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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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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493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9.04 09:15
조회
253
추천
6
글자
10쪽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DUMMY

“흐음···”


“어.. 어떤가요?.. 메닐라님..”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묻는 프리그.

이에 메닐라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이 정도면 통과야. 살아서 도망친 놈들이 조금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잘 처리했어.”


“.. 가.. 감사합니다.”


내심 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프리그.

의외로 그녀가 가장 걱정했던, 성안의 주민들을 대치 비슷한 형식으로 내보낸 것에 대해선 지적을 하지 않았으며, 오직 병사들의 처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만 이야기하는 메닐라의 모습에, 프리그는 그래도 그녀가 아주 인정머리 없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사실 그 실상은 그녀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다음에 이런 일을 맡으면, 그땐 적들의 도주 경로도 파악해서 처리하도록 해. 앞으로 우리가 해하는 일의 특성상 목격자를 한 명도 남기면 안될 필요도 있으니까.”


“며.. 명심하겠습니다. 메닐라님.”


“좋아, 그럼 적당히 마무리 짓고 프레이아랑 돌아오도록 해. 난 개인적으로 할 일이 조금 있어서 이만.”


“네, 감사합니다 메닐라님.”


스승으로서 적절한 충고를 남긴 채 그대로 마법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카알론으로 돌아간 메닐라.

의외로 깔끔했던 그녀의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서 프리그는 메닐라에 대한 그녀의 평가를 아주 조금 수정하게 되었다.


‘단순히 살육을 즐기는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담백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프리그는 천천히 마을로 되돌아 오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 있는 곳을 향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간 뒤, 모른 척 그들의 대열에 합류하였다.


“이쪽이에요.”


“아. 언니!”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프레이아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다가간 프리그.

그 직후 그녀는 얼빠진 얼굴로 걷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살핀 뒤 조용히 언니에게 말했다.


“다행히 통과 했어. 메닐라님이 잘 했다 해주셨어.”


“잘됐네요. 그래도 피를 적개 흘리는 쪽으로 끝나서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일은 조금 어땠나요? 아무리 그래도 역시 처음으로 한 일이었는데.. 어렵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걱정스러운 듯 묻는 프레이아의 말.

이에 프리그는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뭐.. 아주 쉬웠다 그러면 거짓말 이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그렇게 까지 나쁘지는 않았어.”


사실상 마지막에 가서는 살육이 끝났다는 사실을 조금 아쉬워하는 지경까지 갔다는 점에서 프리그는 스스로에 대해 약간의 불쾌한 기분이 느껴졌었다.


‘이런 건··· 마법사가 된 영향 때문일까?.. 아니면 스승님께 교육을 받아서 특별히 이렇게 되었기 때문인 걸까?..’


그런 점에서, 가능한 언니에게는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프리그는 생각하였다.

이미 동생은 자신을 위해 사람을 죽였던 그녀였지만. 지금의 언니의 머리 속에 그런 기억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능한, 언니만큼은 순수한 지금 상태로 유지시키고 싶다 생각하면서, 프리그는 혼자만의 힘으로도 확실히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열심히 마법을 익힐 것을 다짐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묵묵히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멜른으로 돌아온 두 자매.

그 직후, 그들의 예상대로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극적이었다.


“뭐··· 뭐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벼.. 병사들이 다 죽어 있잖아?”


“대체 무슨.. 설마 하노버의 군대가 습격을 가한 것인가?”


“설마 그럴 리가.. 혼란에 빠져 있을 저들이 어떻게..”


“하지만 그것 외엔 설명할 길이 없잖아!”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당장 하노버를 집어 삼킬 듯 기세가 등등했던 루돌프의 군사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의 산이 되어있다는 사실은 그들에게 묵직한 공포를 안겨주고 있었다.


“사.. 살아 있는 자를 찾아 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누군가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몰라!”


누군가의 말에 죽은 병사들의 시체들을 뒤지기 시작하는 그들.

대부분의 병사들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으며,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 역시 대부분 공포에 사로잡혀 이곳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운 나쁘게도 끔찍한 부상을 입은 몸으로도 여전히 숨이 붙어 있는 자들이 몇 명 남아있었다.


“끄으으··· 으으윽!”


“이.. 이봐! 여기!”


하반신이 절단된 몸으로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병사.

온 몸에는 끔찍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사실상 살아날 가망 따위는 전혀 없었다.


“아··· 악..마.. 악마가.. 나타나.. 우리들을 전부···”


그러나 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자 남은 힘을 쥐어 짜내어 말을 하였다.

죽어간 동료들과 자신의 생명을 거두어간 끔찍한 지옥의 불꽃

그 불꽃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악마에 대해서 그는 모두에게 알려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몇 마디를 채 꺼내기도 전에 그의 마지막 남은 생명을 허망하게 사라져 버렸고, 그의 이런 말은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과 공포만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악마라니··· 그게 대체 무슨..”


“서.. 설마.. 신 꼐서 우리에게 징벌을 내리신다는 뜻이 아닐까? 황제 폐하를 배신하고 루돌프에게 붙은 우리들을···”


“서.. 설마.. 그럴 리가···”


부정을 하긴 했지만, 이 이야기를 듣는 이들은 내심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신에게 인정받은 왕으로서 만인에게 숭배를 받아왔던 황제였다.

