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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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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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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628

작성
17.10.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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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동료

DUMMY

그리고 그런 잔혹하기 짝이 없는, 겨우 세 달 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도저히 인간이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몬스터 최성민의 냉정한 행동을 다소 복잡한 눈으로 지켜보던 한서준이, 이내 어깨에 둘러매었던 저격총을 금방이라도 풀고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던 두 손을 자연스럽게, 허나 조금은 느릿느릿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런 뒤 스스로 팔을 뜯어낸 후라고는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도 마냥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매우 안정된 호흡을 고수하는 몬스터 최성민에게서, 혹여나 모를 한 발자국, 잇따라 두 발자국을 더 물러난 한서준이 곧장 툭 공을 던지는 양 툭 말을 던져 내었다.

"···그건 정말 위험한 변화인데···. ···가까이 가지만 않으면 되나?"

그러자 바로 몬스터 최성민의 말이 힘겹게 뒤따라 나왔다.

"···그, 그··· 렇다··· 하, 하지만··· 너무··· 머, 멀··· 리 떨··· 어져··· 있지도··· 마, 마··· 라···. 네··· 가··· 우, 위··· 험··· 해 졌··· 을 때··· 구, 구하기가··· 힘들··· 테··· 니···."

"오른팔을 떨어뜨린 것으론 해결이 안 되나 보군···."

"···이, 이건··· 이, 임··· 시··· 대처··· 일··· 뿐··· 이다···. 어차피··· 곧··· 다시··· 자··· 라··· 겠지···. ···시간··· 이 없··· 다···. 그··· 초··· 총··· 에··· 대한··· 것··· 은··· 마음··· 대로··· 생각해도··· 좋··· 다···. 하··· 지만··· 말··· 했··· 다··· 시피··· 이곳··· 에서··· 빠져나··· 가는··· 길··· 은··· 꽤··· 복잡··· 하다···."

아까도 그랬듯이, 지금도 협박이라면 협박이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 말을 거리낌 없이 뱉어내는 그에게,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모든 대답을 대신한 한서준은, 연이어 오른팔을 내버린 직후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모를 예의 그 괴이한 판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로 다시금 멀어져 가는 몬스터 최성민과, 드디어 잠잠해진 수면, 나아가 그 밑의, 도무지가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시커멓고 걸쭉한 물 아래에 이르기까지 차례대로 한 번씩, 경한 시선을 짧게나마 흘려보내다, 곧 몬스터 최성민을 따라 가볍게 벽을 밀치는 것으로 손쉽게 판자를 움직인 그는, 자신이 정상적인 이동 경로에서부터 생각보다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음을 약 2초 정도의 시간을 고스란히 보내고 나서야, 다시 말해 거진 출발과 동시에 퍼뜩 알아챌 수 있었다.

유일하게 빛을 반짝하는 왼쪽 눈과, 오히려 빛을 잡아먹을 것 같은 새카만 어둠만이 웅크리고 있는 텅 빈 오른쪽 눈을 대강 두어 번 정도 깜빡이자, 마치 마술처럼, 벌써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다음, 또 다음 판자로 건너가 있는 몬스터 최성민의 흐무러지는 윤곽선이 흡사 가동 스위치를 눌러 빛을 뿜어내는 형광등같이, 삽시간에 그의 눈동자 안을 가득 채우다 못해 넘칠 정도로 메우며 나타났던 까닭이었다.

뒤이어 오로지 바다와도 같은 물만이 펼쳐져 있던 수면 위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수십 개의 판자들이 재차, 무언가에 하나로 묶인 것 같은 그런 직선적인, 어떻게 보면 지그재그식으로 배열된 모습들을 다소 엉클어지다시피 드러내었는데, 한 칸 한 칸을 눈짓으로 건너가면 건너갈수록 서서히 내려앉는 어둠에 판자가 천연 벌레 떼의 공격이라도 받는 양,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혀가고 있는 것을 보아, 판자들은, 지하수로를 통과하게 하는 유일한 이동 수단 겸 그 깊이를 함부로 가늠할 수 없게 하는 교묘한 교란 장치인 것 같았다.

물론 이것을 마냥 의도적으로 설치했다고는 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에 어둡고 질척하기가, 꼭 찌든 때와 음식물 찌꺼기들을 잔뜩 머금은 배수구를 적나라하게 보는 것 같은 지하수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보다 몇 배는 더 크다고 할 만한 지극히 환경적이고 절대적인 요인들이, 현 지하수로 전체에 십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었음이다. 때문에 판자에 의한 교란은 흡사 햇빛과 물을 넉넉히 흡수한 꽃이 섭리에 따라 개화를 하는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런 일이었고, 판자가 교란 장치일 것이라는 추측 또한 사실 무척 쓸데없는 추측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한서준은, 고개를 휘휘 젓는 것으로 머릿속에 가득한 잡념들을 한꺼번에 뽑아 떨구어 낸 뒤, 왼발을 선두로 벌써 수십 번은 더 머릿속으로 연습한 일명 '안전하게 판자 건너기'를 거침없이 시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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