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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내 몸 안의 블랙기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5.05 08:35
최근연재일 :
2022.02.05 18:40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13,218
추천수 :
327
글자수 :
1,661,802

작성
22.02.0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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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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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

DUMMY

(대근건설 - 뇌부서)



"꺄아아아악!"


와장창-


"조심해요!"

"케어대장님!"

"대장님!"


유리멘탈이 완전히 부서져버렸다.

결국 잠잠해져가던 뇌부서는 다시 난리가 나버렸고, 플루와 키는 유리멘탈을 보수하던 케어에게 달려왔다.


"끄으으..."


케어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

유리멘탈이 깨지면서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그의 온 몸을 관통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유리조각들은 급소가 아닌 그의 살들을 관통했다.

하지만 부상은 부상이다. 급소는 비껴갔다고 해도, 어쨌든 큰 부상이다.


"대장님!"

"대장님!"


플루와 키가 케어에게 달려왔다.

케어는 온 몸에서 피를 철철흘리며, 두 부하대원을 바라보았다.


"키... 플루.... 너희들 빨리...."


케어가 힘겹게 입을 떼자, 플루가 한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안 돼요, 대장님. 체력을 아끼셔야 한다구요. 말씀하지 마세요. 큰일 나요! 금방 구급차가 올 거예요. 조금만 버티세요!"

"플루...."

"대장님, 조금만 버티세요! 제발! 대장님은 죽지 않을 테니까!"

"플루... 그동안... 그동안 고마웠어..."


플루는 화가났다.

대체 왜?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케어는 자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런 말씀 마세요!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그동안은 무슨 그동안이에요!"

"나는... 틀렸어...."

"급소를 다치시진 않았어요! 괜찮을거라구요!"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플루는 애가 탔다. 물론 급소를 다친 것은 아니기는 한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케어의 온 몸에서 피가 너무 많이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케어 본인 역시, 자신의 상태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플루... 나는 이미 끝이야.... 너무... 춥다..."

"아직 안 죽었는데 뭔 끝이에요, 끝은!"

"과다출혈이야... 이건 복구 못해...."


뇌부서는 피바다가 되어버렸다.

케어 외에 다친 직원들과 WBC대원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의 부상은 케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플루... 지금 당장... 메모리아부서로 가야 해..."


케어가 힙겹게 입을 열었다.


"키랑 같이... 나는 여기 두고 가라..."

"안 돼요! 같이 가야 해요! 여기 대장님 두고 절대 안 가요!"

"맞아요!"


플루와 키가 완강히 거절하자, 케어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긴 저 녀석들, 내 말을 원래 안 들어 먹었지. 내가 뭘 기대하는거람.


"대장님, 키 좀 보세요. 체격이 많이 자랐지요?"


플루의 말대로 키의 현재 모습은 예전과는 딴판이었다. 예전에는 컵 하나 제대로 들지 못했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키의 체격은 케어와 맞먹을 정도로 자라있었다.


"키.... 이리 와 봐라..."


케어가 손짓하자, 키가 바닥에 쓰러진 그의 눈높이에 맞추어 몸을 낮추었다.


"대장님, 말씀하세요."

"네가 자랑스럽다..."

"....."

"너는 지금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어.... 날 실망시킨 적이 없지... 물론, 말은 드럽게 안처먹기는 했지만.... 사고도 치긴 했지만.... 툭 하면 뭘 부숴먹기는 했지만...."

"....."

"지금까지 네가 나에게 보여준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널 WBC 정식 대원으로 임명한다..."

"네?!"

"지금부터 너는.... WBC정식 대원이다.... 플루가 대장이 되면.... 너는 저 녀석 곁을 지켜줘야 하는거야... 알겠냐...?"

"대장님!"


슬픔을 참지 못한 키는 한 쪽 어깨에 케어를 들쳐업었다. 그리고는 플루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메모리아부서로 가요!"


그들이 피바다가 되어버린 뇌부서를 빠져나와 메모리아부서로 달려갈 때였다.


파앗—


갑자기 대근건설의 모든 장치가 멈춰버렸다. 마치 정전이라도 난 듯, 대근건설의 모든 불빛도 꺼져버렸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플루는 키와 그의 어깨에 업힌 케어를 데리고 심장부서로 달려갔다.







(경기도 평택시 - H아파트)



양부모는 제법 잘 싸웠다.

특히 얌전해 보이고 피보는 일은 평생 안 해봤을 것같은 양어머니가 특히 잘 싸웠다.