비록 교황의 파문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존재를 배신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마음 한편에 의구심을 담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구심은, 교황이 파문을 취소하면서 한층 더 커진 상황.


이런 상황에서 악마로 추정되는 존재의 습격으로, 이곳을 지키던 루돌프의 병사들이 전멸했다는 것은 그대로 커다란 민심의 동요를 불어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서.. 설마.. 우리들도 시간이 지나면 이 병사들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그.. 그럴 지도 몰라.. 안 그래도 방금 전 우리들은 전부 뜬금 없는 동굴에서 정신을 차렸었잖아?”


“어.. 어쩌면.. 그것이 신의 경고였을지도 몰라요. 만약 이대로 계속 루돌프를 섬긴다면 너희도 이 병사들 같이 될 수 있다는..”


영주의 선동에 따라서 이미 한차례 황제에게 등을 돌리는 것을 선택한 그들이었다.

한번 등을 돌렸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그들을 돌아서는 것도 빨랐으며 이는 이곳 하멜른의 영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던 로돌프의 하노버 공략은 하노버를 점령하기는 커녕 오히려 인근에 위치한 하멜른과 그곳에서의 소문을 들은 주변 도시들 이 통째로 황제에게 넘어가 버렸다는. 루돌프의 어마어마한 손실이라는 결과로 끝이 나게 되었다.


*


일련의 사건을 구석에 숨은 채 조용히 바라보는 프리그와 프레이아.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커져가는 사건의 여파를 보면서 약간이 놀라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와.. 설마 일이 이렇게 까지 흘러갈 줄은 정말 몰랐어..”


명령에 따라서 비교적 간단하게 수천명의 병사들을 죽인 결과, 수만에 달하는 도시 주민들과 영주가 한 순간에 통째로 마음을 바꾸고 황제의 편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더니..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었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모습.

아울러 사람들의 이런 반응을 지켜보면서 프리그는 문득 이 모든 것이 메닐라의 계획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은 건.. 우리가 이런 식으로 행동할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프리그는 프레이아와 함께 조용히 마을을 떠나 카알론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


“너··· 방금 뭐라 그랬니?..”


“응? 에 그러니까.. 프리그와 프레이라에게 명령을 내렸다고..”


“그거 말고 그 다음!


추궁하듯이 묻는 아테나의 말에 메닐라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 하며 대답했고, 이에 아테나는 약간의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


“다음? 아.. 그.. 뭐냐.. 하멜른에 두 발로 걸어다니는 존재를 남겨두지 말라고..”


“···지..진짜 그렇게 명령했니?”


“응..그럼 안돼?”


“···하아···”


순진무구한 얼굴로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메닐라를 보면서 아테나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히 안되지.. 이번 일의 요점이 뭔지 말했잖아? 이건 어디까지나 학살이 목적이 아니고 민심의 동요를 일으키는 게 핵심이라니까?”


“응? 그러면 많이 죽일수록 더욱 확실하게 동요를 유발할 수 있는거···”


“..메닐라.. 그렇다 해서 동요를 일으킬 사람들까지 다 죽여버리면 어쩔건데?”


“응?... 아.. 새.. 생각해 보니까 그것도 그렇네.. 하.. 하지만 이미 수정하기에는 늦었는데... 시간상 이미 작전을 시작했을 거야..”


“하아..”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자신의 실수에 통탄함을 느끼면서 아테나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그 아이들이 인간의 정에 이끌려서 일 처리를 유연하게 해주길 비는 수 밖에···”


아테나의 그런 말을 들으면서 메닐라는 부디 그 아이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적용되기를 빌면서 속이 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상황을 관측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계획은 다행스럽게도 그들이 원래 원하던 대로 잘 흘러가 주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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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누나 +2 20.09.22 225 5 11쪽
90 누나 +2 20.09.21 292 5 10쪽
89 누나 20.09.20 223 3 10쪽
88 누나 +2 20.09.19 284 6 11쪽
87 누나 +4 20.09.18 280 7 9쪽
86 새로운 질서 20.09.17 241 7 10쪽
85 새로운 질서 20.09.16 248 4 10쪽
84 새로운 질서 +4 20.09.15 274 7 10쪽
83 진실 +2 20.09.14 233 4 11쪽
82 진실 20.09.13 242 4 12쪽
81 진실 +2 20.09.12 290 6 9쪽
80 진실 20.09.11 302 5 10쪽
79 정의의 성기사 +2 20.09.10 263 5 11쪽
78 정의의 성기사 +2 20.09.09 309 5 10쪽
77 정의의 성기사 20.09.08 279 4 10쪽
76 정의의 성기사 20.09.07 262 5 11쪽
75 정의의 성기사 20.09.06 313 6 11쪽
74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5 311 6 9쪽
»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4 254 6 10쪽
72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3 264 6 9쪽
71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0.09.02 279 5 9쪽
70 하멜른의 피리부는 소녀들 +2 20.09.01 289 8 11쪽
69 마법사 전쟁 20.08.31 297 7 9쪽
68 마법사 전쟁 +4 20.08.30 302 9 11쪽
67 마법사 전쟁 +2 20.08.29 304 9 9쪽
66 황제의 굴욕 20.08.28 326 9 11쪽
65 황제의 굴욕 +2 20.08.27 32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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