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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태평 님의 서재입니다.

가현별곡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태평도령
작품등록일 :
2017.06.28 01:27
최근연재일 :
2019.05.20 21:12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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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글자수 :
523,721

작성
18.10.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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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2)

DUMMY

“좋다. 장군 이춘부는 상서령 무천군을 비롯한 그 일파의 집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 특히 무천군을 감시하여 수상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내게 알려라. 만일 그 행동이 두고 볼 수 없다면 즉각 행동에 나서라. 그리고 장군 민자성과 위보경은 즉각 병사들을 이끌고 문하시중 천신영을 비롯한 전 신료들을 집으로 향하고 만일 수상한 이가 그들의 집으로 침입하거나 포위하려 한다면 격퇴하라. 설령 같은 중앙의 군사라 할지라도 격퇴하라. 장군 이영진은 나와 함께 이 곳에서 남아 준비한다.”

““““존명!””””

네 장군과 그들의 직할 부하들은 즉각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중에서 단 하나 최화승은 잠시 진무령에게 다가가 몰래 쪽지 하나를 건넨 뒤에 직속 상사인 이춘부를 따라 나갔다.

그렇게 각 장수들이 제각기 나서는 와중 진무령은 낭장 하나를 슬쩍 불렀다.

“넌 급히 감문위 상장군께 가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도성의 성문들을 단속해 달라고 하라. 아니, 전 병력으로 하여금 도성 안으로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해달라 해라. 모든 건 내가 책임진다고 전하는 것도 잊지 말고.”

“존명.”

낭장이 급하게 뛰어나가는 걸 보면서 이영진이 물었다.

“과연 현 상장군이 말을 들을까요?”

“워낙 고지식한 분이긴 하지만 적어도 세상의 흐름은 읽을 수 있는 사람이다. 허투루 상장군 자리에 오른 게 아니야. 분명 무언가를 느끼고 행동에 나설 것이다. 다만 그걸 방해하려 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는 게 문제지.”

“무천군 일파가 말인가요?”

진무령은 이에 굳이 대답하진 않았다. 대답치 않더라도 답은 뻔한 것이기에 이영진은 긍정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빠득 갈았다.

“차라리 저희가······.”

“괜히 우리가 움직였다가 감문위의 업무를 침해하게 된다면 현 상장군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다.”

진무령의 말대로 고지식한 현문승이라면 아무리 명분 있는 일이라도 직분을 벗어난 행동을 벌인다면 이를 용납지 않을 것이 뻔했다. 대신 진무령은 이미 믿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

“걱정치 마라. 내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건 아니니.”

“? 아, 예.”

미심쩍긴 했지만 이영진은 넘어가기로 했다.


한련, 문하시중 천신영의 집 앞에선 갑작스런 교전이 발생했다. 교전을 벌이는 이들은 천신영의 딸이자 선랑인 천인예와 응양군에 소속된 병사들이었다.

진무령이 예상한대로 응양군은 중랑장 김승윤이 이끄는 병사들이 천신영의 집을 포위하여 그 누구도 오고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진의겸과의 교전을 마치고 급하게 달려온 천인예에 의해 이 광경이 발견되어 교전이 발생한 것이다.

“역시 선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단 건가.”

“그 중에서도 천인예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도 있죠. 안 그래?”

중앙군 중 최고 정예병인 응양군을 상대로 무쌍을 벌이며 쓰러뜨리는 천인예의 모습을 보며 김승윤이 감탄하자 그 곁에 있던 선랑 남우중이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시 같은 선랑인 이송아를 바라보았다. 이송아는 말없이 잠시 천인예를 보다가 말했다.

“그래도 혼자선 무리···.”

“그렇지.”

“그래도 어여 제압을 해주시게. 이렇게 시간만 낭비하고 소란을 피웠다간 별로 좋을 게 못 된다고. 아무리 금오위의 한 상장군이 아군이라 해도 말이야.”

“알겠습니다.”

김승윤의 투덜거림에 남우중이 알겠다며 슬쩍 몸을 우득 소리를 내며 움직인 후 장검을 뽑아들었다. 이송아도 천천히 자신의 쇠뇌에 화살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창을 빠르게 휘두르며 응양군 병사들을 쓰러뜨리는 천인예를 향해 겨누었다.

“그럼 간다.”

그렇게 말을 마치자마자 이송아의 쇠뇌의 화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사된 화살은 마치 새의 형상을 불꽃으로 만들어내며 천인예에게 날아갔다.

뒤늦게 발견한 천인예였으나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불화살을 창으로 후려쳐서 없앨 수 있었다. 대신 병사 하나가 휘두른 방패에 복부를 맞고 말았다. 그로인한 극심한 고통을 간신히 참으며 비틀비틀 뒤로 물러났다.

“······, 크···.”

천인예는 자신에게 공격을 날린 상대를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중랑장 김승윤에, 선랑인 남우중과 이송아, 모두 진의겸네와 같이 무천군 일파에 소속되는 이들의 자제들이다. 그리고 동시에 상대하기 버거운 상대들이다. 물론 못 이길 상대는 아니나 이미 진의겸 등과 싸우고 급하게 이곳으로 오느라 지친 그녀에게 있어선 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

잠시 천인예를 보던 김승윤은 부하들 중 일부에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들어가서 천신영과 그 일가족을 모두 포박하라.”

