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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686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7.01 09:43
조회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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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1쪽

카알론의 마법사

DUMMY

“호수.. 거기다가 다른 유저들의 기척 조차도 없다고..”


아샤트리아에게 일단 돌아올 것은 명한 후. 크로우는 심각감이 담긴 표정을 지은 채 작게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그는 자신에 게임 LDG 내부로 들어온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럴 경우, 어떻게든 원래 세계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어도 현실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있을 가능성은 존재했다.


그러나. 방금 전 아샤트리아의 보고로 인해 그럴 가능성은 한 없이 낮아지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LDG는 온라인 게임이며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쉽게 다른 유저들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카알론 인근은 중수 유저들에게 적당한 사냥터가 많이 분포하여 있었던 만큼 이곳은 점령전이 벌어지지 않는 평소에는 상당수의 유저들과 몬스터들이 상주하는 곳.


그러나. 아샤트리아의 보고에 따르면 지금 카알론은 본래 위치해 있던 산 정상이 아닌 거대한 호수 한가운데에 섬과 같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유저들의 기척조차 전혀 없는 상황.


물론 조금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이 상황이 말하고 있는 것은 한가지였다.

이곳은 LDG의 세계가 아니며. 지금 자신과 NPC 들은 카알론과 함께 처음 보는 세계로 이동해 왔다.


아마도 NPC 들이 생명을 지니고 움직이는 것은 그 여파로 인해 이들의 현실의 존재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또 다른 사실은. 상황이 이렇다는 것은 곧 크로우가 가족들이 있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더더욱 낮아졌다는 것이다.


게임 속이었다면. 어떻게든 운영자들과 접촉하여 로그아웃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다른 세계로 날려져 버렸다는 것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이는 곧. 현실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불가능하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제길.. 어째서 이런.. 이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에 작별 인사라도 똑바로 하고 오는 거였는데..;


한 순간, 그는 집을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설마 이렇게 예고도 없이.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게 되었다는 사실은 그의 마음 속에 짙은 혼란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그때. 문득 절망에 빠져있던 그의 머리 속에 또 다른 가능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맞아.. 만약 그렇다면.. 아직 절망하긴 이를..거야..’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상당히 적은 가능성 이지만.

이 세계가 본래 크로우가 살던 현실 세계의 어딘가 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지구는 넓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도 많은 만큼 확률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물론, 겉모습은 물론이고 지니고 있는 힘도 평범한 대학생인 한요셉과 대마법사 크로우는 외모부터 능력까지 완전히 다르지만 차라리 그쪽이라면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게임 속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 지금으로선 크로우가 바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결말.


하지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앞으로 시간과 조사가 조금 더 필요할 것이다.

아샤트리아의 보고에 따르면 이 인근은 호수를 넘어서 거대한 산림이 에워싸고 있다 했다.

그곳을 수색하다 보면 적어도 무언가는 나올 터.

그리고 이를 진행하기 위해선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지금은 일단 NPC 들의 상태를 살펴보는 게 먼저겠지.”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이 된 이곳 카알론이 게임 속에서와 같이 안전하냐는 점.

그러기 위해선 NPC 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그의 지위와 권한이 어느 정도 인지 확인해야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힘으로 이를 ‘교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크로우는 어쩌면 가족들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는 최악의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 상황을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화려하기 짝이 없는 옥좌에 앉아 말 없이 속앓이를 하기 시작했다.


*


거미는 먹이를 잡는 일에 가장 공을 들이는 존재 중 하나다.

거미줄이라는 이름의 집을 지어놓고 그곳에 먹이가 걸릴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사용되는 거미줄은 당연히 1회용이며. 때문에 거미는 매 사냥마다 새로운 집을 지어야만 한다.


정성스럽게. 한 땀 한 땀

마치 하나의 의복을 짜내듯이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작업.


그러다가 불운한 사냥감이 걸리면 재빠르게 그 이빨을 들어내어 대상을 덮친다.

