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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97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13 09:13
조회
242
추천
4
글자
12쪽

진실

DUMMY

기울어진 힘의 균형을 빠르게 파멸을 불러왔다.


“막아라! 적들을 막아!”


“물러서지 마라!”


물밀듯이 밀려오는 적들을 보면서 루돌프의 병사들은 결사적으로 항전하였으나, 이미 희망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제길! 대체 지원은 언제쯤 오는 것이냐! 이 이상 버티는 것을 불가능하단 말이다!”


“그.. 그것이..”


“영주님.. 지원은 없습니다.”


“뭐? 그.. 그게 무슨 소리냐?”


“루돌프 전하께서 이 지역으로 병력을 돌릴 여유는 없다고.. 지금은 다른 지역의 공세를 막기도 벅차다고..”


“무슨 소리냐! 그럼 이대로 우리는 다 죽으라는 것이냐? 제길.. 내가 그 동안 얼마나 후원을 해줬는데···”


“어..어떻게 하지요? 이대로 가다간 성문을 돌파 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큭..”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영주들

그들에게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원군이 없다는 것은 루돌프가 자신들을 포기했다는 뜻.

이런 상황에서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백기를 걸어라.. 항복이다.”


상대방이 목숨을 구해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개죽음을 당하느니 미약한 희망이라도 걸어본 채 살길을 궁리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성문을 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의외로 자비로운 황제군의 대응이었다.


“저.. 정말이십니까?”


“그렇다. 그대들은 그저 저 사악한 루돌프의 계략에 속은 것일 뿐, 죄를 뉘우치고 돌아온 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풀라는 폐하의 명이 있으셨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나치게 관대한 처사로 여겨졌지만, 지금의 황제에게는 이것이 최선이었다.

물론 그 역시 반역자들의 목을 모조리 쳐버리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짓을 했다간 영주들의 저항이 너무 극렬해 질 것이 분명했으며 반란을 집압하는 시간 역시 지나치게 길어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대세가 기운 지금 최대한 자비를 베풀어서 적들의 항복을 유도하는 것이 최선.

그런 황제의 뜻에 따라 항복한 영주들에겐 가벼운 세금 인상 외엔 특별한 처벌은 없었으며, 이런 황제의 행보는 영주들의 이탈을 더욱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모여들 때만큼 빠르게 이루어지기 시작한 세력의 이탈은 루돌프로 하여금 최악의 선택을 강요하게 되었다.


“남은 병력을.. 모두 집결시켜라..”


“전하..”


“병사들과 성기사들을 모두 불러 모으란 말이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내 손으로 황제의 목을 베고 모든 것을 끝낼 것이야!”


지금 루돌프의 세력으로 정면대결은 명백하게 불리했다.

군사의 수도 적었으며, 여기에 넓은 전선 곳곳에서 활약했던 적들의 마법사 전력이 한꺼번에 집중된다면 성기사들이 있더라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돌프는 이를 해야만 했다.

이대로 있으면 그에게 남은 미래는 확실한 파멸뿐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무모한 계획이었던 듯싶었다.

어리석게도 교황이라는 자를 너무 쉽게 믿고 움직여버린 그의 어리석은 행보가 낳은 결과.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루돌프는 후회는 없었다.

사나이로서 한번쯤을 가져볼 법한 꿈을 꾸었고. 그것을 향해 모든 것을 불태워 도전하였다.

그럼에도 실패한다면 그것은 그의 운이 거기까지 라는 것일 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 마지막 기회에 난 반드시 승리를 거머쥘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희망을 거머쥔 채 루돌프는 황제와의 일전을 준비하였고, 여기에 맞춰서 황제 역시 루돌프의 군세가 진군하는 곳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이걸로 끝이 보이는 군요..”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어..”


눈앞에 보이는 루돌프의 대군을 보면서 프레이아와 프리그는 지금까지의 일들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언 듯 보기에는 쉬워 보일 지 모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지난 날의 전투들

거의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제국 곳곳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무수한 생명들을 거두었다.


얼마나 죽였는지는 단위가 수 천명을 넘어가면서부터 세는 것을 포기했을 정도.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통해서 두 사람은 자신들은 절대 평범한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사람 죽이는 것이 벌레를 죽이는 것 같이 가볍게 느껴지다니..’


‘저희들이 죽는다면.. 절대로 천국은 못 가겠지요..’


어찌 보면 처음 마법사의 일원이 되겠다고 들어온 그 순간부터 이미 예견될 미래였을 것이다.

당시에도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지금은 명백하게 입증된 것일 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가차 없이 무기를 뽑아 들었다.


설령 그 길이 아무리 끔직하고 잔혹할 지라도.. 그들은 그 길 위에서 끝까지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자신의 옆에 있는 하나뿐인 자매를 지키기 위해서..


*


“끝이 보인다. 이번엔 정말 귀찮기 짝이 없는 전쟁이었어.”


대군이 마주하고 있는 평원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

그곳에서 자미엘은 조용히 총을 손질하면서 약간의 후련함을 담아 말하였다.

노리쇠를 꺼낸 뒤 헝겁을 사용해서 묻어있는 화약을 세세하게 닦아내는 자미엘.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제니는 약간의 의문을 담아서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만, 그 지팡이는 대체 무엇인지요? 제가 사용하는 것과는 무언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중간 조금 아래쪽에 달려있는 고리 같은 것을 당기면 끝부분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파괴력을 지닌 철 덩어리를 쏘아 보내는 지팡이

제니의 머리 속에 이와 비슷한 무기는 들어본 적이 없지만. 그 파괴력과 정밀도가 무시무시하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미엘은 그 지팡이를 사용한 이후에는 귀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이를 기묘한 방식으로 분해까지 해서 내부까지 꼼꼼하게 천으로 닦아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급 마법사들이 쓰는 특별한 지팡이 같은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 처도 크로우님이나 메닐라양이 이걸 쓰는 것은 본적이 없는데..’


