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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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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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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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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7.10.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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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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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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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동료

DUMMY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이미 변이가 되었을 가능성'을 좀 더 정확히 추측하기 위해 세워둔 비대한 몸집의 가설일 뿐이었다. 대체 어디가 한계인지 알 수 없는 인간의 머리가 빚어내는 다양한 환상이 그러하듯, '근육 쇠약'과 '무호흡'도, 단지 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가로세로 500cm 정도의 널빤지처럼 우뚝 세워둘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후자의 경우가 맞다면, 자신은 변이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착각이었기에, 후유증이 닥쳐오지 않는 것도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단지 '이 모든 건 환상이었다.'와 같은 허무한 이유만큼이나 허무한 마무리를 가지지 않고, 어째서 그런 착각을 하게 되었냐는 새로운 의문점이 튀어나올 터였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가 맞다면, 천운이 따라주지 않는 한, 그러니까 몬스터 최성민과 마찬가지로 전신이 녹지 않는 완벽한 변이를 이루어 내지 않는 한, 자신에게 남은 목숨은 길면 하루, 짧아도 열 시간이 전부였다.

좋든 싫든, 거의 반강제적이다 싶을 정도로 약 하루 뒤에 흑백으로 물든 목숨이 냉정하게 저울질된다는 소리였다.

때문에 사실 지금에와서 걱정을 한다 한들,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어떻게든 변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 그에 따른 확고한 정의를 내린다 한들, 어차피 하루 뒤면 정확히 밝혀질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일에 굳이 시간을 낭비하며, 있는지도 미지수인 정보를 끌어모을 필요는 딱히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한서준은, 들어 올렸던 손을 내리고 다시 몸을 돌려 등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쉴 새 없이 꿈틀거리는 곰보같이 얽은 등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몬스터 최성민에게 이번에도 역시 툭 던져 내듯,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어찌 됐든 멀쩡해진 몸을 차례차례 점검하며 툭 말을 흘려내었다.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러자 몬스터 최성민이 다소 어처구니가 없다는 양 재차 한서준을 돌아보며 마치 콧방귀를 끼는 것처럼 흥, 크디큰 날숨을 뱉어내었다.

"확률적으로··· 따지자면, 넌 확실히··· 죽는다···."

"하지만 너는 살아 있지."

어깨를 넘어 가슴, 이젠 복근마저 없어진 배와 허리 부근을 차례차례 살펴보는 와중에도 몬스터 최성민의 말에 짧은 대꾸를 날린 한서준이, 마지막으로 환상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가름할 수 없는 근육 쇠약과, 무호흡으로 저도 모르게 판자 위에 떨어뜨린 저격총을 소중하게 주워들었다.

그리곤 혹여나 끈적한 물이 묻지는 않았을까, 꼭 아기를 만지는듯 부드럽고 조심스런 손놀림으로 총열을 엄지와 검지, 오직 두 손가락의 감각만으로 쭉 훑어가며,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총열덮개는 앞손 두 손가락과 중지를 더해 떨어지는 폭포수라도 된 양 약간 거칠다시피, 그러나 냉철하고, 꼼꼼하게 쓸어내리다, 마침내 끝에 다다라 산산히 부서지며 요란하게 튀어나가는 물방울처럼 이번엔 매끈하게 뻗은 총신과, 더할 나위 없이 익숙한 스코프, 나아가 역시 익숙하지만 낯선 개머리판을 다섯 손가락 전부를 이용해 한꺼번에 어루만짐으로써 이질적인 액체가 한방울도 묻지 않았음을 직접 피부로 확인한 한서준은, 이내 저격총과 이어진 멜빵끈도 무사하다는 것을 인지한 뒤 곧바로 어깨에 그것을 둘러매었다.

"내가 앞서도 말··· 했다시피··· 난 특별··· 케이스··· 같은 거다···. 내 말이 거짓말··· 같다고 생각된··· 다면··· 어쩔 수 없··· 지만··· 너도··· 나와··· 같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일찍이··· 접어두는 게 좋을··· 거다···. 쓸데없는 만··· 용은··· 결국··· 제 목숨만··· 갉아먹을 뿐··· 이니까···."

그리곤 몬스터 최성민이 힘겹게 만들어 내는 장문의 말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손가락을 스쳐 지나간 저격총의 탄창이 5발 들이 박스형 탄창이었음을 새삼스레 떠올리고는, 이윽고 또다시 이어지려는 몬스터 최성민의 말을 자신의 목소리로 뒤덮어 짓누름으로써 단번에 끊어 버렸다.


작가의말

쓰다보니 200화가 되었군요.

물론 한 편 한 편의 분량으로 따지면 이제 겨우 100화가 완성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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