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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84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23 09:53
조회
299
추천
4
글자
12쪽

누나

DUMMY

막달레나의 목을 향해 떨어지는 크로우의 낫.

어마어마한 속도와 힘이 담긴 일격이었으나 막달레나는 이를 가볍게 비껴 흘려 보낸 뒤, 곧바로 크로우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


“웃!”


아슬아슬하게 이를 회피하는 크로우.

전문 분야가 아님에도 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막달레나의 근접 전투력은 천천히 그를 수세로 몰고 가고 있었다.


“하아아앗!!”


커다랗게 낫을 휘두르는 크로우.

그러나, 막달레나는 이를 가볍게 피한 뒤 그대로 그를 뛰어 넘어 그의 뒷목에 창을 겨누었다.


“동작이 너무 커. 게임 상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여긴 현실이라고.”


“알고 있어!”


“!”


다음 순간, 그대로 낫을 뒤로 빼면서 손잡이 부분으로 막달레나의 목을 가격하는 크로우.


“큭!···”


이에 그녀는 얼얼한 충격을 받으면서 살짝 균형을 잃었고, 크로우는 그대로 뒤를 돌아 다시 한번 낫을 휘둘렀다.


-챙!-


“칫···”


그러나 무너진 자세로도 아슬아슬하게 창을 바로잡아 공격을 막아내는 막달레나.

이에 크로우는 가볍게 혀를 찼고, 막달레나는 그대로 몸을 빼내서 다시금 거리를 두었다.


‘근접전 에서도 완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실력 차이가 난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마법을 사용할 여지 같은 것은 없었다.

이 이상 소환 계열 마법을 사용하기엔 마력의 소모가 심했다.

그렇다 해서 공격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오오라를 상대로는 말 그대로 힘을 낭비하는 것일 뿐.


결국 남은 것은 근접 전 뿐이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응축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결국 신체 강화를 통해서 단순한 완력만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


그러나, 사실상 마구잡이로 힘과 속도만을 앞세워 낫을 휘두르고 있는 크로우와는 달리, 막달레나는 공격의 흐름을 만들고 상대방의 빈틈을 노릴 줄 알았다.


정식으로 무술을 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차이.

그나마 나름 요령을 발휘하면서 어찌어찌 차이를 따라가고는 있었으며, 신체 강화의 효율상 육체 능력은 이쪽이 더 뛰어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진작에 당해버리고 말았을 것이 분명했다.


‘방법이 있을까?..여차하면 아이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아니. 지금은 그것도 여의치 않을 거야..’


룰 같은 것이 없는 전쟁통 이긴 하지만, 그들이 정해둔 시간이 슬슬 끝나가고 있었다.

애초에 모든 것이 커다란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세밀한 부분은 마음대로 할 수 있더라도 큰 틀은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크로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뿐이었다.


‘지금으로선.. 그 방법뿐인가..’


쥐꼬리 만한 승리 가능성을 포기하는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차피 그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마지막은 이것으로 장식하는 것이 좋겠다고 크로우는 마음을 정해 두고 있던 상황.


그렇게 그는 낫을 바로잡은 채 막달레나를 응시하였고, 그렇게 한 순간 뒤바뀐 동생의 분위기에 막달레나의 입가에는 조용히 미소가 피어 올랐다.


‘오는 건가.. 마지막 일격이..’


그것을 인식함과 동시에 막달레나 역시 남은 오오라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크로우와 조카들을 동시에 상대하면서 베헤모스까지 쓰러뜨린 그녀였다

이 세계로 넘어온 뒤로 이 정도로 힘을 소모한 적은 한번도 없는 상황


그렇게 참으로 오랜만에 피로감 이라는..

그녀에게 있어선 더할 나위 없이 신선하면서도 상쾌하기 짝이 없는 기분을 느끼면서 막달레나는 눈 앞에 있는 동생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였다.


자세를 바로잡은 크로우의 몸에서 일 순간 어마어마한 마력이 뿜어져 나왔고..

그 직후, 그의 모습이 막달레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촤아아악!!-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막달레나의 몸에서 피가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그녀의 상반신의 절반 가량을 쪼개버린 일격.


오오라의 장벽까지 한꺼번에 갈라버린 그 공격에 한 순간 막달레나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그리고..


“재미··· 있었어···”


그 말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감싸고 있던 오오라가 토막 난 그녀의 육체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눈에 보일 정도로 무시무시한 속도로 화복되어 가는 그녀의 몸.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막달레나는 몇 번이나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회복이 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터져 나가는 상처.

비록 회복되어가는 속도가 파괴되는 속도보다 빨랐기에 부상은 명확하게 나아가고 있었지만 신체의 붕궤는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면서 크로우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역시.. 누나 한태는 무리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


“야.. 그래도 이거 제법 아프거든.. 이런걸 때려 박아 놓고 그런 말을..아야야···”


단순히 봐도 이런 농담은커녕 진작에 숨이 끊어졌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부상이었으나, 막달레나는 그 와중에도 여유를 남긴 채 동생에게 불평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그런 누나를 보면서 마력이 완전히 고갈되어 약간 몽롱한 기분 속에서 크로우는 힘들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후.. 어쨌든.. 이걸로 끝. 고생했어 동생.”


“누나야 말로.. 덕분에 이것 저것 잘 배워갈게.”


인간을 기준으로 보면 처절하기 짝이 없는 싸움.

최대한 힘 조절을 한다고는 했지만 싸움의 여파로 인해서 성도는 태풍이 쓸고 지나간 것 같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나마 가옥의 파손 등이 거의 없다는 점이 위안일 뿐이었으며, 전투가 벌어지는 내내 도시의 시민들 그리고, 이 모습을 성도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병사들과 성기사들은 공포에 질려 잠시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바닥에 엎드려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주변 상황과는 별개로 두 남매는 서로를 보면서 미소를 담았다.

