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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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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7.10.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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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동료

DUMMY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 뿐인 일이었다.

엎드린 상태 그대로 부족한 산소를 끌어모으던 한서준의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 부들거리던 두 어깨가 일순 잠잠해짐과 동시에 크게 한 번, 그러나 어느 때보다 천천히 들썩거려지는가 싶더니, 대뜸 호흡의 안정을 되찾고 엎어져 있던 몸뚱이를 벌떡 일으켜 세운 것이었다.

헌데 기이하게도 그렇게 움직여지는 몸뚱이엔 아무런 후유증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고통과 무호흡, 나아가 전신 쇠약 같은 일 자체가 그저 한서준, 본인만의 얼토당토하지 않는 착각으로 인해 생겨났다는 것을 일러주는 양, 격류처럼 휘몰아치는 근육들의 꾸물거림이 삽시간에 온 몸을 불안하게 뒤덮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몸 여기저기엔, 섬뜩하리만치 어떠한 이상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서준은 되려 커다란 의구심이 들었다.

지난 10년 간을 지독하게 괴롭혀 왔던 '특정한 증상 이후의 후유증'이 지금에 와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리가 없었던 탓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어떤 크기와 어떤 종류,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든, 거의 절대적이다 싶을 정도로 나타나 이차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바로 후유증이란 놈들이었다.

근육 수축 이후로 찾아오는 '무기력증'이 그러하듯, 굳이 정의하자면 '근육 쇠약'과, 무호흡이라는 증상에 뒤따를 후유증이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차라리 팥으로 메주를 쑤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일이란 것이었다.

그렇기에 약간 비약적이지만, 이건 몸뚱아리가 다시 10년 전의 군인이었던 시절로, 그러니까 정상인과 다를 바 없는 신체로 돌아갔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그때, 몬스터 최성민의 중얼거림 비스무리한 말소리가 한서준의 귓속을 찔러 들어왔다.

"흥미로운 일이지···. 처음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질 못한다···. 꼭··· 유체이탈을··· 한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낼 수 있지···. 그러다 점점 고통이 돌아온다···. 그리고··· 몸이 서서히 변화되는 거지···."

그에 한서준이 고개를 움직여 몬스터 최성민의 목소리가 들려온 장소, 즉 귀를 이끄는 소리의 진원지를 빠른 눈짓으로 쫓아가다, 곧 흠칫 몸을 부르르 떨고 말았다.

대체 언제 다가온 것인지, 약 140cm의 너비를 가진 판자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급작스레 가까워지면서 커진 몬스터 최성민의 어마어마한 거구의 몸통이, 가히 장벽처럼 나타나 시야의 대부분을 시커멓게 물들여 버렸던 까닭이었다.

더욱이 그 모습은 저 스스로가 오른팔을 뜯어냈던 아까 전관 아예 다른 몬스터라 해도 좋을 정도로 확 달라져 있었는데, "금방 자라난다."라고 말했던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아무것도 달려 있지 않았던 오른쪽 어깨엔 분명 제 손으로 뜯어낸 팔이 다시 자라나 있었다. 헌데 이번엔 역관절까지 지녔던 몇십 분 전의 모습과는 달리 정상적인 관절을 가진 하나의 팔만이 자라나 있었다. 물론 자라난 건 단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오른팔엔, 이전은 물론이요, 처음 대면했을 당시에도 없었던 거대한 뿔이 팔뚝 위로 우뚝 솟아나 있었다. 마치 Silence의 검은색 칼날처럼, 허나 그것관 비교도 안 되게 커다랗고 거친 톱날과 같은 이빨을 가지고서, 몬스터 최성민의 오른팔은 또다시 흉악하고 단단하게 자라나 있었다.

닿는 모든 것을 순식간에 갈라내는 Silence의 칼날과는 다르게, 몬스터 최성민의 톱날 같은 수백 개의 이빨이 수놓아진 회색빛 뿔은, 닿는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산산히 부숴버릴 것만 같았다.

이에 한서준이 잠시 할말을 못 찾고 건전지가 다 닳은 손전등처럼 지조 없이 버벅거리는 사이, 몬스터 최성민의 말이 유유히 흘러나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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