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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648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7.20 08:06
조회
683
추천
16
글자
9쪽

감정수업

DUMMY

카알론의 –수풀-에 위치한 작은 훈련장.

본래는 단순히 부대를 집결시키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장소이지만, 지금은 그 이름대로 순수하게 훈련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런 장소의 중심에 있는 두 사람.

프리그와 그녀의 언니 프레이아는 서로를 마주 본 채 나무로 된 봉을 겨누고 있었다.


단순한 훈련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결코 가볍다고는 할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럼.. 시작.”


메닐라의 목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프레이아가 재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 병마에 시달리던 소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재빠른 움직임.

그녀는 그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그대로 봉에 무게를 실어서 프리그를 향해 휘둘렀다.


-“훅!”-


“큭..”


그러나, 최소한의 동작으로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프리그.

이어서 그녀는 마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자세를 바로 잡으며 그대로 봉을 휘둘러 프레이아에게 반격을 가하였다.


“아..”


-“팍!”-


다음 순간, 나무 봉이 아닌 마치 칼에 베인 것 같이 잘려나가는 프레이아의 봉.

이에 프레이아가 당혹감을 느끼던 그 순간, 그녀의 목 바로 아래에서 프리그의 봉이 멈추어 섰다.


“..이겼다.”


“···졌습니다..”


깔끔하면서도 명확하게 갈린 승부.

이에 프레이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프리그는 씁쓸함이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차피 자매들 간의 승부, 이 때문인지 프리그는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과거였다면 모를까 언니에 대한 소중한 감정이 예전보다 깊어진 지금은 그녀를 이겼다 해도 그다지 기쁘지가 않았으며 오히려 마음만 불편했다.


‘그렇다 해서 저줄 수도 없고.. 이렇든 저렇든 결국 감정적인 부분에선 손해만 보는 행동이야..’


비록 훈련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기에 주기적으로 언니와 대력을 하고는 있긴 했다.

그러나, 훈련을 진행 할 때마다 느껴지는 그녀와 언니 사이의 현격한 격차는 그다지 프리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실이었다.


‘처음에 언니랑 다르게 특별한 존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분 좋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불편하기만 해..’


그녀를 마법사의 세계로 이끌어준 말이자. 그녀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주었던 말.

실제로 변변한 식사조차 하기 힘들었던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삶은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만큼의 격차가 있었다.


메닐라의 제자가 된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추위에 떨지도 밟을 굶지도 않게 되었다.

구타와 욕설은 더더욱 없었으며, 지금은 늘 부러워했던 언니의 복장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채 생활했으며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잘 수도 있게 되었다.

훈련이 고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추위 속에서 양초를 파는 고역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그런 사실을 생각하면, 언니와의 이런 차이로 인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후..”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토박이 난 봉을 회수하는 프레이아.

비록 기억은 없지만, 자신의 동생에게 매번 지는 것은 언니 라는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아니긴 했다.


하지만, 그녀도 그리고 프레그와 메닐라 역시도 알고 있었다.

이것이 당연한 사실이라는 것에 대해서.


마법과 관련해서 메닐라의 눈에 들어올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프리그였다.

실제로 고작 며칠 만에 마력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제는 기초 마법인 신체강화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프리그.


이 정도면 아샤트리아가 가르치고 있는 진의 바로 턱 밑까지 쫓아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진을 가르친 기간이 더 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그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부분.


그러나, 그런 유능한 동생과는 달리. 프레이아의 마법에 대한 재능은 대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신체 강화는커녕, 마력을 인지하는 것 조차 아직 불완전한 프레이아.


비록 그녀 역시 자신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있기에 어떤 면에서 보면 프리그 보다 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지금과 같이 영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프리그에게 짐이 되지는 말아야..’


자신이 왜 마법을 배워야 하는지 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이는 프리그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상관 없이, 프리그와 프레이아는 최선을 다해서 강해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들을 구원해준 이들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


*


한바탕 대련을 끝마친 두 자매를 보면서 아샤트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법이야.. 언니 쪽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동생 쪽의 경우 벌써 30레벨 수준.. 물론 이 다음 단계에 대해건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저 정도면 재능이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문득 약간 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제자라 할 수 있는 진에 비해서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 프리그.

그녀를 보면서 아샤트리아는 묘한 경쟁심을 느끼기 시작했고.. 동시에 이로 인해서 한가지 기묘한 사실은 인지하게 되었다.


