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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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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501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18 09:21
조회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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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누나

DUMMY

내 앞에는.. 언제나 그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먼저 길을 나아 갔으며

언제나 먼저 눈 앞의 장벽에 도전하였고.

언제나 먼저 승리를 거두어 주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언제나 나의 지표가 주었다.

한 사람의 자녀로서도,

두 아이들의 오빠로서도,


내가 가야 할 길은 줄곧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그때마다 난 항상 같은 말을 들어오곤 하였다.


-정말 잘했어,누나 보다는 조금 못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거야-


언제나 나의 귓가를 맴돌던 그 말.

한때는 그것에 불만을 가질 때도 있었다.


언제나 누나와 비교당하는 삶이 싫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발버둥을 쳐봤지만..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난 결코 누나를 이길 수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나의 한발 앞에 서서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결국 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결점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너무나도 완벽하기 짝이 없는 존재.


그것이 나의 누나며, 내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내 안에 자리잡고 있던 질투라는 감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내가 한 무수한 노력들과,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진실들.

그것은 누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알게 해주었으며. 동시에 그녀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해주었다.


동생들 앞에서 언제나 강하고 완벽했던 누나라는 존재.

그 뒤에서 내가 보았던 것을 아득히 뛰어 넘는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맏이로서, 항상 동생들의 앞을 밝혀줘야 만 한다는 책임감은 그녀는 움직이게 만들었고, 완벽한 누나라는 존재는 그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것을 깨닫게 된 뒤.. 그녀는 더 이상 나의 삶에 있어서 비교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

나의 삶의 지표이자. 이정표가 되는 사람


그리고.. 누구보다 고독한 길을 단지 동생들을 위해서 라는 이유 만으로 웃으면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나에게 있어서 누나란 것은

그런 존재로 각인 되어 있었다..


*


“크로우···님?”


“···”


눈을 뜬 그의 앞에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그가 만든 아이들의 맏이..


완벽함 속에 고독을 감추고 있는 존재..


동시에, 그 고독을 오직 한 사람에게만 내보이는 것이 허락되어 있는 존재.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크로우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잘 잤니 아테나?”


“아···”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테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크로우.

이에 아테나는 부끄러운 듯 살짝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제법 귀여운 구석도 있는데 말이지..’


카알론의 실질적인 직무를 총괄하는 존재이자, 평소 동생들에게 완벽한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녀였지만, 지금의 크로우에게 그녀는 그저 사랑하는 딸아이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 뿐이었다.


‘생각해 보면.. 누나는 종종 엄마 앞에선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곤 했지.. 그때 엄마의 느낌은 이것과 비슷했을까?..’


어렵사리 다시 만난 누나와는 달리 다시 만날 가능성이 너무나도 희박한 존재.

그 그리운 사람에게 이 사실을 물어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며 크로우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럼.. 나도 슬슬 가봐야겠지? 누나가 준비해준 무대가 조금 있으면 시작 될 테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크로우님.”


“응?”


어쩐지 조금 불안한 기색을 내보이기 시작하는 아테나.

이에 크로우는 약간의 의문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에 아테나는 약간 주저하는 듯 한 반응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저.. 그러니까.. 이길..수.. 있으신 건가요?”


“···”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크로우는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대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그는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무리겠지.. 누나와 나의 전력 차이는 너와 메닐라의 격차 이상이니까. 하지만···”


그 말과 함께 크로우는 천천히 아테나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에 아테나가 조금 움츠러드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 즈음, 크로우는 조용히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렴.. 적어도 너희를 실망시키지는 않을 태니까.”


편안한 미소를 담아 이야기하는 크로우

이에 아테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런 딸의 몸을 한번 강하게 끌어안아 준 뒤, 크로우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아아···”


그 직후,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아버린 아테나.

비록 여전히 불안한 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 속에는 걱정보다는 지금의 순간에 대한 황홀함과 주인이 그녀에게 준 신뢰라는 감장이 깊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


성도 롬.


