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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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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99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06 08:36
조회
313
추천
6
글자
11쪽

정의의 성기사

DUMMY

성도 롬.


교황의 거처이자, 교회의 심장부인 그곳의 대 회의장에선 현재 복잡한 토론이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멜른에 악마가 나타났다니.. 응당 저희 성기사들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진정하시지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단순한 소문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교황 성하께서 황제의 파문을 취소한지 겨우 몇 주가 지났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들이 강하게 움직이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성기사.


교회에 속한 사재들 중에서 특별히 오오라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자들로 이루어진 전투 집단.


그들은 원칙상 인간들의 전투에는 개입하지 않으며, 오직 신의 적인 악마들, 그리고 지금까지 배척해야 할 악의 씨앗으로 규정해 왔던 마법사들을 처단하는 일에만 나서기로 되어있었다.


비록 오오라라는 힘은 살상력 보다는 치유와 방어에 치우쳐 있지만, 그 역시 사용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누군가의 생명을 거둘 수 있는 무기로 활용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악마와 마법사들에게는 상성상 뛰어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힘을 활용해서 지난 수 백년간 무수한 악마들과 마법사들을 처단해온 성기사들.


그러나, 지금 성기사들의 의견은 하나도 통일되지 못한 채 나누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원칙상, 악마와 마법사들이 대륙 어느 곳에서 움직임을 보이면 그들이 나서기로 되어 있었으나, 이번 일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들의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있었다.


거기다가 그 대상은 다른 이도 아니고 신성 제국의 황제였다.

비록 조금 더 상황을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만약 여기서 교황이 파문을 취소하고 다시금 정치적으로 그 정통성을 인정한 황제가 정말로 악마나 마법사들과 결탁을 맺었다면 성기사들 입장에선 어떻게 행동하기가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이와 관련해서 그들이 조사를 하려 들기만 해도 자칫 이번 일이 성기사들의 정치 개입으로 비추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


“기껏 막달레나님 깨서 우리들과 세속의 일을 분리해 두신 마당에, 우리들이 함부로 그 원칙을 깰 수는 없네.”


“큭···”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더 이상 반박을 하지 못하는 젊은 성기사들.

반면 상대적으로 이런 쪽의 경험이 많은 원로급 성기사들은 사태는 냉정하게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일단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더 일이 명확하게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일세.”


“지금 당장은 교황 성하께서도 황제의 행보를 인정하고 있으신 것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만약 황제가 악의 세력과 결탁한 것이 분명해지고, 이를 빌미로 황제를 다시 파문할 수 있게 되면 그땐 비로서 우리들이 나설 차례가 올 것이야.”


“으음···”


어떻게든 정치적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선 그것이 최선의 선택.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영 내키지 않는 결론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성기사들의 회의는 일단락이 되었다.


*


“그래?.. 결국은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이 되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막달레나님. 아무리 그래도 역시 정치적 부담을 지는 것은 무리수라는 것이 원로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이라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겠지. 현명한 선택이기도 하고.”


수녀복 차림을 하고 있는 여성 성기사를 보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하는 막달레나.

비록 원로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 모두는 어린 시절부터 막달레나의 수련을 받고 성장한 이들이었다.


그들의 일생의 성장 과정을 봐온 막달레나인 만큼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는 손바닥 보듯 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막달레나였기에, 그녀는 모든 상황을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아직은 성기사들이 본격적으로 나설 때가 아니지. 지금 당장은 마법사들이 조금 더 그 위용을 떨쳐야 할 시기.. 그리고 성기사들은 그 명성에 조금 흠집이 나야 하는 시기이기도 해.’


수백년 간 절대 선 이라는 자리를 고수해온 성기사들 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그들의 실질적인 수장이었던 막달레나가 그들을 세밀하게 잘 관리했기 때문.

튀는 행동을 해 문제를 일으킬 구석이 있는 자들은 가차 없이 사전에 정리를 하여 그 싹을 미리 잘랐으며, 절대적인 힘을 사용해서 문제가 될 상황도 순식간에 역전의 발판으로 삼아 오히려 성기사들의 명성을 더욱 키워놓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막달레나가 성기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그래서.. 최근에 들어온 아이들의 동향은 조금 어떻지?”


막달레나의 말에 성기사는 정중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일단은 받아들이긴 하였습니다만.. 솔직히 저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그들의 동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 여겨집니다.”