날카롭고도 정확한 솜씨로. 확실하게 대상의 목덜미에 독니를 갔다 댄다.


딱 거기까지.


그 독니가 사냥감의 살결을 뚫고 들어가기 직전.

거미는 움직임을 멈춘다.


“너.. 진짜..”


“너 라니. 그 말버릇 좀 고치라고 계속 말했지? 그리고 부탁이니까 이런 식으로 하지 좀 말고 그냥 얌전히 잡혀주면 안될까?”


보이지 않는 실에 포박된 듯, 허공에 달려 있는 남성을 보며 아테나는 성가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잔소리를 쏟아 부었다.


“쳇..”


아테나의 말을 한 귀로 열심히 흘리며 분한 듯 혀를 차는 여성.

등에는 긴 장총 한 자루를 메고 있었으며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로 보였다.

은색 머리칼을 지니고 있으며, 얼굴은 예쁘다는 말 보다는 잘 생겼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모습.

여기에 상당히 날렵한 체격에 피부는 짙은 검은 빛이 감도는 존재.


그 외에 또 한가지 특징으로, 그녀는 종족 특성상 남들보다 길쭉한 귀를 지니고 있었다.


쉐도우 엘프. 자미엘 웨버.

세 번째 방어 시설이자 최후의 방어시설인 –화원-을 관리하는 정원사.


이곳은 화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는 꽃들이 자라있는 곳이었지만. 그 실상은 레벨 300대에 달하는 각종 식인 식물과 독초들이 무성한 장소로 지금껏 단 한번도 뚫려본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일전에 LDG 상위 길드 하나가 반쯤 장난 삼아 여기까지 진격해 왔다가 패퇴한 장소.

그렇다고는 하지만, 아군인 아테나에게 식인 식물들은 말 잘 듣는 애완 고양이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으며, 다른 방어 시설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곳을 지나는 것은 딱히 위험한 것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비장의 패인 ‘그것들’ 역시 움직이지 않는 만큼 이곳에서 괜히 덤벼드는 어린 여동생을 포박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렇게 오늘도 언니에게 개념 없이 기어 올랐다가 털린 자미엘이 뚱한 표정일 짓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아테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장난은 이쯤 하고. 바로 움직일 준비나 해.”


그 말과 함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묶여있던 자미엘의 몸이 풀려나면서 그대로 바닥에 부딪혔다.


“으으.. 움직일 준비라니. 대체 뭔데? 벌써 적이라도 쳐들어 오는 거야?”


“아니, 크로우님의 명령. 지금 즉시 정원사들 전원 중앙 홀로 집결하시라 하셨어.”


그 말에, 얼얼한 통증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자미엘의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


“···크로우님이? 갑자기 왜? 어디 토벌이라도 나가시는 건가?”


“그건 일단 가보면 알겠지. 난 계속 소식을 전하러 가야 하니까. 빨리 준비하고 오도록 해.”


“···하.. 뭐··· 귀찮지만 명령이니까 가주지 뭐.”


약간 뜸을 들인 뒤, 어쩐지 성가시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자미엘.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동적으로 슬쩍 슬쩍 올라가는 그의 입 꼬리를 보면서 아테나는 속으로 가볍게 웃었다.


*


아테나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장소는 거대한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흑정원 카알론의 마지막 구역이자 최후의 보루.


-별채.-


본래는 다수의 유저들이 거주하는 길드 거점으로 사용되는 장소였던 만큼 공간은 매우 넓었으며 마치 서양의 왕성 내부를 연상시키는 듯한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거점들과는 달리. 방어시설 대신 각종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곳.

회의를 위한 중앙 홀과 개인 실, 식당, 대장간, 마법 연구소와 길드 창고 등, 자체적으로 길드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는 장소.


그리고 아테나가 있는 이곳은 그런 실용적인 목적을 지니고 있는 공간 중 한곳으로 각종 마도서와 잡다한 서적들이 있는 도서관.