사실 천신영을 직접 포박하라는 명령을 받지는 않았다. 김승윤에게 내려진 명령은 그저 천신영의 집을 포위하라는 것뿐이었다. 스스로에 정당함을 드러내어 명분상 하자 없이 권력을 장악하고자 한 무천군은 딱히 정적들에게 강압적인 행동을 하고프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를 명령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천인예를 조급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과연 그 생각대로 천인예는 얻어맞은 복부의 고통과 피로를 무시하고 창을 바로잡았다. 그런 그녀를 응양군 병사들과 남우중은 포위하고 이송아는 새로이 화살을 장전했다.

그 순간 대문이 열리며 천신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무천군과는 정적관계라고는 하나 엄연히 조정의 영수인 문하시중이자 현 임금의 총애를 받던 천신영의 등장은 전원의 행동을 멈추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것이 지금 무얼 하는 것이냐.”

크지는 않으나 무게감 있는 말투는 과연 허투루 문하시중에 오른 인물이 아니란 걸 증명했다. 일반 병사들은 물론 남우중과 이송아, 김승윤도 그 기개에 눌려 멈칫하며 그를 바라봤다.

천신영은 따라 나온 하인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사들 사이로 걸어 나왔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딸인 천인예에게 다가갔다. 그런 그를 그 누구도 제지치 못했다.

“괜찮은 게냐? 내 무리치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아, 버님···.”

자신을 걱정하는 천신영을 보며 천인예는 울먹였다. 천신영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후 돌아서서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엄연히 나라와 임금을 위해 충성을 바친다는 응양군의 정병들과 선랑들이 어찌 나라에 반하는 행동을 한단 말이냐!”

그 외침에 다들 움츠리는 와중 김승윤은 눈썹을 실룩이며 대꾸했다.

“그 나라에 분란의 위협이 있기에 움직인 것입니다, 문하시중.”

“분란이라 했느냐. 지금 네놈들이 하는 것이 분란이 아니란 말이냐.”

“이 일련의 사태가 분란이 아니라면 무엇이옵니까. 문하시중이라는 분께서 분란의 해결은커녕 그 배후의 존재도 모르고 계셨으니 상서령께서 친히 나선 것 아니겠소이까.”

김승윤이 지지 않고 대꾸하자 천인예가 분노를 드러내며 나서려 했다. 이를 제지하면서 천신영이 말했다.

“닥쳐라! 상서령이 나섰다고? 아무리 상서령이고 종친이라곤 하나 엄연히 신하인 자가 임금과 태자를 대신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게다가 엄연히 임금의 명을 받들어야할 응양군이 다른 누구도 아닌 일개 신하의 명령을 따른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이냐. 이것이 반역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반역이라고 하셨소!”

“반역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그대들은 임금이 아닌 이를 추종하여 파당을 이루고 지금 임금의 명령도, 허가도 받지 않고 움직였다. 이것이 반역이 아니라면 무엇이고, 분란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설령 분란이 있어 움직였다고 할지라도 궁을 수비할 응양군이 멋대로 대신의 집을 포위하고 그 딸을 해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그대들이 말하는 분란이 무엇인가!”

천신영의 말에 대꾸하고자 김승윤이 나서려 했지만 병사들의 웅성대는 소리에 멈칫했다. 천신영의 말은 그 어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곤 하나 반역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병사들 사이에서의 동요는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 당혹스런 상황에 당황한 김승윤은 남우중과 이송아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로를 볼 뿐이었다. 딱히 천신영을 제거하거나 강제로 어찌 하라는 명령을 받지 않은 그들로서는 뭐라 행동하기 곤란했고, 무엇보다 천신영의 말에 동요하는 병사들을 강제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천신영 부녀를 상대로 응양군은 어떤 행동도 보이지 못하고 어설프게 포위를 형성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러한 장면을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망아는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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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1) 18.09.30 110 1 10쪽
88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9) +1 18.09.23 119 1 9쪽
87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8) 18.09.10 113 1 10쪽
86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7) 18.09.02 135 1 9쪽
85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6) 18.08.26 102 0 10쪽
84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5) 18.08.19 90 0 10쪽
83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4) 18.08.12 115 0 10쪽
82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3) 18.08.05 88 2 9쪽
81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2) 18.07.29 108 1 10쪽
80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1) 18.07.22 144 1 10쪽
79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0) 18.07.15 113 1 9쪽
78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9) 18.07.08 84 1 10쪽
77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8) 18.07.01 101 1 9쪽
76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7) 18.06.25 104 1 9쪽
75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6) 18.06.10 129 1 9쪽
74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5) 18.06.03 85 1 9쪽
73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4) 18.05.27 115 1 9쪽
72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3) 18.05.20 141 1 9쪽
71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2) 18.05.13 167 1 9쪽
70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1) 18.05.07 166 1 9쪽
69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2) 18.04.29 144 1 9쪽
68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1) 18.04.23 128 1 10쪽
67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0) 18.04.16 145 1 9쪽
66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9) 18.04.08 170 1 9쪽
65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8) 18.04.01 149 1 9쪽
64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7) 18.03.25 149 1 8쪽
63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6) 18.03.18 208 1 9쪽
62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5) 18.03.11 156 1 9쪽
61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4) 18.03.04 18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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