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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96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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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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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진실

DUMMY

눈 앞에서 녹아 내리는 병사들의 모습

그 중심에는 화염을 온 몸에 두르고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괴물이 있었다.


“저년을 죽여라!”


“이 이상 피해를 늘려선 안되! 병사들은 물러나라! 우리가 상대할 것이다!”


성기사들의 외침에 공포에 싸여 있던 병사들은 서둘러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살육의 현장.

그러나 그들이 한가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있긴 했다.


저것을 상대하는 순간 자신들은 죽는 다는 사실.


그 명확한 진리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성기사들의 앞을 막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으며, 그 길을 따라 성기사들은 신속하게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살의 현장으로 나아갔다.


“오오라의 장벽을 펼쳐라!”


베냐민의 명령에 자신과 동료들의 몸을 오오라로 감싸는 성기사들.

그렇게 방벽이 생겨난 순간, 미친 듯이 날뛰고 있던 불꽃은 갑자기 비바람을 맞은 듯 사그라들기 시작했으며, 사방으로 피를 튀기던 거대한 주방용 칼 역시 힘을 잃고 다시금 크기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좋았어!”


“사악한 마법이 소멸했다! 마법사들을 죽여라!”


베냐민의 말에 성기사들의 손에선 오오라의 구체들이 뿜어져 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마법이 사라지면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두 자매를 덮치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부디 저희에게 저 사악한 악마들을 이길 힘을..”


전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루돌프가 마지막 힘을 끌어 모은 상황이었지만 병력은 당장 수적으로 열세였으며, 거기다가 기병대의 노력으로 전진을 돌파해 나가던 순간, 마법사들의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인해서 가까스로 잡은 기회마저 놓쳐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냐민은 자신의 믿음을 버러지 않았다.

그는 믿고 있었다.


신을 섬기는 자로서, 마지막 순간에 기적이 내려올 것이라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


“언니!”


“알고있어요!”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상황.

그러나, 두 사람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미 메닐라를 통해 확실하게 교육을 받은 상황이었다.


비록 평범한 인간을 상대로는 거의 무적에 가까운 두 자매였지만, 아직 마법사로서 성기사들을 이길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하였다.


때문에, 지금까지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움직일 때도 두 자매는 성기사들과의 정면대결만큼은 절대로 피해왔던 상황.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사정이 전혀 달랐다.


“하아아앗!”


다음 순간, 하늘을 향해서 불꽃을 꼬아 올라는 프리그

전장 한복판에서 쏘아 올려진 그것은 그녀들이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응?”


“뭐.. 뭐야?”


앞으로 나아가던 성기사들의 발걸음이 갑자기 딱 멈추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그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크..으으으으으···”


“쿠어어어어!!!’


“! 이.. 이런!”


“죽은 자들이 일어난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죽은 자들.

성기사들의 방벽이 깨진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순간도, 방벽에 닿은 죽은 자들은 일어나는 도중에 자시 시체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러나, 방벽의 안쪽과 후방에는 여전히 무수한 시체들이 있었다.

오오라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장소

그곳에 누워있는 자들은 그대로 성기사들의 발목을 붙잡았고, 이에 당황한 성기사들은 다급하게 이에 대처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제길! 성가신 녀석들!”


“놈들이게 물리지 않게 주의하라! 진영을 유지하고 침착하게 처리한다!”


베냐민의 지위 아래 빠르게 죽은자들을 정리해 나가는 성기사들.

그러나 그들이 어찌어찌 상황을 마무리 지었을 때, 이미 그들의 눈앞에 있던 마법사들은 어디론가 사리지고 없었다.


“젠장! 놓친 건가? 그 녀석은 대체 어디로..”


“베.. 베냐민님! 저기!”


그때, 성기사들의 안색이 새파랗게 일그러졌고, 이에 베냐민의 얼굴 역시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사방에서 밀고 들어오는 황제의 군세.

베냐민은 알지 못했지만, 루돌프의 죽음 직후 사기가 꺾여버린 지휘관들은 도처에서 그대로 항복은 선언해 버렸고, 그 여파는 순식간에 남은 병사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그렇게 삽시간에 무기를 내던지면서 무너져 내버린 루돌프의 병력을 가로질러 황제의 군세는 빠르게 전장을 장악해 나갔고, 이제 그 여파는 거의 후방에 아까운 이곳에 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베..베냐민님.. 이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희들은..”


“항복은 없다.”


“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검을 휘두르는 자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냐민은 결연한 목소리로 성기사 들에게 말했다.


“아직..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희망을 버리지 마라..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계신다.. 모두 무기를 들고 적에게 나아갈 준비를 해라. 신의 의지가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병력.

오오라가 강력한 힘이긴 하지만, 평범한 인간을 상대하는데 있어선 마법사보다 월등히 떨어진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베냐민은 창을 강하게 쥔 체 말하였다.


