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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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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64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7.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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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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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글자
12쪽

카알론의 마법사

DUMMY

초조한 기분으로 옥좌에 앉아있는 크로우.

마음 같아선 지금 바로 이 일대를 수색하여 뭐라도 알아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참아야만 했다.

안타깝지만 그가 익힌 마법 중에 대략적인 탐색 기능을 가진 것은 있지만 무언가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능력을 지닌 것은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NPC 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무엇보다. 외부에 무슨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는 만큼 혼자서 잘못 움직였다가 재수없게 죽기라도 하면 그것이야말로 개죽음.

이 밖이 현실 세계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 해둬야 했다.


‘파워 벨런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데.. 하다못해 지나가던 소년이 모 만화에 나오는 행성 파괴 외계인 수준으로 강할 지도 모르잖아.’


어렸을 때 지구 침공하겠다고 까불던 외계인 부자를 10초 만에 검으로 썰어버렸던-그리고 크로우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단- 만화캐릭터를 떠올리며 검은 마력에 통달한 대마법사 크로우는 살짝 몸서리를 쳤다.


그때..


“응?”


그의 앞에 이동마법진이 생성되었고, 이에 크로우는 살짝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황상 적은 아니었다.

거점에 걸어둔 마법으로 인해 이 안에서 이동마법이 허용되는 존재는 주인인 크로우와 그의 권속들뿐.


그렇다 하지만 역시 누가 어떤 상태로 나올지 알 수 없었기에, 크로우는 약간의 경계심을 품으며. 자신도 모르게 낫을 든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간의 텀이 있은 뒤. 그곳에선 한 사람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크로우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을 한 존재.

그것은..


“파파~!”


“웃!”


휠체어 위에 앉은 채, 붉은 재질의 로브를 걸친 소녀.

팔 다리를 지니고 있지 않은 그는 언 듯 불편해 보이는 몸을 자연스럽게 튕기며 그대로 휠체어 위에서 크로우의 품 안으로 뛰어 들었다.


“아.. 넌.. 메닐라 구나.”


“응! 파파가 불러서 이동마법으로 바로 달려왔어.”


뛰어드는 메닐라의 몸을 생각 이상으로 가볍게 받아 든 크로우.

아무리 팔다리가 없어도 이 정도 크기의 아이라면 제법 무게가 나갈 법 하지만, 크로우에게 지금 메닐라의 몸은 마치 새털과 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마법도 마법이지만 완력도 평범한 수준은 아득히 넘어선 건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메닐라의 몸을 조금 더 가까이 안아 드는 크로우.

아이를 안는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는 자동적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었으며, 이에 메닐라는 그런 크로우의 품 안에서 얼굴을 부비며 행복한 표정을 하였다.


보들보들한 아이의 감촉.

여기에 순수함이 담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메닐라의 모습에서 크로우는 이 아이는 명백하게 자신을 적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며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파파. 어제는 왜 얼굴도 안보고 그냥 간 거야? 파파한태 칭찬 받으려고 겁도 없이 수풀까지 들어왔던 녀석들을 내가 싹 쓸어버렸는데.”


“에?...”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입에서 나오는 말 치고는 상당히 흉흉한 소리를 하는 메닐라.

이에 크로우는 조금 당황하면서도 일단은 그녀의 말에 답변을 해주었다.


“어.. 음.. 미안하구나 메닐라. 어제는 내가 바쁜 일이 조금 있어서...”


어쩐지 직장 일에 치어 사는 아빠의 변명 같은 말을 하면서 크로우는 어색하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였다.

그러나 이언 크로우의 말에 메닐라는 오히려 이해 한다는 듯 순수함이 담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그랬구나. 그래도 괜찮아. 파파는 이 정원의 주인이니까 일이 많은 거 나도 잘 아니까.”


“그..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맙구나. 메닐라.”


순수하면서고 귀엽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그의 변명을 수긍해 주는 메닐라.

이에 크로우는 미묘한 기쁨과 더불어 복잡한 심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 메닐라를 만들 때 그가 지정했던 설정.

불구의 몸으로 태어나 버려졌으나 이를 가엽게 여긴 마법사 크로우에 의해 딸이자 제자로 받아들여진 존재 라는 이야기.

일단 메닐라가 이런 몸인 이유는 이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당시에 마법력의 추가 상승 버프 등을 위해서 일부로 NPC 생성 당시에 이동불가 라는 신체적 패널티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덤으로 짜둔 설정이었다.