별채의 정원사는 평소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아, 저기 있네.”


딱히 찾을 필요 없이 바로 눈에 보이는 위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존재.

두꺼운 안경을 착용하고 있으며. 사서 복장을 하고 있는 여성.

분홍빛 피부에는 생기가 감돌았으며, 머리칼은 짙은 갈색.

눈동자는 황금빛에 전제적인 외모는 10대 후반 정도로 보이며, 인상은 차분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이 주는 느낌과는 별개로, 그의 전신을 살펴보면 이는 평범한 인간이라면 기겁을 할 수 밖에 없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과 상반되게 그의 하반신이 검은 뱀의 몸통을 하고 있기 때문.


라미아. 라플라스 페이퍼.


그녀는 하반신까지 합하면 상당히 거대한 자신의 몸을 뙤리를 튼 채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아테나의 기척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책에 열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아테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서..


-“탁!”-


“아웃!.. 아.. 언니..”


“그렇게 재미있어?”


“아.. 네. 많이..”


애정을 담아 가볍게 딱밤을 먹인 뒤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아테나.

이에 라플라스는 부끄러운 듯 살짝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그런데, 여기엔 무슨 일로 오셨나요? 혹 찾으시는 책이나 지식이 있다면 바로 찾아드리겠습니다.”


라플라스가 살짝 눈을 빛내며 말하였고. 그의 태도에 아테나는 이야기가 길어지지 않도록 재빨리 용건으로 넘어갔다.


“아니, 크로우님의 명령이 있어서 말이야.”


“아.. 크로우님께서 말이지요? 그럼 저희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 이지스의 말에 따르면 청소는 방금 전 다 끝났고.. 올리비에가 저녁을 준비하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만..”


기분 좋은 목소리로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아이들의 익숙한 가사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플라스.

그러나 아테나는 그의 말에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고.. 크로우님께서 지금 즉시 정원사들을 중앙 홀로 집결시키라 명하셨어.”


“네? 정원사들 전원을요? 별 일이군요. 갑자기 무슨 일로..”


“글쎄?.. 정확한 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이제 곧 알 수 있지 않을까?”


의문을 표하는 라플라스를 보며 아테나는 약간의 기대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으로, 모든 정원사들에게 명령 하달을 완료 하였다.


남은 것은 라플라스와 함께 중앙 홀로 가서 주인의 말을 듣는 것뿐이었다.

어쩐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와 닿는. 중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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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눈물의 여왕 +2 20.07.22 675 15 13쪽
28 감정수업 20.07.21 671 14 12쪽
27 감정수업 20.07.20 684 16 9쪽
26 감정수업 20.07.19 735 13 11쪽
25 감정수업 +2 20.07.18 824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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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6 724 16 13쪽
22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3 20.07.15 730 14 15쪽
21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4 750 11 11쪽
20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 20.07.13 768 13 18쪽
19 빨간모자와 양초팔이 소녀 20.07.12 810 13 14쪽
18 악마의 거래 +3 20.07.11 887 18 14쪽
17 악마의 거래 20.07.10 925 18 11쪽
16 악마의 거래 +3 20.07.09 1,013 23 12쪽
15 악마의 거래 +5 20.07.08 1,081 23 17쪽
14 악마의 거래 +1 20.07.07 1,149 25 16쪽
13 브레멘 학살대 20.07.06 1,203 24 16쪽
12 브레멘 학살대 20.07.05 1,155 24 10쪽
11 브레멘 학살대 20.07.04 1,198 23 11쪽
10 브레멘 학살대 +4 20.07.04 1,281 25 12쪽
9 브레멘 학살대 +1 20.07.03 1,353 27 12쪽
8 카알론의 마법사 +1 20.07.02 1,480 30 17쪽
7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2 1,569 35 14쪽
6 카알론의 마법사 +3 20.07.01 1,712 38 12쪽
5 카알론의 마법사 +4 20.07.01 1,778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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