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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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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03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7.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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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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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프롤로그

DUMMY

무엇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요셉 라는 이름의 남성은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배워왔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스스로가 최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누나와 비교하면 자신은 언제나 부족한 동생일 뿐이니까.


집 안에서는 부족한 동생이자 약간 아쉬운 오빠.

학교에서의 성적은 언제나 전교 1등이었던 누나와는 달리 적당히 욕 안 먹는 수준.

그리고 그와 누나가 푹 빠져있는 게임, MMORPG- Last Day Guardian 일명 LDG 에서 요셉의 실력은 전 서버 랭킹 1위인 누나와는 달리 적당한 실력을 지닌 한 명의 유저.

때문에 요셉은 한번도 스스로에 대해 대단하다 여긴 적이 없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전장의 한복판.

주변에는 수많은 병사들의 시체가 널려있었으며. 그 가운데엔 마치 넝마와 같이 너덜너덜해진 갑옷을 입고 있는 여전사가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큭.. 죽여라..”


비장한 목소리로 눈 앞에 있는 ‘적’ 들에게 말하는 그녀.

그녀의 앞에는 사악한 검은 마력을 뿜어대고 있는 악마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그 중 몇몇의 입가에는 끔직하기 짝이 없는 미소가 담겨 있었으며

거구의 악마들은 여전사를 도축 직전의 돼지로 보는 듯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악마들이 천천히 여전사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그 순간.


“ㅇㅇ, ㅅㄱ.”


“커억!”


귀찮은 듯한 느낌으로 악마들의 맨 앞에서 가차 없이 눈 앞에 있는 여전사의 목을 날려버린 존재.

그것은 보라 빛 로브 차림을 한 대마법사.


흑자색의 머리칼에, 검푸른 눈동자.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흰 피부를 지닌 그는

강인한 마의 군주와 같은 기척을 휘날리며 악마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깔끔하고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전투 속에서 승리로 굳어지고 있는 전황

이를 다시 한 번 점검하며, 그는 자신이 소환한 악마의 군세에게 명령을 내렸다.


“포로는 없다. 유저는 죽이고 아이템은 강탈해라!”


“쿠워어어!”


그의 명령에 따라-정확히는 짜여 있는 AI에 따라- 남은 유저들을 학살하기 시작하는 악마들.


그렇게 LDG의 거점 중 한곳.

흑정원 카알론의 점령전은 수성측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LDG 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길드간의 거점 점령전.

여타 게임에서도 그렇듯, 한 지역의 패자를 걸고 벌이는 전투는 보통 길드대 길드로 이루어 지곤 하며 이는 LDG 내에서도 일반적으로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디에나 논외는 있는 법.

여타 게임 들에서와는 달리, 몇몇 지역은 길드가 아닌 개인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 존재하며 이는 이곳. 카알론 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유저들 간의 노력에 따라 캐릭터 간의 차이가 지하에서 하늘 끝까지 벌어질 수 있는 LDG이기에 가능한 일.


그리고, 이 일대를 단신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LDG 내에서 학살자라 불리며 악명을 떨치고 있는 랭커.


자색의 대마법사.

크로우 인비져블은 악마들을 지휘하면서- 어디까지나 그의 느낌대로 묘사하자면- 이곳에 경험치와 아이템을 ‘조공’ 하러 온 유저들을 상대로 유유자적 수확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악명 높은 캐릭터의 플레이어.

한요셉은 전투의 승리로 인한 익숙한 기쁨을 맛보면서 모니터 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살육전을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었다.


‘이 정도 장비에 이 정도 레벨이면 나오는 건 뻔하겠네. 그래도 가능한 좋은 게 나왔으면..’


40명으로 이루어진 중규모 길드를 완벽하게 박살내고 있는 요셉의 캐릭터 크로우.

여기에는 그뿐만이 아니라 그를 따르는 NPC 들 역시 함께하고 있었다.


거대길드를 이끌고 있는 길드 마스터인 누나와는 달리 요셉은 조용한 성격으로 인해 솔플을 위주로 게임을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전투 보조와 거점 유지상의 편의 및 개인적인 취미로 지금까지 하나하나 키워온 다수의 NPC들.


