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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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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87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15 09:05
조회
273
추천
7
글자
10쪽

새로운 질서

DUMMY

전투가 끝난 후.

항복을 선언한 포로들은 포박된 채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 숫자는 황제의 병사들의 약 절반 가량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마지막 순간, 루돌프의 전사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대세가 기운 것을 인지하면서 병사들은 물론이고 장수들까지 앞다투어 무기를 내던지고 항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의 주변에는 황제의 병사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었으며, 정면에는 간이로 만든 옥좌가 준비되어 있었다.


“황제폐하께서 납시십니다!”


한쪽에서 소리치는 장수의 말에 고개를 숙이는 병사들.

포로들 중에서도 눈치가 빠른 이들은 그 말에 즉시 지면에 바짝 고개를 박았으며, 이에 다른 포로들 역시 이를 따라 하여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그리고, 그렇게 완벽한 항복의 의사를 표하는 그들 앞에 황제서 하인리히는 천천히 옥좌에 앉았다.


“그래, 이자들이 이번 전쟁에서 항복한 포로들이다 이것이지?”


“예 폐하.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본보기로 모조리 목을 베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저들을 모조리 노예로 팔아 버린다 던가..”


“으음···”


신하들의 말에 포로들은 더욱 고개를 바짝 숙인 채 긴장하기 시작했다.

항복을 선언한 만큼 지금 그들은 오직 황제의 자비에만 목을 메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지금까지 마법사라는 사악한 존재들을 이용해온 황제에게 그렇게 자비심이 깊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두려움에 떨고 있는 포로들을 보면서 하인리히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음··· 됐다. 그냥 모두 풀어주도록 하여라?”


“네?”


황제의 입에서 튀어나온 의외의 말, 이에 포로들은 물론이고 신하들의 얼굴에도 놀라움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모습을 둘러보며 황제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풀어 주라고 하였느니라. 사실 따지고 보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짐의 백성들이 이다. 이들은 그저 저 어리석을 루돌프에게 속은 것일 뿐이니 그 죄를 너무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


“하오시면···”


“이곳에 있는 이들을 모두 풀어주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거라. 신성 제국 백성들간의 전쟁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제국을 위해 근면하게 일하며 살아가도록 하거라.”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도 관대하기 짝이 없는 황제의 태도.

이에 불안에 떨고 있던 포로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앞다투어 황제를 칭송하기 시작했다.


“가..감사합니다 폐하!”


“폐하! 어리석은 저희들에게 이렇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다니..”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폐하를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하급 농민 병사들부터 영주들까지 그들은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푼 황제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였으며, 그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황제를 칭송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저렇게 자비로운 분을 배신하다니..”


“우리가 어리석었어. 루돌프이 간사한 말에 현혹되어 잠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야..”


그렇게 포박을 풀고 흩어지면서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는 황제의 입가에는 자비로운 미소가 담겨 있었다.


물론, 그의 속마음에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일단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해 자비로운 스탠드를 취해주긴 했지만, 솔직히 마음 같아선 본보기로 영주들의 목을 베는 등 어떤 식으로든 저들을 처벌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황제는 저들에게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주어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그가 직접 말했듯이 어찌 되었든 미우나 좋으나 저들은 그의 백성들이었다.

저들을 죽여봤자 결국은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인내심을 발휘하였고, 그 결과는 황제 본인.. 그리고 이 상황을 예측하고 있던 이들이 바라는 대로 고스란히 흘러가게 되었다.


*


포로를 조건 없이 석방한 황제의 자비로운 행보는 백성들과 영주들 사이에서도 화재가 되었다.

전쟁 중에 자연스럽게 돌아다녔던 황제에 대한 온갖 안 좋은 소문들..

황제가 악마와 결탁해 세상을 파멸로 이끌려 한다느니, 황제가 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괴물이 변장을 한 것이라느니 와 같은, 허무맹랑 하면서 뒤숭숭한 민심을 반영했던 소문들은 전쟁에 승리한 황제가 보여준 미덕으로 인해 금방 잠잠해 졌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황제를 도와 루돌프를 처치한. 그들 식으로 표현하면 ‘정의를 바로 세운’ 마법사들에 대한 인식 역시 조금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어서 황제가 발표한 칙령인. 마법사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그들을 인정해 주겠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뿌리깊게 박혀 있던 마법사들에 대한 편견은 조금씩 누그러져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신성 제국 내에서의 일일 뿐.

