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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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피부에 돋아난 우둘투둘하고 괴기한 돌기마저 선명하게 보이는 거리가 되자, 한서준은 거치대를 옮겨 몬스터 최성민의 수십 쌍에 해당하는 눈알들, 정확힌 온 몸을 가로지르며 자라난 수많은 눈알들 중 어깨에 박혀 있는 축구공만한 크기의 거대한 눈알 하나에 길디 긴 총구를 겨눈 다음, 이어지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무엇을··· 선택··· 하든··· 너··· 의··· 결정··· 이다···. 그, 그렇··· 게··· 죽는 것··· 도··· 나, 나쁘··· 진··· 아, 않··· 겠··· 지···. 하··· 지만··· 내가··· 죽··· 는··· 다면··· 이, 이곳··· 에서··· 빠··· 져··· 나가지··· 는 못··· 할··· 것이··· 다···."
자세한 길을 모른다. 또 현 위치도 알 수가 없다.
이건 무기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구비돼 있지 않은 한서준에겐 너무나도 크나큰 문제였다. 더욱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몸도 제대로 가누기가 힘든 상황에서 특정인의 조력 없이, 나아가 이제 4발 내지는 9발밖에 남지 않은 한정적인 탄약 수로 당장 먹을 것도 없는 대구에서 무사히 살아남기란, 그야말로 당랑거철螳螂拒轍이 따름없었고, 바위에 계란을 내려치는 것보다 배는 더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차라리 몬스터 최성민의 안내에 따라 그나마 눈에 익는다라 할 수 있는 '그 집'의 지하실로 가는 편이 금시로선 훨씬 생산적이고 이득적인 일이었다.
아무리 여기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몬스터 최성민의 생사를 마냥 좋을대로 결정한다 하더라도, 정작 중요한 지하실로 가는 길, 달리 안전지대로 가는 길을 모른다면, 되려 안 하느니만 못 하는 수준 낮은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음이다.
그렇기에 한서준은 불과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동안 확립한 몬스터 최성민의 사살에 대한 상념을 깨끗이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고 말았다.
비록 이성이 잡아먹히는 변이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그의 머리통에 굵디 굵은 총알을 박아 넣어야 하겠지만, 이건 변이라는 조건이 현시보다 좀 더 완벽하게 충족되었을 가까운, 혹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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