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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494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11.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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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최소한 본편 31화까지 읽고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이 외전은 본편의 조연 '로알'의 삶을 담은 이야기이며, 딱히 보든 안보든 상관은 없지만 로알이라는 등장인물이 너무 뜬금없다고 생각되신다면 이 외전도 읽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글자 수는 약 13,300자입니다.



나는 본래 유복하지도,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셋이서 살았으며,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매일,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그런 따분하고 재미없는 싦마저도 불길한 감과 불행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나에게는 행복하게 다가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아문센과 피어리라는 친구도 사귀었고, 사냥꾼 아저씨들에게 여러가지 기술들도 배웠다.


10살이 된 나는 친구들과 같이 사냥꾼이 되었다. 사냥꾼이 된 나에게는 새로운 일상이 펼쳐졌다. 마을을 나가서 웨어울프를 잡고, 다시 돌아와서 무기를 손질하는, 그런 새로운 일상 말이다.


새로운 일상이라곤 하지만, 그 전과 별반 다를 건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이 생사를 가르며 사냥을 나가는 위험한 일이란 것만 빼면 언제나와 같았다. 이 삶 또한 몇 년 동안 지속되어왔고, 그 생애의 종지부를 찍은 건 하나의, 보잘 것 없는 해골 한 마리였다.


그걸 보자마자 내 속이 뒤틀리는 듯 헛구역질이 나왔다. 동공이 뒤흔들리고, 갖가지 불행들이 스쳐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으로 이미 나의 생은 끝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걸어갈 운명에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존재할 수도 없었다. 오직 소용돌이 위를 걸어가듯이 빨려들어가는 절망의 길 뿐이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역겨웠다. 보는 것만으로 불안함과 불길함이 심장을 뜨겁게 달궜다. 숨이 가팔라지고, 몽둥이로 머리를 후려치듯 느껴지는 두통이 몰려왔다. 또, 피부는 새하얗게 질려버려 울퉁불퉁한 닭살만을 내보내며 고통을 호소했다.


내 감은 대체로 정확한 편이다. 그렇기에 난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들어주십시오! 저 해골, 아인즈를 내보내야 합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내 말은 그대로 묻혀 사라져버렸다.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난 어떻게든 그를 내쫓을 방법을 궁리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놈을 내보낼 방법 따위는 떠오르지 않았다. 전부 다 설득력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상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말밖에 없었다. 그래서 직접 때려죽일 생각도 해봤다. 허나 그 놈의 몸은 매우 단단해서 오히려 때린 내 주먹만 아팠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놈이 첫번째로 사냥을 나간 날, 나에게 강력한 직감이 느껴져왔다.


수많은 죽음이 비쳐왔고, 두려움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이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그걸 본 나는 가족들에게 이 마을을 빠져나와야 한다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셨다.


난 결국 혼자서 마을을 빠져나왔다.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고통에 빠진 통곡을 뒤로 한 채, 도망쳤다. 눈물을 머금고 죄책감과 후회심만을 껴앉은 채 혼자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나의 무력함과 형편없는 웅변을 탓했다. 그럼에도 변하는 건 없었다.


그저 몰려오는 웨어울프들을 멀찍이 떨어진 장소에 숨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직접적으로 일을 벌인 건 웨어울프들이었지만, 기존의 내가 가지고 있던 그 놈에 대한 불김함과 혐오감, 기피감이 서로 맞물려 걷잡을 수 없을 만큼의 괴물을 만들어냈고, 그 괴물이 쏜 증오의 화살은 웨어울프들을 꿰뚫어 이내 아인즈를 향했다.


한 번씩, 죽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정신이 버티기 힘들 때는 사람들을 탓했다. 어째서 내 말을 듣지 않는 건지, 불평불만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그런 식으로 자신에게 위안을 주면, 잠시나마 괜찮아지는 것 같았지만, 그럴 수록 내 정신은 온전히 존재하지 못했다.


정신적인 피로감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육체적인 피로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도 그럴 게, 식량과 식수, 각종 장비들은 많이 구비해놨었다.


걷다가 힘들면 잠시 동굴에 들어가 쉬면서 불을 지피고, 날이 밝아오면 다시 걸었다. 하지만 이런 여정을 하던 도중에 다시 한 번, 그 놈과 조우했다.