그의 취향에 따라 성별은 여성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각자가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 여기에 그 중 몇몇은 어지간한 상위 유저도 썰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다.


1레벨부터 시작해서 요셉이 차근차근 키워온 존재들로 하나 하나가 장비부터 스탯 배분까지 하나하나가 그의 손길 닿아 있는, 비록 단순한 데이터 덩어리 일지라도 요셉에게 있어선 그의 게임 캐릭터 크로우 못지않게 소중한 아이들.

각자 설정된 AI에 따라서 눈 앞의 유저들을 처치하고 있는 그들을 둘러보며 요셉의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 중에는 나름대로의 흑역사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캐릭터 바로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푸른 메이드복 차림의 NPC를 슬쩍 바라보았다.


일단, 그것의 종족은 악마였지만. 커스터마이징 과정에서 그런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였기에 얼핏 보기에 그녀의 모습을 인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얼굴은 20대 중 후반 정도의 외모에, 보라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긴 머리칼에 끝부분은 둥근 고리 같은 것으로 단정하게 묶어놓은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외모만 보면 단아하고 우아한 인상을 지닌 여성 메이드.


그러나, 그녀는 현재 대학생인 그가 아직 중학생 이었던 시절 가장 처음 만든 NPC로. 설정을 까보면 지금에 와선 오글거리기 그지 없는 내용들이 잔뜩 담겨 있는 존재였다.


‘종족은 악마이면서 카리스마와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그와 중에 곰 인형 없이는 잠 못 잔다.. 뭐 이런 것 까지는 그래도 괜찮지만.. 내가 미쳤었지. 대체 왜 그런 설정을 박아 넣었던 걸까.’


이제는 익숙해질 법 함에도 매번 그 설정을 다시 한번 볼 때 마다 느껴지는 부끄러운 기분에 요셉은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다.


한창 중2병 감성이 충만했던 시절에 그쪽 계열의 만화에 푹 빠져 있었던 탓에 넣어둔 내용들.

거기다가 한번 만든 NPC는 설정 변경이 불가능하기에 이는 사실상 흑역사의 영구 박재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단순히 텍스트로 적어둔 그 설정들이 게임 상에서 실제로 묘사될 리는 없었기에 현실에서 그것은 그저 템빨과 렙빨로 중상위 유저들까지 학살 가능한 엄청 강한 보스급 NPC일 뿐이었지만.


그렇게 이제 와서 아무렴 어떻겠냐는 생각으로 애써 찝찝한 기분을 덮으면서, 요셉은 전리품 목록을 확인한 뒤 슬슬 일어날 준비를 하였다.


‘후.. 그럼 오늘은 이쯤 하고. 드디어 내일이면..’


전장 상황이 정리된 후, NPC들의 점검까지 끝마친 요셉은 진한 기대감을 품으며 로그아웃을 하였다.


평소에 로그아웃 할 때는 느낄 수 없던 감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일은 그가 줄곧 기대해 왔던 바로 그 날이었기 때문이다.


*


가상현실 게임.

기존의 PC 화면도 휴대폰 화면도 아닌, 특별한 기기를 사용해 현실과 유사한 감각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게임을 일컫는 말.

기존의 VR을 사용한 가상현실 게임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이번에 나올 게임은 그것들과는 조금 달랐다.


지금까지 새로운 게임을 개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 출시된 것은 기존부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해 왔던 MMORPG LDG 를 가상현실로 옮긴 것.


그리고, 그 첫 시연 장에 도착한 요셉은 차분한 얼굴과는 달리 내심 흥분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이 게임의 최강자인 그의 누나가 그녀와 동생을 위해 특별히 마련해준 천금과 같은 기회.


자신의 플레이가 여러 사람에게 보여진다는 점은 조금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지키고 가꾸어 왔던 거처와 그가 손수 만든 NPC 들을 현실과 같은 느낌으로 만나본다는 것은 분명 기대되는 일이었다.