황석현은 그런 그녀를 상대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스킬, 이 움직임.... 한 두 번 사람 죽인 게 아니야!"


마찬가지로 여경아도 양아버지와 싸우며 생각했다.


'칼 다루는 게 보통 솜씨가 아니잖아! 무슨 일식집 유명 쉐프같잖아! 잘못하다가는, 나도 회떠지겠는데!'


무모하게도, 두 형사에게는 양부모가 휘두르는 흉기를 상대할 만한 무기가 없었다.

총이 있기는 했는데, 하필 급하게 총을 챙겨서 그 총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들이 챙긴 총은 다름아닌 공기총이었다. 총알이 나오는 총이 아니라, 위협만 주는 공기총.

양부모들은 그들이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더욱 더 힘차게 흉기를 휘둘렀다.


"여형사!"


양어머니의 칼을 피하며, 황석현이 여경아에게 소리쳤다.


"내가 이렇게 근접전투시에는 뭐라고 했지? 어?! 상대가 흉기를 갖고 있을 경우, 이런 경우 어떻게 하라고 했느냐고?!"


황석현은 시간이 날 때마다 종종 여경아에게 전투기술을 알려주고는 했다.

다행히 여경아는 타고난 센스가 있었기에, 황석현이 개떡같이 알려주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했다.


'어떻게 하라고 했었지?'


양아버지의 흉기를 피하며 여경아는 생각했다.


'황팀장님이 뭐라고 하셨었더라? 상황이 이러니까 너무 복잡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


그녀의 머리는 복잡하겠지만, 그녀의 몸은 아니었다.


'어라?'


여경아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황석현에게 전투 코치를 받은 몸이다.

몸이 기억 못 할리 없다.


"으아악!"


여경아가 양아버지에게 달려들었고, 그는 곧 제압될 수 있었다. 허나 그 과정에서 여경아는 양아버지에게 칼을 맞아 다리를 다칠 수 밖에 없었다.


'황팀장님이 내게 가르쳐 준 건 그거였어! 흉기를 가지고 있는 범인과 근접전투를 할 때는, 무조건 다치게 되어있다고! 원래 복싱도 한 대도 안 맞으려 하면 더 뚜드려 맞는다고! 무조건, 특히 상대의 체격이 나보다 클 때는 무조건 가까이 다가가라고!'


여경아는 물론이고, 황석현 역시 양어머니를 제압할 수 있었다.

황석현은 그 과정에서 팔을 다치고 말았다. 그의 팔에는 황규현이 그려준 로봇그림이 하나 있었는데, 로봇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젠장할..."


황석현은 피묻은 로봇그림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여러분, 살려줘요!"


두 형사가 다친 부위를 지혈하고 있는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빨리! 살려줘요 제발!"


두 형사는 그제서야 잊고 있던 사람을 떠올릴 수 있었다. 바로 남경준이었다.

그들은 묶여있는 남경준을 풀어준 후, 방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집 안 전체를 무슨 냉동실처럼 만들어놨군. 보일러는 이미 전부 꺼져있고... 여기서 어떻게 사람이 살지?"


황석현의 말에 여경아가 대답했다.


"이 방에 있는 이 시체 말이에요, 그거 같지 않아요?"

"뭐 같은데?"

"아니, 그거 있잖아요. 얼마 전에 몇 번이나 시체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구요."

"그렇지."

"여기 엮은 시체 조각들은, 도난당한 시체 조각들이 틀림없어요. 분명해요."

"뭐라고?

"여기 시체인형에 있는 발목, 발, 손, 등등 모두 잃어버렸다는 시체 리스트랑 완전 같잖아요!"


순간, 황석현은 좋지 않은 예감을 느꼈다.


"여형사! 그 새끼, 신용호 그 새끼의 흔적이 있는지 잘 찾아봐!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새끼 콩밥 먹일 거야! 아니, 사형시켜버릴거야!"







(대근건설 - 심장부서)



대근건설의 대다수의 부서는 마비상태가 되었다. 뇌부서는 중추팀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근골격부서부터 내분비 부서까지 모든 부서가 정지되었다. 다행인 것인지, 심장부서는 미약하게나가 작동중이었다.


물론, 예전만큼의 활기는 없었다.


"일단 다행히 심장 박동은 정상인 것 같은데..."


플루와 키는 심장부서를 둘러보며 안심을 했다. 그러나 플루는 여전히 불안했다.


"예전에, 대근건설의 '그 사건'때도 이랬을까?"

"어... 훨씬 더 심했어..."