난 내가 이길 수 있을 거라, 그 놈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자부했다. 다량의 웨어울프들과 맹수들을 상대하며 얻은 숙련된 지식과 경험이 나를 지탱하고 있었고, 또한 나에게 찾아오는 행운을 믿었다.


결과는 처절한 패배였다. 치열한 싸움 없이, 단 한 번의 일격으로 패배했다. 저런 역겨운 놈에게 지다니...굴욕적이고 고통스러웠다. 그 진노와 치욕은 더할 나위 없이 모욕적이라 자해하고픈 충동까지 느껴지기 시작할 정도였다.


그 놈의 면전에 대고 소리치며 욕설을 내뱉어도, 놈은 기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날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처럼 침착하고 딱딱하게 대했다.


난 그런 그를 내버려두고서 유유히 걸어나갔다. 처음엔 기습을 할 생각으로 숨었던 거지만, 막상 되돌아가보니 놈은 그 자리에 없었다.


어이가 없어서 대충 아무 동굴에나 들어가 머리를 식혔다.


생각하면 할수록, 나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슬금슬금 올라오는 감정이 마침내 터져나와, 신호를 보냈다.


나조차도 나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동굴 벽을 후려치고, 바닥을 내리쳤다. 머리카락을 뽑으며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과 모멸감으로 울분을 토해냈다.


좌절만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미쳐버려 긍정적인 사고마저 생겨나버린 건지, 아니면 아직까지도 행운에 맡기자는 덧없는 희망이 작용한 건지, 이런 생각조차 하게 되었다. 다음 기회엔, 다음 기회에는 무조건 그 구역질나는 두개골과 늑골에 검을 꽂아넣자. 이 생각만으로 나는 걸어갈 이유를 되찾았다.


그렇게 몇 주에 걸쳐, 전설로만 전해지는 축복받은 대지에 도착했다. 축복받은 대지에 도착할 때 쯤의 난 식량도, 식수도 전부 다 없었다. 가지고 온 장비조차 닳고 낡아버려서 시급히 새 것으로 바꿔야 했다.


다행이게도 축복받은 대지엔 어느 마을이 있었다. 그리고 난 이 곳에서 아문센과 조우했다. 죽었을 줄만 알았는데, 살아있다니, 이 무슨 기적이란 말인가.


나는 그를 보자마자 높디 높게 세워져 있던 감정의 벽이 무너져 버렸다. 지금까지 쌓아온 수많은 외로움과 고독함, 고통 속에서 오랜 벗을 만났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축복이자, 빛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기쁨의 눈물이 흘러나왔고, 차갑게 식어버린 나의 심장에 다시 한 번 불꽃을 일으켜 살아갈 의지를 건내주었다.


그 또한 내 얼굴을 보자마자 있을 수 없는 일을 보기라도 한 듯이,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이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다행이라는 것처럼 작은 눈물 줄기를 두 뺨 사이로 흘려보내며 나를 껴안았다.


말을 들어보니 아문센은 이 마을, 칼리트에서 경비 일을 하며 안정적인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을을 지키는 경비가 어딜 봐서 안정적이냐는 말도 있겠지만은, 힘과 자잘한 지략 이외엔 재능이 적고 그에 따라 천성에 맞는 일도 적은 그에게 있어 비슷한 직종인 사냥꾼보다는 경비병이 더 나은 직업이었으리라. 덧붙이자면 사냥꾼은 기본적으로 나갔다가 비명횡사하는 일이 자주 있는 만큼, 경비병에 비해서 안정적이지 못하다.


여기에 더해서 내 나름의 유추까지 해보자면, 마을이 웨어울프들에게 궤멸당하는 걸 눈 앞에서 지켜본 그의 정신적 고통과 더 이상 그런 일이 있지 않길 원한다는 소망이 만들어낸 결과라 생각한다. 간접적인 복수는 했어도, 그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니까.


어쨌든 잠시 여기서 머물며 재정비를 한 뒤, 난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비록 목적 때문에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게 썩 내키진 않았지만, 아문센의 잘 갔다오라는 말 한 마디에 그 망설임조차 녹아버리고 놈을 죽여버릴 용기에 보탬이 되어주었다.


