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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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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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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DUMMY

그리고 이러한 머릿속의 결론을 빠르게 마무리 지음과 동시에 여전히 주물러지고 있는 왼팔을 움직여 더듬더듬, 분명 판자 위에 똑바로 뉘어 놓았던 저격총을 오직 얼어붙은 손끝의 감각만을 이용해 차분히 찾아가던 한서준은, 그런 얼음장같은 손가락보다 몇 배는 더 차가운 감촉을 선사하는 물체를 일순 눈치채고는 바로 꽉 움켜 쥐었다.

그런 뒤 자동적으로 가해지는 육중한 무게에 비명을 지르는 왼팔의 요청에 따라, 오른팔 또한 최대한 빨리 움직여 꽤나 울퉁불퉁하게 제작된 이름 모를 저격총의 덮개를 겨우겨우 받쳐든 한서준이 이후 보여준 움직임은, 딱히 특별하다 싶은 게 없었다.

그저 손이 위치한 덮개의 바로 앞, 다리 하나를 쭉 뻗어 놓은 것처럼 기다랗게 빠진 금속의 총열과 거진 한 세트라 봐도 좋을 삼각형의 받침대를 펼쳐내고, 자칫 미끄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경사각을 그어냄과 동시에 그대로 총구를 아래로 내려 튼튼히 고정시킨 후, 조용히 스코프를 들여다 보는 것이 이후 이어진 추가적인 행동의 전부였다.

비록 총열의 길이가 상당하고, 물과의 높이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판자 위에서 물속을 겨누었기에 약 70°가량의 사각지대가 생겨나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 이상 저격총을 틀어 좀 더 효과적인 경사각을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선, 여전히 짐작도 안 가는 끈적한 물속에 거침없이 총열을 담그지 못한다는 표면적인 문제도 문제이거니와, 무엇보다 지금의 몸으로는 제대로 다루기도 힘든 무게를 저격총이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대로 들고 휘두를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너무나도 무겁게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이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저격총을 무슨 기관단총 다루듯 다루며 홱홱 틀어내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을 금시의 한서준을 지탱하는 몸뚱아리로는, 도저히 실현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사실 그럴싸한 자세를 취한다고 취한 자세치고는 무척이나 비효율적이다라 할 수 있는 지금의 자세가, 그나마 최대의 효율성을 뽑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자세였기에 마냥 자세를 바꾸는 것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무턱대고 자세를 바꿈으로써 드러날 빈틈과 그렇게 형성될 또 다른 사각지대, 즉 현 총구가 겨누고 있는 장소에서의 공격이 귀신같이 이어진다는 재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잖아 있는 만큼,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며 자세를 바꾸는 것보단 차라리 지금의 자리를 고수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고 고수익적인 방안이었다.

더더군다나 순간적으로 껍데기 같은 몸뚱이를 북어처럼 패대기칠 정도로 강력한 저격총의 반동을 제어할 수단이 거의 없다시피한 판자 위에서, 어렵사리 끌어모은 반동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장소이기도 한 터인지라, 자세를 바꾼다는 이런 도박성이 짙은 모험을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한서준의 날카로운 반문에 잠시 입이 다물고, 숨을 가다듬는 건지 알 수 없는 기묘한 기침 소리를 연신 '끄륵끄륵',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귓속이 간지러워지게끔 거슬리게 뱉어내던 몬스터 최성민이, 방금 전과 다를 바 없는 흐릿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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