즉, 사실상 메닐라가 이런 몸을 지니고 있는 것은 크로우가 그렇게 태어나도록 했기 때문.

덕분에 메닐라의 전투력은 확실히 강력해지긴 했지만. 막상 그녀가 이렇게 생명을 지니고 움직이게 되면서 이는 크로우에게 상당한 죄책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태어나게 만든 나를 원망할 수도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설정에 따라 자신을 파파라 부르며 이렇게 얼굴만 봐도 기뻐하는 메닐라.

이에 크로우는 양심이 찔리는 기분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메닐라. 혹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니?”


“있어. 불편한 거.”


“뭐.. 뭔데?”


한 순간 조금 어두워진 얼굴이 된 메닐라의 대답에 한층 더 죄책감이 커지는 것을 느끼는 크로우.

그런 그를 보며. 메닐라는 다시금 생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파파랑 자주 못 보는 거. 요전에는 거의 이 주 동안 못 봤잖아.”


“응?.. 그.. 그건.. 아.. 그.. 그렇구나. 미안..”


당시에는 학교 시험기간이었기에 도저히 LDG에 접속할 짬이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과는 별개로 크로우는 자신의 질문의 의도와는 다른 대답을 하는 메닐라의 모습에 마음이 한층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득,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이 이상 이런 것을 물어보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아무리 그라 해도 이제 와서 메닐라의 몸을 다시 정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는 그로 하여금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정말.. 미안해. 메닐라.”


그렇게 그저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며 크로우는 말 없이 메닐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이에 메닐라는 얼굴까지 붉히면서 잔뜩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품 속에 안은 아기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모습.


-“덜컹!”-


그때. 홀의 문이 열리면서 그곳에서 검은 피부를 지닌 엘프 여성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내가 일등이 아니잖아. 메닐라 벌써 와있었던 거냐?”


“어. 자미엘이다. 조금 늦었네?”


“네가 너무 빨랐던 거야. 보나마나 또 이동마법을 사용한 것이겠지. 좋겠네 마법사라서.”


어쩐지 귀찮은 기색을 풍기며 안으로 들어오는 쉐도우 엘프 자미엘.

그러나. 엘프 의복을 계량한 형태인 그녀의 복장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으며, 머리 역시 아테나와 한판 했을 때와는 달리 깔끔하게 손질을 마친 덕분에 단정하기 짝이 없는 상태였다.

대강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


그리고 그녀의 그런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크로우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에게 말했다.


“어서 오거라 자미엘. 그 동안 별일은 없었니?”


“네, 뭐.. 요즘은 침입자들도 없고 해서 조금 지루할 뿐입니다.”


“어지간한 건 파파랑 내 선에서 다 정리 되니까 말이지~ 그쪽까지 갈 일도 모조리 이 몸이 처리해 주었단 말씀.”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슬슬 상대방을 비꼬기 시작하는 메닐라.

이에 자미엘의 눈가에 살짝 균열이 생기면서 그녀의 시선이 날카롭게 메닐라를 향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거 정~말 고맙네요. 이 감자년.”


“그럼, 정~말로 고마워 해야지. 이 위대한 대마법사 메닐라님 덕분에 언제나 편하게 놀고 먹고 있으니까 말이에요. 이 무쓸모 당나귀 녀석.”


“이 년이... 어디서 주둥아리를 함부로.”


메닐라의 거침없는 공세에 자미엘은 아픈 곳을 찔렸는지 슬슬 불이 붙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메닐라는 재미있다는 듯이 반응하면서 그대로 크로우의 품에서 나와 휠체어 위로 돌아갔다.


“호오.. 한번 해보게? 잘 됐네. 안 그래도 어저께는 조금 불완전연소였는데 말이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이듯 곧바로 자미엘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휠체어.

그리고 동시에, 방금 전 크로우의 품 안에서 어리광을 부리던 때와는 달리 레벨 500대 후반에 달하는 전투 특화형 대마법사답게 무지막지한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하는 메닐라.


-철컥!-


“그래, 안 그래도 기분도 더러운데 어디 한번 끝장을 보자.”


이에 맞서 매고 있던 장총을 거칠게 장전하는 자미엘

그녀의 몸에서도 검은 기운이 슬금슬금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중앙 홀 내부에는 흉흉한 기척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때..


