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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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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628

작성
17.10.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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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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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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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동료

DUMMY

생각보다 이빨은 그렇게 거칠지 않았다. 단지 껍질이 벗겨진 나뭇가지같이, 약간 매끄럽지만 울퉁불퉁하게 만져지는 음파 같은 굴곡들이 그 모양조차도 제멋대로인 산골짜기처럼, 군데군데에 파여 있을 뿐이었다. 손가락을 찌를 법한 날카로운 둘출부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오랫동안 물속에 있었던 탓인지, 이빨은 자칫 손이 얼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냉기冷氣를 옷처럼 두르고 있었다.

쥐자마다 전해져 오는 무시무시한 차가움과 싸늘함이 손끝은 물론 삽시간에 머릿속을 꽁꽁 얼려버릴 만큼, 이빨이 차려 입은 냉기의 드레스는 실로 어마어마한 한기寒氣를 잔뜩 뿜어내고 있었고, 만지는 이로 하여금 살벌하기 짝이 없는 찬기로 정신을, 나아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지만, 정작 한서준은 그 점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직 손바닥의 체온만으로 이빨을 둘러싼 냉기를 느릿하게나마 소멸시켜 가며, 놀고 있는 나머지 손도 마저 뻗어 이빨과 이빨 사이의 협곡 같은 틈새에 끼어 있는 물건, 마치 위에서부터 뭔가로 내려찍어 박은 듯 보이는 단단하게 고정된 철 장식품 하나를 재빨리 붙잡고는, 이어 전부터 잡고 있던 이빨을 양옆 앞뒤로, 세차게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워낙에 굵기가 얇아서 그런 건지, 나뭇가지보다 살짝 더 굵은 이빨은 금세 빠져 버릴 것처럼 질퍽질퍽! 요란한 소리를 토해 내며 부패가 시작된 leviathan의 물렁한 잇몸을 삽시간에 짓무른 점토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대신 그 사이에 끼어 있던 원형의 철 변형체는 어렵지 않게 빼낼 수 있었다.

콰직!

그건 마치 달을, 그것도 만월滿月을 우러러보며 만든 것처럼 보이는 녹슨 철 변형체였다.

겉으로 보기엔 딱히 어떠한 특징도, 특정한 메세지나 특별한 장치도 없어보이는 둥그렇고 밋밋한 물체였지만, 그것을 본 몬스터 최성민의 반응은 그저 무미건조하게 훑어보기만 하는 한서준과는 달랐다.

"···그건··· 단군의 물품··· 이로군······."

그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그게 왜··· 거기에 있는지··· 는 몰··· 라도···, 적어도 단군의 일원··· 중 하나가··· 여기에 들어 왔었··· 다는 것··· 은··· 확실한 사실··· 인 것 같··· 군···. 게다가 꽤··· 오래 전의 일인 것도··· 같고······."

그제서야 제 손에 쥐어져 있는 원형 장식품을 새삼스런 눈으로 쳐다보던 한서준이, 이내 다시 몬스터 최성민을 바라보았다.

"단군이란 단체는 이런 걸 가지고 다니는 거냐?"

그러자 몬스터 최성민의 움축 패인 두 눈두덩이 순간 움찔 움직이며 스르륵 위로 올라가 한서준에게 고정되었다.

그건 약간 기이한 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신기하다는 기색이 역력히 담긴 묘한 시선과 닮아 있었다.

"···단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나······?"

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을 안 지도 고작 일주일 전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름만 무성하게 들어 온 단군이란 단체에 대해서, 거의 갓 태어난 아기와도 같은 한서준이 각별한 뭔가를 알고 있을 리 없었다.

그저 초능력자들의 집단이라고만 알고 있는 단군이 정확히 어떠한 단체인지, 또 이 단군의 물품이라는 정체불명의 원형패는 대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서준은 아무것도 모른단 것이었다.

까닭에 한서준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몬스터 최성민의 두 눈이 더욱더 가늘어졌다. 하지만 그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고, 따라서 한서준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넘어갈 정도로, '찰나'는 단어 그대로 무척이나 빠르고 미세했다.

몬스터 최성민이 거듭 입을 열었다.

"천부인天符印···. 단군은 그 이름대로···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천부삼인天符三印······, 즉 거울, 방울, 검··· 을··· 가지고 다닌다. ···일종의 심벌Symbol··· 같은 개념이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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