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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태평 님의 서재입니다.

가현별곡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태평도령
작품등록일 :
2017.06.28 01:27
최근연재일 :
2019.05.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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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3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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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1)

DUMMY

고요하나, 그렇기에 큰 풍파가 예상되는 장경의 금오위에서도 큰 풍파가 발생했다.

상장군 한순이 두려움에 찬 얼굴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뒤로 물러나는 와중 금오위 소속 장군, 중랑장, 낭장들이 제각기 칼과 창 등을 빼들어 그에게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한순과 더불어 금오위를 지휘하는 대장군 진무령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를 지켜보며 팔짱을 낀 채 서있었다.

“······진 대장군······.”

이 놀라운 현실에 당황해 하며 한순이 진무령을 바라보며 그를 불렀다.

“지, 지금 이 해, 행동은 올바, 른 행동이 아닐, 세, 세. 자, 잘 드, 들어. 지금 무, 무천군을 따르지 아, 않으면 다, 다 죽는 이, 일이야. 모르, 겠나? 천하의 명부, 분과 처, 천명은 그 사, 사람에게 이, 있네.”

자신에게 닥친 위기로 벌벌 떨면서 한순이 내뱉은 말에 장군 이춘부가 비웃었다.

“아, 그러십니까? 그래서 무천군의 개가 되시겠다? 나라의 녹을 먹는 장수란 자가 임금이 아닌 종친의 개가 되시겠다? 이야, 이거 아주 충신 나셨네, 그려.”

대놓고 비꼬는 이춘부의 말에 화조차 내지 못하는 한순을 보며 진무령은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이춘부의 말에 다들 비웃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한순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중 장군 민자성이 슬쩍 진무령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

“어찌 할까요?”

민자성의 물음에 여타 장수들도 진무령에게 시선을 주었다. 한순 역시 일말의 기대를 갖고 그를 바라보았다. 직접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따라 달라는, 그리고 살려달라는 강렬한 의지였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기 전 한순은 금오위의 장수들을 불러 모으고 무천군의 말을 전했었다.

본래 무천군 측 사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문하시중과도 친분을 가지며 양 진영 모두 다리를 걸치어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그였으나 무천군이 행동을 벌이겠다는 의지가 전해지면서 드디어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한순은 깊은 생각 끝에 무천군을 선택했다. 동궁환관 이주신의 건도 있기도 했지만 친척인 천신무를 잃은 문하시중 천신영의 진영보다 조정의 신료와 주요 장수들을 자신의 세력을 이끌던 무천군이 유리하다 생각하여 선택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자신의 결정을 알리는 동시에 그 정당성을 설명하여 금오위 장수들로 하여금 함께 할 것을 결의케 하고자 했다. 이는 금오위의 힘을 쓰겠다는 무천군의 뜻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금오위의 힘을 통해 무천군 세력 내부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위치를 높이고자 한 한순의 결정이기도 했다.

그런 생각에 따라 대장군 진무령을 비롯한 금오위의 장군, 중랑장, 낭장을 모두 불러놓은 뒤 한순은 자신의 생각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그 순간 진무령을 제외한 모든 장수들이 반발하더니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을 하고자 하는 한순이 말을 하기도 전에 무기를 빼들고는 그를 겨누어 포위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이 펼쳐진 데에는 장수들 개개인의 생각만이 아니라 대장군 진무령이 사주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한순은 생각했다. 비록 상장군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금오위에서 여러 장수들에게 신망을 받던 건 진무령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말없이 팔짱을 낀 채 여러 장수들의 얼굴을 바라보던 진무령이 입을 열었다.

“엄연히 상장군 한순은 우리들의 상관이다. 이는 우리가 충성을 바쳐야 하는 이 나라와 지존이신 임금께서 정하신 일이다. 아무리 죄를 지었다고 할지라도 함부로 처형하는 건 이 법도를 어기는 일이니 무천군의 무리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살짝 안심하는 한순에게 진무령은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허나 엄연히 죄인을 이대로 둘 수 없으니 작은 방에 감금하여 감시토록 하라.”

진무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낭장 둘이 앞으로 나와서 한순의 양팔을 붙잡았다. 이에 저항하고자 하는 한순이었으나 자신을 향해 적의로 가득 찬 시선을 보내는 장수들과 눈을 마주치고는 저항할 의지를 잃고 그대로 끌려 나갔다.

“한심하군.”

이춘부의 말에 이영진과 민자성의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외에 다른 중랑장이나 낭장들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며 숙덕였다.

“그나저나 엄연히 금오위의 최고지휘관인 상장군이 이렇게 자리를 비우게 되었으니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엄연히 장경의 치안을 담당하는 금오위의 지휘관 자리가 비어서는 아니 될 일입니다.”