내가 그 놈을 찾기 위해 걸어간 길은 생각보다 지루하고, 전설 나부랭이에나 나오는 모험심과 낭만 따위도 없었다. 나약한 몸으로 꾸역꾸역 걸어나가며 추위에 떨고 지방 덩어리의 맛대가리도 없는 보존 식량을 먹다 보면, 한 번씩 미쳐버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는 생각도 든다.


이유를 알 수 없어 더 혐오스러운 막연한 두려움이 내 옷 안을 비집고 들어왔으며, 험난한 눈길을 걷느라 굳은살과 상처들로 덧칠해진 두 발이 창백하게 피로감을 호소했다. 게다가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 한 명 없이 홀로 이 땅 위에 서 있으면, 살아갈 이유마저 망각해버리곤 죽음을 망상하며 혼잣말을 되뇌이기도 하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고향, 이누트 마을을 떠올렸다. 행복했던 좋은 추억들, 잊고 싶지 않은 과거들, 그런 것들을 마음 속 한 켠에 품으며 생명과 인생에 대한 고찰과 동행하며 멈추지 않고 일어날 가치를 새겨나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뜻한 모닥불 앞에 편히 앉아서 후회의 한숨을 내뱉고 저런 생각을 하면 추위에 반쯤 마비된 손발의 감각이 되돌아오는 듯했다.


얼음으로 된 동굴 벽에 비쳐진 나의 초췌한 꼴은 쳐다도 보기 싫었다.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족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게 싫었다. 가족들을 기억하면, 나에게 삿대질을 하게 된다. 왜 억지로라도 도망치게 하지 않았냐, 왜 혼자 도망쳤냐, 추억과 과거를 잊고 싶진 않아도 정작 가장 소중한 가족을 외면한다는 건 도대체 뭔 모순이란 말이냐, 한탄하며 자책했다.


하룻밤의 우울함과 막연함이 지나가고 아침이 찾아오면, 그런 암울하기 짝이 없는 생각 따윈 모두 희미하게 비쳐나올 뿐 제대로 느껴지질 않았다. 내 머리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어떻게든 내쫓아보내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확정되지 않는 나의 미래가 무서웠다. 정말 그 놈을 죽일 순 있을까, 아니면 칼질 한 번 못해보고 죽는 게 아닐까, 작은 실수 때문에 내가 먼저 죽어버리진 않을까, 부정적이고 적적한 심정이 들었다.


매일매일 고통스러워하며 잠자리를 설쳐가도, 신은 내게 한순간의 빛을 내려주었다.


웨어울프들과 살아가는 피어리를 만났다.


난 아무리 노력해도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항상 모든 웨어울프들의 적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고향은 웨어울프들에게 유린당하고, 짓밟혀 부서졌다. 아문센도 이 웨어울프들에게 도움을 줬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아예 같이 살아간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온건파니 혼돈파니 하는 변명과 설득은 듣고 싶지도 않았다.


난 피어리에게 이 마을에서부터 나와 다른 곳에서 사는 걸 추천했다. 그야, 이 작은 마을에서는 짙게 깔린 죽음과 고통의 안개가 솟구치고 있었으니까. 필사적으로 그를 설득하려 했다. 타인의 설득은 듣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설득은 들어줬으면 한다는 모순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그가 살길 원했다. 한 명의 친구로써, 한 명의 생존자로써, 한 명의 가족같은 존재로써. 그의 죽음은 절대로 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완고하게 이 곳에서 살아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 어떤 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머릿속에 웨어울프는, 그 첫걸음부터 수용 불가능한 한 마리의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과 살아가는 친구는 더욱이 수용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말을 해봐도, 한 단어, 한 문장씩 소리내는 나의 모습을 보면 자꾸만 가족을 구하지 못한 내가 눈 앞을 흐리게 가릴 뿐이었다. 데자뷰처럼 세상이 거울같았다. 번복되는 실패 속에서 전혀 성장하지 못한 내가 바보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그를 설득할 수는 없었다.


결국 목적만을 알려준 채 쌀쌀히 걸어간 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놈을 찾으러 다녔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후회가 늘었다는 것 정도이다.


