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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내 몸 안의 블랙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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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5.05 08:35
최근연재일 :
2022.02.05 18:40
연재수 :
3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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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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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글자수 :
1,661,802

작성
22.02.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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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DUMMY

(경기도 평택시 - H아파트)



황석현과 여경아는 여전히 시체인형이 있는 신용호의 집에 있었다.

그들은 울먹이는 남경준을 위로한 다음, 제압한 양부모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격리시켰다.


그런 다음, 신용호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신용호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애초에 이 집이 신용호의 집이니까.


"황팀장님, 조금 이상한 게 있거든요?"


모든 수색을 마친 여경아가 거실에 있던 황석현에게 다가왔다.


"일단 이 말씀부터 드려야겠어요. 상당히 충격적일 수 있다는 거요."


그녀의 말에 황석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서 더 충격적일 수가 있단 말이야?"

"그렇다고나 할까요."

"어디 한 번 읊어봐. 들어나 보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릴까요? 약간 돌려서 말씀 드릴까요?"

"본론만 말해. 다른 건 다 필요 없으니."

"신용호는 여자예요."

".....뭐?"


황석현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예상했던 범위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여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하지만 신용호는..."

"네. 지금의 신용호는 분명 남자죠. 하지만 원래 성별은 여자예요."


황석현은 이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순간, 그의 머리를 스치는 한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여형사, 그럼 신용호가.... 성별 전환 수술이라도 했다는 거야, 뭐야?"

"유방 절제 수술이나 자궁제거 수술을 실제로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호르몬제를 맞은 건 확실해요."


여경아가 주삿바늘을 들어 보였다.


"이거, 남성호르몬이거든요."

"남성호르몬? 그거 하나 맞았다고 저렇게 바뀌어?"

"바뀔 수 있어요. 남자들 같은 경우는 여성호르몬제 맞는다고해서 완전 100퍼센트 여자처럼은 잘 안 보일 수 있는데, 여자들은 아니에요.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에 비해 강력한 호르몬이라서, 한 번만 맞아도 목소리가 확 바뀌죠."

"하지만... 체격은? 체격은 완전 남자였잖아?"

"호르몬의 힘이 그만큼 강력한 거죠. 물론, 신용호의 경우 타고난 키나 체격, 좁은 골반 등이 한 몫한 것 같네요."

"호르몬 맞는다고 해서 골반이나 뼈가 늘어나거나 줄지는 않는군?"

"네. 대신 지방 재배치가 이루어져요."

"지방 재배치?"

"여자들의 경우, 허벅지나 다리 등등에 살이 몰리잖아요. 이런 여자가 남성호르몬을 맞으면 허벅지에 몰려있던 지방이 뱃살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황석현은 순간,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온 것이다.


'잠깐만... 그러고보니까, 13년 전 범인을 본 적은 없어.'

'목소리도, 생김새도 예상으로만 마주했지, 실제로 마주한 적이 없단 말이야.'

'난 너무나도 당연히 범인이 남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CCTV에 나온 건 분명... 남자였는데?'

'남성호르몬을 언제부터 맞은 거야?'

"여형사!"


의문이 생긴 황석현이 여경아에게 물었다.


"키가 크고 체격이 남성성을 강하게 띄는 여자가, 겨울에 검은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하면 남자처럼 보이겠지?"


여경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는 하죠."

"그럼 범인, 그러니까 신용호는 13년 전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아직 호르몬을 맞지 않은 거야."

"그걸 어떻게 확신하세요?"

"이제야 기억이 났어."

"기억이요?"

"그 때,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뒤 범인이 내게 음성메세지를 보냈어. 발신인은 알 수 없도록 말이야."

"음성메세지?"

"그때, 메세지가 두 개였어. 하나는 여자목소리였을 때의 신용호,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남성호르몬제를 맞고 난 뒤의 신용호야."

"그럼... 설마?"

"그래. 나는 여자목소리의 신용호는 그냥 범인이 장난치는 걸로만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야. 범인은 나에게 아주 큰 단서를 보내준 거였다고."



그들은 또 다른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영부와 신용호는 형제사이가 아닌, 남매사이라는 것이었다.


신용호가 H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타고나길 뛰어난 머리 덕택도 있었겠지만 김철환의 도움도 있었다고 한다.

영부는 신용호를 H고등학교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김철환을 매수했다.

김철환을 구영원의 신도로서 일하게 하면서, 뒤로는 많은 돈을 주었다.

곽두팔 역시 이 일에 관여하게 되었는데, 곽두팔의 경우는 죄책감을 느꼈으나 김철환은 아니었다.


또 신용호는 테니스선수였던 적이 없고, 신분을 위장하며 살아왔다.

실제로, 구영원과는 깊은 연관이 있으나,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영부가 모든 것을 뒤집어 쓰도록 조치도 취했다.