장군 위보경이 나서서 말했다. 그는 한순이 끌려 나간 방향에서 진무령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마땅히 그 다음 위치에 계신 대장군께서 지휘관이 되어 금오위를 지휘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위보경의 과장된 몸짓은 마치 당연한 일을 확정짓고자 하는 것과 같았다. 실제로도 그는 이런 행동을 통해 모두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 진무령이 금오위를 지휘하는데 별 문제가 없도록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이를 모르진 않는 금오위의 장수들이나 어차피 정해진 일이며, 그렇게 되게 하고자 상장군 한순에게 칼을 들이댔기에 다들 동의의 뜻을 표했다.

일련의 결정이 나는 동안 진무령은 특별히 거부나 사양 없이 받아들였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 상장군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이를 신호로 하여 금오위 장수들은 제각기 제 자리에 앉았다.

“명령을 내리시지요, 대장군.”

이영진이 재촉하듯 말을 꺼내자 진무령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장군 한순이 한 말에 따르면 무천군은 날이 밝은 뒤부터 본격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환한 대낮에 당당히 행동을 벌이면서 자신의 위엄을 과시하고자 하는 바가 클 테지.”

“그러나 그랬다간 위험이 클 것입니다. 아무리 응양군 상장군 김지순이 그쪽 사람이라곤 하나 여전히 감문위 상장군 현문승처럼 어느 한 편을 들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 민 장군의 지적대로 분명히 아무런 준비도 없이 대낮에 행동을 했다간 오히려 역으로 크게 당할 수 있다. 그러니 이 밤중에 병력을 움직여서 자신에게 위험한 인물들을 미리 제거하거나 구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여 자신의 행동을 수월하게 하여 더더욱 위상과 위엄을 높여 보이고자 할 것이다.”

담담히 상황을 분석한 진무령의 말에 금오위 장수들은 이를 어찌 상대해야 하는가를 두고 숙덕거렸다. 대부분 일이 그렇게 진행되었다면 마땅히 무천군의 저택을 당장 급습하여 그 세력의 우두머리인 무천군을 포박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장군 이춘부와 이영진이 앞장서 말했다.

“당장에 번개처럼 몰아쳐서 무천군과 그 일가를 붙잡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 일가를 모조리 추포한 연후 그 일당들을 뒤이어 붙잡아야 합니다.”

이에 중랑장 박준위이 반대하며 나섰다.

“안 됩니다. 물론 죄를 지었다곤 하나 여전히 폐하의 아우가 되며 상서령의 자리에 있는 분을 함부로 다뤄선 아니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무천군에겐 차남 진의겸을 비롯한 선랑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비록 어린 소년소녀들이라곤 하나 다들 명문가 자제들이며 법보를 다루는 이들입니다. 이들의 힘을 얕잡아 볼 건 아니 될 것입니다.”

선랑의 존재에 대한 언급에 그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아는 여러 장수들이 공감하며 수근거렸다.

“입 닥쳐라, 박 중랑장! 그깟 어린놈들의 힘이 뭐가 대단하다고 겁부터 먹는 게냐!”

“허나 실제로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연쇄살인을 저지른 일당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선랑들의 실력을 우리들의 눈으로 확인했지 않습니까.”

“이 놈이······.”

화를 내려던 이춘부는 조용히 손을 올리며 제지하는 진무령을 보고 입을 다물고 털썩 자리에 앉았다. 씩씩 대며 노려보는 이춘부의 시선을 피하며 박준위는 진무령에게 신중할 것을 요청했다.

“분명 그들이 역모에 해당하는 행동을 벌이곤 있으나 그들의 지위나 세력을 생각하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게다가 응양군 역시 움직이고 있을 터이니 더더욱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함부로 움직였다가 역으로 우리가 궤멸될 수 있습니다. 그랬다간 저들의 음모를 저지할 여력을 상실하여 손놓고 구경만 하는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장군 위보경의 말에 이번에는 이영진이 항의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진무령이 말없이 제지했다. 대신 민자성이 입을 열었다.

“중요한 건 저들이 확실한 행동을 보이느냐입니다. 상장군의 말은 어디까지나 말이기에 저들이 잡아떼면 소용이 없습니다. 저들이 분명한 행동을 보인다면 분명하게 저들의 죄가 명명백백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행동이 바로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간 오히려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하오니 우선 저들이 해할 수 있는 대신의 집을 경비하거나 주변에 매복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게 좋을 겁니다.”

“옳은 말입니다, 대장군. 우리 금오위는 본디 야간순시를 담당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여 주요 대신들의 집을 경비하고 무천군 측 신료들의 집을 감시하고 경계하여 저들의 행동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게 방해하면서 저들의 역모를 세간에 알리어 무너뜨리는 게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중랑장 최화승이 동조하며 꺼낸 말에 진무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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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제10장 : 세분화된 칼날의 중심에는 용이 있노니 (3) 18.05.20 14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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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2) 18.04.29 144 1 9쪽
68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1) 18.04.23 128 1 10쪽
67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10) 18.04.16 145 1 9쪽
66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9) 18.04.08 170 1 9쪽
65 제9장 : 어그러진 바람이 폭풍으로, 재해로 이어진다(8) 18.04.01 14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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