다시 한번.

오랜 시간을 거슬러 재화하게 된 소중한 가족에게 보내는 크나큰 기쁨과 서로에 대한 감사가 담긴 미소를..


*


그날, 성기사들과 황제의 병사들은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에 휩싸였다.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천사와 악마들.


저곳에서 실시간으로 소멸해 가고 있는 작은 천사 한 두기가 이곳에 있는 최고위 성기사의 전력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그들이 느끼는 공포는 더더욱 컸다.


다행히 악마들은 오직 천사를 공격하는 데만 열중하여 하늘에서 내려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 다는 점이 위안일 뿐.


그러던 중, 보는 것 만으로도 이성을 마비시킬 것만 같은 거대한 악마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성기사들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신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여지 것 저지른 크고 작은 죄를 고백하는 성기사들과 병사들

잠시 후, 악마는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빛의 검에 소멸 당하였으나 그것이 마지막으로 내지른 충격파는 병사들을 그대로 기절시켰으며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성기사들에게 조차도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의 압박감을 가져왔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뒤 간신히 성기사들이 하나 둘 정신을 수습하고 있던 그때.

그들의 눈에는 하늘에 떠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한쪽은 검은 수녀복 차림을 하고 있는 그들 모두가 알고 있는 존재.

마리아 막달레나 아나스타.


그리고 다른 한쪽에 있는 자는 보라빛 로브를 입고 있는 마법사.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를 노려본 뒤, 뒤를 돌아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막달레나는 반파된 대성당으로 향하였고, 마법사는 그대로 황제의 진영으로 복귀하였다.


피차 서로간에 승부를 내지 못한 듯한 모습.

그 사실은 인식한 순간 성기사들의 마음 속에는 방금 전 자신들이 간신히 몰아낸 네 명의 기괴한 형상을 지닌 마법사들에게 받은 충격과 더불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과 절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지닌 신의 대리인인 막달레나.

그런 그녀조차도 완벽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엄청난 힘을 지닌 마법사의 힘을 목도하면서, 성기사 들의 머리 속에는 자연스럽게 세상의 위기 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되었다.


‘막달레나님과 대등한 힘을 지닌 마법사라니..’


‘우리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사악한 존재를 멸할 수 있다 여겼거늘.. 어째서 일이 이렇게..’


지금껏 그들에게 있어서 마법사들은 세상을 좀먹는 해충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었다.

때문에, 마법사라 하면 그들은 항상 사정 봐주지 않고 단호하게 처리해 왔으며 그것이 신의 뜻에 따르는 길이라고 굳게 믿어 왔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들의 그런 생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으며, 이는 곧바로 이어진 황제와 막달레나의 회담 과정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


보라빛 로브를 입은 마법사를 대동한 채 막달레나의 앞에 선 황제.

성기사들과는 달리, 마법과 오오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그는 지금의 상황을 명백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지금의 그는, 그저 막달레나에게 조차도 대항할 수 있는 존재를 아군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기뻐하고 있을 뿐.


아울러 전투 자체에서도 승리를 거둔 만큼 그는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어 보였으며, 이를 보면서 성기사들은 속으로 다시 한번 혀를 차게 되었다.


‘저 자는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고 있겠지..’


‘악의 세력에 대항할 생각은커녕 저들을 끌어들이고 인정을 하다니..’


‘이미 칼마르가 마법사들과 동맹을 맺은 것은 알고 있다. 칼마르에 이어서 신성제국까지 이렇게 넘어가 버린다는 건가..’


얼굴에 기쁨을 담은 채 조약 내용을 언급하는 황제를 보면서 성기사들이 한 생각이었다.


교황 그레고리오의 처벌과 추후 신성 제국에 대한 간섭을 금하는 조항.


조약의 내용 자체는 의외로 겉보기엔 성기사들에게는 당장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신성 제국에 대한 간섭을 금한다는 것은 지금 시점에선 곧 제국 내에서 앞으로 마법사들을 마음대로 육성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으며, 이는 안 그래도 상대하기 버거웠던 마법사들이 앞으로 더욱 세를 불려 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이런 조약에도 불구하고 막달레나는 거기에 동의를 표한 뒤 서명을 하였다.

그리고 이는 아무리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그녀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성기사들은 알고 있었다.


저쪽에는 성기사들은 물론이고 그녀와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전력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시간을 끌 경우 서로간의 피해가 눈덩이 같이 불어날 것이 분명한 만큼, 지금으로선 당장은 그들에게 직접적인 손해가 없는 이 조약에 서명을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제길··· 우리가 조금만 더 힘이 있었더라도..’


‘막달레나님은 저 괴물 마법사를 상대로도 잘 싸우고 있으셨어.. 이 조약은 다 우리들이 결국 패퇴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야..’


‘지금까지 너무 나태했어.. 교황의 뜻에 따라 허수아비 같이 행동하지만 않았다면 결과는 바뀌었겠지.’


‘두고 봐라.. 사악한 마법사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나 주지만 차후에는 반드시..’


‘막달레나님 깨서 이런 치욕을 겪게 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줄 것이다.’


그렇게 분함과 원통함..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성도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한 막달레나의 헌신에 감사하면서 성기사들은 감정을 삭혔다.


지금 이 순간, 정작 그 막달레나는 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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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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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등장인물-정원사 20.07.09 1,007 0 -
93 종결 +2 20.09.24 524 7 10쪽
» 누나 20.09.23 300 4 12쪽
91 누나 +2 20.09.22 225 5 11쪽
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2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0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1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3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3 4 11쪽
82 진실 20.09.13 242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09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8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1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3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6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2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3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5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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