매일 밤 꿈 속에서 내가 구하지 못한 영혼들이 욕설과 저주를 내뱉으며 나의 고통을 바랬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 크게 잘 못 생각한 것이 있었다. 나에게 욕설을 내뱉는 건 내가 구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나였다. 저주를 내뱉는 사람도, 나의 고통을 바라는 사람도, 모두 내 죄책감과 후회심이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어떻게든 버텨내고자, 어떻게든 이겨내보고자, 허황된 망상으로 위안을 가졌다.


이쯤되면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도 의구심이 들었다. 우린 사실 모두 허상인 게 아닐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 뇌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 생각조차 허상이라 생각해 떨쳐내려 노력했다.


고통스럽다.


두렵다.


지금의 내 정서는 이 두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돌아다닌 끝에, 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이 이상 여정을 지속했다간 내 몸도, 마음도 버티지 못하고 미쳐버려 썩지도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리라. 그럴 바에야, 차라리 포기하는 게 몇 배는 더 나았다.


칼리트 마을로 돌아가서 아문센과의 친분을 기반으로 합법적인 신분증도 얻었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그저 남은 여생을 편안히 보내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난 아문센처럼 경비병이 되었다. 직접 모든 일을 겪어보니, 그의 마음이 훨씬 더 내게 와닿았다.


그렇게 느긋한 삶을 보내던 도중, 또다시 그 놈이 나타났다. 그것도 자살 충동이 들 정도의 강대한 죽음의 안개를 등에 짊어 맨 채, 밝은 목소리로 아문센과 대화를 나눴다. 정상적인 심호흡이 되질 않았다. 심장은 이미 터져나가지 않은 것에 의문이 들 만큼 빠르게 뛰어오르고 있었다. 온 몸이 으슬으슬하게 떨려왔고, 한 발자국씩 움직일 때마다 오싹한 소름이 등골로부터 시작해 온 전신을 뒤덮었다. 고여 있는 침을 삼키기조차도 힘들었다. 그리고, 그 불길함은 이내 정점을 찍었다.


내 눈 앞에서 피가 튀기고 내장이 천지를 물들여가는 걸,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지켜보았다. 숨을 헐떡댈 여유도 없었다. 그저, 경직된 듯 멈춰섰다. 아까 전까지 요동치던 떨림조차도, 어디에 갔는 지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두뇌는 더욱 더 빨리 돌아가 사고를 가속했다.


왜? 또 한탄하려고? 네가 그런다고 해서 바뀌는 게 뭐가 있는데? 맨날 그런 식이잖아. 바뀐 것 하나 없이, 똑같은 모습으로, 바뀌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고통스러워하며, 자책만 하잖아. 그런 주제에 목적은 있었지. 근데 지금은? 없잖아. 포기했잖아. 네 손으로, 직접 포기했잖아. 포기했으니까 여기 있는 거잖아. 왜 포기한 거야? 후회하고 싶어? 네게 그럴 도리가 있어? 똑같이, 없잖아. 하나도, 단 한 치의 도리도 존재하지 않잖아. 악몽을 꾼다고 해서 뭐, 어쩌라는 거야? 결국 전부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네게 가해지는 모든 삿대질은, 전부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돌이킬 수도, 되돌릴 수도 없어. 네 탓이야. 네 탓이라고. 몰라? 알잖아. 아는 데 왜 그래? 바뀌어보려는 노력을 한 적이 있었어? 없었잖아. 없었잖아, 후회할 시간에, 네 자신을 되돌아봐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네게 손을 뻗어줄 사람 따윈 없어. 네가 살기 바쁘듯, 다른 사람들도 모두 살기 바빠. 모두 자신의 삶에 충실히 살고 있지. 그런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기도한다니, 한심하네. 포기할 생각 하지마. 완고하게, 네 목적을 향해 나아가란 말이야. 못알아듣겠어? 자책도 하지마. 후회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없다는 건 앞에서도 실컷 말했으니 알겠지? 그럼 그렇게 해. 후회하지도, 자책하지도, 고통스러워하지도, 고독해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무서워하지도, 막연해하지도, 역겨워하지도, 불안해하지도, 불길해하지도, 망각하지도, 망상하지도, 분노하지도, 진노하지도, 치욕감을 느끼지도, 모욕감을 느끼지도, 모멸감을 느끼지도, 절망하지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도, 불행해하지도, 우울해하지도, 말란 말이야.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진 채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포기하려 했던 중요한 목적을 이 가슴 속에 깊이 되새겼다.


