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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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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85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07 09:32
조회
261
추천
5
글자
11쪽

정의의 성기사

DUMMY

“그래서.. 나를 지원하게 위해서 왔다 이것인가?”


반란 세력의 수장 루돌프는 자신의 앞에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있는 자들을 보며 말했다.

그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나타난 한 무리의 사람들.

그들은 교황의 인장이 찍혀있는, 그들의 신분을 나타내는 서류를 보여주는 것으로 루돌프와의 면담을 허락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대했던 갑주를 두른 전사들의 모습이 아닌 천으로 된 성직자의 의복을 입고 있었으며, 그 중 몇몇은 여성으로 수녀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전장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 그러나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느낌은 루돌프의 관심을 자극하였다.


“네 그렇습니다 전하. 저는 주님의 뜻에 따라 세상의 악을 멸하는 성기사, 엘론 베냐민 이라 합니다.”


“처음 듣는 이름이로군, 나를 찾아온 구체적인 이유를 말해보게나.”


성기사라 하면 교회가 보유하고 있다는 무력집단으로 알고 있었지만, 루돌프는 그들의 구체적인 일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였다.

비밀리에 사악한 것들을 멸한다는 추상적인 이야기만을 들어 보았을 뿐.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에 큰 피해를 본 지금, 그는 어떻게든 방도를 찾기 위해 일단 눈 앞에 있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12지파의 일원으로서 일전에 하멜른에서 있었던 사건을 조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인간들의 일이 아닌 어떤 사악한 존재들의 음모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으음.. 계속 해보게.”


성기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루돌프

이에 그는 약간 흥분한 듯한 기척을 내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성기사로서,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악을 멸해야 한다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교황과 다른 성기사들은 사태를 관망하면서 이 일에 개입하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성기사들은 정치적인 일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하여 저와 저의 동료들은 이런 답답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직접 전하를 지원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호오.. 그 말은, 그대들의 능력이 있으면 하멜른에서 벌어졌던 것과 같은 사태를 막아낼 수 있다는 뜻인가?”


관심을 내보이는 재스처를 취하는 루돌프

이에 성기사는 젊은이 특유의 당당한 혈기를 내보이며 말하였다.


“물론입니다 전하. 비록 악마나 마법사들의 힘은 하멜른에서와 같이 평범한 인간들을 상대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힘은 주님께서 그분의 제자들에게 부여주신 신성한 힘에 비하면 무력하기 짝이 없는 것. 기회를 주신다면 저희가 이를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 무슨 뜻인지는 대충 알겠네. 헌데··· 베냐민 경?”


“에 전하.”


약간의 태도 변화를 내비치면서 루돌프는 조용한 어조로 말하였다.


“이렇게 기꺼이.. 악을 멸하기 위해 나서겠다는 그대의 뜻은 분명 높이 살만하다 생각하네. 허나.. 이 일에 대해서 내겐 자네들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네.”


“네?”


의심의 기색을 보이며 말하는 루돌프

이에 베냐민은 조금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그런 젊은 성시가에게 루돌프는 계속해서 감정을 담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교황 성하의 증서.. 그것을 통해 자네들의 신분에 대해선 나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판단하고 있네, 그러나.. 자네들도 알겠지만 그 교황 께서는 얼마 전 하인리히 황제의 파문을 취소하셨네, 그를 다시 제국의 황제로 인정했다는 뜻이지. 그리고 이는 곧 직접적으로 이를 공언하지는 않았지만, 교황 성하께서는 지금 나의 행보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시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뜻일세.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그.. 그건..”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바꿔 말하면 지금 루돌프와 교황의 사이는 적개관개라 볼 수도 있다는 뜻이며, 이는 곧 교황의 증서를 통해서 자신들의 신분을 입증한 그들은 지금 적진 한복판에 와 있다 볼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루돌프의 이런 태도에 당혹감을 내비치기 시작하는 베냐민

그리고 그런 베냐민을 보면서 루돌프는 가벼운 미소를 지은 채 말하였다.


“뭐.. 그렇다 해서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일단 나를 돕겠다고 나선 자네들이 아닌가? 지금의 상황을 모를 리가 없음에도 왔다는 것은 그만큼의 각오를 하고 왔다는 의미이겠지. 자네들의 그런 뜻을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이네.”


“가.. 감사.. 합니다 전하.”


루돌프의 말에 안도하는 기색을 내비치는 베냐민.

이를 보면서 루돌프는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를 담고 있으나. 한 순간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헌데 말이지.. 나는 그대들을 신뢰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상술한 이유로 인해서 다른 영주들까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네. 함부로 자네들을 기용했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분명 교황의 첩자일지도 모르는 자들과 손을 잡았다 여기면서 나의 능력을 의심하는 자들이 있을지도 모르지.”


