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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내 몸 안의 블랙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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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5.05 08:35
최근연재일 :
2022.02.05 18:40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13,217
추천수 :
327
글자수 :
1,661,802

작성
22.01.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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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8)

DUMMY

약 2주 뒤, 10월 31일 월요일이 되었다.

오늘은 익준엄마와 전주한의 재판일이었다.


"피고인은...."


법정 안의 열기는 뜨거웠다.

방청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가자미 눈을 뜨고 익준엄마와 전주한을 노려보고 있었다.


땅땅땅-


지루하지만 긴박했던 재판이 끝나고, 판결 결과가 나왔다.

익준엄마는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전주한은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생각보다 너무나 순한 판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제법 날카로웠다.

특히 익준엄마에 대해서는, 반응이 이러했다.

남편의 힘을 빌려 자기 자식만 잘 되라고 성적을 조작했고, 또 선생에게 뇌물을 주었으니 벌을 더 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아니 솔직히, 서울이나 이런 곳도 아니고 평택 그 쩌리 동네 경찰 서장부인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저 지랄이래?]

[얼굴 좀 보여줘라. 가해자 인권만 중요하냐?]

[안광윤도 그렇고 저 여자도 그렇고, 인터뷰 할 때는 평등이니 뭐니 외치면서 그 쌩 난리를 치더니만.... 결국은 지 자식 성적 조작하잖아?]

[솔직히 저런 인간들 중에 지 자식 성적 조작 안 하려는 부모도 있을까?]

[그런데 전교 1등이랑 OMR카드 바꿔치기 한 건 솔직히 좀 에바다.]

[근데 얼굴은 진짜 왜 가리는 것임? 좀 보여주면 안 됨?]

[윗 댓글 쓰신 분 말씀이 맞음. 얼굴 좀 보여줘.]

[듣자하니까 저 여자 아들은 성적도 좋지 않았더만. 안 되는 거 억지로 하려고 하니까 저 모양 저 사단이 나지.]

[에휴, 자식이 뭐길래.]

[부모가 돼서 자식 농사 다 망쳐버리네. 저 여자 아들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



판결을 선고받은 익준엄마의 표정은 어두웠다.

징역살이를 하게 되어 슬픈 것이 아니었다.


'익준아...'


누가 뭐라고 하든, 안익준은 그녀의 아들이다.

그리고 그녀는 안익준의 어머니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내가... 내가 잘못했구나...'


그녀는 후회했다. 그리고 울고 싶었다.

아무리 그녀가 악한 사람이라 해도,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심이었다.

비록 그 사랑의 표현방법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기 아들을 사랑했다.

아니, 어쩌면 그랬다고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이건 씨발 말도 안 돼!"


반면, 전주한은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난 잘못한 게 없다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좀 더 날카로웠다.

전주한은 얼마 전, 구영원에서 있었던 살인사건과 연루가 되었기에 더욱 그랬다.

CCTV확인 결과, 검찰은 전주한이 H고 3학년 학생인 H남학생을 납치한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전주한이 폐지 줍는 할머니로 위장한 후, 황대근을 납치한 것이다.

결국, 전주한은 원래 있던 죄에 더욱 무거운 죄의 무게게 더해져 버린 셈이다.



[교사 월급이 좀 아쉬웠나? 왜 저 짓을 했지?]

[이 새끼도 얼굴 가려주는 거냐? 대한민국 검경들아, 제발 가해자 인권은 무시해줘라.]

[할머니로 분장을 해서 납치할 정성이면, 자기 학생들이나 더 열심히 가르칠 궁리를 해야지. 요즘 세상에 교권이 바닥을 긴다고 하는데, 저런 선생만 드글드글하면 더 바닥 쳐도 된다고 봄.]

[그 여자한테 뒷돈도 많이 받았다던데.]

[이 새끼는 사람 안 죽인 거래요?]

[다른 학생들한테 미안하지도 않나?]

[얼굴을 보여줘라! 가해자 인권은 챙겨주지 마라!]

[납치당했던 학생은 풀려났나? 평생의 트라우마일 텐데.]



안익준의 경우, 재판을 할 수 있는 피고인이 없었기에, 결국 그에 대한 재판은 종료되었다.


'다.... 다 내 잘못이야!'


안익준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 익준엄마는 오열했다. 그녀의 눈물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이 후회되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왜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았을까.

어차피 잠깐 스치는 인생이거늘, 왜 그랬을까.


'너무... 너무 후회된다.'


허나 후회해 봐야 이미 늦었다. 엎질러진 물은 결코 다시 주워담을 수 없으니까.