그 놈을, 아인즈를, 죽여버리겠다.


그러자, 부서진 조각을 끼워 마추듯 감정이 복받쳐왔다. 지금까지 내가 느껴왔던 모든 감정, 울분, 우울함, 두려움, 고통, 절망, 치욕이 내 영혼 속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무욕적이고 무감정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어이가 없어서 약간의 웃음이 나왔다.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돌아가자, 한 명의 아기가 있었다. 작고, 사랑스럽지만, 피에 담금질당한, 가여운 아기다. 꼴에 양심은 있다는 건지 이 아기만 살려둔 건가. 아무래도 좋았다. 난 이 아기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한 순간에 모든 걸 잃은, 그 놈에게 직, 간접적으로 모든 걸 잃은, 그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떠올리기 싫었던 과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도, 그 아기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주저앉아 서로의 이마를 맞대며, 덫칠할 미래를 그렸다.


수많은 인파의 죽음과 흩뿌려진 내장, 떨어져나간 사람들의 사지가 마을의 빈자리를 매꾸었을 때, 그 중앙에서 나의, 나아가 이 아기의, 다음 페이지를 찾아냈다. 찢어진 장들은 여운만을 남긴 채 버려지며, 조용하고 나직한 걸음소리만이 고요한 피바다 위를 걸었다. 그리고, 아이의 목에 걸쳐져 있는 수정 모양의 목걸이가 어두운 푸른빛을 발했다.


난 이 아이를 입양해 키웠다. 나이도 적고 아이를 다루는 법도 서툴러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지만, 이 아이를 품어줄 수 있다는 것에 크나큰 만족감을 느꼈다. 대리 만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이름도 지어주었다. '패스트(past)'. 안좋은 작명 실력에 느낌대로 짓긴 했지만 저 단어의 안에는 과거의 내가 담겨 있다. 아니, 나의 과거 자체라 해도 무방하리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이 작은 생명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해줄 수 있었다는 것일까.


나에게 '복수'라는 필연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그건 언제 하든 괜찮으니 지금은 아이를 키우는 데 온 힘을 다하기로 했다. 게다가 힘을 더 키울 필요도 있었다. 예전과 같은 패배는 용납하지 않는다. 절대로, 다시는 그럴 일이 없으리라. 아니, 그래선 안된다.


이젠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보다, 나에게 내려온 두 가지의 목적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서 직업도 바꿨다. 자리를 지키는 경비병이 아닌, 걸어나가는 사냥꾼으로. 사냥꾼이라면 싸우는 데 필요한 실전 경험을 쌓기도 좋다.


놈의 대학살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그 상대는, 웨어울프였다. 들은 바에 따르면 그 놈은 웨어울프에 속해 있었다나 뭐라나. 상대가 인간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와 관련 있는 사람들인 것도 아니니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었다.


이 마을은 모병제라 억지로 싸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모병제라도 사람들의 분노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었고, 방출되지 못한 채 쏟아부워진 진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검과 방패를 쥐어주었다.


온 마을이 웨어울프와 전쟁에 대한 말들로 소란스러울 때, 나는 패스트를 두 손으로 안고 의자에 앉아 고요하게 천장을 쳐다보았다. 비록 사냥꾼으로 직업을 바꾼 탓에 수입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긴 하나, 한 눈으로 알아볼 만큼 큰 차이도 없어서 문제는 없었다.


세월이 흘러, 패스트의 나이도 곧 10살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나의 곁에 한 명의 조력자가 생겼다. 이름은 벨리우스, 멀리 사냥을 나갔다가 만난 웨어울프였다. 나이는 패스트와 비슷해도 성장이 빠른 웨어울프라 그런 지 덩치는 거의 나만했다.