“하긴.. 혈기 왕성한 그 아이들에게 얌전히 기다리라는 말이 잘 먹혀들 리가 없긴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압박을 가하지는 않도록 해줘. 때로는 실패가 그들의 성장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으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막달레나님.”


그렇게 명령을 내린 뒤, 막달레나는 조용히 포도주를 한 모금 들이킨 다음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 그렇고.. 교황측의 상황은 어떻지?”


“당장은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개입으로 루돌프가 한방 먹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의 세력은 황제에 비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까요.”


“그 역시 신중한 성격이니까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


“아무리 그대로 황제가 저 마법사들과 결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면 그 역시 곧바로 돌아서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좋겠지만.. 과연 그럴까?”


“네?”


막달레나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에 성기사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비록 이리 저리 저울질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는 교회의 지도자이자 주님의 사도였다.

아무리 그래도 명백한 악의 세력이 모습을 내보인다면 입장을 확실히 할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막달레나는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동시에 약간 엄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의 교황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치적인 인물이야. 지금까지 그와 같은 교황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의 경우는 그 정도가 특히 심하지. 권력을 위해서라면 악의 세력조차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그..그런..”


“안타깝지만 이미 하인리히의 파문을 거둔 순간부터 답은 나와있던 사실이야. 영혼의 구원이라는 중요한 사안은 정치적인 이유로 묶었다 풀었다 한다는 점에서, 이미 그에게 중요한 것은 선악 보다는 권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


냉정하면서도 타당하다 여겨지는 지적에 성기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교황이 저 악의 세력인 마법사들과 결탁할 수 있겠냐 하는 믿음은 남아 있었지만. 이 말을 하는 상대가 교회의 창시자이자 천년의 시간을 살아온 대 성녀인 막달레나라는 점에서 그녀는 섣불리 자신의 믿음을 단정지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혼란스러워 하는 수녀의 모습을 보면서 막달레나는 속으로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교황의 행동도 그렇지만.. 당장 너의 앞에 있는 이 나부터가 신발을 거꾸로 신고 있다만?’


애초에 이번 일을 시작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막달레나 자신이었다.


교회의 실질적인 수장이 설마 마법사들과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일.


물론,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교회와 성기사는 막달레나에게 있어서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영겁의 시간 속에 갇힌 채 이 세상을 홀로 살아왔던 그녀에게 남아있는 것은 이것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동생인 크로우와 재회하면서 그녀의 우선 순위 역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었다.


교회와 성기사들은 물론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마저도 동생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뀌어 있는 상태였다.


신의 대행자이니 뭐니 해도, 그녀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족이었다.


소중한 동생과 그의 자녀들이 이 세계에 자리를 잡는 것을 돕기 위해 교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에 대해서 막달레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느끼지 않고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그녀는 교황에서 권력을 일부 위임하면서 이런 성기사들의 일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선 상황이었으며, 자연히 교회와 성기사들에 대한 애정 역시 과거에 비해서 줄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지금, 막달레나는 그녀의 훌륭한 도구인 교화와 성기사들을 이용해 그녀가 바라는 일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가 예상하는 수와 그렇지 못한 돌발의 수까지. 모든 것을 활용해서..


*


“뭐라고? 탈주?”


“예, 방금 전 소식이 들어 왔습니다. 12지파의 일원인 베냐민이 휘하 성기사들을 이끌고 무단으로 루돌프를 지원하러 갔다고 합니다.”


“허어··· 이런 어리석은..”


“그렇게나 말을 했는데도 고집을 피우다니.. 내 이 것들을 당장..”


젊은 성기사들의 돌발 행동에 원로들은 당혹감과 더불어 즉각적인 개입 중단을 진행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행동을 나서려는 그때..


“그만 두십시오.”


“응?”


“그게 무슨 소리인가 레위? 그만 두라니? 저들을 그냥 멋대로 하도록 놔두자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어째서? 이대로 있다간 우리 성기사들에게 큰 위해가 생길 수도 있거늘..”


주저하는 목소리로 말하는 원로 성기사들.

그들에게 레위는 단호한 어조로 그녀가 들었던 내용을 말하였다.


“막달레나님의 명령이 있으셨습니다. 때로는 젊은 세대가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도 있다고 말이지요. 저 역시.. 혈기에 못 이겨 뛰쳐나간 젊은이들을 억지로 제제하는 것 보다는 그 편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으음···”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레위의 주장.

이에 몇몇 원로들 역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중 몇몇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내 비추었다.


탈주한 베냐민의 성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이번 일이 크게 번지지 않을까 염려가 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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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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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1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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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4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3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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