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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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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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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동료

DUMMY

거리는 길어봐야 80cm가 조금 안 되는 짧은 거리였다.

비록 부목을 사용하고 있는 한서준에겐 약간 길다 싶은 거리이긴 했지만, 한 칸 한 칸마다 심혈을 기울여 이동한다면 딱히 건너지 못할 것도 없었다.

물론 여러 개의 널빤지를 엮어 만든 판자인지라, 자칫 그 사이사이의 구멍에 아무런 안전 장치도 없이 쭉 뻗은 부목이 걸려들 위험성도 어느정돈 존재하긴 했으나, 이것도 건널 때와 마찬가지로 다소 심혈을 기울인다면 그렇게 경계할 정도의 함정은 아니었다.

무사히 판자를 건너는 데엔 어디까지나 건너는 자, 바로 한서준의 주의만 필요로 하다는 것이었다.

한서준이 조심히 발을 내딛었다. 먼저 나간 발은 정상적이지 않은 신체 부위 중 그나마 멀쩡하다라 자부하는 왼쪽 다리였다. 이것 하나만큼은 일반인의 다리와 다를 바가 없었기에, 무사히 두번 째 판자 위에 올려놓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아가 오른쪽 다리와 이어진 부목의 엄지손가락만한 디딤점을 두번 째 판자 위에 자연스런 걸음처럼 옮겨 놓는 일도, 그리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사이사이에 뚫린 틈새를 피해 올려놓는 과정에서 살짝 신경을 몰아주긴 했지만, 그건 세번 째 판자를 바라보며 다시 빠르게 거리를 가늠하는 작업엔 아무런 부작용도 가져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판자와 판자 사이의 거리를 약 7~80cm 내외라 결론 지은 그가, 재차 발을 움직였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선두는 왼발이었다. 그 다음으론 역시 흐르는 물처럼 뒤따르는 오른발의 부목이 큰 폭을 그리며 가까스로 판자 위의 이음매 구멍 바로 옆에 내딛어졌다. 동시에 '쿵!' 갑자기 시야를 뒤흔드는 웅대한 떨림이 판자를 통해 거침없이 전신에 흘러들어 오자, 아까완 달리 크게 출렁이며 흔들리는 판자 위에 재빨리 바짝 엎드린 한서준은, 돌연 귓속을 파고드는 아니, 귓속 뿐만 아니라 머릿속마저 어지럽게 헤집어 놓는 연속적인 '쿵! 쿵!' 소리에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푹 내쉬고 말았다.

쿵! 쿵!

난데없이, 다시 말해 고작 2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환히 밝혀주는 끈적한 액체 안의 밝은 빛을 뿌리는 도구를 지닌 몬스터가, 단어 그대로 '끈질기게' 따라붙어 정확히 한서준이 있는 판자만을 연속적으로 건드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이미 대검에 찔린 상처는 전부 나은 모양인지, 꼭 새벽녘의 안개 낀 거리처럼, 그 자신에게 자체적인 빛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흐릿하게만 보이는 진득하고 검붉은 액체 안의 물고기형 몬스터에겐, 대검에 의해 드러났던 피부 아래의 하얀 살덩어리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어져 있었다.

사실 너무나도 검고 끈적한 액체로 범벅이 되어, 혹은 안 그래도 하얀 상처에 눈부시다 못해 눈알이 가렵기까지 한 하얀 빛이 덮어 씌워져 그저 보이질 않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비릿한 물내음과 더불어진 끔찍한 악취 속에서도 느껴지는 뚜렷하고 강렬한 혈향이 여전히 대기 중에 옅게 퍼져 있는 것으로 보아, 대검에 의해 갈라지고 뜯겨진 상처가 완벽하게 나은 것은 아닌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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