“그만. 아무리 그래도 동료끼리 싸우는 건 허락 안 했다.”


상황이 심각해질 기미가 보이자 크로우가 살짝 엄한 목소리로 제제에 나섰고. 이에 메닐라와 자미엘은 물을 뒤집어쓴 불꽃과 같이 순식간에 기운을 거두어 들였다.


“아.. 미.. 미안해 파파..”


“죄..죄송합니다. 크로우님.”


“후..”


생각보다 간단히 분위기가 잠잠해지는 것을 보며 크로우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그는 내심 조금 놀란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방금 전과 같은 상황은 그가 짜둔 설정에는 없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저 둘이 이런 관계라는 건 나도 모르는 사실인데.. 그렇다는 건 내가 적어두지 않은 자잘한 부분들은 기존의 정보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정해지게 된가는 건가?’


아마도 NPC 들간의 대인관계 같은 경우는 기존의 설정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유추되는 방식으로 흘러간 것 같았다.

어린 여자아이답게 조금 뾰족한 면모가 있는 메닐라와 까칠한 성격의 자미엘 간에 마찰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이리라.


아마 다른 NPC 들 간의 관계로 비슷하게 정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크로우는 이 부분에 대해 조금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어째 비슷한 느낌이네, 내 동생이 나한테 까불던 모습도 이랬었지.’


평소에는 사이가 괜찮은 편이었지만 간혹 괜히 시비를 걸며 기어오르려 했던 여동생의 모습과 방금 전 두 정원사의 기 싸움이 겹쳐 보이는 것을 느끼며 크로우는 조금 친근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한번 홀 문이 열리면서 또 다른 존재가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주군.”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예를 갖추는 정원사. 레비아탄 골든라이트.

탄탄하게 단련된 근육질 몸매에 저절로 멋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그녀 모습.

이에 크로우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하였다.


“그래. 어제의 뒷정리로 바빴을 텐데 미안하구나.”


“심려치 마십시오. 주군의 부름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달려가는 것이 소신의 의무.”


“으음···”


투박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것 나름대로 매력이 느껴지는 레비아탄의 말.

이에 크로우는 자신이 생각해도 잘 만들어진 아이라 생각하며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희가 가장 늦고 말았군요. 죄송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크로우님. 업무 조정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급한 모습으로 홀 안으로 들어오는 두 사람.

아테나. 그리고 라플라스의 모습을 보며 크로우는 레비아탄 덕분에 조금 풀어졌던 감정을 다잡을 수 있었다.


‘다행이 걱정했던 전투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네.’


물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통수를 조심해야 하긴 했지만. 적어도 눈 앞에 보이는 모습에서 그런 기색은 없었다.


그 사실에 안도하고 있는 크로우의 앞에서 정원사들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로우의 눈 앞에 모인 다섯 NPC들.

그들은 한자리에 모임과 동시에, 즉시 사전에 맞춰보기라도 한 듯이 옥좌에 앉아 있는 크로우를 향해서 순서대로 도열하였다.


이에 크로우가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며 뭐라 말하기도 전, 아테나가 진지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럼.. 우리들의 군주께. 최고의 경의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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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눈물의 여왕 20.07.23 642 16 13쪽
29 눈물의 여왕 +2 20.07.22 675 15 13쪽
28 감정수업 20.07.21 671 14 12쪽
27 감정수업 20.07.20 684 16 9쪽
26 감정수업 20.07.19 735 13 11쪽
25 감정수업 +2 20.07.18 824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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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6 724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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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4 749 11 11쪽
20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3 768 13 18쪽
19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0.07.12 81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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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악마의 거래 20.07.10 925 18 11쪽
16 악마의 거래 +3 20.07.09 1,013 23 12쪽
15 악마의 거래 +5 20.07.08 1,081 23 17쪽
14 악마의 거래 +1 20.07.07 1,148 25 16쪽
13 브레멘 학살대 20.07.06 1,203 24 16쪽
12 브레멘 학살대 20.07.05 1,155 24 10쪽
11 브레멘 학살대 20.07.04 1,197 23 11쪽
10 브레멘 학살대 +4 20.07.04 1,281 25 12쪽
9 브레멘 학살대 +1 20.07.03 1,353 27 12쪽
8 카알론의 마법사 +1 20.07.02 1,479 30 17쪽
7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2 1,569 35 14쪽
6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1 1,712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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