면 아래의 생명체는, 수면 위의 생명체를 공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면 아래에서부터 솟구쳐 올라와야 했다. 한마디로 물감같이 퍼져 나간 어둠에 젖어든 물 안 전체를 암만 제 주도권 하에 두고 있다 한들, 그 뒤로 이어질 공격은 결국 눈으로도 직접적인 확인이 가능한 뻔하디 뻔한 공격일 뿐이란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닥쳐올 공격에 대비할 시간은 기껏해야 20cm밖에 허용되지 않은 가시거리의 찰나의 틈이 전부였지만, 그건 한서준에겐 전혀 모자라지 않는 충분한 시간적 틈새였다.

비록 지금부터 저격총을 들고, 물속을 겨누고 있어야 한다라는 불가결한 전제 조건이 따르기는 하나,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목숨값에 비하면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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