영부의 경우, 누나인 신용호에게 늘 열등의식이 강했다.

그러니 자신이 권력을 쥐고 구영원을 흔들 수 있다는 기회를, 신용호가 그에게 떠먹여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부는 신용호의 계략을 알지 못했다. 자신이 그저 신용호의 허수아비일 뿐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영부는 원래부터 탐욕스럽고 권력욕이 강했기 때문에, 신용호의 수단을 알아챌 수 없었던 것이다.


"아주 좋아.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거라고."


황석현이 구석에 찌그러진 양부모를 보며 말했다.


"여기 시체도 있고, 현행범도 있고, 게다가.... 피해자도 있어."


황석현이 턱끝으로 남경준을 가리켰다.


"피해자가 현직 형사라는 점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뭐 상관없어."

"신용호를 체포할 수 있는 증거물을 이제 많이 확보한 거야."

"이제부터 시작이다."







(경기도 평택시 - H고등학교)



119가 H고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황대근이 119에 실려가기 직전에, 경찰들도 H고에 도착했다.


"아뇨, 이 학생은 여기 있어야 합니다."


황석현은 119 구급대가 황대근을 데려가려는 것을 막았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119 구급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형사님?"


그때, 신용호가 황석현에게 다가왔다.


"저희 반 학생입니다."


신용호의 말에 황석현이 대꾸했다.


"그래서 뭐 어쩌란 겁니까?"

"제 반 학생이니, 저에게 권한이 있다는 겁니다."

"무슨 권한 말입니까?"


난데없이 기싸움을 펼치는 두 남자 때문에, 곁에 있던 천강우와 백경민 그리고 이시연은 눈알을 도륵도륵 굴릴 뿐이었다.

그들은 황석현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행동을 질책할 수가 없었다.

왠지 그라면 이런 행동을 하는 데에 이유가 있을 것 같았으니까.


"권한... 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의무죠. 담임으로서 우리 반 학생을 지킬 의무."


신용호가 말하자, 황석현은 헛웃음을 지었다.


"학생을 지킬 의무라... 당신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

"당연합니다. 저는 담임이니까요."

"당신은 저 녀석 절대 못 데려가."

"형사님, 아무리 형사님이라해도 이렇게 함부로 행동해도 되는 겁니까? 형사가 119를 방해할 권리가 있나요? 당장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한 거 아닙니까?"

"네가 사람 목숨을 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


눈 깜짝할 사이에, 황석현은 신용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곧, 황석현은 신용호의 몸을 뒤져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바로 검은 복면이었다.


"아니, 저거는 그거 아니야?!"

"신쌤...?"

"설마?"


천강우,이시연,백경민은 신용호의 몸에서 튀어나온 검은 복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 역시, 검은 복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뒤에서 뻘쭘하게 있는 119대원들은 복면의 정체를 모를 것이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신용호가 표정을 굳히며 말하자, 황석현이 대답했다.


"네 정체, 이미 다 알고 있어. 도망 갈 생각은 하지 마라. 널 당장 체포할 수 있는 증거가 차고도 넘치니까."


그러자 신용호가 목소리를 낮게 깔으며 말했다.


"인형을 건드린 겁니까?"

"인형? 아, 설마 그 시체?"


황석현의 대답에 신용호가 그를 노려보았으나, 황석현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용인 사건부터,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너는 시체들을 훔쳐왔겠지. 살인사건을 벌이고, 시체 조각들을 훔쳐온 거야. 물론, 살인사건의 배후에는 너가 있었겠지만, 너는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맡겼어. 예를 들면 구영원의 영부같은."


황석현의 입에서 '영부'라는 단어가 나오자, 신용호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 남자는 못된 남자였지요. 죽어 마땅한 자였습니다."

"물론 그 새끼가 저지른 짓은 백 번이고 죽어 마땅하지. 하지만, 너 역시 잘못은 있어."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는 지 모르겠군요. 저는 직접 사람을 죽인 적이 없습니다."

"맞아. 넌 직접 사람을 죽인 적은 없었어. 하지만, 간접살인은 수도 없이 저질렀지."

"그게 살인입니까? 제 손에는 피가 묻은 적이 없습니다."

"그것 역시 살인이지."


황석현은 혓바닥을 내밀며 손으로 그것을 가리켰다.


"이거 있잖아, 이거. 입 속에서 나불대는 요 분홍색 소시지 같은 놈. 이거 잘못 놀리면 상대방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 그리고 너는, 그걸 너무 잘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몸을 죽인 겁니다. 제가 죽인 게 아니라."

"네 진짜 이름은 신용호가 아니지. 너는 남자도 아니야. 네 진짜 성별은 여자야."


신용호가 살기 가득한 눈으로 황석현을 노려보는 사이, 황형사는 빠른 속도로 신용호의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아니, 걷어차는 시늉을 했다.