[영부 저 새끼는 진짜 사지를 찢어서 죽여야 함. 본보기로 광화문 사거리에 목을 잘라서 걸어놔야 함.]


한편, 영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익준엄마도, 전주한도 국민들에게 욕이란 욕은 모두 얻어먹었지만, 영부만큼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영부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철천지 원수가 된 것 같을 정도였다.



[저 새끼 진짜 죽여야 함. 사형 때리자, 사형!]

[감형해주기만 해봐라. 청와대에 돌 던지러 간다.]

[얼굴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님? 왜 안 보여줌? 저런 새끼 얼굴을?]

[저놈 구영원 수장이래요. 평택에 있는 그 종교시설.]

[나 저 새끼 안다. 저 새끼 존나 그지같은 새끼다. 뭐만 하면 다 큰하늘님 뜻이라고 하면서 개소리함.]

[나도 저 놈 만나 봤음. 얘기하는 거 들어봤는데 그냥 다 헛소리임. 그냥 말 짜맞추기 식이라서, 논리도 없음. 그런데 주변에 있는 신도들이 저 남자를 너무 좋아함.]

[대체 왜 저런 놈을 좋아하는 거야? 뭐가 좋다고?]

[진심 사형 때리자. 그냥 죽이자. 저런 놈 살려줘 봐야 의미 없다.]



대한민국의 전 국민들은, 영부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악행을 알게 되었다.

GH도서관 화재 사건, 십자가 자살 사건, 재물산 집단 자살사건 등 모든 것이 드러났다.

영부가 지금까지 죽인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구영원 사건을 파헤친 사람이 평택 경찰서에 있다고 하던데?]

[황석현 형사라고 했음. 나이 좀 많기는 한데, 나 그 분 실물로 본 적 있음. 잘생겼음! 중년의 미가 흘러넘침!]

[또 다른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여경아였나? 좀 이쁜 경찰관 한 명 있던데. 이 여자도 형사임?]

[솔직히, 평택경찰서는 이 두 사람한테 상 줘야 한다. 진심. ㅇㅇ]

[국민 영웅이다, 이 정도면! 표창장 가자!]



인터넷과 각종 SNS에서는 황석현과 여경아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루었다.


"여기 있습니다."


평택 경찰서 소속 황석현 형사는, 라헬의 여종 한 명에게 얻은 정보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그리고 라헬의 여종들 모두, 이번 영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그녀들 뿐만 아니라 전직 구영원 지파장, 그리고 신도들 역시 증인으로 나서 영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근데 영부 그 새끼는 왜 지 입을 칼로 쑤셨지?]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영부는 어째서 자신의 입을 칼로 쑤신 것일까?

경찰이 영부를 처음 발견했을 때, 영부의 입에는 칼이 박혀있었다. 검은 복면의 남자가 영부에게 한 짓이었으나, 경찰들은 다르게 생각했다.


현장에 있던 것은 입에 박힌 칼을 빼내려는 영부와, 안익준과 검은 모자의 남자의 시체뿐이었다.

대다수 국민들과 경찰, 그리고 판사들은 입에 칼이 박힌 영부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자살시도를 하려던 것이 틀림없다. 증거인멸을 하려 했으나 실패해서 그런 걸 것이다. 분명하다.'


구영원은 한동안 접근이 금지되었다.

그곳에서는 마약더미가 잔뜩 발견되었은데, 특히 영부실에 많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라헬의 여종들이 살던 무너진 건물 베들레헴의 땅을 파보니, 시체들이 잔뜩 발견되었다.


시체들과 함께, 베들레헴에서는 마약도 발견 되었다.

그것들은 형체가 있는 하얀 가루형태의 마약이 아니었고, 성수에 담긴 마약이었다.

라헬의 여종들의 증언에 따라 성수의 성분을 조사해보니, 과연 마약이 들어있었다.



[안광윤하고 안성택도 이젠 빠이빠이네.]

[솔직히 안성택은 진심 악마같은 새끼였음. 말 못하는 장애인들 데리고 뭔 짓임?]

[이제 평택도 좀 조용해지려나?]



안씨가문은 멸문했다.

안광윤은 징역 6년이, 안성택은 징역 9년에 처해졌다.


"아주 축하해! 큰 건 했어, 정말!"


한편, 황석현과 여경아는 평택경찰서로부터 상을 받았다.

하지만 황석현과 여경아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이것은 그냥 보여주기 식이었으니까.


능력좋은 두 형사가 이렇게 큰 건을 해결했다면 분명 좋아해야 마땅할 터인데, 어찌 된 일인지 높으신 분들께서는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기분 더럽네, 씨발."


비록 높으신 분은 아니지만, 또 다른 형사도 이 상황을 싫어했다.


