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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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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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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DUMMY

하지만 이런 막무가내식의 무리한 행동은, 되려 몸에 한계치를 넘어선 고통과 그에 따른 부가적인 부작용을 선사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 증거로, 그저 누군가가 손가락을 이용해 쿡쿡 찌르는 것 같은 통증만이 느껴지던 옆구리에 돌연 날붙이가 사정없이 쑤셔박히는 그런 어마어마한 고통이 가감없이 굴러들어 오기 시작하자, 대뜸 호흡이 턱하고 막히는 기이한 현상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머릿속을, 나아가 폐를 강타했다.

그 덕에 한서준은 바쁘게 움직이던 발을 멈춰 세웠다. 아니, 거의 넘어지다시피 판자 위에 바짝 엎드렸다. 급작스레 폐를 쥐어짜듯이 밀려오는 두 번째 '무호흡'의 현상과, 부목을 달아 놓은 오른발과 비교하면 거진 천지차이라 할 수 있는 왼발의 무릎에서부터 별안간 빈틈없이 들어찼던 힘이 어디론가 쭉 빠져나가 버리더니, 미처 그것에 반응하지 못하고, 그만 판자 위에 엎어져 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물론 오른쪽이 아닌 왼쪽의 신체에만 과도한 힘을 불어넣었기에 생긴 부작용이라는 점은 이미 앞서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기에, 한서준은 이 난데없는 상황이 갑자기 벌어졌음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단지 힘만 빠져나가는 게 전부인 신체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으로도 데미지를 주는 호흡의 문제였다.

이미 한번 겪어 본 일이라고는 하나, 도저히 이 코와 입에 빨대를 꽂아 넣은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마치 모든 것을, 빛과 어둠은 물론이요 색과 점, 선, 면마저 소멸시켜 버리는 영원한 심연 속에서, 잔뜩 쪼그라든 폐만이 유일하게 둥둥 떠다니며 선명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기분이었다. 다섯 개의 감각들이 모두 과거의 기억처럼 흐릿해지며 급속도로 무뎌지는 가운데, 신기하게도 폐만큼은 무척이나 확연히 느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던 두 번째 '무호흡'의 현상은, 이런 더할 나위 없이 낯설고 기이한 감각을 한서준에게 원 없이 안겨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한서준의 문제를 너무나도 쉽게 알아챈 몬스터 최성민이 이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벌써··· 문제가 나타나고 있나···. 호흡 쪽에 관한 것인가···? 예상은 했지만··· 그 몸도 참··· 불편하게 뒤틀려 있군···."

하지만 한서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여전히 판자에 바짝 엎드린 채로, 도무지 안정이 되질 않아 터질듯이 꿈틀거리는 심장과 계속 쪼그라들고 쪼그라들어 자칫 뜯겨져 나가는 게 아닐까 싶은 폐에 미약하지만 필수적인 산소를, 끊임없이 욱여넣기만 했다.

그러나 그렇게 흘러들어오는 산소의 양은 너무나도 부족했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손바닥의 촉각과 나무판자의 물기 어린 결을 인지하는 시각만이 현 뭄뚱아리에 남은 오롯한 감각의 전부가 되어 버릴 만큼, 그의 몸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질 않고 있었다.

몬스터 최성민이 스스로의 규율을 어기고, 발을 움직여 판자 한 장 정도의 거리로 좁혀낼 때까지도, 한서준은 이러한 사실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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