물론 웨어울프들에게 가지고 있던 증오와 모멸감을 잊어버린 건 아니다. 그도 놈에 의해 가족같은 동족 전체가 몰살당하고, 혼자 겨우 살아남았다는 점에 공감했을 뿐이다. 사실 이 때 꽤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다. 그 놈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감과, 웨어울프에 대한 분노, 이 두 가지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며, 부딫치고, 밀어냈다. 나에게 있어 이 둘 중에 우선 순위를 고르라고 하면 좀처럼 쉽게 정할 수가 없었다. 둘 다 내 고통의 시초이자,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복수심의 원천이었으니까.


나는 한 순간에 모든 걸 잃은 기분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일의 간접적인 영향이라고 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그 놈을 칭하겠지만, 직접적인 영향도 같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와 증오를 낳았다.


결국은 그 놈에 대한 증오심과 동질감이 웨어울프를 이겨, 내가 그를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당연한 거지만, 다른 웨어울프였다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을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모습이 비쳐보이는 게 가엾고, 불쌍하게 여겨져서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의 삶 또한 나 못지 않게 기구했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날 인간들과 손을 잡은 몇몇 웨어울프들이 반란을 일으켜 수많은 동족들이 살해당하고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으며 마지막에는 피어리의 희생 덕에 가까스로 살아남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듯하다. 여기서 내 마음이 움직인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다. 반란은 원래부터 약간의 징조를 보이고 있었지만 인간은 학살을 일으킨 그 놈에 대한 분노로 인해 반란에 가세했다는, 바로 이 부분.


내가 웨어울프를 증오하듯, 벨리우스도 똑같이 인간을 증오해서 만나자마자 죽임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작 어린 웨어울프 한 마리 정도는 나에게 아주 쉬운 문제였고, 순식간에 역전하여 오히려 내가 그를 죽이기 직전까지 갔다.


그러자 그는 그 놈의 이름을 거론하며 켜켜히 쌓인 감정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그리고 나는 그 감정이 어떤 건지 잘 알기에, 그를 향한 검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이젠 때가 다가왔다. 힘도 모였고 인원도 많아졌다. 가야만 한다. 놈을 죽이러.


먼저, 나는 그 놈의 정보를 얻기 위해 일찍이 아문센이 말해준 적이 있었던 미네르바 씨를 만나러 갔다. 비록 패스트는 자고 있고, 벨리우스는 아예 마을 출입이 안될 걸로 예상되서 나 혼자 왔긴 하지만, 특별한 위험 같은 건 없었다.


내가 낡고 바래진 집의 문을 들어가자, 그녀는 내가 올 걸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무심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들어 보니 얼마 전에 예지몽을 꿨는데, 그 꿈 속에서 정확히 이 때에 내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살며시 말했다.


"...사람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로구나...그려...무슨 일인감...?"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평범한 노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불행하다던가, 불길하다던가, 하는 부정적인 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띄는 것 같긴 한데, 흐려져서 잘 느껴지진 않는다.


"전 아문센의 오랜 벗입니다. 그 친구의 복수를 위해, 아인즈란 놈을 죽이기 위해 정보를 얻으려는 데, 혹시 지하실의 위치를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난 직설적이게 나의 목적을 밝혔다. 아문센의 말대로라면, 놈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지 않을 확률이 높았겠지만 그 놈이 일으킨 학살은 마을의 모두가 한 번씩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해서 흔쾌히 승낙하셨다.


전신이 쇠약해져 팔을 들어올리는 것조차 힘든 게 눈에 훤히 보일 정도임에도, 그녀는 자신이 누운 허름한 침대의 옆에 놓인 지도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감...이 지도에 나온 대로 찾아가거라...그리고...이 골목의 끝에서...나세차 사체, 사네하 하페 아헤 하체를 읊거라...."


또, 놈이 얼어붙은 팔을 쓴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어쨌든 그녀의 말을 듣고 길을 찾아간 난 어느 골목에 들어왔다. 다소 음산하고, 쥐들의 울음 소리와 떨어지는 물방울소리만이 작게 울려퍼져서 공포스러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지금껏 느껴왔던 것들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나약한 것이라 거부감은 없었다.


미네르바 씨가 알려준 주문 비슷한 것을 읊고, 그 밑으로 뚫린 작은 지하실로 들어가자 밖과는 전혀 다른,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비슷하다고 한다면 미네르바 씨의 집 정도일까, 똑같이 신비스럽고 기묘한 물건들로 어지럽혀져 있어 '누군가가 이 곳에서 살았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나올 만한 방이었다. 좋게 말하자면 비밀의 방 같고, 안 좋게 말하자면 다락방처럼 생겼다.