‘..분해하고.. 있다?.. 내가?.. 단순히 그 인간의 재능이 모자란다는 이유 만으로?’


본래의 아샤트리아라면 생각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두 자매는 메닐라의 제자인 만큼 그들의 성장이 빠른 것은 카알론 전채 상황에서 보았을 때 매우 바람직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 속에서 피어난 질투라는 감정은 아샤트리아에게 묘한 위화감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어째서 내가 그런 생각을..”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려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샤트리아의 머리 속에서는 적당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한편, 그런 아샤트리아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채, 메닐라는 기분 좋게 휠체어를 띄워 두 자매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고생했어. 확실히 빠른 성장이야. 프리그도 프레이아도.”


“감사합니다. 메닐라님.”


“감사합니다.”


그녀의 말에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는 두 사람.

기억이 없는 프레이아라면 몰라도, 프리그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칭찬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그녀는 메닐라의 말에 괜한 뿌듯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도록 해. 내일 훈련을 잘 준비해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메닐라님.”


그렇게 인사를 한 뒤 훈련장 밖으로 나가는 두 자매.

그들을 보면서 메닐라는 재미있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참 재미있는 조합이라니까.. 괴롭혀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


그런 쪽의 취향이 속을 간지거리는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감정에 따라서 일을 그르칠 생각은 메닐라의 머리 속에 없었다.


잠시 후, 상황정리가 얼추 끝날 무렵.

훈련장 외곽에서 상황을 관전하고 있던 아샤트리아는 천천히 메닐라의 곁으로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언니 쪽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동생 족의 재능은 대단하더군요.”


“재능도 대단하긴 하지만.. 솔직히 재들 의욕이 너무 가득해서 성장 속도가 빠른 것도 있어. 우리 입장에서야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혹 모를 사고 같은 것에는 대비를 해할 것 같아.”


“과연 그렇지요.”


메닐라의 말에 동의를 표하는 아샤트리아. 그러나 이 순간 그녀의 머리 속에는 지금 메닐라와의 대화는 그다지 담겨있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거의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 신선하면서도 그자디 유쾌하지 못한 감정에 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제자로 인한 질투 라는 감정에 대해서..


‘그 진이라는 남자는.. 단순하게 말하면 크로우님의 계획을 진행하기 위한 장기말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느껴야만 하고..


그러나, 그렇게 애써 스스로를 달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샤트리아의 마음 속에 있는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이 문제를 가지고 또다시 크로우를 귀찮게 할 수는 없었다.

신하 된 자로서, 주인에게 연속해서 도움을 청하는 무례를 범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역시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는 수 밖에 없는 건가..’


문득 아테나나 라플라스 같은 이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아테나의 경우는 근래 들어서 워낙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근래엔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라플라스의 경우는 이런 쪽의 지식도 알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하고 이렇게 된 이상 선택지는 단순하게 정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할 수 없지 일단은 라플라스 에게 가보는 수 밖에.. 어째서 근래 들어서 이렇게 고민들이 끝 없이 쌓여가는 것일까?’


그렇게 어쩐지 혹때러 왔다가 혹붙이고 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아샤트리아는 메닐라와 작별인사를 한 뒤 라플라스가 있는 별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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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눈물의 여왕 20.07.23 642 16 13쪽
29 눈물의 여왕 +2 20.07.22 675 15 13쪽
28 감정수업 20.07.21 671 14 12쪽
» 감정수업 20.07.20 684 16 9쪽
26 감정수업 20.07.19 735 13 11쪽
25 감정수업 +2 20.07.18 824 15 12쪽
24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0.07.17 727 13 13쪽
23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6 724 16 13쪽
22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3 20.07.15 730 14 15쪽
21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4 749 11 11쪽
20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3 768 1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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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악마의 거래 +3 20.07.09 1,01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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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악마의 거래 +1 20.07.07 1,148 2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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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브레멘 학살대 20.07.05 1,155 24 10쪽
11 브레멘 학살대 20.07.04 1,197 23 11쪽
10 브레멘 학살대 +4 20.07.04 1,281 25 12쪽
9 브레멘 학살대 +1 20.07.03 1,352 27 12쪽
8 카알론의 마법사 +1 20.07.02 1,479 30 17쪽
7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2 1,569 35 14쪽
6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1 1,712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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