"이것 봐, 넌 여자라니까."


분명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황석현의 무릎이 그의, 아니 그녀의 사타구니를 가격하려 했으나, 신용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황석현이 재밌다는 듯 말했다.


"네가 진짜 남자였으면, 그러니까 가운데에 다리 하나 더 달린 놈이었으면 지금처럼 가만히 있었을까? 이걸 보라고!"

"끄아악!"


황석현은 이번에는 천강우의 사타구니를 가격하는 시늉을 해 보였다.

그러자 천강우는 식겁하고는 두 손으로 중요부위를 가렸다.

그 모습을 가리키며, 황석현이 말했다.


"이것봐. 남자 놈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자세를 취하지. 근데 넌? 너는 아니야. 목소리가 굵어진 것은 분명히.... 약물을 먹은 탓이겠지. 그 덕분에 체격도 남성화가 된 거야. 키? 키는 원래부터 컸더군. 13년 전 CCTV뿐만 아니라, 너에 관한 모든 자료를 뒤져본 결과. 과거의 너와 지금의 너는 성별이 달랐어."


황석현이 씨익 웃었다.


"아마 자궁적출수술까지 마쳤겠지. 유방제거수술은 물론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네 얼굴인데 말이야...."


신용호 얼굴은 곰보같은 얼굴이다. 상당히 얽어있다.


"얼굴도 네가 직접 불지른 거라며? 꽤 생각을 많이 한 것 같기는 한데 말이야. 다음부터는 성별을 정정하고 신분을 위장하려면 좀 더 제대로 하도록 하라고. 원래 얼굴을 숨기고 싶었던 거지?"


황석현의 추리에 신용호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역시, 황형사님은 똑똑하십니다. 제가 기대했던 만큼대로예요."


신용호가 119구급대에게 말했다.


"그만 가보시죠. 여긴 괜찮습니다. 이렇게 이랬다 저랬다 해서 죄송하군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로 전화드리지 않겠습니다."


119구급대가 곧 떠나고, 신용호는 여전히 보건실 침대에 누워있는 황대근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어쩌죠, 형사님? 황대근이 과연 제대로 깨어날까요?"


그러자 황석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황대근에게 다가갔다.

황석현이 아무리 황대근을 때리고 깨우려 노력해도, 황대근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 새끼, 정신 좀 차려... 으윽!"


황석현의 목에 칼이 겨눠졌다.

신용호가 황석현이 방심한 틈을 타 번개같이 그에게 달려든 것이다.


"형사님!"

"뭐 하는 거예요!"

"황석현 아저씨!"


백경민과 이시연, 천강우는 그런 신용호에게 비난하듯 소리쳤다.


그러나, 신용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는 경악하는 세 명의 학생과 미세하게 몸을 떨고있는 황형사를 번갈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황대근은 지금쯤 무의식에 가 있을 겁니다. 아마 저의 분신이.... 녀석을 만나고 있겠지요. 당분간, 아니 아마 영원히 녀석은 깨어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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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외전(完) 22.02.05 52 0 14쪽
299 수능전야 22.02.05 36 1 14쪽
298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3) 22.02.05 21 1 12쪽
»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22.02.04 17 1 12쪽
296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 22.02.04 18 1 11쪽
295 등잔 밑이 어둡다 (2) 22.02.03 15 1 12쪽
294 등잔 밑이 어둡다 (1) 22.02.03 14 1 12쪽
293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3) 22.02.02 15 1 12쪽
292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2) 22.02.02 14 1 12쪽
291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1) 22.02.01 16 1 12쪽
290 뒷조사 (3) 22.02.01 16 1 11쪽
289 뒷조사 (2) 22.01.31 16 1 11쪽
288 뒷조사 (1) 22.01.31 14 1 11쪽
287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8) 22.01.30 14 1 11쪽
286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7) 22.01.30 18 1 11쪽
285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6) 22.01.29 15 1 11쪽
284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5) 22.01.29 13 1 11쪽
283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4) 22.01.28 16 1 13쪽
282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3) 22.01.28 13 1 11쪽
281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2) 22.01.27 16 1 10쪽
280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1) 22.01.27 16 1 12쪽
279 공범들 (4) 22.01.26 17 1 11쪽
278 공범들 (3) 22.01.26 14 1 12쪽
277 공범들 (2) 22.01.25 13 1 12쪽
276 공범들 (1) 22.01.25 16 1 12쪽
275 카인과 아벨 (3) 22.01.24 14 1 10쪽
274 카인과 아벨 (2) 22.01.24 13 1 12쪽
273 카인과 아벨 (1) 22.01.23 14 1 12쪽
272 J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22.01.23 17 1 10쪽
271 점점 부서지는 왕국의 벽 22.01.22 1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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