다른 지역.


특히 성도 롬에 있던 교황은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마법사라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주님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존재들을 황제가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성도 롬의 중심에 위치한 대성당의 회의실.


그곳에서 교황은 사재들과 성기사들과 함께 이번에 신성제국에 대한 사태를 논의하고 있었다.

오래 끌 것이라 여겼던 황제와 루돌프의 전쟁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빨리 종료되었다.


여기에 황제는 놀랄 정도로 빠르게 루돌프의 잔존 세력을 다시금 흡수해 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민심 역시 신속하게 수습해 나가고 있는 상황.


그리고, 교황측의 조사에 따르면 이 모든 상황의 배경에는 마법사들이 있었다.


황제를 도와 루돌프의 전력을 사방에서 빠르게 깎아나간 마법사들.

비록 소수 성기사들이 정의감에 불타 루돌프를 지원하긴 했지만, 결국 그들만의 힘으로 집요하게 공격을 이어나가는 마법사들의 공세를 완전히 감당하는 데엔 실패하고 말았고, 루돌프의 몰락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제길.. 그 마법사들을 너무 얕봤어. 초 중반 까지는 힘의 균형을 이루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정도라 생각했건만, 설마 내가 추가로 손을 쓸 틈도 없이 일을 이렇게..’


처음 마법사들의 활약이라 해봐야 멋대로 출전한 성기사들의 힘으로도 충분히 억누를 수 있는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상상했던 것 이상의 회전력을 보이면서 그들의 움직임은 성기사들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어느 시점부터 빠르게 무너져 내린 균형의 추는 결국 교황이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루돌프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고 말았다.


그렇게

교회의 수장으로서, 그리고 자신의 계획을 틀어지게 만든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해서 교황은 회의실에서 거침없이 마법사들과 그들을 인정한 황제에 대한 분노를 설파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내 그래도 지금까지는 황제를 가엽게 여겨 상황을 방관하기만 하였으나, 이 이상 그자의 경거망동한 행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것인지요 교황 성하?”


교황의 말에 한쪽에 앉아있던 성기사, 레위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고, 여기에 대해서 교황은 단호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야 당연히, 지금 이 시간 부로 황제 하인리히를 다시금 파문하도록 하겠다. 악의 세력과의 결탁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바! 지금 즉시 이 소식은 대륙 곳곳에 알리도록 하여라!”


“알겠습니다 교황 성하.”


교황의 말에 사제들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고,

그곳에 있는 셩기사들 역시 교황을 향해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일단은..


*


“그래? 교황이 다시 파문을 선언했다고?”


“그렇습니다 막달레나님. 지금 막 파문을 알리는 사자가 신성제국과 프랑크 왕국 등을 향해서 출발했다 합니다.”


“하하.. 이거 참..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 구나..”


허탈한 목소리로 말하는 막달레나.

그녀의 그런 반응을 보면서 레위 역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작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그녀의 입장에서 막달레나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대체 왜 이지경이 될 때까지 그녀가 개입하지 않은지에 대한 약간의 답답함 역시 존재하였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그녀가 함부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성기사들의 동향은 어떻지?”


“말씀하신 대로··· 막달레나님께서 예상하신 그대로 흘러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그것 참.. 유감이구나.. 정말로.. 다시는 나서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그런 말을 하는 순간, 레위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고, 그녀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막달레나님.. 이대로 있다간 상황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위험이 있습니다만..”


걱정을 담아서 하지만 그 밑에 담겨 있는 숨길 수 없는 기대감을 표출하면서 레위가 물었고, 이에 막달레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역시.. 그렇게 되는 것 만은 막아야 해..”


“아!...”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막달레나.

이에 레위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작게 탄성을 내질렀고, 그녀를 보면서 막달레나는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가서 전해라. 지금 즉시 새롭게 임명된 베냐민을 포함하여 12지파 전원은 회의실로 집결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막달레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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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종결 +2 20.09.24 524 7 10쪽
92 누나 20.09.23 300 4 12쪽
91 누나 +2 20.09.22 225 5 11쪽
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3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0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1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3 4 11쪽
82 진실 20.09.13 242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09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8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3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6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2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3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5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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