“처.. 첩자라니, 그런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내걸고 나선 저희들입니다. 결코 그분의 이름을 모독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네만.. 세상일이 그렇게 올바르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닐 세. 그들이 원하는 것은 눈으로 확실하게 보이는 증거. 자네들의 명확하게 교황의 첩자가 아니며 오직 정의를 위해서 나를 돕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있네.”


명확하게 근거를 대로 상황을 설명하는 루돌프

이에 베냐민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대해서 정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전하. 그럼 저희들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저희들의 순수한 의지를 어떻게 하면 세상에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까지 어려운 일은 아닐 세, 간단한 증서를 작성하고,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면 되는 것이네. 세상과 주님께 그대들의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지. 어떤가? 할 수 있겠는가?”


“아.. 그런 일이라면 물론..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말씀 드렸듯이 저희들의 뜻에는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바. 이를 나타내는 일에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기쁨을 담아 말하는 베냐민. 이를 보면서 루돌프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담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번거로운 일임에도 이렇게 나서준 그대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이네. 그럼 내 금방 의식을 준비할 테니, 그대들 역시 복장을 정갈하게 한 채 대기해주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전하.”


*


“그래? 베냐민과 그의 휘하 성기사들이 말이지?”


성기사 레위의 보고에 막달레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지금 막 소식이 들어왔습니다만.. 루돌프의 본거지에서 수많은 영주들과 함께 선언을 했다고 합니다. 루돌프를 도와 악을 완전히 멸하는 그 날까지 목숨을 바쳐 싸워나가겠다고..”


“..하하.. 이거 참..”


약간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소리를 내는 막달레나.

그녀의 행동에 레위는 크게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솔직히 그녀가 지금 감정표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그녀 역시 비슷한.. 아니 어쩌면 조금 더 격한 반응을 내보였을 것이었다.


“그 녀석.. 바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 까지 바보였을 줄이야..”


“....”


“정말로.. 자기가 한 짓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건가?.. 그렇겠지. 그걸 알았다면 그런 정신 나간 쇼를 내지를 리가 없었을 테니까..”


“..정말로.. 그렇습니다..”


결국 한 순간 감정을 참지 못한 채, 레위 역시 한마디를 하였다.

젊은 나이이긴 했지만, 막달레나의 직속으로서 단련되어 있는 그녀조차 한마디를 할 정도면 이 일의 심각성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베냐민이 그의 휘하 성기사들과 함깨 저지른 ‘공개서약’

언 듯 보기에 그의 그런 행동은 자신의 신앙심과 의기를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었지만,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선 말 그대로 자신의 목에 목줄을 채우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이걸로.. 그 한심한 녀석은 좋든 싫든 루돌프의 세력에서 발을 뺄 수 없게 되었어. 악을 멸한다고? 상대방이 어쩐 존재인지 명확하지도 않은 지금 상황에서 악이란 루돌프에 반하는 모든 세력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겠지. 여기에는 하인리히와 그를 따르는 이들 역시 포함되겠고.”


“거기다가 목숨을 바치겠다는 것은..서약을 어길 경우 처형을 당해도 이를 달게 받겠다는 맹세나 다를 바가 없겠지요.”


“그래.. 이제 적당한 구실을 씌워서 숙청을 당하더라도 입도 뻥긋 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는 뜻이지. 한심한 녀석들. 저런 걸 12지파의 일각으로 들여놓았단 말이야? 대체 요즘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막달레나님.”


약간의 분노마저 내비치는 막달레나의 모습에 레위는 비록 그녀가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아니더라도 일단 깊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현재 인재 선별과 관한 일은 전적으로 12지파와 원로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막달레나가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었기 때문.


그리고 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은 곧 현 지도부의 실책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아.. 내가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걸까?.. 만약 이번 일이 정말로 어그러진다면 한동안 권력을 위임하는 것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봐야 할지도..”


“···”


막달레나의 말에 솔직히 레위는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그녀가 막달레나의 직속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지금도 많은 성기사들이 권력 이양 이후 과거보다 막달레나의 직접 관리 기간에 비해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도부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여차 하면.. 지도부에 언질을 놓겠습니다. 막달레나님께서 다시 복귀를..”


“아니.. 그래도 그건 아직 하지마. 기왕 은퇴한 만큼, 적어도 이번 일이 완전히 끝날 때 까지는 개입할 생각이 없으니까.”


막달레나의 말에 레위는 조금 실망한 기분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이유에서 약간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막달레나의 말에 들어있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


그리고, 그런 레위의 생각을 읽으면서 막달레나는 속으로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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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2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0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1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3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3 4 11쪽
82 진실 20.09.13 242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09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8 4 10쪽
»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3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6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2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3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5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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