"여경아, 그 년이 뭔데 나보다 잘 나가?"


바로 남경준이었다.







(대근건설 - 제1건물 브레인 - 사장실)



쉐도우는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헨리는 쉐도우로부터 등을 돌린 채,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헨리, 안익준은 제 무덤을 제가 판 꼴이지."


쉐도우는 헨리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허나, 헨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쉐도우는 헨리가 대답을 하던 말던, 조금도 신경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H고등학교는 벌써 선생을 몇 명이나 잃은 거지? 세 명인가? 김철환, 곽두팔, 그리고 전주한까지. 정말 대단한 학교야. 인재 배출을 참 잘한다니까."


"인간 황대근은 지금 좀 괜찮은 상태인 것 같아. 뭐, 충격은 받았겠지만 난 믿을 수 있어. 녀석은 강해. 절대 이런 일 가지고 무너지지 않지."


"황석현은 참 대단한 형사야. 그렇지 않아? 감이 좋다니까? 그런데도 대접을 그따위로 받다니, 세상은 참 불공평한 것 같아."


"물론 나도 안익준에 대한 건 좀 안타까워. 사실 녀석을 죽일 생각은 조금도 없었거든."

"안익준이 그 장소에 나타날 줄 몰랐어."


"왜 자기 명을 스스로 단축하는 걸까?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안익준은 죽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이래서 오지랖은 적당히 부려야 해."


"나는 그냥 만족하려고. 영부야 뭐, 애초에 그렇게 만드려고 한 게 맞으니까 상관없어."


"영부가 언젠가는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인간 황대근이 아직 살아있으니 난 만족해."


"곧 인형이 완성될 거야. 어서 하루빨리 황대근에게 그걸 보여주고 싶어."


"아, 헨리. 그 얘기는 들었어? 영부가 다쳤대."


"물론 알고 있기는 했지. 칼을 입에 쑤셔박았는데 무사할리가 있나."


"다시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군. 꽤 심각한 부상인가봐."


"혀를 찔린 걸까? 아니면 성대를?"


"내가 얼마 전에 영부의 면회를 다녀왔거든. 녀석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더군."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니까."



계속해서 지껄이던 쉐도우는 말을 멈추었다.

헨리가 이렇게까지 반응이 없지는 않을 텐데? 무슨 일이지?


"이봐 헨리..... 어?"


답답해진 쉐도우는 헨리에게 다가갔다.

등을 돌린 채 앉아있는 헨리의 의자를 자기 쪽으로 돌린 쉐도우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헨리...?"


헨리의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쉐도우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 헨리의 두 눈위로 자신의 손을 흔들어보았다.

그런 다음,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보았다.


"역시."


쉐도우의 손바닥에는 특정 장면이 찍혀있었다.


"헨리, 너 설마...."


쉐도우는 믿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인간 황대근에게 진실을 말하려는 거냐? 무모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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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외전(完) 22.02.05 53 0 14쪽
299 수능전야 22.02.05 37 1 14쪽
298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3) 22.02.05 22 1 12쪽
297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22.02.04 17 1 12쪽
296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 22.02.04 18 1 11쪽
295 등잔 밑이 어둡다 (2) 22.02.03 16 1 12쪽
294 등잔 밑이 어둡다 (1) 22.02.03 15 1 12쪽
293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3) 22.02.02 16 1 12쪽
292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2) 22.02.02 14 1 12쪽
291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1) 22.02.01 17 1 12쪽
290 뒷조사 (3) 22.02.01 16 1 11쪽
289 뒷조사 (2) 22.01.31 17 1 11쪽
288 뒷조사 (1) 22.01.31 15 1 11쪽
»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8) 22.01.30 15 1 11쪽
286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7) 22.01.30 19 1 11쪽
285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6) 22.01.29 16 1 11쪽
284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5) 22.01.29 14 1 11쪽
283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4) 22.01.28 16 1 13쪽
282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3) 22.01.28 14 1 11쪽
281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2) 22.01.27 17 1 10쪽
280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1) 22.01.27 16 1 12쪽
279 공범들 (4) 22.01.26 18 1 11쪽
278 공범들 (3) 22.01.26 15 1 12쪽
277 공범들 (2) 22.01.25 14 1 12쪽
276 공범들 (1) 22.01.25 16 1 12쪽
275 카인과 아벨 (3) 22.01.24 15 1 10쪽
274 카인과 아벨 (2) 22.01.24 14 1 12쪽
273 카인과 아벨 (1) 22.01.23 14 1 12쪽
272 J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22.01.23 18 1 10쪽
271 점점 부서지는 왕국의 벽 22.01.22 1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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