“우린··· 승리할 것이다.. 신의 기적으로! 우리가 진군하는 길에는 분명히 주님의 은총이···!”


그 순간..


“커어억!!”


갑작스럽게 뒤쪽에서 느껴지는 격통.

그것이 무언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그의 귓가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인정하지.. 처음부터 우리들이 바보였어..”


“당신 같은 사람을 믿고 여기까지 오다니.. 죽은 동료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딱딱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성기사들.

자신과 함께 정의의 길을 선택하기로 나아왔던 자들은 이제 그의 등에 무기를 내리찍고 있는 중이었다.


“네..네..놈들이.. 어.. 어떻게.. 가.. 감히.. 신의 뜻을··· 신의 기적을···”


피를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는 베냐민.

그의 눈에는 무기를 내던지는 성기사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와 동시에 황호성을 내지르는 악마의 군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난.. 틀리지..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난.. 난···’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베냐민의 숨이 끊어졌고, 전쟁터에는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황제와 그의 병사들의 목소리만이 가득 울려 퍼졌다.


*


브레멘의 영주성.

그곳에선 아샤트리아가 막 가져온 소식을 진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전쟁이 끝났습니다..”


“반년.. 생각보다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군요, 만약 마법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못해도 2~3년을 걸렸을 전쟁이었는데..”


“실제로 마음만 먹었다면 그것보다 훨씬 빨리 정리가 되었겠지만 말입니다..”


아샤트리아가 조금 아쉽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지금은 사랑을 하고 있는 여성이긴 하지만, 그녀의 본질은 전쟁터를 누비는 암흑기사였다.


주인의 명을 받아 적들을 죽이는 것을 존재 이유로 여겨왔던 그녀에게 이번 전쟁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샤트리아의 반응을 보면서 진의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지어졌다.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서 섭섭하신지요?”


“···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정확히 말씀 드리면 만약 저와 진 당신도 함께 출전을 했다면 단 며칠 만에 끝냈을 전쟁을 이런 식으로 끌었다는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결국은 싸우고 싶었는데 못 싸워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빙 돌려서 말하는 아샤트리아.

그녀에게 이런 면모도 있다는 사실에 조금 재미있어 하면서 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아마도 크로우님 께서 이번 일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신 까닭이 바로 그것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 무슨 뜻입니까?”


진의 말에 아샤트리아는 조용한 목소리로 의문을 표하였고, 여기에 대해 진은 약간 신이 나서 그녀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시겠지만, 이번 일은 마법사라는 존재들을 이 세계에 인정받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선 그들이 강력한 힘을 지닌 자들이며, 아울러 들리는 소문과는 달리 대화와 협상이 가능한.. 즉 말이 통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네, 그 부분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이 계획에는 한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지나치게 강한 힘을 보여주었다간 도리어 사람들의 경계심을 더욱 키울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프레이이 자매와 제니가 아닌, 아샤트리아와 메닐라 그리고 아테나 같은 존재들이 이번 일에 전면으로 나섰다면 아마도 전쟁는 밀당 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이 순식간에 끝이 났을 것이다.


전장에서 아샤트리아가 검을 휘둘렀다면 단 일격에 적들의 진영이 눈 앞에서 사라졌을 것이며

메닐라의 마법이면 성 하나를 단 수 초 만에 통째로 지워버리는 것도 가능 했다.

여기에 아테나가 움직였다면 루돌프를 비롯한 장수들은 그 즉시 단 수초도 안 되어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오오라라는 상극의 힘이 있다고는 하지만, 100레벨도 못 넘긴 성기사들의 오오라 따위는 500레벨인 정원사들에게 있어선 산불에다가 물 한 바가지를 뿌리는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애초에 성기사들이 어쩌구 하면서 시간을 질질 끌고 이로 인해 황제가 병력을 모으면서 고생을 하는 그런 과정도 필요도 없이, 진심을 내보였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리되었을 상황.


그러나..만약 그렇게 마법사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이번 일을 간단하게 처리해 버렸다면..

인간 군대의 도움도 없이 단 몇 명 이서 모든 상황을 종료시켜 버렸다면..


아마도 황제는 마법사들에 대해서 매우 커다란 경계심을 품었을 지도 모른다.


통제할 수 없는 지나친 힘은 그 자체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마법사들은 황제에게 오오라라는 약점을 알려주면서 그것에 맞춰 충실하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에 황제를 비롯한 제국의 수많은 병사들은 그 말을 그대로 믿게 되었다.


오오라의 힘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마법사라도 제압할 수 있다.


그렇게 카알론에선 적당한 진실과 사기가 뒤섞인 정보를 완벽하게 살포하는데 성공 했으며 이를 통해서 확보한 황제의 신임을 기반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그들에게는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


동생에게 완벽한 상황을 만들어 주려는 막달레나의 상냥하면서도 잔혹한 계획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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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3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0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1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 진실 +2 20.09.14 234 4 11쪽
82 진실 20.09.13 242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10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9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3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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