“그럼 느긋하게 즐기라고. 동생.”


“아.. 응.”


옆에서 들려오는 누나의 목소리에 대답한 뒤, 요셉은 설레는 기분을 느끼며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순간, 그는 누나의 반대편에서 어색하게 이것 저것 살펴보고 있는 어린 여동생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어 보인 직후, 그의 시야는 완벽하게 눈 앞에 있는 기기에 고정되었다.


안내 음성에 따라 차근차근 조작을 진행하는 요셉.

깜깜한 화면이 밝혀지고, 가상현실화 되었지만 익숙한 느낌의 로그인 화면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설레는 기분을 느끼며. 요셉은 이 앞에 있을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기대하면서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큭!”


갑작스럽게 그의 몸에 덮쳐 드는 뜨거운 느낌.

마치 온 몸을 불로 태우는 것만 같은 감각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숨 소리가 세어 나왔다.


‘뭐.. 뭐야 이게.. 이건 조금 심한 거 아니야?’


가상 현실 진입 과정에서 약간의 자극은 있을 수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지금 상황은 스스로가 아픔을 잘 참는 편이라 생각하는 요셉의 입장에서도 비명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까지 심해지는 격통.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요셉의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안되겠어.. 일단은 기기를 정지 해야..’


그 생각과 함께 그가 사전에 들었던 비상 정지 기능을 작동시키려는 그 순간.


“아!..”


갑작스럽게 상쾌한 감각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마치 불길 속에서 빠져 나온 듯이 고통은 말끔하게 사라졌으며. 동시에 그의 눈 앞에는 익숙한 전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긴.. 카알론의 중앙홀 인가?”


그가 어제 마지막으로 정리를 끝내고 로그아웃을 했던 장소.

악마의 정원이라는 본래 설정에 따라 요셉이 각종 장식용 아이템들로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한 그 모습 그대로의 세계가 그의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신기하다. 이게 가상현실인 건가? 실제랑 완전 똑같잖아.”


이야기는 누나에게 많이 들었고 직접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실제로 이를 눈앞에서 본 느낌은 그런 것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웅장한 유럽의 성 안에 있을 때와 같은 감각과 코끝에서 느껴지는 차분한 기분이 들도록 해주는 냄새..


그렇게 잠시 주변의 전경을 온몸으로 느낀 요셉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오오.. 역시 PC 화면으로 볼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


그의 몸에 걸치고 있는 보라 빛 로브와,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낫.

모두 다 평소에 애용하던 장비들이었지만 이렇게 직접 몸에 걸치고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옷을 입고 있는 느낌뿐만이 아니라 마치 정말로 그 안에 강력한 힘이 담겨있는 것 같이.


“좋아, 그럼 시험 삼아서 기본적인 공격 마법을..”


사전에 설명을 들었던 인터페이스는 어째서인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감각으로는 그런 거 필요 없이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시험 삼아 뚜렷하게 느껴지는 감각에 따라 들고 있던 낫을 휘두르려던 그때..


“어서 오십시오 크로우님.”


“···응?”


어디선가 예기치 못하게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하는 목소리.

그러나, 요셉의 귓가에 들리는 이 목소리는 어째서인지 전혀 낯설게 들리지 않았다.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가상현실모드라 해도 이런 상황이 가능할 리 없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크로우님?”


그러나, 다시 한번 그의 귓가에 들리는 이 음성은 그로 하여금 더욱 짙은 의문과 더불어 약간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했다.


“···설마..”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요셉.

그곳에는 설마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예상하고 있던 존재가 서 있었다.


요셉이 처음으로 만든 NPC

푸른 메이드복 차림을 한 여성의 모습을 지닌 악마.

자신을 향해서 의문과 약간의 불안감이 담긴 눈빛을 보내고 있는 그것을 본 순간.

요셉.. 크로우 인비져블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 아테나..? 아테나 실버라이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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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누나 +2 20.09.22 225 5 11쪽
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3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1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2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4 4 11쪽
82 진실 20.09.13 243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10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9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4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80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3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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