명실상부 대륙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지금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사로잡혀 있었다.


황제의 군대가 바로 성벽 앞까지 진군해온 상황


반면 성도를 지키는.. 안그래도 숫자가 적어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 분명한 수비병력들은 큰 움직임조차 내보이지 않고 있는 중이었으며 이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한층 더 강화시키고 있었다.


‘교황 성하께선 어디에 있으신 것이지?..’


‘설마 벌써 우리를 버리고 도망치신 것은···’


‘우리들 설마 진짜 이대로 황제의 군대에 다들 쓸려 나가는 건가?’


그렇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도시의 주민들.

그런 그들을 향해서 성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황제는 당당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리석은 교황은 들으라! 그대는 지난 수십년 간 신의 뜻을 위장하여 개인의 사사로운 권력을 탐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이들의 생명이 거두어지는 비극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제라도 짐의 앞에 나서서 그 동안의 죄에 용서를 빌도록 하라!”


광오 하게 울려 퍼지는 황제의 사과 독촉.

사실상 말이 사과였지, 서둘러 나와서 무릎을 꿇고 항복하라는 말을 에둘러서 표현한 것일 뿐이었다.


‘자 그럼.. 교황이 어떻게 나올지 느긋하게 지켜보도록 할까?’


저쪽의 병력 규모가 형편없다는 것은 황제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

이쪽은 사실상 요리가 다 익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될 뿐이라고 황제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였다.

평범한 인간들 간의 싸움에선.. 숫자의 폭력이야말로 가장 단순하게 알아볼 수 있는 승리의 지표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그런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가령 마법사나 성기사들과 같은 경우는 그런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폐···폐하!”


“무슨 일인가?”


한 차례의 협박이 끝난 뒤, 막사에서 조용히 상황 보고를 기다리고 있던 황제를 향해서 한 병사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저..적들이.. 기이한 힘을 쓰는.. 적들이.. 서.. 성기사 들이 나타났습니다!”


“뭐 그 정도야 이미 예상을 하고 있던 바이니.. 그렇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만? 대체 몇 명이나 왔길래 그렇게 놀라 하는 것인가? 그래 봤자 우리의 대군에 비하면 한줌도 안 되는 숫자가 아닌가?”


“그.. 그게.. 그..그것이.. 적들의 숫자는 분명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1000명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하지만..”


“하지만 대체 뭐가 어떻다는 것인가? 1000명 이면 가볍게 화살만 쏘아도 이길 수 있는 숫자가 아닌가?”


“그..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황제의 머릿속의 성기사 들은 기껏해야 마법사들을 상대로 힘겹게 깔짝거리기만 하는 나약한 존재들.

분명 그들의 마법사에 대한 상성은 뛰어나다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마법사와 같이 압도적인 화력을 낼 수는 없는 만큼 이번 전쟁에서도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병사의 거듭된 보고에 황제는 약간의 의문과 불안감을 느끼며 전선으로 향하였고··· 곧바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뭐..뭐야! 뭐야 이 짐승은!”


황제의 눈에 보이는 것은 형형 색색의 오오라로 이루어진 짐승들이 아군의 진영을 헤집고 있는 모습이었다


붉은 오오라로 이루어진 곰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기사들을 가볍게 후려치며 기사들을 순식간에 죽음으로 인도하였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푸른 색 독수리는 강철조차 뚫어버리는 발톱으로 순식간에 병사들의 머리를 터뜨려 버렸다.


녹색빛의 사자는 무수한 창 칼에 찔리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병사들의 목덜미에 이빨을 꽂아 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형을 갖춘 채 오오라의 방벽으로 단단하게 무장하고 있는 1000여명의 성기사들의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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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종결 +2 20.09.24 525 7 10쪽
92 누나 20.09.23 300 4 12쪽
91 누나 +2 20.09.22 225 5 11쪽
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3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 누나 +4 20.09.18 281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2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4 4 11쪽
82 진실 20.09.13 243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10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9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4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3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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