그렇게 의문을 담아 묻는 제니의 말에 자미엘은 뭐라 대답할까 생각을 하다가 귀찮아져서 그대로 대충 이야기 하기로 결정했다.


“뭐.. 그런 거야.. 내 개인 지팡이.. 남들하고는 달리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춰 직접 만들어낸 물건이니까.. 이래저래 차이가 조금 있어.”


“호오.. 특이하군요.. 기회가 되면 저도 한번 사용해 봐도 되겠습니까?”


“..상관은 없다만.. 그건 조금 나중에..”


그 말과 함께, 자미엘은 천천히 목표물을 향해서 총구를 겨냥하였다.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거리.

그러나, 그의 눈에는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이는 그것의 모습을 보면서 자미엘은 천천히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


평원에서 서로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하는 대군.

거의 전 병력을 이끌고 나온 루돌프의 대군과 황제의 거대한 군세는 그대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진격하라!”


“반역자 루돌프의 목을 베라!”


“사악한 황제의 목을 가져와라!”


선두에 있던 보병들이 서로를 향해서 검을 휘두른다. 방패를 앞세운 단단한 진영은 쉽게 뚫리지 않았으나 전장에는 이를 꿰뚫을 수 있는 강력한 창이 있었다.


“기사들이 측면을 돌파한다!”


“화살을 쏴라! 적들의 기사들을 죽여라!”


측면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진영을 헤집는 기사들.

쏟아지는 화살에 맞아 쓰러지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은 전신을 갑주로 무장한 상황.

화살에 어느 정도 방어력을 지니고 있는 그들은 피해를 입으면서도 적들의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투했으며, 이에 양측의 보병대에는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남쪽 진영이 뚫렸다! 전군 집중 공격!”


병력으로는 열세였지만 기사들의 활약은 루돌프쪽이 우세하였다. 기사들이 마침내 적들의 진영을 뚫으면서 공세의 틈이 보이기 시작한 것.


이에 루돌프는 지체 없이 존대에 명령을 내려 진군을 명하였고, 이에 병사들은 일제히 꿰뚫린 진영을 난입하여 황제의 군대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이겼다.. 숫적으로는 열세였지만 이것으로 이번 전투의 승리는..’


진영이 무너지고 있는 황제의 군대와는 달리 여전히 굳건히 버티고 있는 아군의 보병대

이를 보면서 그의 입가에는 승리의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전하?”


“저.. 전하!”


다음 순간, 갑자기 말에서 미끄러져 내리며 그대로 낙마하는 루돌프.

이에 그의 호위병들은 다급하게 주인의 몸을 바로 잡으려 하였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대로 지면 위에 떨어진 루돌프의 몸은 그대로 지나가던 말에 짓밟혀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상된.. 한때 황제를 꿈꾸었던 남성의 몸.

그의 머리에는 워낙 심하게 손상된 탓에 알아보기 힘들게 되어 버린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환의에 차있던 그의 생명을 거두어간 치명적인 일격이..


*


루돌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로 인해서 기세 등등하게 진군하던 그의 군세에는 제동이 걸렸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잇던 두 사람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자 언니.”


“네.”


몸에서 마력을 발산하며 전장으로 뛰어드는 두 소녀.

프레이아와 프리그는 혼란에 빠진 루돌프 군의 후방을 급습하였다.


“크아아아악!”


“마.. 마법사?”


“마법사다! 여기 마법사들이 있다!”


두 자매의 등장과 동시에 소리치는 병사들

이미 그들 사이에 불타는 창을 휘두르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널리 퍼져 있었다.


“시작부터 반응이 참 열정적인데..”


“오래 끌수록 좋지 않아요. 빨리 처리하도록 하지요.”


그 말과 함께, 프레이아는 부엌에서 쓰는 요리용 칼을 꺼내 들었다.

언 듯 돼지고기나 썰기에 적당할 법한 칼.

그러나, 그녀가 마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칼의 크기는 순식간에 지나칠 정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길이는 약 3m


이 정도면 주방도구가 아닌 어지간한 대검을 능가하는 살상 병기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늘어난 칼에 응축을 건 상태로 프레이아는 약간 어설픈 자세로 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피.. 피해!!!”


“으.. 으아아아악!!”


한 무리의 병사들을 그대로 가르고 지나가는 거대한 조리용 칼.

그것은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그대로 병사들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두 토막으로 갈라버렸으며, 이를 보면서 프리그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보면.. 저 언니가 나보다 더 무서워..’


자신도 나름 인간을 벌레 죽이듯 죽이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 프레이아의 모습은 살생이 아닌, 마치 청소를 위해 쓰레받기에 먼지를 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 정도로 가차없이 이루어지는 학살의 현장을 보면서, 프리그는 일단 눈 앞의 적들에게 집중하기로 하였다.


화염의 창이 춤을 출 때마다 불타오르는 적들.

지금까지와 같이 화려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목표로 하고 있던 이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저기다! 저쪽에 마법사들이 있다!”


명백하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살육의 현장을 보면서 베냐민이 외쳤고, 이에 얼마 남지 않은 성기사들이 그곳을 향해서 집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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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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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4 4 11쪽
» 진실 20.09.13 243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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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73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3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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