널부러진 이불 밑, 곳곳히 찢어진 침대 아래, 책상 수납함 하나하나 모두 다 샅샅히 뒤지다 보니, 이 방에 살았던 사람, 정확히는 아문센에게서부터 들은 그 할린이라는 사람의 일기와 일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딴 건 쓸모없다. 내게 필요한 건 그 놈에게 대항할 만한 무기다. 앞에서 말한 '놈에 대한 정보'는 도저히 찾을 수 없으니, 유용한 도구라도 몇 개 가져가야겠지. 어차피 버려진 집인 데다 들를 사람도 없어서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방을 다 둘러본 난 구석으로 가서 그을린 나무빛의 관 하나를 발견했다. 관 안에는 사람의 시체가 있었는데, 이미 부패해버려 앙상한 뼈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늑골 사이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띄였다.


꺼내보니, 그것의 정체는 검이었다. 형태 자체는 지나칠 정도로 밋밋하고 평범하지만, 빛깔을 보면 전혀 평범해 보이지 않는 상아색의 검이었다. 무언가 거대한 존재의 뼈를 갈아 만든 것 같기도 하고, 코등이와 손잡이 황색 때문에 금처럼 비싼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 검을 똑바로 쥐어잡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적인 무언가가 두 손길을 따라 느껴졌다. 이 때, 나는 중요한 두 가지를 깨우쳤다. 이 검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가슴에 찔러넣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 검은, 절대로 얼어붙지도, 녹지도, 불타지도, 빛나지도, 어두워지지도 않을 거라고. 난 그 누군가를 놈이라 생각했다. 아니, 놈이어야만 한다.


검 한 자루를 얻은 난 지하실을 빠져나와 다시 미네르바 씨에게 향했다.


내가 찾아갔을 때, 미네르바 씨는 이미 명을 다하고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난 그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지만, 100세에 가까운 분이셨기에 어느정도 납득은 가능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 계셨다는 게 신기했다. 100세라면 평범한 사람들보다 몇 십 년은 더 오래 사신 거니까, 방금 돌아가셨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난 마을 사람들을 불러 미네르바 씨의 묘를 만들고, 편안한 곳에 가시길 바라며 양 손을 모아 기도했다.


고향에서 나온 이후로 자연사하는 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묘하고도, 두렵지는 않은, 고요하고 안정적인, 이런 죽음에 동경심까지 품을 정도로, 따뜻하게 생을 마감하셨다.


다음 날, 이제 본격적으로 놈을 찾기 위해 나갈 준비를 하였다. 아직 어린 패스트와 동행한다는 것에 불안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애써 무시했다. 왠지, 무시하고 싶었다.


여느 때처럼 사냥을 나가듯이 밖을 나와 벨리우스와 밀회하고, 희미한 입가의 미소와 각오가 다져진 날카로운 눈빛을 나누며 눈밭을 걷는다. 준비는 완벽했다.


나오면서 애 데리고 어딜 가냐는 경비의 질문에 사냥을 가르친다며 허둥지둥 둘러대서 의심을 샀을 수도 있겠지만, 나름 진지하게 답했고 어차피 나랑 관계 없는 타인이라 문제는 없으리라.


그렇게 몇날 몇일을 걷고 걸어나간 끝에, 놈과 조우했다. 약간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긴 해도, 신경쓸 겨를 따윈 안중에 없었다.


모든 혈관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귀신과도 같은 놈의 안개를 지워나갔다.


두려움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두 번 다시, 같은 실패는 하지 않는다.


자만도 하지 않는다.


내 모든 힘과,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실전 경험을 쏟아부울 것이다.


어떻게든 이 검을 그 불쾌한 안면에 꽂아넣어서 산산조각으로 깨트려줄 것이다.


내 행복과 평화를 깨트린 듯이, 나도 너의 모든 걸 깨트려버리겠다.




이번에야 말로, 네 놈의 그 끈질긴 명줄을 끊어내주마.




본편 31화 후반("멈춰라"부터)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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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다시 만난 웨어울프들 +6 20.08.16 4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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