플루의 혼잣말에 키의 등에 업혀있던 케어가 말했다.


"네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지...."


그러자 플루가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


"이제 어떡하죠? 잘못하다가 심장이 멈추면!"

"가장 최악의 경우는 그럴 수도 있겠지...."






(대근건설 - 메모리아부서)



한편, 모든 상황을 알게 된 황대근은 쉐도우를 찾아가려 메모리아부서를 박차고 나왔다.


"뭔가 이상해. 너무 이상하다고. 당장 해결하러 가야..... 으악?!"


피바다가 되어버린 제 1건물 브레인에 들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을 때였다.


"으아악!"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채, 황대근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경기도 평택시 - H아파트)



같은 시각, 또 다른 황대근은 여전히 보건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깨어있었을 텐데, 인간 황대근은 갑자기 쓰러지더니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떡해, 어떡해!"


그의 곁에는 백경민과 이시연, 천강우가 있었다.

이시연은 눈을 감고 미동도 없는 황대근을 보며 걱정했다.


"얘 이러다 큰일 나면 어떡하냐구!"


퍽퍽—


이시연은 애가 타는지 곁에 있던 애꿎은 천강우의 등을 퍽퍽 쳤다.


"난 왜 때려?"

"몰라! 그냥 맞아!"

"아니, 뭐라고?!"


이 소란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황대근은 깨어나지 않았다.

백경민이 그런 그의 뺨을 때려도 보고, 멀미할 정도로 흔들어도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내가 담임쌤 불러왔어!"


결국 백경민은 신용호를 불러내고 말았다.

물론, 그는 신용호가 어떤 인간인지 조금도 알지 못한 채였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대근이가 이상해요!"


백경민에 의해 보건실에 도착한 신용호는 말 없이 황대근을 내려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큰일이 났구나, 어떻게 해야 하지?"







메모리아 황대근은 무의식 속을 걷고 있었다.


'여긴 인간 황대근의 무의식 속인데.'


인간 황대근의 무의식은 어두웠다. 너무나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방향을 알 수 가 없었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거기 누구 있어요?"


황대근이 무의식을 더듬거리며 걷고 있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낯설지 않은 목소리였다.

낯선 공간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니, 황대근은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아는 놈일까? 아는 놈이면 함께 힘을 합쳐 여길 빠져나가야겠다.


"저 좀 도와주세요!"


황대근은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가 걸어갈수록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저건가?'


목소리가 선명히 들려오면서, 어둠 속에서 모습 하나가 드러났다.


'왠지 익숙한 실루엣인데...?'

"저 좀 도와줘요!"


어둠 속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고, 황대근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물론, 깜짝 놀라기는 상대방도 마찬가지였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인간 황대근이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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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외전(完) 22.02.05 53 0 14쪽
299 수능전야 22.02.05 37 1 14쪽
298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3) 22.02.05 22 1 12쪽
297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22.02.04 17 1 12쪽
»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 22.02.04 19 1 11쪽
295 등잔 밑이 어둡다 (2) 22.02.03 16 1 12쪽
294 등잔 밑이 어둡다 (1) 22.02.03 15 1 12쪽
293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3) 22.02.02 16 1 12쪽
292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2) 22.02.02 14 1 12쪽
291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1) 22.02.01 17 1 12쪽
290 뒷조사 (3) 22.02.01 16 1 11쪽
289 뒷조사 (2) 22.01.31 17 1 11쪽
288 뒷조사 (1) 22.01.31 15 1 11쪽
287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8) 22.01.30 15 1 11쪽
286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7) 22.01.30 19 1 11쪽
285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6) 22.01.29 16 1 11쪽
284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5) 22.01.29 14 1 11쪽
283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4) 22.01.28 16 1 13쪽
282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3) 22.01.28 14 1 11쪽
281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2) 22.01.27 17 1 10쪽
280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1) 22.01.27 16 1 12쪽
279 공범들 (4) 22.01.26 18 1 11쪽
278 공범들 (3) 22.01.26 15 1 12쪽
277 공범들 (2) 22.01.25 14 1 12쪽
276 공범들 (1) 22.01.25 16 1 12쪽
275 카인과 아벨 (3) 22.01.24 15 1 10쪽
274 카인과 아벨 (2) 22.01.24 14 1 12쪽
273 카인과 아벨 (1) 22.01.23 14 1 12쪽
272 J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22.01.23 18 1 10쪽
271 점점 부서지는 왕국의 벽 22.01.22 1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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